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노는데 문득!

한글로 만나본 추억 속 마성의 작품 - 택틱스 오우거 (タクティクス オウガ - Tactics Ogre) [SFC]

베리알 2015. 1. 22. 15:10



 이거 저거 다 귀찮은 상황이라 고전 게임들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FF부터 로사, DQ까지

할만한 애들을 최근 이리저리 손을 댄 덕분에 뭘 해냐 하나 아그작 아그작 거리고 있던 차...

 우연히 검색을 하다 보니 헐! 그 유명한 SFC의 대표 작품 중 하나였던, 택틱스 오우거가 한글화가

되었었다고!?!? 놀라서 더 검색을 하다 보니 이미 몇년 전의 이야기... 내가 미처 그 얘길 못 본 건가,

듣고서도 까먹고 있었던 건가. -.-;;;

 결국, 한글화 롬의 공개 직후에 무슨 사정들이 있던 건지 공개되었었다는 얘기만 있고 정작 롬은

뒤늦게 찾으려니 찾기 힘든 상황... 그래도 어찌 어찌 하다 보니 뭐 역시 인터넷. (^^)


 암튼 간에... 여러모로 굉장하다. 보통 한글화 작업의 경우 영문판 롬을 베이스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저런 이질감이나 사소한 혹은 큰 문제가 있는 경우들도 있던데, 이건 온전히 일본판 롬을

베이스로 한 모양이고... 그것뿐만 아니라, 택틱스 오우거는 롬 디자인 자체도 좀 달라서인지

일부 에뮬레이터에선 제대로 구현이 안 되는 게임이고 할 정도로 특수한 상황이었을텐데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한글화 시도를 하다니... 게다가 게다가, 이 작품의 대사량은 말할 것도 없고!

 그리하여... 이미 몇년 전에 유행이 한번 지났던 택틱스 오우거의 한글판을, 이미 유행이 다 지난 후에야

해보게 되었다.

 (이 게임은 원래 퀘스트社에서 나온 작품인데, 스퀘어에서 이 회사를 꿀꺽)

*** 게임에 대한 중요한 스포를 배제하려고 노력하긴 했지만

그래도 사소한 스포가 있을 수 있음 ***





[ 이미지의 저작권은 스퀘어에닉스에 있습니다 ]

-캬, 1995란 년도나 QUEST란 회사 이름이 새삼 참... ^^



-오오오! 정말 한글로 나온다!?



-시작할 때 나오는 이런 질문 정도야 글자가 깨져도 아무 상관 없... ^^;;;

 중요한 본편 아니겠는가? 그래서 그 본편이 어떤가 하면...



-바로 이렇게!!! + +


-이 장면은 사실상 초반부터 이 게임이 어떤 게임인가를 보여주는,

그리고 게임 진행에 있어서도 정말 정말 중요한 분기가 되는 곳이다.


-이 게임의 배경은 중계무역의 요충지가 되어 번영해온 제도, 바레리아. 당연히 그런 지역 특성 상

지역 갈등, 종교, 외세 등등 여러가지 원인들이 얽혀 복잡한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곳인데...

 학살에 대한 복수를 하기 위한 주인공의 시도는 단순한 개인의 복수를 넘어, 여러 정치 세력과

정치적인 갈등, 현실 등 여러 이야기들을 겪으며 점점 뭐가 뭔지 모를 곳을 향해 가게 된다.

 그리고... 정치가의 명령에 따라, 민중봉기를 유도하기 위해 억압받는 마을에 온 주인공들은

그런 위험한 일을 하느니 그냥 안전한 노예로 살겠다는 사람들의 반응에 어쩔 줄을 모르고... 바로 그때,

이런 상황을 예상했다는 듯이 주인공을 불러내 정치가의 밀명을 전하는 기사.

 즉, 이 마을 사람들을 모두 죽여 버리고 그걸 적에게 누명을 씌워 민중의 분노를 유도한다는

천인공노할 막장 전술을 시행하겠다는 것!


 

-한글화 수준은 솔직히 놀라움을 넘어, 경탄할 수준이다.

이런 부분이나...



-이런 부분들까지 한글화가 되어 있다.

 이 게임은 특수한 롬 구조로 만들어진 듯, 일부 에뮬레이터에서는 구동은 되어도

실제 진행에 여러 문제가 생기는 특이한 롬인데... 그걸 이렇게까지! ^^



-자, 그리하여 이야기 초반에 이 중요한 분기가 등장하게 된다.

