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계속되는 디즈니의 1편 열화 카피 - 인크레더블 2 : 스틸북 (4disc: 4K UHD + 3D + 2D + 보너스디스크) 블루레이

베리알 2018. 11. 26. 09:10



 어? 픽사의 대표 작품 중 하나인데 웬 디즈니...라는 말이 나올 법한 제목인데,

사실 이제 그 둘을 구분하기도 어려워진지 오래이고... 옛날 픽사 작품들의 속편이

근래 나온 것에는 디즈니의 그리고 디즈니 합병 후의 여러 요소들이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뭣보다, 근래 나오는 디즈니의 열화 카피 속편 퍼레이드를 생각하면, 이런 제목도 충분히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


[4K 블루레이] 인크레더블 2

: 스틸북 (4disc: 4K UHD + 3D + 2D + 보너스디스크)
(Incredibles 2, 2018)


 이미 제목에서부터 그런 뉘앙스를 강하게 풍기고 있긴 하지만...

난 인크레더블2를 정말 별로라고 생각한다. 정말 별로다.

그나마 좋게 얘기해서 1편의 열화 카피이지, 도대체 니모2(도리를 찾아서)처럼

인크레더블2도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물론, 니모2나 인크2나 기술적으로 또 부분적으로는 장점들이 있지만 그뿐이다.











*** 스포일러 있음! ***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4K + 2D + 3D + 보너스 디스크의 4 디스크판.

 영화관에서도 못 보고, 블루레이로도 다른 업체도 아닌 망할 디즈니에서 나오는만큼

또 망할 상술로 구입할 수도 없겠구나...싶어 진작 포기했는데, 실제로 바로 품절된 이 4K판

(디즈니가 참 더러운 게, 최신작들의 4K를 극소량의 스틸북 한정판으로만 푼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그냥 한정판 장사질을 더 신나게 하고 싶다는 얘기다. 그리고 나중에 나중에서야

4K판을 푸는 모양이다. 최근작들이 4K판으로 그런 장난질을 해서 하나도 구입을 안? 못?

하고 있는데, 최근 토르3 라그나로크가 4K 단품판으로 출시되었다. 그래도 블루레이로

구입하고 싶었던 작품이지만, 이딴 식이라 당연히 패스다. 장하다 디즐니! ^^)인데

갑자기 얼마 동안 재고가 풀렸었는지 주문이 되었따. 우연히 쇼핑몰 둘러보던 타이밍에 맞았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한국어 더빙 등 역시 이런 기회에 구입을 할까...해서 그야말로

우연하게 구입을 하게 되었다.



-이런 구성으로 되어 있다.

 스틸북 아니어도 좋으니까 그냥 동등한 스펙의 4디스크 킵케이스판을 내놓으면 간단한 건데

도대체 왜 이딴 장사질에 더욱 더 열을 올리고 있는지...


-블루레이는 최신작답게 딱히 언급할 필요가 없으니 생략...

 4K판과 3D판은 확인도 불가능하고(^^;;;), 보너스 디스크나 본편 서플은

작품을 워낙에 재미없게 봐서 보고 싶은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본편에 코멘터리가 있던데, 거기에 한글 자막은 지원하는 듯.


-이 작품은 그냥 인크레더블 1편의 열화 카피다.

 기본적인 작품의 줄거리 구조부터 그냥 똑같다.

 신드롬이 마무리되고, 언더마이너의 습격에서 끝났던 1편의 마지막 장면에서

바로 이어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처음에 일정 규모의 사건이 터지고 그로 인해 히어로 활동에

지장이 생기고, 이를 구원해 주는 돈많은 존재, 그리고 드러나는 악당까지 정말로 똑같다.

 도대체 뭔 생각으로 이렇게 1편을 그대로 답습할 생각을 했는지, 그 배짱에 다른 의미로

감탄했을 정도...

 하지만 그 답습이 1편 퀄리티에 훨씬 못 미치기 때문에 열화 카피에 불과한 졸작이다.


