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1975년의 한국을 블루레이로 느껴볼 기회 - 미인 : 1500매 한정반 [블루레이]

베리알 2018. 7. 23. 09:11



미인 : 1500매 한정반 [블루레이]


 미인이란 제목으로 보고 2000년 초반의 그 영화를 떠올리며 눈이 번쩍 뜨일 아재들이

아마 있을 것 같은데... 이 작품은 1975년 나왔던, 바로 그 신중현님이 출연했던

미인 (美人 - A Beauty, 1975)이란 영화의 블루레이다.


 과거 영화를 상당히 좋아하는 나로선, 이 작품이 블루레이로 나온다길래 아직 보지 못한

작품임에도 구미가 동했으나... 제작사가 처음 보는 곳이라 일단 경계를, 그리고 아마 출시

연기도 있었던가 해서 더욱 조심스러워져서 나중에 출시가 된걸 확인하고 나서야

구입했다.


 작품은 꽤 흥미로웠다. 하지만 흥행은 못 했을 것 같긴 하다.

 그리고 블루레이는... ^^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실제 출시된 블루레이의 모습은 위와 같다.



-초기 쇼핑몰 등에 등록된 정보에는 지금의 저 내부 디자인 이미지로 된 표지가 있었는데,

최종 출시는 저런 아웃케이스 + 내부케이스 + 소책자, 엽서 그리고 브로마이드.


-디자인은 아마 옛날의 비디오 테이프 느낌을 구현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고...

 무엇보다, 보통 이렇게 제공되는 엽서들은 상업적 이미지를 구하기보단

블루레이 영상에서 적당히 뽑아낸 이미지들을 사용하는 게 흔해진 요즘과 달리,

진짜 과거의 사진 이미지를 소스로 만들어낸 듯이 아주 선명하고 인상적이다.

 그동안 본 제공 엽서 중에 단연 손꼽을 만 하다.



-그리고 이런 브로마이드가 지관통에 담겨 제공된다(어쩌면 쇼핑몰마다 차이가 있을 수도... ^^)



<영화>

-영화는 어찌보면 좀 독특하고 다르게 말하자면 괴랄하다.

 음악을 맡은 신중현님이 주연까지 맡았는데 일단 40이 다 된 나이였다는걸 감안해도

너무 노안이라 연기까지 더해져 이 영화의 장르가 판타스틱 코미디인가 의심하게 만들고...

 영화 전개나 내용은 현실과 주인공의 환상이 더해져 정말 흐리멍텅 대충 흘러가는 듯 싶기도

하지만, 의외로 주인공에게 촛점을 맞추면 여러 영화를 패러디한 환상들도 그럴싸하고

뭔가 참 괴랄하면서도 매력있는 그런 느낌도 든다.


-그리고 영화 장단을 떠나서, 블루레이로 만나는 1975년 즈음의 한국 모습은

그 자체로 큰 매력이었다. 근래 고전 한국영화 블루레이였던 최후의 증인은 상대적으로

폭넓은 시간대를 다루고 있고, 깊은밤 갑자기는 장소가 극히 한정되어 있던 것과 달리,

이 작품은 그 시절 도시 그리고 주변 지역의 다양한 장소들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그런 과거의 추억을 만끽하는 즐거움이 아주 좋다.


-또한, 신중현씨는 물론이고 푸릇푸릇한 이남이씨의 모습이라던가

나중에 좀 더 나이든 모습으로 TV나 영화에서 보던 배우들의 앞선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도

나름대로 영화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재미라면 재미.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던건, 주연인 미인 역을 맡은 김미영님...

 뭐랄까, 일단 역할 자체가 그 시절의 일종의 이상형을 모아 놓은 듯한 느낌에다가

(이야기상 치명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 그걸 소화해 내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다. 코디 같은 것도 딱 그 시절 이상적인 느낌적인 느낌...

 한눈에 확 끌리는 미인 타입은 아니지만, 정말 이 영화에서 김미영님은 눈이 부셨다.

그래서 후반부로 갈수록 뭔가 반전이나 다른 구조 장치라도 등장하길 바랬지만...

역시 1975년의 한국 영화가 그런 게 있을 리가... ^^;;;

 암튼 나로선 이 영화에서 김미영님이 연기하는 미인을 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을 블루레이로 산 보람을 느꼈다. 정말 딱 그 시절의 이상적인 그 느낌...



<블루레이>

-어찌 보면 아까 언급한 콘서트 블루레이 얘기와 좀 통할지도 모르겠다.

 이 블루레이를 먼저 만나고 나중에 깊은밤 갑자기나 최후의 증인을 만났으면...하는? ^^


-앞서 언급한, 근래 놀라운 퀄리티도 발매된 고전 한국 영화 블루레이들에 비하면

아쉬움이 많다.

 전체적인 화질 음질이 그보다 현격한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이고 그외의 부분에서도

부실한 서플이라던가 등등... 하지만 비교 대상이 그들이 아니라면 사실 나쁘지는 않은 편.


-화질은 전체적으로 단점 투성이다. 영화 내내 번쩍이는 조그마한 잡티들은 물론,

장면에 따라서 필름 열화가 심각했었나 싶은 대형 잡티와 필름 손상 등등... 처음부터 끝까지

정말 온갖 문제들이 넘쳐난다.

 객관적인 화질 영역은 그런 눈에 띄는 문제점들에 비하면 나은 편. 옛날 영화의 고질적인 문제인

장면마다 엄청난 편차가 나는 건 당연해서, 밝은 장면이나 조명이 충분한 장면에선 과연

블루레이!-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어두운 장면이나 조명이 충분치 않은 장면에선 이거 16mm나

그 이하로 만들었나-라는 생각이 드는 부분들도 있고 암튼 엄청나게 편차가 존재하면서도

전반적인 화질은 그 시절 한국 영화 블루레이로서 일정 수준 이상은 된다.

 소스는 확실히 여러 문제가 있긴 해도 필름 수준이었다는걸 납득할 수 있다.


-케이스의 표시는 스펙을 헷갈리게 혹은 오해하게 만들기 쉬운데,

사운드는 한국어 PCM인가? 암튼 모노 한 트랙만 존재하고, 자막은 영어만 존재한다.

 음질은 화질보다는 상황이 더 나쁘다. 내내 낡은 레코드판 느낌의 잡음이 존재감을 알리고

대사는 선명한이네 뭐네 할 수준도 못될 정도로 잘 들리지도 않는다. 한국어 자막도

없는 주제에... ^^;;;

 뭐 그래도 심각하게 씹히거나 진짜 문제가 생긴 그런 부분이 없다는 건 사실이자 장점.


-서플은 아마 초기에는 누구들의 음성 해설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보였는데

실제 발매된 물건은 음성 해설 트랙은 없고, 따로 들어간 소책자에 영화평론가와

음악평론가의 글이 실려 있다. 텍스트 양이 의외로 꽤 많은 편.

 디스크에는 3분이 넘는 길이의 예고편이 실려 있다.


-뭐 종합적으로 봤을때 이 정도면 블루레이 수준은 납득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깊은밤이나 최후의 증인 같은 이상한 경지의 레퍼런스는 아니더라도, 그냥 외국의

크게 신경 안 쓰고 나온 덜 알려진 옛날 호러 영화 블루레이 정도의 수준이랄까.


-깊은밤이나 최후의 증인 정도는 아니라도, 솔직히 이 정도 수준이라도 좋으니

좀 더 많은, 다양한 예전 한국 영화의 블루레이들이 더 더 나왔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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