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우연히 구입하게 된, 내가 좋아하는 솔라리스 (Solaris, 1972) 블루레이 - Solaris (The Criterion Collection) [Blu-ray]

베리알 2023. 3. 6. 09:16

 

 정말로 구연히 구입하게 된 바로 그 영화의 블루레이, 솔라리스 (Solaris, 1972)

 갑자기 생각이 난 다른 영화 블루레이를 중고로 찾아다니다가,

찾으려던 타이틀을 찾고는 뭐 더 살 게 있나 둘러보다가 정말 우연히 발견하고는

마침 생각이 난 김에 지금 보고 싶어서 구입했었다. 당장은 북미 아마존에서

뭘 살 것도...라기보단 살 돈이 없으니. ^^;;;

 

 옛날에 우연히 보고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어하던 작품인데,

의외로 나와 인연이 없는지 그 동안 국내에 발매된 DVD 등으로도 소장할

기회가 없었고... 결국, 블루레이의 황혼에 와서야 블루레이로 소장하게 되었다.

 국내판이 나올 가능성은... -.-;;;

 

 

 

 

솔라리스 (Solaris, 1972)
Solaris (The Criterion Collection) [Blu-ray]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크라이테리온 콜렉션.

 표지는 사실 역대 DVD 등과 비교해도 최고인 것 같다.

 작품의 느낌을 정말 잘 보여주는...

 

 

-전형적인 크라이테리온 블루레이 디자인 그 잡채...

 

 

-정말 인정 사정 없는 스펙...

 굳이(?) 멀티 채널 이런거 안 하고 그냥 모노럴로 때려 박아 놓았다.

 크라이테리온이야 원래 이런 곳이지만, 이게 요즘 분위기이기도 해서

개인적으로 굉장히 아쉬운 부분...

 DVD 시절에는 오리지널 모노나 낮은 스펙의 사운드를 멀티 채널로 만드는 게

유행이었고... 그래서 그로 인한 억지스러운 경우들도 많았지만, 나름대로

낡은 느낌 없이 영화를 즐길 수도 있었는데...

 그런 시대를 지나 블루레이 시대도 말기로 접어 들면서, 다시 달라졌다.

 근래에 출시되는 리마스터링판들을 보면, 화질은 이러쿵 저러쿵 손을 대면서도

오디오 트랙은 굳이 옛날 모노나 스테레오를 그대로 넣는 이상한 유행의 시대...

 그것도 과거 DVD나 블루레이로 이미 멀티채널이 있음에도 그런 짓을!!!

 그럴거면 오리지널 트랙 넣고, 그런 인위적인(?) 트랙도 같이 넣으면 좋을텐데,

꼭 오리지널이랍시고 그것만 고집을 하는 게 정말 빡친다.

 툭 까놓고 말해서, 화질도 복원이네 뭐네 하지만 어차피 그게 진정한 오리지널이라고

누구도 자신할 수 없는 거고... 작품의 분위기를 살린다면서도 어차피 더 좋게 보기 위한

노력이 아닌가. 화질은 그렇게 화면서 왜 사운드는 그렇게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분위기가...

 그런 식이면 4K HDR은 (최신의 4K HDR로 처음부터 만들어지는 극소수를 빼면)

다 가짜들의 세상인 지옥인가.

 암튼 마음에 안 든다.

 

 

-크라이테리온답게, 이런 서플들이 실려 있지만...

 한국인 입장에서는 거의 의미가 없... 하아. -.-;;;

 

 

-북릿과 디스크 프린팅.

 

 

-화질과 음질은 뭐 크라이테리온 콜렉션(이하 CC)이니만큼

이런 고전 영화도 나름 봐줄만하다.

 

-화질은 오히려 전반적으로는 예상보다 좋은 편.

 기본적으로 괜찮은 해상력을 갖추고 있고, 색감도 장면에 따라 반영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일관된 맛은 유지하고 있다. 과연 CC!

 단지, 예전 영화들이 흔히 그렇듯이, 촬영 여건상 사이사이에 주카메라에 비해

떨어지는 스펙으로 찍은 듯한 장면들이 나오면 체감이 확 떨어지긴 한다.

 이건 뭐 불가항력이니...

 그런 태생적인 면만 고려한다면, 그 시절 색감을 선명하게 느끼게 하는 색감과

그리고 디테일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해상력은 의외로 만족스럽다.

 

-위에서 모노럴 사운드를 까긴 했지만, 그건 요즘의 추세를 까는 거고...

 생각보다는 적당하게 들을만 하다.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선명하지는 않지만,

뭉개져서 못 들을 정도도 아니고(참, 어차피 러시아어니까 내가 그런걸

판단할 수는 없겠구나... ^^;;;) 감상에 어울리는 수준.

