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예쁜 쓰레기란 이럴 때 쓰는 건가 - 백발마녀전 (2disc: 2D/3D 겸용 BD + DVD) [블루레이]

베리알 2018. 9. 3. 09:05



 보고 싶던 작품이긴 한데, 그동안 영 기회가 없다가, 근래 모 업체에서 막 쏟아내는

대량의 제품군에 들어 있던 작품인 백발마녀전 명월천국 블루레이.


 그리하여, 기왕에 볼 거 한글 자막으로 편히 보자고 구입을 계획...했으나,

고질적인(...) 자금 문제로 시간을 두고 기다려 나중에서야 이렇게 보게 되었다.


백발마녀전: 명월천국 (白發魔女傳之明月天國

/ The White Haired Witch of Lunar Kingdom, 2014)


 음... 이 작품을 보면서 그렇게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았음에도 어느 순간부터

내 머리속에서 떠오른 표현은 그거였다. 소위 예쁜 쓰레기.

 근래 리메이크 혹은 리붓 혹은 후속 등으로 시리즈 아닌 시리즈, 이어지지 않는

이어지는 영화들이 계속 나오는데 그중에서도 단연 바닥에서 선두를 겨룰 만한

수준의 작품이다. 굳이, 장국영과 임청하의 옛 영화를 들먹이지 않아도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아름답기도 한 건 사실.

 그래, 이럴 때 쓰는 말이 예쁜 쓰레기가 아닐까. ^^









*** 백발마녀전 명월천국에 대한 스포일러 포함! ***


*** 감상 이야기가 좀 중구난방스러운데, 사실 예전에 등록이 되었어야 하는 글인데

난데없이 다음 에디터에서 이미지 업로드가 안 되는 바람에 쓰다가 일단 포기하고

나중에 다시 수정해서 이미지 올리고 글도 추가해서 그렇다. 난데없는 다음 에디터의

반항이라니, 암튼 며칠을 그 모양이어서 깜놀... ^^;;; ***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이런 디자인으로 출시되었다. 블루레이 단품과 블루레이와 DVD 콤보 등이 나뉘어져 출시된

백사대전과 달리, 이쪽은 하나의 블루레이에 2D + 3D가 같이 담겨 있고 거기에 DVD 디스크가

추가된 콤보 형식의 한가지 제품만 발매되었다.

 기존 DVD는 지금 찾다 보니 KD미디어에서 발매했다고 하는데, 이 블루레이 콤보에

포함된 DVD는 그것과 같은 건지 다른 건지 안 돌려봐서 모르겠다. 귀찮음. ^^;;;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구체적인 세부 디자인은 이런 식이다.

 지난번 백사대전에선 감독 이름을 엉뚱하게 쓰는 일을 벌였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뭔가 좀 이상하다.

 아웃케이스와 킵케이스 정면 이미지, 그리고 아웃케이스 후면 이미지는 적당한 해상도가

아닌 이미지를 소스로 했다는 걸 드러내듯이 대놓고 모자이크까진 아니지만 들여다 보면

도트라던가 이미지 열화가 눈에 보이는 게 아쉽다. 특히 정면 디자인은 굉장히 멋진

모습이고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던 이미지라 더욱... 아마 그렇기에 저해상도 이미지임에도

소스를 강행한 게 아닌가 싶지만.

 그뿐 아니라, 뒷면에 표시된 디스크 스펙을 보면

마치 25GB의 2D 블루레이와 50GB의 3D 블루레이, 두개의 블루레이 디스크가 들어 있는 줄

착각하기 딱 좋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원래 홍콩 중국판 등은 별개의 디스크였는데

한국판에서 그걸 1장으로 퓨전?

 뭐 암튼 그래서 메뉴 화면에서 플레이로 들어가면 2D와 3D를 선택하는 게 나온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영화는 어디서도 좋은 평을 못 받는데 실제로 그게 당연하다고 밖에는...

 일단 기존 백발마녀전 영화가 원작 소설을 엄청 변형해서 만든 거라는 건 알려져 있는데

이번 작품은 보다 원작 소설에 가깝다거나 더 많이 가져왔다거나라는 건 잘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런걸 떠나서... 정말 한심한 영화다.

