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오해해서... 미안하다아아아아앜! ^^ -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Ralph Breaks the Internet , 2018)

베리알 2019. 1. 7. 09:05


[ 주먹왕 랄프 2: 인터넷 속으로

(Ralph Breaks the Internet, 2018) ]



 극장 개봉 때부터 지금까지도 내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작품인 주먹왕 랄프.

 그 2탄이 무려 6년만에 개봉했는데... 여러 사정으로 개봉 후 바로 달려가지 못 하다가,

생각도 못한 지인의 호의로 감상에 성공! 비록, 기대하던 더빙판이 아니라 자막판이었지만

어차피 이번 주먹왕 랄프2는 정준하 더빙이 아니라... T T

 암튼 그리하여 그토록 보고 싶던 작품의 2탄을 극장에서 볼 수 있었다.


 제목의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건... 음 솔직히 이번 2탄은 근래 디즈니 - 픽사 작품들 영향으로,

정말 별로인 방향으로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은 오해를 실제로 했었기 때문이다.

 먹어 치운 판권을 확보한 디즈니표 작품들로 떼거리 퍼레이드를 벌이는 것도,

사실은 닌X도 등 게임 회사에 저작권을 주느니 이제 그거 하지 말고 자기들끼리 다 해먹자...라는

게 아닌가 싶은 의심도 들었고, 그래서 이야기 자체도 엉망 억지춘향이 아닐까 하는 우려.

 하지만, 주먹왕 랄프2는 그게 오해였다는걸 분명히 알려주었다. ^^


 내 감상은 결론적으로... 1탄보다 못한 것은 너무도 확고하게 분명하지만,

근래 픽사 등의 어처구니 없는 2탄들과는 레베루가 다른, 단점도 명확하지만

나름의 장점은 물론이고 시리즈물로서 매력이 존재하는... 근래 유명 애니메이션의

속편 중에서는 드물게 의미있는 작품이라고 하고 싶다.

 물론, 그만큼 근래 2탄들이 너무 형편없었던 것에 따른 상대적인 걸수도 있지만,

내가 1편을 엄청나게 좋아하는 걸 고려하면 굳이 그런 상대적인 비교가 아니라도

충분히 매력 있는 작품이다. ^^


 꼭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이 주먹왕 랄프 2탄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주먹왕 랄프1과 주먹왕 랄프2의 관계는 예전 영화인 그렘린1과 그렘린2 느낌이랄까.

 그렇게 뭔가 참 매력도 스타일도 다르고...암튼 분명히 시리즈로 인정할 만한 작품인데도

뭔가 그런 느낌.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개인적으로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는 한국판 포스터...

 영화를 직접 보면, 어떤 의미로는 그렇게 몽땅 다 때려박은 포스터가 본편을 잘 나타내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 간결하면서도 명확하게 캐릭터의 성격과 이번 편의 예고를 날리는 건

정말 대단했다고 생각한다.



-이 오래된 연인 콤비가 드디어 돌아왔다.

 영화의 물리적인 시간인 6년에 맞춰, 작품 속 시간도 6년이 흐른 걸로 설정이 되어 있다.



-모종의 해프닝으로 인해, 자신의 세계의 생존을 걸고 해결책을 찾아야 했던 바넬로피

그리고 그런 바넬로피를 지원하는 랄프는 그동안 자신들이 알던 오락실의 세계에서 벗어나,

이 인터넷의 세계로 오게된다.

 그야말로 넷트의 바다는 광대하다...라는 표현이 딱인 인터넷 돌입 장면들이었다. ^^



-이번 2탄에서 흥미로운 점은, 1탄이 오락실 그리고 콘솔 게임의 세계를 굉장히 잘 보여주었던 것처럼

2탄은 인터넷이란 세계를 정말 잘 보여주고 있다는 것...


