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망작으로 남기엔, 안타까운 괴작의 홍콩판 블루레이 - 리얼 (REAL, 2017) / Real (2017) (Blu-ray) (Hong Kong Version)

베리알 2022. 3. 7. 09:15

 

 

 

 제목을 보고 뭔 소리인가 할 수도 있는데... 근래 한국영화 망작 중의 망작으로

꼽히는 그 리얼 (REAL, 2017) 얘기 맞다.

 물론, 이 작품이 그렇다고 수작이나 잘 만든 작품이란 것은 아니고...

 분명 못 만든 작품은 맞지만, 그냥 그렇다고 넘어가기엔 매력적인 부분들이

아깝다는 그런 의미랄까.

 

 그래서 마침 홍콩에서 다른 타이틀들 구입하는 김에 이 작품을 발견하고 구입했었다.

 

리얼 (REAL, 2017)

Real (2017) (Blu-ray) (Hong Kong Version)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홍콩판 블루레이.

 모르시는 분들은 아마 의외라고 생각할테고, 아시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한국영화를 실물 매체로 구입할 기회가 생기는 곳이 의외로 중국 2차 판권 시장이다.

 광활한 지역 전부에 동등한 인터넷이 아직 제공되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여러 이유로

실물 매체의 유용성이 커서 그래서인지... 한국에서도 출시가 안 된 한국영화들이

중국에서 진짜 실물 매체로 출시되는 일은 계속 있어 왔다.

 그래서, 이쪽 동네에서 뭘 사려고 기웃거리다 보면(그래봐야 YESASIA 정도지만)

의외의 한국영화 블루레이를 발견하게 되는 일이 가끔 있다. 

 나같은 물질주의자에겐 좋은 기회라고나 할까.

 

-물론, 이쪽에서 출시되는 한국영화 블루레이들이 한국에서의 상식적인

수준으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냥 블루레이의 화질과 음질로 블루레이에 본편이 딱

실려 있는 그 수준이다.

 그것도 블루레이로 나오기 위해 어떤 작업을 빡세게 하거나 그런 것도 아니고

그냥 블루레이라는 그릇에 적당히 담아 놓은 그 정도... 그래서 크게 기대할 퀄리티는

아니지만, 나같이 실물 미디어로 소장하기를 원하는 입장에선, 한국에선 나오지도 않고

나온다는 희망도 없는 작품이 떡-하니 실물 매체로 나온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그저 충분할 따름이다.

 

 

 

 

-아웃케이스 + 킵케이스 구성.

 

 

 

 

-대부분의 경우가 그렇듯이, 전면이나 뒷면이나 복붙이다. ^^

 

 

 

 

-그래도 내부는 양면 표지로, 그것도 이미지도 저렇게 영화에 나름 어울리는

장면으로 넣어 놓았다. 이쪽 동네 기준으로 제법 신경 쓴 수준...

 

 

 

 

-하지만, 출시사 마크를 보고 짐작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바로 그 유명한(?) 출시사의 타이틀이라, 저렇게 아래로 빼는 아웃케이스! ^^;;;

 

-위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이쪽 동네에서 출시되는 한국영화들은

(중국영화라고 뭐 대부분 다르지 않지만...) 기본적으로 딱 본편만 담겨져 나온다.

서플이라고 해봐야 예고편 정도...

 이 타이틀 역시 그렇다.

 

-블루레이 스펙의 화질, 그리고 돌비트루 사운드를 갖추었지만,

서플은 예고편이 전부인 구성.

 한국영화야말로 자막이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당연히 한글 자막은 없다.

한문 자막 2종 + 영어 자막이라는 기본이자 대중적인 스펙 딱 그대로.

 

-화질은 블루레이 맞다. 단, 애초 영화 촬영이 그렇게 된 걸 블루레이로 만들 때

따로 보정이나 후작업을 안 했는지... 전반적으로 최신 영화다운 깔끔한 화질을 갖추고 있지만,

촬영 여건에 따라서 노이즈가 대놓고 활동을 하기도 한다.

 뭐, 블루레이로 보기에 딱히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는 화질.

 

-사운드 역시 영화의 기본 디자인 자체가 정교한 서라운드 디자인을 한 것도

아닌 것 같고... 액션 장면의 타격음들이 Ctrl+C, Ctrl+V 수준으로 때우는 것만 봐도

애초 열심히 만든 디자인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런 기본을 딱 블루레이로 들려주는 수준.

 기본적으로 적당히 쿵쾅거리고 영화 자체가 자체라 즐길만한 구석들이 많긴 해서

돌비트루 사운드로 블루레이를 즐기기엔 적당한 수준이다.