 도대체 뭘하는건지 알 수가 없는 전체적인 스토리, 그리고 그런 혼돈의 도가니탕을

충실하게 만들어가는 유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개별 장면들, 그리고 도저히

몰입할 수 없는 캐릭터들의 향연과 거기에 어울리는 바보들의 행진 진행...

 이게 더 화가 나는 게 여기 나온 배우들은 대단한 배우들이고 그들 모두가

열심히 연기를 펼친다. 그런데, 애초에 잘못된 방향이기에 아무리 열연을 펼쳐도

영화가 살아날리가 없다. 그래서 그들의 연기를 이렇게 낭비한 이 영화에 절로 분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다. ^^;;;

 일단 기존 백발마녀전 영화는, 원작 소설을 엄청나게 각색해서 거의 별개의 작품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에 비해서 이 명월천국은 원작의 반영을 높인 결과인지 아니면

그냥 다르게 만들고 싶었던 것 뿐인지, 결과적으로 두 영화는 매우 다르다.

 예전 헨타이옹의 블로그에서 헨타이옹이 추측하셨던 것처럼, 기존 작품이 무림과 무당파를

주요 배경으로 펼쳐진다면, 이번 작품은 제목에 명월천국이 들어가는 것처럼 옥나찰의 근거지인

명월채를 배경으로 하여, 무림의 이야기라기보단 오히려 중국사의 한페이지 같은 느낌으로

국가의 강력한 존재감과 외적의 엄청난 비중을 느끼도록 전혀 다르게 만들어져 있다.


-원작을 반영한 건지, 아니면 어쩌면 근래의 팍스차이나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기존 무협 영화들이 정부와 무림을 분리해 무림 위주의 이야기를 펼쳐나갔다면

언제부턴가 정부의 비중이 급커져 무림이란 요소가 너무 국가에 종속되는 느낌인 중국 영화들의

분위기를 여기서도 느낄 수 있다. 무림의 무당파는 장문 교체한다니까 황제한테 가서 알현을

해야 하고, 평소에도 관부와 어울려 정치질을 해야 하고... 무당파 선대 장문인은 관부의 압박에

자살을 하고, 강력한 정부의 힘 앞에 무림 당파는 그까이꺼... 산적같은 무리는 그냥 산적이 아니라

대놓고 반정부 조직에 가깝고 무림의 문파나 마교들끼리 건곤일척을 겨루는 게 아니라 그걸

능가하는 외적이 주적으로 등장하고... 암튼 참 달라도 너무 다르다.

 백발마녀전 1이 정말 딱 무협영화스러운 느낌이었다면, 이쪽은 연도와 사건까지 자막으로

넣어가며 마치 역사 이야기인양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는 느낌. 이게 그냥 차별화를 위해서인지

아니면 원작의 반영을 높인 건지 아니면 팍스차이나의 영향인지 뭔지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별 쓸만한 효과는 안 나왔기에...


-위 이미지 왼쪽에 있는 도끼 든 남자는, 영화 보면서 영화 의천도룡기의 박쥐왕이

이렇게 젊었나?...하는 생각과, 뭐 이렇게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비슷하게 생겼어?...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나중에 찾아 보니 별개의 사람이라고. 판빙빙의 전 애인인데

마약 사건인가에 연루되었다는 얘기가...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다른거야 다른건데, 그러면 달라진 의미와 장점은 무엇인가?

그게 바로 이 명월천국의 문제의 시작이자 끝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


-차라리 8, 90년대 홍콩 영화가 그리울 정도로 스토리나 진행이 엉망인 건 정말 의아하다.

서플 영상을 보면 삭제 장면은 없지만, 메이킹 영상에서 본편에 나오지 않은 화면들이

줄줄 나오는 거 보면 상영 시간을 줄이기 위해 너무 무리한 편집을 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감독과 각본가가 어지간히 정줄 놓지 않은 이상 이런 이상한 스토리와 진행에 위화감이

없을 리가 없는 수준...