 AV적 측면에서 멀티 채널의 사용을 아쉬워할 장면들은 있지만,

암튼 이 오디오 트랙 자체는 스펙에 비해 나쁘지 않다.

 게다가, 중요한 임팩트를 주는 음악이나 분위기 조성의 능력은

생각보다 더 좋은 편.

 단, 예전 F91 UHD 때와 반대인데... LPCM 1.0 모노인데 센터에서

소리가 나오는 게 아니라 프런트 두개의 스피커에서 소리가 나온다.

 F91 UHD에선 4.1Ch이었는데 이게 매트릭스인지 방식처럼

프런트가 센터로 몰려서 센터 채널이 구현되던 느낌인 것과 반대.

 아무래도 내 리시버 설정에서 뭔가 손을 봐야 하는 건가...

최대한 스펙 그대로 그대로 재생하도록 해놓았는데 어딘가

꼬여있는 건지 이 현실은... ^^;;;

 

 

-이 영화를 얘기하려면, 아무래도 원작이 되는 소설을 언급 안할 수 없다.

 전설적인 SF작가, 스타니스와프 렘 (Stanislaw Lem)의 소설 솔라리스를

영화로 만든 건데... 이 원작이 되는 소설은 놀랍게도 작가나 이 소설 작품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영어 판본이 나온건 작가가 이미 사망하고도

강산이 절반이나 변한 후인 2011년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 오랫 동안에 나왔던 판본들은 모두 프랑스어판을 영어로

다시 중역한 판본이었다고... 영미권에서나 한국에서나.

 심지어, 스티븐 소더버그의 2002년판 영화도 원본이 아니라 이 중역판으로

만들어진 영화라고 한다.

 암튼 그런 세월을 넘어... 드디어 국내에도 오리지널 폴란드 원전에서 직접

번역한 판본이 민음사에서 작년인가 발매되었는데, 바로 이 판본이다.

 지금 얘기한 이 얘기들은 이 판본 서문에서 설명해주고 있는 것들. ^^

 

 

-암튼 솔라리스는 두개의 영화가 존재하는데,

하나는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감독이 만든 이 버젼으로

솔라리스 (Solaris, 1972)

 내가 이번에 구입한 CC 블루레이도 이 작품이다.

 

-국내에 DVD로는 아주 예전부터 출시가 되었고(스펙트럼이라던가?)

업체를 바꿔가며 최근까지 계속 출시가 되고 있다.

 

 

-다른 하나는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이 만든 이 버젼으로

솔라리스 (Solaris, 2002)

 표지가 다른 버젼도 있지만 모두 20세기폭스 발매.

 

 

-소설은 아직 읽는 중이라 소설, 1972년판, 2002년판이

서로 어떻게 되어 가는지 정확하게는 말할 수 없지만...

 각각의 영화들은 어떤 부분에서 더 원작을 따오기도 하고

차이를 보이기도 하는 등 서로 분명히 다른 개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의외로 원작에 더 충실한 느낌인건 2002년판인데...

이건 2002년판 내용이 충실하게 만들어져서가 아니라, 시대적 차이인지

러시아 불곰국과의 정서 차이인지, 1972년판이 SF의 분위기라기보단

뭐랄까 (매우 정적인) 스페이스 오페라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반해,

2002년판은 확실하게 SF 분위기를 풍기기 때문이다.

 일례로, 특수 효과를 잔뜩 사용하며 우주의 여러 요소들을 표현하고

우주복이나 우주선, 우주정거장의 모습, 솔라리스 행성의 묘사들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게 2002년판인데...

 이제 반해서,  그런 부분을 굉장히 소극적으로 묘사하는 게 1972년판이며

심지어 주인공이나 등장 인물들은 우주복다운 우주복 모습조차 보여주지

않는다. ^^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보이는 차이이지, 이게 곧 두 작품의 우열이나

호불호를 결정한다는 건 아니고...

 

-개인적으로는 1972년판을 좋아한다.

 원작과 얼마나 다르거나 말거나, 1972년판 영화의 매력들에

내가 끌렸기 때문...

 반대로, 2002년판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두 판본이

그만큼 차이가 있고, 내가 2002년판의 차별화 혹은 개성들에

별 매력을 못 느껴서인가 보다.

 

-1972년판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옛날에 봤을 때도 그랬고, 지금 다시 봐도 그렇다.

 거의 사용하지 않는 음악은 그만큼 음악이 나올 때의 존재감을 살리고

마찬가지로 조용하면서도 드물게 사용되는 음향 효과들은 그래서

조용한 가운데서도 그 임팩트가 와닿는다.

