마스크 오브 조로... 세기말 그 시절 정말 재미있게 봤던 작품이다.
안토니오 반데라스도 주연으로 제대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무엇보다 캐서린 제타 존스라는 미녀 스타를 제대로 알렸던 작품...
최근 4K UHD가 스틸북으로 발매가 되었는데...
알고 보니, 이미 그전에 슬립케이스 한정판이 나왔었고 이번에 스틸북이 발매된 것.
기존에 발매되었던 것도 모르고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 소니의 판매 전략(?)은
정말 놀랍다.
망할 디즐니의 참사 속에서도 계속 출시해 주는 건 좋은데... 판본들을
참 감질나게 장사판으로 파는 느낌이... 아니, 뭐 이제는 아무래도 좋다.
그렇게 장사판을 벌이며 팔아도 계속 출시만 해주면 이제는 뭐... T T
암튼, 예약받았던 그 조로 타이틀을 받고 돌려 보았는데... 뚜시궁!
결론적으로 정말 신나고 즐거웠다. 영화도 UHD도... ^^
[4K 블루레이] 마스크 오브 조로 : 스틸북 한정판 (2Disc: 4K UHD + BD)
마스크 오브 조로 (The Mask of Zorro , 1998)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근래 소니픽쳐스의 스틸북 구성 그대로다.
스틸북에 아래로 감싸는 두꺼운 종이가 제공된다.
종이가 두꺼워서 참 마음에 든다. ^^
-이것이 스펙지(?)...라고 해야 하나.
-4K UHD에는 삭제 장면과 예고편의 서플만 있으며,
위와 같은 언어와 자막들을 지원한다.
-블루레이 쪽에는 이런 서플들과 함께,
일본과 같은 판본임을 알 수 있는 스펙인데... 내 폰의 한계로 이 정도에서... ^^;;;
-이 블루레이는 새로 리마스터링된 건 아닌 것 같고,
기존에 출시된 블루레이인 것 같다. 기존 블루레이가 없으니 확실치는 않고,
어디까지나 스펙이나 서플을 보니 과거 블루레이랑 똑같아서 그렇게 짐작을... ^^
-다른 서플들에는 한글 자막도 지원을 하는데,
감독의 코멘터리에는 다른 어떤 언어 자막도 지원하지 않는데...
하지만, 역시나(!) 일본어 자막만 딱 지원한다. 일부 돌려 보았는데 나름 흥미롭다.
작품의 마지막 대결에서 조로와 대위가 마주하고 검을 뽑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그 검에 빛이 반사되는 게 인상적이었는데... 감독의 코멘터리에서
그 장면에서 CG나 특수 효과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빛의 반사로 처리하기로 하고
여러번의 테이크로 얻은 장면이라고 한다. 과연 기가 막히더라니! ^^
-사실 스틸북은 판매 때부터 디자인이 별로 마음에 안 들었다.
실제로 받아 들고도 어설프지 않고 괜찮게 정밀한 인쇄질에도 불구하고,
너무 촌스러운 거 아닌가 싶었는데...
-심지어 외부부터 내부까지 모조리 조로로만 도배하는 이 만행은! -.-;;;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그래, 이 영화는 이런 갬성에 딱이었지!...랄까. ^^
-화질은... 적당히 괜찮은 수준.
사실은, 예상한 대로 좋은 부분은 상당히 좋고(특히 야외 낮 장면들),
그외의 실내나 밤 장면들은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많은데... 이 차이가 꽤 나서
낮장면들이 상당히 좋음에도, 평균적인 화질은 역시나 적당히 괜찮은 정도로...
개인적으로 AV 퀄리티의 암흑기로 꼽는 90년대 작품이라 그런지,
한 화면 안에서조차 화질이 왔다갔다 하는 부분들이 적지 않고, 일부러
뽀샤시를 쓴건지 화질이 그렇게 밖에 안 나오는 건지 모를 부분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그 시절 영화스러운 부분들을 감안하고 본다면
의외로 생각보다 좋은 편이라 놀랐다.
실내나 밤 장면도 어느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 들쑥날쑥하긴 해도,
나름대로 촬영할 때 잘 만들었나하는 생각이 들 만큼 해상력들도 좋은 편.
HDR은 그걸 넘어서 이 영화 자체를 새로운 경지로 보이게 한다.
캘리포니아라는 설정이 갖는 햇살의 느낌을 이제 비로소 만끽한다랄까...
실제로 블루레이를 다시 보면 낮인데도 날씨가 흐린 듯한 장면이나
열기가 느껴지지 않은 야외 부분들이 나오는데, 이런 장면들은 HDR로
확실하게 재탄생되어 정말 숨이 막힐 듯한 그 더위, 그로 인해 쩔어진다는
그런 느낌을 영화 내내 느낄 수 있다.
검이나 총의 때깔, 디테일은 물론이고 금괴들은 그럴싸한 현실 느낌...
엄청나게 기대할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암튼 즐겁게 보기 충분하다.
-단,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 보았던 그 작품을 보고 싶다면
4K UHD가 아니라 블루레이를 봐야 한다.
블루레이로 보면 정말 딱 그 시절 보던 그 기분이 살아나는 것 같다.
다른 해상력과 HDR로 달라진 4K UHD는 그야말로 새로운 영화다. ^^
-사운드는... WOW!
영화 시작하고부터 도입부의 그 글자들의 박력에 놀라게 된다.
이게 정말 가능한가?!-라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이후 영화를 보면 그런 의문은 쓰잘데기 없는 거였다는 걸 알게 된다.
이 UHD의 돌비 애트모스 트랙은 정말로 신나고 즐겁다!