-요즘 소위 말하는 페미니즘과 PC의 영향이 이 작품에 강하든 약하든 드리워져 있다는걸

부인할 수 없겠다는 것도 재미를 깎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1편에 비해 능력도 대폭 너프되고 지능과 판단력까지 퇴보한 남성 캐릭터들에 비해

이야기의 주역으로 나서고 비중도 커지고 능력도 한껏 버프 받는 여성 캐릭터들...

 분명 이건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지 우연이라곤 할 수 없다.


-비록 모든걸 완력으로 해결하려고는 해도 나름대로 매력과 개성이 있던 인크레더블은

무능하다 못해 부인을 질투하는 찌찔이가 되었고, 능력조차 대폭 너프되어 어리둥절할 지경이다.

(최종결전에서의 모습은 육아로 인한 피로의 탓은 전혀 아니다. 그냥 캐릭터 자체가 다운된 거)

 새로운 능력자들 중에서 그나마 활약하는 건 여성 캐릭터인 것도 우연일까?

 하지만 이야기 자체가 억지춘향이고, 캐릭터 구성도 전개도 이런 식인 게 조화라는 결과에는

전혀 이르지 못 하고 있다. 2편 보고 재미있다는 사람들도 기껏해야 잭잭을 언급하는걸 보면

자명하다. 그만큼 2편의 캐릭터들이 재미도 없고 매력도 없다는 거...

 악당만 해도 1편의 신드롬이나 그 비서는 위치에 맞는 매력과 능력을 가지고 이야기에서

훌륭하게 활약했기에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지만... 2편에 나온 캐릭터들은 그런 것도 없다.

 히어로물에서 악당이 중요하다는 거... 인크레더블 1편과 2편은 그 확실한 대비 교본이다.


-이야기 자체도 너무하다...라는 느낌이다. 기본적으로 1편의 구조를 그대로 답습하는데 반해,

그걸 만회할 만큼의 매력은 커녕, 이야기의 전개는 그보다 훨 못 하다.

 쫄깃한 첩보물에서 가족 이야기, 액션, 복수, 다양한 장르들이 한데 어우러졌던

매력 넘치는 1편과 달리... 2편은 그냥 요즘 유행인 답정너다. 그냥 결론만 정해 놓고

거기에 맞춰 가는 거...

 이게 특히 치명적인 게 바로 영화의 클라이막스인데... 최종 결전의 대결을 보면

그냥 어떻게든 그 배는 도시로 돌진을 해야 하고, 아슬아슬하게 직전에 멈춘다...라는 결론을 위해

그 과정이 다 조절되는 형식이다.

 일단 이 충돌 해프닝 자체가 인크레더블 1편의 마무리와 비슷한 방식인 건 물론이고,

심지어 2편의 도입부인 언더마이너의 마무리와도 똑같다. 결국, 똑같은 연출이 3연타라는 건데...

뭔 생각으로 이딴 각본을 쓰고 연출했는지 정말 궁금할 따름이다.

 그나마 기본은 그렇게 비슷하더라도 그 전개 연출이나 재미있으면 나을텐데 그것도 아니다.

 어떻게든 배는 계속 해안을 향해 돌격을 해야 하니, 그걸 저지하기 위한 과정은 블랙 코미디에

다름 아니다. 정답을 놔두고 다 삽질만 하고 있는 격... 이미 이상한 안경으로 히어로들이

조종받는걸 진작에 파악했음에도 안경을 벗길 생각도 노릴 생각도 없는 것도 우스꽝스럽고

(인크레더블 패밀리는 그냥 생전 처음 슈트를 입은 슈트 애송이 레벨이 아니다. 이미 1편에서부터

적잖은 경험을 쌓았고, 실로 그에 걸맞는 활약을 펼쳐 보였다) 기관실을 파괴하거나

정지시키면 되는데 배가 해안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그걸 못 하게 만드는 억지 장치들은 정말

이딴 걸 누가 각본이라고 쓴건지 욕이 나올 지경이었다.


