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리마스터링판 발매를 앞두고 부랴부랴 구판을 구입한 이유 -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 (Bram Stoker's Dracula, 1992)

베리알 2015. 10. 30. 06:30

 

 

 그 유명한 영화, 지금에 와선 이미 또 하나의 고전이 된 드라큐라 아니 드라큘라(이제는 표기법이

이렇게 바뀐 것인가? 참 변화무쌍한 대한민국의 외래어 표기... 하지만 방향성도 없고 그렇다고

편리해지는 것도 아니고 참 누굴 위해 이 끝도 없는 무간지옥만 반복하는 건지).

 즉,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브람 스토커의 드라큘라라는 영화가 곧 아니 이제 내일인가?

4K 리마스터링을 거친 블루레이로 발매된다고 한다.

 이 영화의 팬이라면 일단 관심이 갈 수 빆에 없는 희소식은 희소식인데... 이 영화는 DVD 시절부터

이미 수퍼비트(슈퍼비트)가 나와 있었지만 가장 수퍼비트답지 않은 수퍼비트라고 손꼽힐 정도였고

이후 블루레이로 나온 녀석도 화질에 있어서 아쉬움이 많았기에, 새롭게 4K 리마스터링을 거친 판본이

발매된다는 건 눈이 번쩍 뜨일 소식!

 

 하지만! 그 소식을 듣고 난 부랴부랴 이제서야 미루고 미루던 (이제는 구판?) 블루레이를 구입했다.

한때는 할인 할인으로도 나왔었지만 진작에 절판되어서... 중고를 찾아 겨우 구입했다.

 왜 그랬을까? ^^

 

 

 

 

( 이미지 출처 : www.aladin.co.kr )

-30일, 그러니까 이제 내일이면 발매되는 신판 블루레이.

 서플에 자막까지 지원하고 화질 음질 다 좋아졌다는 블루레이가 나온다는데 난 왜 뜬금없이

구판을 그것도 절판된 녀석을 굳이 중고까지 찾아찾아 구입했을까.

 

-이유는 사실 별 게 아니라면 별 게 아니고 의미가 있다면 의미가 있는데...

그건 바로,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에 의하면 구판과 신판은 색감이 다르다는 것!

http://dvdprime.donga.com/g5/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1104232&sfl=wr_subject&stx=%EB%93%9C%EB%9D%BC&sop=and

 현재까지 내가 본 단 하나의 비교 사진인데... 사실 객관적 화질은 차치하고 봐야 하는 장면으로,

감독의 의도인지 기술적 한계인지 가장 화질이 이상할 정도로 나쁜 부분이기 때문이다. 하고 많은

장면 놔두고 왜 이 장면이... ^^;;;

 

-색감 얘기는 괜히 꺼내는 게 아니라, 개인적으로 충분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하필 이렇게 화질이 대놓고 안 좋은 장면이 비교샷이라니... ^^;;;

 

 

-기존판의 색감은 DVD에서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으로... 이 즈음에 나왔던 영화의 초판 블루레이 색감의

전통을 고스란히 따른다. 약간 물빠진 듯하면서 묵직한 느낌이랄까.

 

 

-그래서 아마 이 장면도 신판에서는 드레스의 색감이 훨씬 선명해지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

 

 

-딱 전형적인 그 시절 영화의 대충 나온 블루레이 색감이 이런 것! ^^

 

-바로 그래서 뒤늦게 구판 블루레이를 구입했다.

 영화의 오리지널 색감이나 감독의 의도나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다(나중에 얘기하겠지만

이게 정말 큰 의미가 있는지도 갈수록 의문이다). 중요한건 이게 내 추억의 색감이란 것!

 

-영화를 볼 때 최신의 기술로 뛰어난 화질, 그리고 멋지게 보정된 색감의 영화는

마치 처음 보는 그 영화의 진짜 맛을 느끼게 해주기도 하지만, 바로 그래서 문제다.

추억의 작품인데 마치 처음 보는 듯하다는 것!!!

 터미네이터1... 얼마전 나온 블루레이는 리마스터링의 모범이라고 칭송이 자자할 정도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굳이 구판 블루레이가 DVD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라 비교 우위가

눈에 띈다는 수준이 아니라, 정말 경천동지할 수준이다. 하지만! 그런 뛰어난 블루레이를 구입했으면서도

난 여전히 구판 블루레이도 가지고 있고 처분할 생각도 전-혀 없다. 새로운 화질의 터미네이터는

새로운 화질의 터미네이터이지, 내 추억 속의 터미네이터는 아니니까.

 그 시절 영화들의 붉으레하고 푸르딩딩하던 색감, 그런 색감으로 봤던 영화들은 그 자체로

화질의 우열을 논할 수 없는 추억의 영역이다. 적어도 내게는...

