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그럼 그게 뭔 소용이냐...라고 얘기할 아재들이 많겠지만,
사실 공작왕의 매력은 단순히 야하고 폭력적이고 이런 게 아니라(물론 야하고
폭력적인 게 중요한 매력인 건 맞지만... ^^;;;), 세기말 퇴마물이라는 장르의
레퍼런스로서 재미가 있었다는 점을 빼놓고는 얘기가 안 된다.
세기말 퇴마물의 매력이라는 건... 90년대 후반생이나 2000년대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정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이건 좀 더 근본적으로 들어가면
세기말 오컬트물이고 말이다. 그리고 흥미롭게도 나도 이번에 사바하 블루레이를 보면서
다시 생각을 한건데, 한국에선 의외로 오컬트 영화를 찾기 어렵다. 그냥 호러 영화들
또는 이런 저런 요소를 갖춘 호러 영화는 많아도 말이다.
그런데, 바로 그 오컬트 영화 그것도 세기말 오컬트 영화가 그것도 완전 잘 만든
세기말 오컬트 영화가 이렇게 떡 하니!!!
정말 킹왕짱 재미있고 매력있는 작품이다. ^^
[블루레이] 사바하 : 디지팩 초회 한정 패키지 (2disc)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영화를 보기 전과 보고 나서의 느낌이 전혀 다른 이 이미지를 표지로...
사실 정말 슬펐다.
-CJ 58번을 달고 나온 블루레이 외형은 상당히 잘 나왔다.
오링 아웃케이스 안에 디지팩이고 2 디스크로 본편 디스크와 서플 디스크의 구성.
그리고 책자가 제공된다.
-개인적으로는 책자가 참 마음에 들었다.
많은 사진과 많은 텍스트가 실려 있는건 아니지만 이 작품에 대한 감독의 이야기,
그리고 주요 캐릭터에 대한 감독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장황하게 길지 않으면서도 짧지만 깊게 와닿는 이야기들이 들어 있다.
특히, 영화 자체에 대해서나 캐릭터에 대해서나 공감하는 부분이 많아서 더욱 좋았다.
-서플 디스크를 따로 둔 것치고는 사실 부가 영상은 좀 아쉽다.
그것을 찾는 자들
영생을 꿈꾸는 자들
그것
삭제장면 (with 음성해설)
'그것'이 알고 싶다
4가지 단서
제작기 영상
캐릭터 영상
포스터 촬영 현장
티저 예고편
메인 예고편
이렇게 되어 있는데 목록은 많아 보이지만 삭제 장면까지가 정말 부가 영상이랄 수 있고
나머진 개봉 전에 공개된 홍보 내용에 가깝다.
그리고 그 진짜 부가 영상들도... 그닥 흥미롭지 않다. 그나마 그것 정도가 볼만하지
긴 시간으로 되어 있는 그것을 찾는 자들이나 영생을 꿈꾸는 자들은 정말 정적이고
심심하게 촬영 현장이 이어질 뿐이라 재미도 이득도 없었다. 주인공인 이정재 위주로
되어 있는데 본편 영화에선 천진한 개그가 섞인, 흔히 아는 이정재 캐릭터 느낌이었는데
메이킹에선 과묵하고 진지하고 딱 이런 느낌이 대부분이라... 메이킹 전개 자체가
분위기가 엄청 다운되고 재미도 없다. 그나마 다른 배우들 장면들이 나와야 그나마... ^^;;;
차라리, 세기말 오컬트라는 장르에 걸맞게(?),
작품에 등장하는 각종 신화와 전설들을 정리, 종합해서
설명해주는 영상 같은 거나 하나 있었으면 정말 좋았으면 싶었다.
더 나아가 세계와 역사 속의 그런 세기말 구세주 신화 같은 것들도... ^^
아마 본편 디스크에 실려 있는
Commentary by 장재현 감독, 이정재, 박정민, 이재인
Commentary by 장재현 감독, 김태수 촬영감독, 서성경 미술감독
두개의 코멘터리 트랙이 진정한 재미와 이득을 줄 것 같은데 아직 미감상.
-화질은 일단은 엄청 깨끗하긴 한데... 이게 원래 이런 영화인지 의문이 들 정도로
굉장히 밝다. 어두운 장면들에서도 속속들이 다 보여서 어두운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라,
밝은 장면에선 눈이 부실 정도... 낮에 창을 가리지 않아도 아무 지장이 없겠다 싶을 정도로
아주 밝아서 이게 정말 원래 이런 건지 절로 궁금해진다.