-이게 그냥 인터넷이다!...이게 아니라, 인터넷의 발달 과정을 감성적으로 펼쳐보이기도 하지만

그런 전개 과정의 발판은 놀라울 정도로 실제 인터넷 기술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마 인터넷 관련 지식이 좀 있는 분들이라면 이번 2탄을 훨씬 흥미롭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뭐 그런 점에선 1탄과 마찬가지다. 게임에 대한 시시콜콜한 것들까지 몰라도 작품 자체를 즐길

수 있지만, 게임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는 것처럼... 이번 편 역시 인터넷에 대해 웹서핑만

하는 사람이라도 작품 자체를 즐길 수 있지만, 인터넷의 기술적인 측면에 대해 좀 더 알고 있다면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거라는 거.



-하지만 2편의 단점은 어떤 의미로는 치명적이다.

 근래 (특히 디즈니 - 픽사에서 나온) 애니메이션 2탄들과 같은 패턴으로... 이야기 자체가 약한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캐릭터들의 매력도 떨어지는데... 이에 대해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분위기.

 음, 오히려 스타워즈 영화를 예로 드는 게 더 쉽겠다. 전체적인 이야기가 캐릭터와 사건들이

척척 어우러져 드라마의 감정을 고조시켜가기보단, 그냥 진행을 위해 뭐가 필요하니까 등장시키고

또 뭐가 필요하니까 그거 등장시키고 그냥 쑥쑥 튀어 나오고 소모하고... 그리고 그렇기에

새로운 캐릭터들은 매력은커녕 존재감 자체가 없다. 캐릭터가 아니라 그냥 도구...

 랄프2도 유감스럽게도 그렇다. 1편처럼 동료든 적이든 그냥 등장인물 하나조차 전체적인

세계관으로 어우러져 커다란 드라마를 고조시켜 가는 것과 달리, 그런 감정선의 고조는커녕

필요할 때마다 그냥 등장하고 소모되는 캐릭터들은 작품 보고 나도 새로운 캐릭터들을

하나도 인상에 남기지 못 한다.


-그리고 그렇기에... 너무나 당연하지만, 1편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작품을 보고 나서 랄프와 바넬로피는 물론이고, 킹캔디 뿐 아니라 심지어 펠릭스네 아파트의

주민들조차 기억에 남던 1탄과 달리... 2탄은 저런 주요 신캐릭터 중에 작품 보고 나서 가슴은커녕

기억에 남는 캐릭터가 없다.


-덧붙여서, 1편은 영화 내내 즐거운 음악과 노래들이 감정을 어루만지고 자극했는데

이번 2편은 그점에 있어서 완전 꽝인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제작진도 포기했다고 생각되는 게...

1편의 익숙한 음악들이 계속 나온다. 어떤 의미로는 좋기도 하고... ^^;;;



-의외로 내가 가장 만족한 부분은 바로 이 공주 떼거리 부분들이다.

 주체 못할 판권들을 자랑하며 디즈니 왕국을 보여주려는 자만이 아닐까 싶은 예상이나

근래 디즈니 작품들에서 두드러지는 PC의 끝판왕을 보여주지 않을까 싶었는데...

 뭐, 실제로 그런 우려들이 없다는 건 절대 아니지만, 그런 것조차 초월하는 매력이 있었다.

 공주들이 PC 추세에 맞춰 여러 짓거리를 벌이는 것도 이게 그냥 땅에서 솟은 그런 게 아니라

나름대로 설득력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캐릭터들이 벌이는 거라... PC로도 볼 수 있지만

동시에 이런 캐릭터들의 정체성이 잘 살아난다고나 할까.


-게다가, 개그 센스랄까 연출 센스랄까 그런 것도 작품 속에서 내 취향에 가장 맞아서

더욱 더 즐거웠던 장면들이기도 했고 말이다. ^^

 암튼 개봉 전에 가장 우려스럽던 장면이고... 또한 실제로 그런 우려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개성과 매력이 넘쳐나는 장면들이었다.