-게다가 무협 영화라면서 액션이 정말... 별로다.

단순히 별로고 어쩌고를 떠나서 최소한 요즘 중국 영화의 유행인 날라댕기고 화려한 척하는

그런 것도 정말 적다. 이건 서플을 보고 알게 된 건데 사실 이유가 있다. 남주인공 황효명은

이 영화 촬영 중 와이어가 풀리는 사고로 여러 골절을 당해 한참을 입원을 해야 했고

나중에 촬영장 복귀한 후에도 서서 촬영하는 게 고작, 카메라 아웃하면 걷는 것도 힘들어

부축을 받으며 자기 의자로 돌아와야 할 정도의 상황이었기에... 그래서 영화를 보면

필요 이상으로 화려하고 빙글뱅글 거려대는 주인공 액션이, 초반부터 벌써 갑자기

급천근추로 정적이고 서있는 장면이 많고 어쩔 수 없이 펼치는 액션도 굉장히 무겁고

소박하다는 말도 모자랄 아주 기본적인 장면 연출에 그치게 된다. 주인공이 그 모양이니

다른 캐릭터들이 분발해도 영화 전체적으로 영 감흥이...


-더 김 빠지게 하는건 소위 주인공 편 쪽은 약해도 너무 약하고,

악당 쪽은 강해도 너무 강하다.

 이 작품의 악당인 조문탁... 괴물이다. 천룡팔부에서 소봉에게 완전 사기 능력인(?) 천생신무가

있던 것처럼, 외부 민족들에게는 그 비슷한 능력들이 존재하는 것일까. 이 작품에서 보여주는걸

보면 천생신무 보급판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략전술적인 측면에서도 다른 숱한 사람들을 가지고 놀며 척척 성공하는 수준인데다가,

무공은 정말 사기급! 아니 이런 뭐 절세의 신공을 배운 것도 아니고 환갑 되도록 한우물만

판 것도 아니고 그냥 젊은 고위 장교일뿐인데... 무려 무당파 최고 장로 3인과 1대3의

대결을 펼치면서도 가볍게 한명 한명 다 처리해 버리고, 현 무당파 장문인인 주인공과의

대결도 이게 정말 무당파 장문인과 일개 장군의 대결인가 싶을 정도로 상대가 안 되게

처발라버린다. 어차피 예전 백발마녀전 영화와 달리, 이 작품에서 주인공 탁일항은

무공이 별볼일 없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두드러지는 모습이 없기는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무당파 최고 장로 3인을 처바르고 바로 무당판 현장문인인 탁일항 처바르고...

그전에 전략전술로 명월채 박살내고... 저런 고강한 실력을 가졌음에도 필요할 때는

약한 척하는 연기도 쩔고... 사기여도 너무 사기인데, 여기에 더해 상대들은 너무 유치찬란하게

놀아나다 박살나는 무능의 연속... 아 짱나.

 물론, 백발마녀 연예상도 두말할 거 없다. 마지막 치트키를 꺼내기 전까지는 머리가 백발이

되고도 몸도 마음도 그냥 유아 멘탈 수준.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상영 시간은 훨씬 더 긴데, 결과적으로 필요없는 부분들만 많고 러닝타임은 늘어났는데

이야기는 더 난잡하고 중구난방인 아이러니... 두 주인공의 애증은 물론이고 이와 관련된 다른

이들의 감정선까지 그저 혼란할 뿐이다. 새삼 기존 백발마녀전 영화의 위엄만...

 뭣보다 정말 이란 게 잘 느껴지는 기존의 탁일항과 연예상의 관계는, 이쪽에선 뭐랄까

그냥 이쁜 인형들이 노는구나...라는 느낌밖에 안 들 정도로 무미건조하다. 딱히 황효명과

판빙빙의 연기가 나빠서가 아니고 애초 설정된 캐릭터와 스토리가 별로라 그렇다. 설정된

캐릭터는 정말 열심히 잘 연기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두 주연뿐 아니라 다른 캐릭터들 모두 개별로 보면 괜찮다.