-1편의 열화 카피에 불과한 기본 뼈대에, 이상한 요소들로 인해 매력이 반감된 캐릭터들,

매력 전혀 없는 악당에 답정너 결론을 위해 줄줄이 이어지는 억지 연출 등등...

얼마 전에도 1편을 정말 재미있게 봤던 기억 덕분에...

이 2편을 보면서 빡 돌 지경이었다.


-또한, 한국어 더빙을 기준으로 1편에서 논란이 좀 있던 게 인크레더블은 반말을 하는데

부인은 존대말을 한다는 거였는데... 참 웃기지도 않는 논란거리였다. 미스터 인크레더블과

일라스티걸은 겉보기로도 나이 차이가 어느 정도 이상 나 보이는 사이인데, 확실치는 않아도

겉보기에도 이미 나이 차이가 있는 부부가 어린 쪽이 존대말을 쓰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시험삼아 관련 정보들을 막 찾아 봐도 애들의 나이는 나와도 부모들의 나이는 없다)

 거기다가, 원어 더빙의 성우들은 나이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지만(2편에선

오히려 부인만 나이를 한참 더 먹은 느낌까지... ^^;;;),

국내 더빙은 나이 차이가 꽤 난다고 느껴지는 조합... 이게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그런데, 그런 논란 때문인지... 이번에는 더빙에서 일라스티걸도 반말을 쓴다.

 1편을 기억하면 당연히 이상하고... 두 캐릭터의 겉보기 나이 차이나 성우 느낌까지 고려하면

오히려 어색함 그 자체이다. 그렇다고 더빙판 일라스티걸이 반말 막 해대는 캐릭터도 아니다.

 불필요한 논란 덕분에 오히려 작품이 어색해진 것이다.


-원어도 한국어도 더빙에서 (잭잭 제외) 아이들의 목소리 성우는 바뀌었다.

 개인적으로 위화감이 들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1편 쪽이 좋았다.


-암튼 그 재미있던 작품이 이렇게 재미없어지고...

 그 매력 있던 캐릭터, 매력 있던 악당들이 이 모양이 된 걸 보니

나도 적당히 자제할 수가 없어서 이렇게 막 혹평을 해 놓았는데... 장점이 없는 건 아니다.

 예전에도 잠깐 언급했지만, 지금 기준에서 보면 일반인들이 대충 만든 아마추어 CG 영상을

보는 기분이 들 정도로 아쉬운 장면이 많은 인크레더블 1편에 비해서 최신 기술로 모든 장면을

소화하는 기술의 발전을 느낄 수 있는건 물론이고, 버프의 영향이라고는 해도 일라스티걸의

액션 장면들은 인정할만 했다. 특히 오토바이 추격 장면이나, 공간 능력자 보이드와의

협력 플레이들은 최신 기술을 제대로 활용한 멋진 장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뭐 일부 개그 장면들은 나름 센스 있고 좋았다.

 바이올렛이 물을 뿜는 장면이라던가... (^^;;;)


-흥행 성적들도 좋고, 제작진들은 다들 자화자찬에 만족한다는 얘기들을 하고 있는데...

 이 모든 건 디즈니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에 참 아쉽다.

 작품 자체부터 시작해서, 블루레이에 이르기까지... 참 싫다.


-2편의 저주는 과연 어디서 어떻게 끊을 수 있을까.

 드림웍스야 원래 그런 회사(!)니까 드래곤 길들이기2가 그 모양이었다고 한다지만

(아니, 솔직히 아무리 드림웍스가 속편 개판이라고 해도, 드길2는 정도가 너무 심했다...)

그 픽사마저 자사의 영광스러운 작품들의 2탄들이 (기술 빼면) 다 저 모양이고...

 이제 남은 희망은 디즈니의 주먹왕 랄프 2뿐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