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하는데 문득!

PC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의 잡설 - 제트 오디오 외

베리알 2020. 9. 14. 09:09

컴퓨터가 갑작기 사망하고(사실 말이 갑작갑작이지... 중간에 계속 누덕누덕 땜질로

버티고 버텨오던 상황이니 진작에 그런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았다.

 심지어 하드는 파티션 두개로 나눈 하드로 한번은 이쪽에 OS 깔아 쓰고,

다음에는 저쪽에 OS 깔아 쓰고... 오래 오래 골동품 PC를 쓰는 주제에

주 하드가 그렇게 오래 혹사를 당했으니 뭐...) 충격으로 망연자실해 있다가...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처지에 어떻게 할 도리가 없어, 결국은 어둠의 돈까지

끌어 모아 간신히 저렴하게 PC를 마련했는데... 뭔가 참 묘하다.

 

 구석기 PC에 죽다살다 간신히 윈7을 쓰다가 이번에 윈10을 쓰는 것도 그렇고,

그렇다 보니 요즘의 PC라는 도구 자체도 내가 알던 그런 경향과 전혀 다르고...

 

 뭐, 근본적으로 갑작스러운 PC의 사망으로 제대로 백업도 못 하고 날벼락을 맞아

그 충격에 손을 놓고 있게 되었긴 하지만...

 이전에 리시버의 사망으로 일상의 음악과 영화를 유지하지 못 했을 때 심하게

불안정해졌던 것처럼, 이번에 PC가 그렇게 되어 역시 일상의 많은 것들이 사라져

(바록 타인에겐 1도 의미가 없는 것들이라 해도) 정말 맛탱이가 갔었다.

 

 

 

-간단히 예를 들자면 이런 거... 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애용하는 음악 프로그램은

제트오디오인데 그 이유는 화려한 기능이나 스킨,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우연히

본 이 아이팟 스킨이 마음에 들어서였다. XP도 옛날 이야기니까 정말 옛날 버젼인데...

 그때 이후로 그냥 계속 쓰고 있다.

 XP 이상의 OS에선(이 표현이 지금 시점에선 무슨 의미가 있을지... ^^;;;) 투명화 기능도

사용이 가능해서 제트오디오를 조작하지 않고 있을 때는 원하는 정도로 투명하게

보이는 기능까지 있어서 마음에 쏙 들었다.

 

-사실 재생 기능에서 내가 필요한 기능은 다 있기에... 젊은 시절도 지나서 음질에

변화를 주는 이퀼라이저 같은 기능 전혀 안 쓰고(소시적엔 뭐 저음 부스트! 이런 거에

빠지기도 했지만... ^^), 그저 순정으로만 듣기에 별반 다른 기능에 대한 욕구도 없고...

 무엇보다 깔끔하고 작은 저런 디자인이 마음에 들기도 했고... ^^

 그래서 정말 오랫 동안 PC에서 CD나 MP3를 재생하는 프로그램으로 쓰고 있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그렇게 옛날부터 써오면서 사용하는 기능 중의 하나가

CD 데이터 베이스 사이트와의 연동으로... CD의 제목과 리스트를 그런 DB에서 받아서

적용하던가, 아니면 내가 작성한 제목과 리스트를 업로드도 가능했다. 과거에는

그렇게 여러 희귀 음반(^^)들을 업로드 하기도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업로드가 안 되었던가 메뉴가 사라졌던가 암튼 없어졌던지 내가 까먹었던지

못 찾았던지 해서 그건 냅두고 그후로는 그냥 내 편의를 위해 이런 식으로

그냥 계속 사용을 했는데...

 

-이렇게 내가 받아서든 입력해서든 저장한 CD DB는 내가 인스톨한 PC에

저장이 되고 쌓이는데, 오래 전부터 이 프로그램으로 계속 이렇게 하다 보니

그 양이 꽤 된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PC의 죽음으로 이 파일을 백업을 못 하고...

 그래서 새 PC를 마련하고도 그동안 음악을 안 듣고 있다가 (당연히, 제트 오디오도

안 깔았었다) 인식이 되었다가 안 되었다가 하는 하드 디스크를 붙들고 노력에

노력을 하다 보니 어째 어째 마지막까지 저장했던 그 파일을 가져올 수 있었다.

 단순 텍스트로 저장이 되는 제트오디오의 DB로도 용량이 7메가 가까이 되니...

정말 오랜 세월 동안의 무언가가 쌓인 거라는 걸 실감할 수 있다.


-혹시 제트오디오 프로그램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그리고 나 자신도 또 하나의 메모를 만들기 위해 적어 보는 이 파일의 저장 위치는

XP 기준
로컬디스크(C:)\Documents and Settings\사용자\Application Data\COWON\JetAudio

이 폴더에 있는 JetAudio.SDB가 음반 정보 저장 파일

Win7 이상 기준
로컬디스크(C:)\사용자\사용자 이름\AppData\Roaming\COWON\JetAudio

이 폴더에 있는 JetAudio.SDB가 음반 정보 저장 파일

 

-다시 말하지만 정말 다른 사람들에게는 별 거 아닌 바이트 낭비의 파일이겠지만...

내게는 오랫 동안 PC에서 CD를 돌린 기억이랄까 습관이랄까 그걸 현실에서 함께 하는

존재인지라... 정말 의미가 크고 깊었다.

 DB 사이트에서 받은 데이터라도 내 방식대로 편리대로 수정하기도 하고...

뭐, PC에서 한번도 돌려보지 않은 CD면 데이터가 없고 또 PC에서 돌려 봤어도 변덕으로

DB 입력을 안 했으면 없는 거지만... ^^

 

-확실히 온라인과 오프라인은 장단이 있는 것 같다. 나같은 물질주의자, 독고다이,

싱글플레이어에게는 온라인은 최대한 배제하고 오프라인에 최대한 놓아두길 즐기지만...

 그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란 걸 또 이렇게 실감을...

 

-암튼 이런 식으로... 죽는지 사는지 하고 있는 옛날 하드 디스크에는 이렇게

남들에게는 1도 도움이 안 되지만 내게는 기나긴 시간을 함께 한 흔적들이 가득 해서...

이렇게 일부 되살리기도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여러모로 우울하다.

 뭐, 이런 기분을 조금이나마 감싸주는 게 새 PC인데... 이게 굉장한 PC라서가 아니라,

아주 저가의 구색 PC에 불과하지만, 그전의 PC가 워낙에 골동품이라 상대적인

차이가 지나치게 큰 탓이긴 하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