젖절한 배역에 훌륭한 연기... 하지만 그게 뭉쳐서 영화 하나로 짜잔 결과물이 나오니

갑자기 무의미해진다는 게 문제.


-상영 시간은 더 늘어났는데 오히려 잡다한 느낌만 들고 두 주인공의 애증에는

몰입할 수가 없고... 아니, 솔직히 이번 명월천국에는 애는 있어도 증은 없으니 말이다.

영화 백발마녀전에서 백발로 변하는 장면이 이야기도 캐릭터도 엄청난 전환점이 되는 것과

달리, 명월천국에선 백발이 되는 게 그냥 연인들 꽁냥꽁냥하는 과정일 뿐이라 아무

임팩트도 없고...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이상한 초필살기 하나 넣어서 이야기를 억지로

마무리를 짓고... 참 각본 자체를 너무 못 만들었다.


-그래도 백발마녀전이란 이름, 그리고 판빙빙 그외에 여러 배우들의 열연에도 불구하고

왜 이 작품이 백발마녀전 시리즈(?)를 언급하는데 끼이지도 못 하는지, 이번에 블루레이로

천천히 보면서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


-개인적으로는, 영화 백발마녀전과 달리 이 명월천국은 두 주인공들에게는 별 몰입이

안 되고, 오히려 그외의 캐릭터들은 대부분 매력 있었다. 간신의 두목이라던가 그의 딸,

명월채에서 연예상의 동생, 표두(?)인가 하는 그 캐릭터 등등... 찬찬히 놓고 보면

다들 안타깝고 좋고 그랬다.


-마지막 초필살기(!)를 쓰기 전의 상황이나, 쓰고 나서 엔딩에서의 장면 등을 보면...

제작진이 은근 일본 쪽 애니나 라노벨이나 뭐 그런거 심취한 게 아닌가 싶다.


-엔딩 크레딧까지 끝나면 쿠키가 하나 나온다. 본편과 별 상관없다고 할 수도 있지만

영화 마지막에 찝찝한 기분을 남길 수도 있는 부분을 해결해줘서 좋긴 한데... 이걸

굳이 쿠키로 넣었어야 했는지는... ^^;;;


-내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백발마녀전 엔딩 테마송에 노래를 붙인 노래가

마지막 엔딩 타이틀에서 흘러 나온다. 백사대전에 이어 이쪽도 OST를 사고 싶긴 한데

해외에서는 나왔는지도 모르겠고 암튼 구할 방법이... -.-;;;









[ 블루레이 ]

-여러 버젼으로 나오지 않고, 2D+3D의 블루레이와 DVD가 합쳐진 콤보로만 발매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2D + 3D 겸용 블루레이 1디스크가 아니라,

케이스의 스펙만 보면 2D 블루레이와 3D 블루레이가 따로 제공되는 걸로 착각하기 딱 좋음

(표기 자체는 착각하기 좋게 애매하게 씌여진 정도도 아니고, 따로 제공된다는 얘기니까...)


-이야기 자체도 그 정도의 초존재들의 싸움도 아니고, CG 사용도 적어서인지

백사대전에 비해서 느낌상 좀 더 봐줄만한 화면.


-사운드는 초엽기적인 대비를 자랑했던 백사대전과 달리,

광동어 북경어 모두 돌비트루HD를 수록하고 있으며,

대충 비교했을 때 양쪽에서 확연한 차이는 없었다.


-이 업체에서 나오는 블루레이는 아마 다 비슷한 것 같다.

 타지역판의 서플을 수록하기는 수록하되, 자막은 아예 붙일 생각도 없는 거.

 백사대전과 마찬가지로, 여러 짧은 서플 영상들이 존재는 하는데 자막 지원은 전혀 없다.










*** 솔직히 말해서, 명월천국이 블루레이로 나왔으니

이제 장국영과 임청하의 백발마녀전 영화나 블루레이로

나왔으면 좋겠다!

 그것이야말로 이 블루레이 발매의, 그리고

내가 구입한 진짜 의의가 아닐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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