 주인공은 궁극의 정의를 위해 이 학살에 동참할 것인가,

아니면 정의고 뭐고 간에 뭔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이런 짓은 거부할 것인가.



-거부를 하게 되면 이런 대사가 이어지게 되는데...

도저히 가정용 게임기인 슈퍼패미콤의 히트작 게임 대사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인데,

사실 이 게임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그렇다.

 아마, 좀 더 직접적인 비주얼을 넣고 이야기에 어울리는 18금스러운 요소만 조금 추가하면

바로 성인용 게임의 걸작으로 칭송되지 않았을까 싶은...



-이 게임의 이야기를 한 문장으로 표현한다면,

아마 이게 가장 젖절하지 않을까 싶다.

 위에서 언급한 가장 큰 분기에서처럼, 이상적인 목적을 위해 지금 당장 이 내 손을 더럽힐 것인가

아니면 이상적인 목적이건 뭐건 간에 나의 손을 더럽히는 것은 거부할 것인가.

 실제 게임 진행과 함께 펼쳐지는 이야기들은 이 질문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상황으로 포장해

보여준다. 그저 정의의 용사다!...라는 식으로는 멘붕에 빠져 허우적거릴 정도로.



-세기말이란 시기 때문이었을까.

 90년대 중후반에는 기존의 게임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펼쳐지는 게임들이 많이 나왔었던 것 같다.

 정말로 세기말스러운 분위기를 다룬 게임들은 물론이고 단순히 정의의 용사들이 나와

단순하게 선악을 나누고 때려부수면 되는 게 아닌 이야기들... 널리 알려진 게임들은 물론,

마이너한 게임들 중에도 비록 게임 시스템이나 그래픽 등은 떨어져도 그걸로만 판단하긴 아까운

그런 작품들이 많았다.

 뭐, 이런 세기말 분위기가 잘못되면 중2병으로 빠지기도 하지만... ^^



-정말로 SFC 게임의 대사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대사들이 이어진다.



-게임에는 여러 선택과 분기가 있지만,

결국 주인공의 포지션은 질서와 중립, 그리고 혼돈의 세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플레이어가 어떤 길을 걷느냐에 따라 게임의 이야기는 상당히 달라지게 된다.


-위 캡쳐 화면은 초반 질서 지향의 주인공으로 진행하려는 와중에...

주인공에게 그런 길을 걷는 게 어떤 거라는 걸 인생 선배가 조언해 주며 좋을대로 해보라는 장면.



-하지만! 아무리 젊은 영웅이니 뭐니 해도 전란의 시대에 일개 전사가 할 수 있는건 많지 않다.

특히, Lawful 진행의 경우... 정말 정말 젖절하게 선택들을 하고 유능한 게임 진행을 하지 않는한,

주인공의 의도와 달리 세상은 어떻게든 혼돈 속으로 치닫는다.

 마치, 이상을 꿈꾸는 주인공에게 현실을 보라는 듯이...



-게임의 줄기는 물론, 진행 분위기 역시 한결(?)같다.

 이 장면은... 전의 맵에서 도적인가를 처치한 후 다음 맵인가 그런데,

그 처치했던 도적의 마누라가 남편의 원수를 갚겠다고 나타나고 그걸 처치하면 이런 대사를... -.-;;;


-정말 누굴 위해 무슨 생각으로 만든 게임인가...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학살을 거부할 경우, 주인공은 학살의 누명을 쓰고 쫓기게 되고

그런 주인공에게 정치가는 거액의 현상금을 건다.

 그런 현상금을 바라보고 주인공을 노리는 사람 중에는 이런 상황도... 아, 도대체 이 게임은... -.-;;;



-그래도 역시나, 이 게임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정치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때의 느낌이랄까.

 소위 말하는 우민, 국개, 민중, 국민, 노예 등등... 여러가지 단어들이 겹쳐 보이는 부분이다.

란슬롯과 란슬롯의 대사인데... 이명박근혜 시대를 사는 지금에 와서 보니,

독재 시대를 벗어나 밝은 길로 가는가 싶었던 그 시절에 이 게임을 봤을 때와는

뭔가 참 느낌이... T T



-지나가는 캐릭터들은 물론, 주요 캐릭터들도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얽혀 있다.