최신 영화들과 같은 칼같은 서라운드 구현이나 천지를 때리는 정도의
박력까지는 없지만... 그걸 넘어서는 열정이 느껴진다랄까?
칼로 그린 듯한 정밀한 서라운드 구현이나 서늘할 정도의 청량함... 이런 성향과는
거리가 먼, 이 영화의 분위기에 딱 맞는 적당하게 흘러가지만 필요할 때에는
쾅쾅 거리는 그 짜릿한 뜨거움... (그렇다고 서라운드 구현이 약하다는 얘긴 아님! ^^)
옛날(!) 영화인만큼 낡은 듯한 대사들이지만, 그냥 낡고 오래된 게 아니라
숙성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기술적으로 괜찮게 들린다.
화면에서 눈이 부시게 번쩍 대는 검들의 존재감을 만끽하게 하는
챙강대는 소리들은 또 어찌나 짜릿한지...
정말 신기하다. 분명히 최신 영화다운 정밀함이나 깔끔함이 없이...
어떤 경우에는 센터에 많이 집중된 것 같은 부분들도 나오지만,
마치 빈틈도 있고 인간적이지만 필요할 때는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 작품의 조로같은 느낌의 사운드랄까.
간만에 보는 영화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이 4K UHD의 AV 퀄리티는
그 재미를 더 만끽하게 해준다.
-(추가) 단, 콜롬비아, 소니픽쳐스 타이틀이 은근 그렇듯이
그냥 옛날 자막을 그대로 사용한 듯 싶다.
그렇게 잘 만들었다고 보기 힘든 번역인데다가, 그나마도 짧게 짧게 하다 보니
영화 화면의 대사가 더 더 이어지는데 자막은 진작에 끝난 경우들이
계속 이어질 정도... 참 아쉽다.
-다시 보면서 새삼 다시 느꼈지만, 정말 신나고 즐거운 영화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은데, 상영 시간은 무려 137분에 달하는...
사기꾼 도둑에 불과하던 주인공이 점점 조로로서 성장해서는,
결국 원조 조로에게 역으로 설교를 하는 장면까지 보면 진짜 어떤 영웅의
성장기를 본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그리고 캐서린 제타 존스! 유감스럽게도, 그녀가 나오는 장면들에
화질이 나쁘거나 들쑥날쑥한 경우들이 이상하게 몰려 있지만,
그렇다고 전부라는 건 아니고... 정말 미모 와.
-이번에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의외로 다시 보게 된 인물은
악당 총독, 돈 라파엘이었다.
옛날에는 당연히 조로에서 타도해야할 악당에 불과했는데...
거기에 조로와 딸의 인연으로 얽혀 있는 그 정도...
하지만, 내가 더 나이를 먹고 보니 예전하고는 다른 게 더
눈에 들어온다랄까.
애초 좋아하던 여자는 돈 디에고가 채가고, 그후로 연심을 간직한 채
무려 총독이란 지위까지 오르면서도 다른 여자는 쳐다보지 않는
집착이랄까 순수함이랄까가 느껴지니 사람이 달라 보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의도와 달리 그 여자를 죽게 만들고
그 속죄랄까 미련이랄까로 그 아기를 딸로 키워내는 순정이랄까...
그리고 그 사랑의 라이벌을 다시 적으로 맞이하면서도
그 딸을 자신의 딸로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결국 그 딸이 모든 것을 알게 된 걸 확인하고 분노가 터지는 장면에선,
아내를 잃고 그 딸은 그 원수의 딸로 자라나고 그동안 감옥에서
썩었던 돈 디에고의 복수심보다도, 오히려 그 라파엘의 분노가
더 와닿는 느낌까지도...
그래서 그후 그 딸을 인질로 잡는 장면은 옛날과 달리 정말로 슬펐다.
그렇게 사랑하는 딸을 인질로 잡을 수 밖에 없던 상황에 처한
라파엘의 그때 그 심정은 정말 비참했을 것이다. 위기를 넘기고는
돈 디에고에게 굳이 내가 정말 딸을 다치게 할 거라 생각했냐고
굳이 굳이 덧붙이는 건 그 비참함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는 궁색함의 극치...
사실 돈 디에고 들으라고 하는 소리도 소리지만, 정말은 엘레나에게
던지는 슬픈 변명이었을 것이다.
분명히 악당이고, 나쁜 짓을 꾸미고 권력으로 사람들을 잔혹하게 이용하는
그런 나쁜 캐릭터가 달라질 것도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로서도
아버지로서도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그 안타까움과 절망이
예전과 달리 가슴으로 와닿았다랄까.
그저 찌질한 악당으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비참하게 망가지는
수컷의 비애라니...
안소니 홉킨스의 돈 디에고는 분명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주지만,
스튜어트 윌슨의 라파엘이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중심축이
아닐까 싶었다.
-마틴 캠벨 본인에게 어떤 여배우 취향이 있는 게 아닐까.
이 작품의 캐서린 제타 존스는 말할 것도 없고, 퀀텀 오브 솔러스에서도
올가 쿠릴렌코... 007 카지노 로얄에서도 그 짧게 등장해 살해당하던 유부녀였나...
그린랜턴의 블레이크 라이블리도 사실 정석적인 백인 미녀의 외모는 아니고... ^^
-간만에 다시 봤는데 정말 재미난 영화였다. 상영 시간을 상상도 못할 정도로...
그리고 그 추억의 맛을 더 강렬하게 맛보게 해주는 4K UHD의 매력!
이렇게 신나고 즐겁게 영화를 본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과거에 봤던 느낌과 다른, 안타까운 돈 라파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