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홍콩 영화의 낭만 그 자체 - [블루레이] 강시선생 : 2K 리마스터링 - 풀슬립 일반판

베리알 2021. 8. 23. 09:18

 

 

 

 

 

 이제는 홍콩 영화라는 용어 자체가 추억의 저편이 되어버린 대중공시대...

 이 와중에 발매된 추억의 영화의 리마스터링판 블루레이는, 간만에 정말

그동안 잊고 있었던 영화를 본다는 것의 순수한 즐거움을 일깨워주었다.

 그래, 이런 영화들을 그렇게 즐겁게 보고 그랬지...

 

 

[ 강시선생 (Mr. Vampire - 殭屍先生, 1985) ]

 

 

 이미 2016년인가에 국내에 블루레이가 출시되었는데,

2K 리마스터링판이라고 최근 새롭게 출시가 되었다.

 노바 미디어... 정말 고맙읍니다. T T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www.aladin.co.kr과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표지...뿐 아니라, 기본적인 디자인은 구판과 비슷한 기조.

 개인적으로 비룡맹장의 리마스터링판이 다른 디자인을 썼던걸 생각하면,

이번 강시선생 같은 디자인 쪽이 더 마음에 든다.

 다른 이미지도 아니고, 이런 식의 만화풍 일러스트들이 굉장히 마음에 들어서...

 뭔가 이 자체가 그 시절 정서 느낌이랄까.

 

 

 

 

-요렇게... 뭐 구판 한정판, 구판 일반판 디자인과 대충 비슷하게 유지된다.

신판 나올 때마다 새롭게 하는 것보다 이런 것도 은근 괜찮은 듯... ^^

 

-구판 블루레이가 없어서 비교는 안 되겠는데...

 이번 신판 블루레이는 2K 리마스터링판이란 말이 어울리는 수준이다.

 생각보다 잘 나와서 놀랐다.

 

-음질은 스펙이 동일한 거 보니 구판과 같은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는데,

자체로만 보면 추억의 영화로서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광동어 DTS-HD MA 5.1ch은 크게 과하지도 않으면서 적당한 채널을 형성해

장면장면들의 활력을 높여 준다.

 그러면서도 임팩트가 필요한 장면에선 (90년대 홍콩 영화 DVD들의 그 강렬한

효과음이 아니고... ^^) 적당한 수준의 존재감도 보여주어 분위기를 돋궈주고...

 대사나 효과음들은 생각보다 정갈하다. 물론, 편차는 존재해서 대놓고

옛날 라디오 음질이 되는 부분들도 있긴 하지만... ^^

 암튼 구판과 같은 건지 다른 건지 몰라도 생각보다 좋았다.

 단지, 그래서 멀티 채널의 구판 사운드 트랙이 있음에도

굳이 모노 사운드 트랙만 수록한 촉산 리마스터링판에 대한 아쉬움이 다시금... T T

 

-화질은 대놓고 놀랍다.

 물론, 레퍼런스급이라거나 엄청 복원이 잘 된 그런 수준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굉장히 좋은 편.

 그냥저냥한 홍콩 영화 로고들과 시작하자마자 지글지글한 장면들로 인해

정말 괜찮을까...싶은 생각이 드는데, 조금 지나면 웬걸 오호...하게 된다.

 물론 실내 여기다가 어둠 콤보까지 더해진 장면들은 엄청나게 지글거리고

조잡해 보일 정도의 화질인 부분들도 나오긴 하지만... 전반적인 화질 수준은

기대보다 좋아서 놀랍다. 영화의 의상들이나 소품, 배경들이 실감나게

살아나는 것처럼 해상도도 좋고 컬러 느낌도 좋다. 

 야외 낮 장면들이 역시나 좋은 편이고, 편차가 안 나는 건 아니지만

암튼 전체적인 화질은 즐겁게 볼 수 있는 수준.

 

-서플은 구판 서플 그대로인 듯...인데, 구판의 서플 일부는 DVD 시절의 것을

이어온 듯 하다. ^^

 뭐 그래도 감독의 인터뷰는 역시나 꽤 유용하고 재미있다.

 포토 갤러리를 보면 역설적으로 이번 리마스터링판 화질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게 실감이 난다. ^^

 

-단지 자막은 조큼 아쉽다.

 아마 예전부터 존재하던 그대로가 아닌가 싶은데...

 중간에 이새봉의 사촌오빠인 경찰서장이,

이새봉 옆에 있는 주인공들에게 떨어지라고 시비를 거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자막은 내 조카에게서 떨어지라고... 이거 예전부터 조카로

표시되었는데 지금도 조카... 영어 자막은 사촌으로 되어 있는데... ^^;;;

 이외에도 비룡맹장 리마스터링판 엔딩에서 스탭롤이 올라가는 걸 피해

살짝 옆으로 이동해 나오던 가사 자막 센스와 달리, 엔딩에서 노래

자막이 없는 것도 아쉽긴 하다.