-게임 자체의 시스템이나 완성도는 지금에서 봐도 감탄이 나온다.

 소위 말하는 택틱스 게임을 확립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데, 이 게임의 완성도가 너무 뛰어나다보니

(거기다가 스토리나 캐릭터까지 모두!), 이 게임으로 택틱스의 재미를 알게 된 사람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후 다른 택티스 게임들을 하면서는 만족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무서운 문제점이... ^^;;;


-클래스와 전직, 젖절한 분기, 택틱스 게임의 기본이자 모든 것이 되는 속성과 이동, 고저차이 등등...

 흔하디 흔한 턴방식이 아닌, 특수한 순번 방식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아주 개성적인 재미를 준다.

캐릭터의 속도 능력치와 장비의 무게를 연산하는 이 게임의 턴방식을 이해 못한다면, 멋모르고

최고의 무기와 방어구를 갖추는 것에만 집중해봐야 남들 다 움직이는 동안 그거 구경만 해야 하는

느림보 캐릭터가 나올 수도 있다. 좋은 무기와 방어구는 대체로 엄청 무겁기 때문에... ^^


-특히, 이 장면을 괜히 넣은 게 아닌데... 이렇게 높낮이가 확실하게 존재하고

속성뿐 아니라 날씨 변화까지 고려해야 하는 등, 이 작품을 간만에 즐기면서 놀랐던 게...

이후에 나온 여러 택틱스 종류의 게임들 중에서 (물론 나름대로들 각자의 정체성은 있겠지만)

과연 시스템 면에서 이 게임에서 진보한 택틱스 게임이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라는 것.

 역시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걸작이란 게(몇년전 PSP로도 발매!)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랄까.


-게임도 기본 진행 자체도 훌륭하지만, 여러 숨겨진 요소나 노가다를 하게끔 유혹하는

매니아 요소 등등... 참 볼수록 대단하다.



-한글화는 안타깝게도 100%는 아니다. 본편 완성도는 정말 대단하지만...

아쉽게도 이렇게 본편 사이에 가끔 나오는 이벤트 대사들은 이런 식으로 깨져서 나온다.

하지만, 반대로 이런 장면들은 한글로 보고 본편은 깨져서 보거나 혹은 일어로 보라고 하면...

아마 거의 100% 지금과 같은 한글화 상황을 선택할 것 같은데? ^^



-간만에 플레이하면서 새삼 놀랐던 게, 바로 투석 즉 돌던지기의 위력인데...

 이 작품은 고저에 따른 강약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에 낮은 곳에 있는 고레벨 캐릭터가

높은 곳에 있는 저레벨 캐릭터를 공격할 경우 성공률이 100%로 나오더라도 택도 없이 실패하는 경우가

많고... 반대로, 높은 곳에 있는 저레벨 캐릭터는 낮은 곳의 고레벨 캐릭터도 보다 잘 맞출 수 있다.

 원래 활 쏘는 캐릭터가 강하다는 평을 듣는 게임이긴 한데, 여기에 고저차를 젖절히 맞춘다면

정말 무시무시한 학살극도 가능할 정도...

 그리고 여기서 바로 투석! 장거리 무기를 장비하지 않는 캐릭터라도 이무데서나 돌멩이를 주워서

던지는 장거리 공격은 할 수 있는데(반대로, 단거리 무기가 없는 장거리 캐릭터는, 단거리에선 때리기로

공격이 가능... ^^;;;) 이게 캐릭터의 능력치나 레벨, 그리고 지형의 고저차에 따라서 상당한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경우에는 돌멩이를 던지는 게 아니라 무슨 운석 떨어지나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을 정도... ^^

 특히 재미있는 게, 이동거리나 단거리 무기는 범위가 철썩같이 정해져 있지만,

장거리 무기들은 여유가 있는 편으로... 장소만 적당하면 공격 범위에서 몇칸씩 떨어져 있는 곳도

활이고 돌이고 펑펑 맞춰댄다. 반대로, 장소가 안 맞으면(주로 고저차) 최고 능력자의 최고의 장거리 무기도

아무 소용이 없지만...



-사실, 본편의 한글화가 아주 훌륭한 수준이라 단점들이 더 크게 다가오는 건지도 모르겠다.