 이런저런 불필요한 개성이나 에너지 장비 없이 담담한 배우들의 연기도 

오히려 저런 상황의 느낌을 더 잘 전달해주는 것 같고...

 히로인인(?) 하리만 해도, 이 버젼의 하리는 정말 묘한 매력을 보여준다.

 솔라리스가 보내온 방문자라는 게 분명한데도... 이 판본에서 설정된

캐릭터, 그리고 그걸 완벽하게 보여주는 나탈리아 본다르추크의 연기를

보고 있으면... 내가 혹시 잘못 아는 게 아닐까. 어쩌면 솔라리스가 보낸 게

아니라 어떤 초자연적인 힘으로 하리가 내 앞에 나타난 건 아닐까...

 그리고 솔라리스가 보냈더라도 솔라리스와는 관계가 없는,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무구한 가여운 존재라는 생각에 내가 다 혼란에 빠지는 그런

느낌으로 영화에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오히려 발전된 CG가 없기에 단순하지만 확실하게 묘사되는

솔라리스 바다의 변화... 이런 게 정말 좋았다.

 

-2002년판은 그런 점에서 반대에 가깝다.

 즉, 내가 1972년판에서 장점과 매력으로 느꼈던 것들과 대척점이랄까.

 음악은 계속 사용되고 음향 효과들도 마찬가지... 내내 그렇다보니

별 임팩트 없이 그냥 그런가보다...라는 느낌이 이어진다.

 그리고 1972년판과 차별화를 두려고 한 것인지, 너무 과하게

혹은 헐리웃식으로 설정된 각각의 캐릭터들은 오히려 그만큼

몰입감이 살아나지도 않고...

 히로인은 정말 완전히 다르다. 아무것도 몰라요...라는 느낌

그 자체였던 1972년판의 하리와 달리, 2002년판의 레아는 처음부터

 나는 솔라리스가 보내서 왔어요!-라고 씌여 있는 듯한 요녀 그 자체...

그리고 그래서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다 알고 있어!-라는 듯한 표정과

눈빛들은 영화에 대한 느낌을 완전히 다르게 한다.

 게다가, 과거 두사람의 다툼과 갈등들을 일일이 자세하게 보여주는 것도

오히려 두사람에 대한 없던 정도 떨어뜨리고... 이들이 어떻게 되거나 말거나

그런 느낌까지 들게 한다랄까.

 그리고 확실하게 보여지는 우주 기술의 묘사들은 그게 어떤 매력으로 

다가오지는 않았고... CG로 펼쳐지는 솔라리스 바다의 묘사는 오히려

매력도 없고 솔라리스의 존재를 붕 뜨게 한다랄까...

 

-결국, 두 영화 다 두 주인공에게 집중해서 진행이 되는데,

1972년판이 두사람의 관계에서 자연스럽게 솔라리스와 지구인,

인간과 미지의 존재의 소통 같은 영역으로 느낌이 옮겨가 마무리되는데 반해...

 2002년판은 두 사람의 관계에 집중해서 치정극 같은 느낌까지 들다가

결국 두사람의 이상한 로맨스로 마무리되는 그런 느낌이랄까...

 두 판본 다 마치 블레이드러너 같은 느낌이 들긴 하는데,

2002년판은 그러다가 신체강탈자의 침입으로 방향이 바뀌는 느낌까지도... ^^;;;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내 취향의 이야기이고,

 어차피 사람에 따라서는 저런 요소들이 반대로도 작용하는지,

두 영화는 사람에 따라 더 선호하는 게 다르고 그렇다. ^^

 

-암튼 좋아하던 영화를 우연히 이렇게 외국판 블루레이로 소장하게 되었다.

 아마 국내판은 안 나오겠고... 4K UHD도 어찌될지 모르니...

 그냥 보고싶을 때 틀어놓고 있을 수 있으니 그걸로 만족한다.

 한글 자막이 없다는 건 계속 아쉽겠지만... ^^;;;

 

-솔라리스 2002년판을 지금에 와서 다시 혹은 처음 본다면...

아마 가장 인상적인 건 어쩌면 요녀도 솔라리스 행성도 그 무엇도 아닌,

고든이란 캐릭터일지도 모르겠다.

 흑인 여자 박사(?) 캐릭터인데... 정말 밉상스러운 짓만 골라 하는

관리자 느낌인데... 배우가 비올라 데이비스, 즉 근래 DCEU에서 밉상 관리자로

나오는 아만다 월러라는 그 캐릭터가 솔라리스 세계관에 들어가 있는 그 느낌이다.

 정말 한우물만 판 장인이라고 해야 하나... DCEU에 캐스팅된 것도

이 솔라리스를 보고 캐스팅한 게 아닐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