 인어공주를 특히나 좋아하고 기억에 강하게 남아 있는 나로선, 저렇게 요즘 추세로 디자인된

인어공주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기도 했고... 그 인어공주가 그 장면(!)을 보여주는 것에는

뭐 손발 다 들고 하앍하앍거릴 수 밖에... ^^;;;



-결국, 이번 이야기는 보수적인 아버지에게서 신세대 딸이 독립하는 이야기로도,

또는 구시대적인 집착하는 애인에게서 벗어나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페미니스트 이야기로도

읽힐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뭐 이건 감상자의 영역일 듯. ^^



-인터넷의 정말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잘 묘사하고 있다고 얘기했었는데

그와 동시에 대중적인 인터넷의 이미지, 변화, 정체성 등에 대해서도 굉장히 잘 써먹고 있다.



-그리고 정말 흥미로운 점 하나... 내가 그 시절에 미국 혹은 영미권에 직접 있었던 게

아니어서일까? 이 주먹왕 랄프2에서 이 노래가 삽입 아닌 삽입되어 있는데...

Rick Astley - Never Gonna Give You Up

https://www.youtube.com/watch?v=dQw4w9WgXcQ

 근래 본 애니메이션 작품들에서 엄청나게 인용하고 있는 노래다.

 나도 정말 좋아하는 노래이긴 했는데, 이 노래가 그쪽 동네에서 그렇게나 엄청난

의미가 있는 건가. 암튼 정말 흥미로웠다.

 자막판에서는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서 삐-가 부르는 노래가 나오는데,

더빙판에선 이 노래가 나오는 장면에서 위 사진에 나온 이엑스아이디(EXID)의 솔지가

부르는 노래가 나온다고... 물론, 내가 직접 확인은 아직 못 했지만. ^^





-단언컨대, 분명히 1편보다 못한 작품은 맞다.

 산만한 이야기에 매력없는 신캐릭터들, 1편에서 필사적으로 레이싱을 하고

그 도전이 버그들에게 좌절되며 랄프가 바넬로피를 안고 필사적으로 게임밖으로 나가려던

그 감성... 그런 게 이번 2편에는 없다. 심지어 음악도 새로운 매력 없이 1편에 안주하고 있고.

 요즘 사회문제(!)로 떠오르는 PC의 위협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단점들을 모두 만회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이번 주먹왕 랄프2는

근래의 디즈니-픽사의 허접한 속편들과 달리, 자신의 개성과 장점을 그리고 매력을 갖추고

있다. 1편만큼은 아니지만...이라는 표현을 안 쓸 수가 없긴 하지만, 허접한 속편들과

같이 노는 레베루가 아닌 건 분명하다.

 암튼 완전히 만족할 정도로 나오지 않은 건 아쉽지만, 그 주먹왕 랄프의 시리즈로

인정할 수 있는 작품인 주먹왕 랄프2...였다. ^^











*** 잡설 ***

-쿠키는 두개인데, 둘다 작품을 본 사람들을 위한 보너스 성격이라

꼭 보진 않아도 상관은 없다. 덧붙여, 두번째 쿠키는 정말 어마어마어마한 시간의

스탭롤을 다 견뎌야 하고... ^^;;;


-스탭롤에는 한국인처럼 느껴지는 이름들이 은근 많이 보이는...


-스탭롤 자체도 많이 좀 아쉬웠다. 나름대로 인터넷 세계를 쭈욱 표현하는 느낌은 알겠는데,

1편 엔딩 스탭롤에서 그 다양한 게임들을 그 시절 느낌 가득 담은 소위 8비트 버젼으로

주요 캐릭터들이 모험을 벌이던 그 맛... When Can I See You Again? 노래와 어우러져

엔딩 크레딧 자체가 하나의 극상이 맛이었던 그 느낌은 없다.


-공주들이 바넬로피의 도움을 받아 코스츔 체인지를 한 장면은...

와 정말 섹시했다! 안 그래도 내가 소위 그런 패러디물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일본 GIGA 작품들이라던가), 추억의 공주들이 그런 평범한(!) 복장들을

하고 있는걸 보니 나도 모르게 그런 생각들이 물컹물컹...

 역시 난 아직은 수컷인가 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