 워렌의 리포트라는 것으로, 게임 진행에 있어서 여러 정보나 숨은 요소의 등장 등

게임을 즐기는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메뉴인데... 이렇게 어느 정도는 한글로 표시가 되지만...



-정작 본 내용으로 들어가면 이런... ^^;;;


-암튼 이것도 한글롬이 버전이 여러개 있는 건지 몰라도,

옥에티라고 하기엔 눈물 겹도록 안타깝다. T T


-시험해 본 에뮬 상황들은 다음과 같다.

ZSNES - 옛날부터 쓰던거라 지금도 쓰는 에뮬인데, 한때 SFC 에뮬 발전의 선구자였지만

2007년 이후로 업데이트가 안 되는 지금은 골동품 중의 골동품... 특징이 무난한 게임들은 아주 잘 되지만

특별한 게임들은 안 된다. 아쉽게도, 이 택틱스 오우거가 거기에 들어가는데...

 한글판은 구동 자체가 불가능.

 일본판은 그래픽 설정을 손봐야 메뉴 등의 진행이 가능하고 그나마 일부 에러는 감수해야 한다.

SNES9X - ZSNES와 함께 SFC 에뮬의 대표주자. 여러 이유로 난 사용하지 않는다.

한글판도 일본판도 다 돌아가는 듯...

SNESGT - 화면도 사운드도 모두 좋은 에뮬로, 이번에 알게 되었다. 바로, 택틱스 오우거를

돌리기 위해서! 아무 문제없이 잘 돌아가며 에뮬레이트 품질이 아주 좋다. 단, 편의적인 면에선

좀 부족한 느낌이고 특히나 치트 기능이 없는 에뮬이라, 이 에뮬로 게임을 즐기려면 치트는

포기하던가 아니면 직접 에디트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주소나 값을 찾아 고쳐야 한다.













-역시 나같은 구세대 한국인에게는 닥치고 한글이닷! ^^









***제작진에서 일부러 그렇게 한건지, 이 택틱스 오우거는 좀 특이하게 프로그래밍 설계가

되어 있는 듯 하다. 대표적으로, 다른 게임들처럼 아이템들이 아이템란에 따로 보관되는 게 아니라,

특이한 아이템 메뉴를 사용하고 있는 방식인데... 실제 메모리에 저장되는 방식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우르르 옮겨 다니는 듯하다. 덕분에,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일단, 이런 상황은 아무래도 이 게임을 치팅해서 즐기려는 사람들을 막기 위해 일부러 준비한

것같다는 생각이 드는 게... 게임을 즐기다가 어떤 상황에서 특수한 메세지가 나오도록 되어

있다는 점인데...

 이 게임은 치트 등으로 아이템을 고치다 보면, 맵 플레이에서 움직이는 차례만 되면 마음이 좁은

사람들이란 Check 메세지가 나와서 플레이를 못 할 정도로 귀찮아지는 에러가 생기는데,

[ なんとのせまい方たちなのだ。] 그렇기에 치트를 하는 사람들 즉, 치트 등으로

게임의 진짜 맛을 느끼지 못할 사람들을 구제하려는 의도였나싶기도 한데, 여기서 중요한 문제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게임의 아이템 저장 방식은 일반 게임과 좀 다른데... 이게 무절제한

치팅을 차단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치팅을 하지 않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

 진행에 따라선 치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아이템 주소가 꼬여서 이런 메세지가 나올 수 있다. -.-;;;

 실제로, 인터넷을 찾아 보면 이 메세지가 뭐냐는 질문이 상당히 다양한 곳에서 나오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던 것... 심지어, 이런 방식은 다른 기종에도 그대로 적용했는지 SFC 외에 다른

기종으로 이식된 작품에서도 같은 문제가 나온다.

 해결 방법은 그래서 기술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아이템을 살펴서 숫자가 이상하게 뜨는 놈이

있으면 그 아이템을 아예 삭제하거나 또는 전체 아이템 종류 숫자를 줄일 수 있도록 필요없는

아이템을 강제로 삭제하거나, 또는 아이템별로 소유한 숫자를 줄인다던가 등등... 어쨌거나,

어떻게든 아이템 종류와 숫자를 줄이면 된다, 수상해 보이는 놈들 위주로 하면 더 좋고.

 암튼 간에, 택틱스 오우거와 관련된 유명한 에러다. 심지어 다른 기종들에서까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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