 

-홍콩 영화들의 경우에도 예를 들어 주성치의 서유쌍기... 메가스타판 DVD 이후로 리마스터링판

DVD가 나오고 블루레이까지 나왔지만, 난 여전히 메가스타판도 소장하고 있다. 그 시절 홍콩 영화들의

그 물빠진 색감에 화면에는 쉴 새 없는 각종 잡티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내 홍콩 영화의

추억 속 정체성의 하나랄까.

 그래서 고화질의 블루레이(뭐, 사실 서유쌍기가 그렇게까지 고화질의 블루레이는 아니지만 말이다.

DVD보다야 분명한 우위지만... ^^;;;)로 보면서도... 가끔씩 문득 추억이 자극할 때면 그 옛날판을

꺼내 돌려볼 때가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내가 어렸을 때는 어른들의 방에 왜 그런 구닥다리 잡동사니가 있는지 전혀 이해를 못 했다.

하지만... 내가 한살 두살 나이를 먹으며 와보니 이제 정말 절실하게 그 이유를 몸으로 마음으로

알게 되는 것 같다. 나이를 먹을수록, 순간순간 사라져가는 기억, 다시 볼 수 없는 그 시절을

그나마 붙잡아 주는 건 그것뿐이다. 가슴이 먹먹하도록...

 

-더불어... 이런 리마스터링판들을 보면서 감독의 의도랄까 뭐 그런 게 정말 큰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생각도 나날이 강해진다.

 한국 영화만 예를 들어도... 근래 블루레이로 나온 예전 한국 영화들의 경우, 화질이 어떤 상향 표준화된

경향이 있다고도 할 수 있고, 또는 옛날에 나온 DVD가 엉망이고 이상한 화질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럼 도대체 뭐가 진짜 화질일까? 과연 정답이 있을까?

 흔히들 이럴 때 감독의 의도에 포인트를 두지만, 과연 그게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한국영화가 디지털 작업이 정착된 후라면 분명히 의미가 있을 것이다. 이 경우에는 극장 상영이나

이후 2차 미디어나 (대부분) 같은 색감이며 이 경우에는 논쟁할 꺼리가 없다.

 하지만 그 이전에는? 아날로그로 촬영해 현상이란 과정도 거쳐야 하고 이후 극장의 환경까지 고려되면

과연 그 영화의 진정한 색감, 진정한 감독의 의도를 얼마나 볼 수 있었을까. 그리고 그걸 트랜스퍼해서

DVD 등으로 내놓으면 또 거기서 어떤 문제가 생길 소지가 늘어나고... 그런 상황에서 과연 감독은

감독의 의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관철하고 보장할 수 있을까. 난 아니라고 본다. 결국, 그런 환경에는

그저 감독도 흘러가는대로 흘러갔을 경우가 보통이었겠고... 그나마 AV에 관심과 개념이 있는 감독이라면

이후 2차 미디어가 나올 때 관여하는 정도일 것이다.

 최근 블루레이로 나오는 옛날(^^) 한국 영화들은 DVD와 비교해 화질이나 색감이 굉장히 다른데...

정말로 완전히 마음에 드는건 8월의 크리스마스 정도였고 그외에는 그렇게까지 그 변화가 좋았던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최근의 공동경비구역JSA의 경우는...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 (^^;;;)

 그래서... 감독이고 뭐고 뭐 사실상 그 작품의 대표자의 의도나 뭐 그런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영화란 것도 그 예술품을 보는 사람의 영역도 중요한 바, 그 영화를 내놓은 감독에게는 그 감독의 영화가

있겠지만, 어떤 경로를 거치고 혹은 어떤 왜곡을 거치고서라도 그 영화를 본 나에게는 그 감독의 영화와는

어딘가 다른, 나의 영화가 있는 게 아닐까. 전자가 의미가 없다는건 아니지만 나에게는 후자도 중요하고... ^^

 

-뭐, 암튼 이런 이야기는 디지털 작업에서 디지털 상영까지가 일상화된 지금에 와선

이제 점점 추억 속으로...갈 것 같기도 하지만, 이런 시대로 오기 전까지의 작품들에 대해선

앞으로도 계속될 꺼리일 것도 분명하겠지.

 암튼, 그래서 난 부랴부랴 구판 블루레이를 구입했다. ^^

 

 

 

 

-신판 블루레이에선 이 놀라운 장면이 과연 어떻게 살아날지,

개인적으로 드라큘라 리마스터링판 블루레이서 가장 기대하는 장면이다. (^^)

 

 

-이런 장면의 느낌도 과연 얼마나 달라질지...

 

 

-잠옷 색깔이나 살색이 과연 어떨게 나올까? (^^)

 

 

-암튼... 이제 내일이면 결과를 알 수 있겠지만,

그 결과와 별개로 자금이 너무 쪼달리는 바, 만약에 구입한다고 해도 앞으로

한참 더 기다렸다가 구입할 듯 하다. 어차피 초판 스틸북이나 어떤 특전 같은 게 있는 것도 아니고

느긋하게 할인이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