 

-영화는 뭐랄까... 근래 작품임에도 희대의 망작 반열에 단번에 오를 정도로

정말 평이 안 좋았는데... 뭐 나 역시 이 영화가 정말 못 만든 영화라는 점은

완전하게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쓸만한 구석이나 매력이 없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러니 블루레이로 구입하고, 이렇게 얘기를 하겠지... ^^;;;

 

-영화는 기본적으로 못 만들었다. 감독 교체는 영화가 자살하는 99%의 확실한

방법이라는 걸 다시 확인했을 뿐. 다중 인격을 무슨 소년만화에서 이런 상황에

이런 인격이 나와 싹 정리하고 들어간다~이런 것도 아니고, 여러 사건들로 인해

그리고 여러 캐릭터들로 인해 다중 인격이 만들어지고 이 인격들로 인해 사건들이

얽히고... 이런 복잡한 스토리를 정말 중2병스럽게만 펼쳐 놓으니...

 이건 불친절한 영화가 아니라 그냥 못 만든 영화 맞다.

 

-하지만, 그렇게만 보기엔 또 매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기본적으로 주인공이 겪은 사건은 다른 인격을 만들어낼 만큼 충분했고,

그렇게 튀어 나온 강인한 수컷의 인격에 끌려 그 수컷이 되고자 했던

캐릭터의 욕망이 현실에서 시에스타라는 마약과 퓨전하여 터져 나오는

결말의 액션 장면은 정말 벅차오를 정도로 멋졌다.

 흔히들 움짤로만 그 절정의 장면이 돌아서 그냥 씹고 마는 소재가 되는데...

 상처가 치유되고 사람을 벽을 뚫고 날려 버리는 무서운 힘을 발휘하는 장면은

마약에 취해 그런 욕망이 실현되는 현실이자,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아예

마치 무협지의 전설의 고수처럼 춤을 추듯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몸에

닿지도 않고 적들을 쓰러 뜨리는 그 환상은 그런 욕망이 꿈꾸는 궁극이었을 터...

 결국은 그런 이상은 커녕, 상처까지 낫는 초인의 싸움도 아니고 그저 마약의

기운으로 온몸에 상처를 입어가면서도 죽지 못 하고 버텨낸 피바다였지만...

 그렇게 집착하고 갈망하던 것을 이뤄낸 듯한 그 장면은 정말 멋졌다.

 물론, 근본적으로 영화가 친절하게 인과와 서사를 쌓아서 보는 사람에게

더 공감을 이끌었으면 그렇게 씹는 소재가 되지는 않았을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뭐가 뭔지도 모를 엉망진창에 가까운 진행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모인 배우들은 다들 각자의 최선을 보여주는 것도 매력.

 진짜 몇명인가 싶을 만큼 다중이를 소화하는 김수현을 비롯하여,

각자의 캐릭터들을 완벽하게 보여주는 중견 연기자들은 물론...

 연기하는 캐릭터인지 설리인지 싶을 정도로 의외로 딱 맞는 배역을 맡아

찰떡같은 소화를 해낸 설리도 인상적이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마지막 장면은

연기 이상의 무언가를 보는 듯한 심정에 괴롭기도...

 물론, 연기는 그렇다쳐도 영화 자체가 제대로 진행이 되는 맛이 없다 보니

이들의 노력은 다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

 얘네 왜 이러는 걸까...랄까. 

 

-예술적인 부분 역시 매력이 넘친다. 각종 공간들은 멋스럽고

카지노의 여러 장면들도 그런 욕망들이 뿜어져 나오는 듯 좋았다.

 

-암튼 뭐 납득이 가는 구성이 별로 없는 듯한, 정말 중2병스러운 전개와 상황들,

그리고 대환장 파티인 다중인격 등등... 단점들을 굳이 변호한다는 건 아니고... ^^;;;

 

-카메오도 아쉬웠다. 특별 출연을 왜 했는지 모를 수준이 대부분이라...

많은 유명인들이 나왔는데 어디 나온다 듣고 봐도 모르게 지나가는 경우도 많고...

 그래도 수지의 매력이나, 마치 공중에서 내려오는 요녀 같던 꽃단애,

나뮤 박민하의 매력들은 정말 황홀하긴 했다.

 

-주요 테마를 처음 듣고 음악이 영화 마녀의 음악가가 맡았는가 했는데

아니었다. 다른 음악들은 비슷한 구석이 전혀 없는데, 주요 테마는 듣는 순간

마녀가 생각이 났는데...  링크해 보려고 유튜브에서 찾아보니 찾을 수도 없고... ^^;;; 

 

-암튼 분명 못 만든 영화이긴 하지만... 그렇게만 넘기기엔

확실한 매력들도 많은 게 안타까운 작품이다.

 이 영화가 대히트 아니 적어도 그렇게 망작의 대명사가 되지 않았다면...

 설리는 지금과는 다른 시간대에서 살고 있었을까.

 그동안의 출연작들과 차원이 다르게, 이 영화에서 설리의 캐릭터는 참 좋았다.

 그리고 아름다웠다. 마치, 미켈란젤로의 피에타를 떠올리게 하는 성스러운 모성까지...

 

 

 

 

-한국에서도 출시가 안 된 한국 영화를 굳이 실물 미디어, 블루레이 등으로

소장하고 싶을 때... 중국의 블루레이 시장의 존재는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한국인으로서 안타깝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