심지어, 부가 영상의 화면들은 그보다도 더 밝아서 오히려 흐릿해 보일 지경인데...
극장에서 보지 못 해서 암튼 지금은 그냥 아리송하다. ^^;;;
나도 모르게 신의 한수 블루레이가 생각났는데, 그 정도로 막장은 또 아니라서...
서플에서 촬영 감독인가가 말한 것처럼 차갑고 뭐 그런 느낌을 내려고 했다면
어느 정도 그럴싸한 범위라... 암튼 잘 모르겠다.
-음질은 영화의 성향 자체와 비슷하다. 자극적인 호러 영화가 아닌, 세기말 오컬트 영화라
자극적인 호러 장면은 최대한 지향한 영화처럼, 사운드 역시 자극적인 부분은 최대한 지향하고
자연스러운 진행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런 성향이 마음에 든 것은 음악 등으로 분위기를 잡는 장면들이었는데
순식간에 영화에서 말하는 그런 사천왕과 미륵이 존재하는 그런 세계관으로 들어온 듯한
그런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단지... 한국 영화 답게(?), 대사는 아쉬운 부분이 종종 나온다. 전반적으로는 뭐 굳이
자막 없어도 되는데... 일부 장면은 손 좀 봤으면 싶은 그런 부분이...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영화는 가히 세기말 오컬트 그 자체이다.
주인공은 자의든 타의든 미스테리한 현상이나 사건, 단체 등과 조우하고
그걸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상황은 점점 미스테리로 빠져 들고
이 와중에 종교, 사천왕, 미륵불 등 오컬트의 색채가 점점 진해 진다.
그리고 오리무중 속에서도 일부 단서들이 파악이 되며 그 중심으로 들어가고
여기서 여러 반전들과 함께 그동안의 단서들과 단서인 줄 몰랐던 것들이 조합이 되고
모든 사건의 흑막과 마주하게 되는데...
-와 정말 좋았다. 이런 세기말 느낌 물씬 나는 정통 오컬트 작품을 마지막으로
본 게 도대체 언제던가...
공작왕 시절의 그 세기말 오컬트, 세기말 퇴마물 들을 즐긴 아재와 할아재들이라면
이 작품에서 굉장한 만족감을 느낄 것 같다. 느낌은 뭐랄까 공작왕에서 보통 한두편
혹은 몇편 연재로 끝나는 에피소드들 말고 좀 기합이 들어간 특별 장기 연재 에피소드를
영화로 만들었을 그런 느낌이랄까.
반대로, 그런 작품들을 보지도 않고 세기말을 지나오지도 않은 젊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은 어떤 느낌일지 잘 모르겠다. ^^;;;
-캐스팅도 하나같이 좋은데, 특히 이정재 캐릭터...
서플에서 감독이 말하는 것처럼 진지하지만 개구장이스러운 면도 있는
그런 캐릭터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속물스럽다가도 한낱 인간으로서 신앙에 갖는
근본적인 물음도 간직하고 있고...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또한, 한국 영화의 미래를 발견!
주인공 금화 역을 맡은 이재인양. 2004년생이다.
마스크도 그렇고 눈빛이 참 인상적인데... 부가 영상을 보면 영화 배우로서의
자각도 굉장한 수준인 것 같다. 이 영화에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의 포지션과 중요성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게 노력하는 게 보이는... 귀염둥이. ^^
-정말 재미있고... 추억을 자극하고... 슬프고 아련했던
참 좋은 작품이었다.
사실 크리스마스 전에 배송이 되었는데, 크리스마스에 맞춰서 봤으면
훨씬 더 멜랑콜리하고 감정적으로 봤을지도 모르겠다. 영화 배경도 배경이고 내용도...
-개인적으로 주인공인 이정재와 이다윗 콤비가 감독의 표현처럼 홈즈와 왓슨 같은
느낌으로... 이런 사건들을 계속 만나게 되는 시리즈가 되었으면 좋겠단 생각도
들었다. 둘의 캐릭터가 아주 확 강렬한 눈도장은 아니지만 묵직하게 인상적이었기에
그들을 주인공으로 오컬트 시리즈가 이어져도 좋을 것 같은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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