 

-간만에 보게 된 이 영화는... 정말 좋았다.

 내가 그리워하는 그 재미있던 추억의 홍콩 영화 레퍼런스... T T

 신기했던 강시라는 소재에 홍콩 영화의 액션, 매력적인 캐릭터들과

티키타카, 개그... 진지와 웃음을 넘나드는 연출, 그리고 낭만...

 당시 방방시라고 불리던 강시에게 물려 강시가 된, 좀비 느낌 나는

강시와의 대결을 봐도 공포스러운 연출들과 함께 그 와중에도 주고 받는 티키타카,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급박한 상황이 개그와 함께 어우러지고... 그러면서

홍콩 영화의 그 박력 있는 액션과 아날로그 특수 효과의 향연 등등...

 심지어 요즘 영화들은 트롤은 그냥 너는 트롤, 그러니 밑도 끝도 없이 트롤!

이러고 끝인데, 이 시절 캐릭터들은 그런 짓을 하는 애들조차 이유가 있고

미워할 수 없는 매력들을 넣고 있고... 이런 게 대불편의 시대인 요즘의

문제점이 아닐까.

 

-다시 보면서 그런 홍콩 영화의 낭만에 푹 빠진 나에게

화룡정점으로 다가 온 것이, 처녀 귀신 에피소드였다.

 젊은 남자의 정기를 빠는 무서운 처녀 귀신이란 존재인데... 이 처녀 귀신은

추생에게 살짝 연모를 품고 접근하는데 그 첫 시도 장면은 그야말로 로맨틱

그 자체랄까... 아날로그와 CG 기술의 조화인 연출도 정말 기가 막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추생은 기를 빨리고, 제자를 걱정한

구숙에 의해 처녀 귀신은 소멸할 위기에 처하지만... 그러면서도 위기에 처한

추생을 몸을 던져 돕고, 결국 추생은 처녀 귀신을 없애려는 스승을 말리고

처녀 귀신을 놓아주고... 정말로 낭만이란 이런 것!

 감독의 인터뷰를 보면 이 인상적인 장면에 대한 언급이 나오는데,

원래 대본에는 처녀 귀신이 죽는 걸로 되어 있는데 그렇게 고쳤다고 한다.

이게 낭만적이지 않냐면서... 정말 낭만의 시대였다. ^^

 

-이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나니, 근래 중국 영화에 대해 다시금

한숨이 나왔다. 당장 이 강시선생만 해도 요즘 중국에서 만든다면?

귀신이 사람을 홀리고 정을 통하다니 안돼!

처녀귀신? 귀신에 그런 성차별 단어를 붙여? 안돼!

경찰을 무능하고 코믹하게 묘사하다니 안돼!

시체가 되살아나? 안돼!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자손들을 해쳐? 안돼!

쌀을 가지고 사기를 쳐? 안돼!

뭐 실제로 이런 게 일어난다 아니다 이런 게 아니라...

말도 안 되는 대불편의 시대에 온갖 규제와 검열이 가득한 중공이다보니

오만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근래 중국 영화들이 이게 뭔 이야기인가? 싶은 이상한 배경들에

밑도 끝도 없는 전개들로 한숨만 나오게 하는 게... 영화계에 이상한 사람들만

모여서는 아닐 것이다.

 이 재미나던 영화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인가... T T

 

-뭐, 이렇게 재미난 영화들도 만들었지만

동시에 끝없는 자기복제에, 한번 유행 타면 끝도 없이 우려 먹다가

자멸하는 그 시절의 문제점들도 있긴 했지... ^^

 

-옛날 영화 같지만, 85년작(?) 밖에 안 되기 때문에 의외로

이후 홍콩 영화 전성기의 영화들에서 볼 수 있던 사람들이

많이들 나오는 편...

 여배우는 기억해도(^^;;;) 남배우는 잘 기억을 못 하는 지라,

추생을 보면서 이야 이 사람 이연걸의 정무문의 그 사람이랑 닮았네

아버지나 삼촌인가...했는데, 그 본인이질 않나... ^^;;;

 이새봉은 역시 매력적이다. 귀여운 본인의 매력도 매력이고

이 영화에서도 그냥저냥한 히로인이 아니라 매력적이고 적극적이고...

이런 게 진정한 신여성, 페미니즘이 아니었을지. ^^ 다양한 의상들도 좋고...

특히 클라이막스에서의 하얀 의상은 정말... 섹시했다.

 

-노바미디어에게 다시금 감사하며...

 부디 노바미디어와 미라지엔터테인먼트에게 꽃길이 펼쳐지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