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무척 낭만으로 남아 있던 게임의 시대,
슈퍼패미콤, 메가드라이브, PC엔진이 치고 박고 하던 그 시절...
그때에는 직접 플레이를 못 하고 게임잡지 등의 분석으로 대리만족을 하다가,
나중에서야 게임CD를 구입해 플레이 했던 게임으로
PC엔진의 천사의 시 2 - 타천사의 선택 (天使の詩 2 - 堕天使の選択)이 있다.
1993년 발매니... 하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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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이 시절 게임기의 게임 CD들은 경우에 따라서 재미있는 활용도 가능하다. ^^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바로 이 작품...
표지 그림은 일종의 성화식 연출로, 실제 게임 내에서 저런 느낌의
일러스트가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
-바로 이게 본편의 디자인...
로도스도전기, 천공의 에스카플로네 등으로 유명한 유우키 노부테루 디자인.
여담으로,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저때에는 작품이 어느 포맷이냐 따라 애초에
디자인 방향을 좀 다르게 잡는다고 한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의 디자인을 맡을 경우, 동화를 만드는 수고를 감안해
(그리고 디자이너 본인이 콘티 등을 만들기도 해야 하니... ^^) 복잡한 장식이나
특이한 구조의 복식, 장비 등은 지양을 하고...
반대로 게임 등의 디자인을 맡을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그렇게 동화를 만들 일이 없고,
소수의 일러스트에만 집중하면 되기에 반대로 좀 더 적극적으로 복잡하고 특이한
그런 디자인을 활용한다고... ^^
-캬 추억의 PC엔진 패드!
이 당시만 해도 게임들의 설명서는 정말 설명서였다.
게임 잡지의 분석 같은 내용은 거의 없어도, 이렇게 아주 자세하게 조작과 진행에 대해선
설명을 해주고 있다.
-암튼... 이 때의 소위 비주얼씬이란 것은 동영상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그래서 동영상이라 안 하고 비주얼씬이라고 불렀는데...
-아직 동영상에 대한 포맷도 제대로 정립, 사용이 안 되었을 시절이고
게임기 자체의 성능도 성능이라... 이때 저렇게 동영상 비슷한 효과를 내는
비주얼씬이라는 건, 적당히 화면을 띄우고 스프라이트 효과를 이용해 움직임의
눈속임 효과를 내는... 그런 정도에 불과 했으나, 당시에는 그런 정도만 되어도
그 효용은 정말 엄청났다.
당시 대용량(!) CD-ROM을 활용한 PC 엔진의 게임들은 특히나 그걸로 유명했고...
미소녀 그림 하나 보기 어렵던 시절에, 저렇게 만날 수 있는 게임 화면들은 정말
그 위력이 대단했다. ^^
-이걸 단적으로 알 수 있는 게, 바로 비디오 CD의 재생인데...
SFC, MD, PC엔진 다음의 차세대 게임기였던 플스 시대에 와서도
게임기에서 자체적으로 구현하는 수준을 넘어서, 공식적인 동영상의 재생은
쉽지 않았다.
새턴 퍼펙트 카탈로그에 나온 주변 기기 페이지인데... 보다시피, DVD나 블루레이도 아니고
비디오 CD를 재생하기 위해서 따로 재생용 기기를 부착해야 할 정도...
지금 기준에서야 비디오 CD 같은 포맷이 무슨 가치가 있겠냐 싶겠지만,
당시라면 얘기가 달랐다. VHS 시절에는 그 자체로 디지털 비디오의 효용이 있었고... PC에서 본격적인 멀티미디어 발전이 이뤄지기 전에는 사실상 고화질 고품질의
동영상 감상 방법이었다. PC조차 펜티엄의 시대로 넘어가기 전에는,
소위 MPEG보드라는 영상 장비가 없으면 제대로 재생조차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암튼, 그런 새턴보다도 더 전의 게임기 시대다 보니...
비주얼씬의 구현은 동영상을 재생하는 게 아니라, 화면에 적당한 연출을 하고
밑에 자막을 넣던가 CD 포맷의 음성을 넣던가 하는 식이었는데...
바로 여기서, 이런 과거의 게임 CD들의 색다른 활용이 가능하다. ^^
-따로 특수한 포맷이나 독자적인 특이한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한,
음성 지원의 PC엔진 CD롬 게임들은 CD의 구성이
경고음 트랙 - 데이터 트랙 - CD 트랙1 - CD 트랙2.... 이런 식으로 간다.
CD플레이어 등에 넣고 2번의 데이터 트랙의 재생만 주의한 채(기본적으로
굉장히 귀에 거슬리는 소리가 나오고, 때때로 엄청난 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보통 기계를 망가뜨리니 재생하지 말라고 되어 있는 그런 타입... ^^) 트랙 3번부터
재생을 시키면... 그 자체로 일반 오디오 트랙이라 재생이 된다.
-이때는 굉장히 정직하고 단순하게 데이터를 배열하던 시기라서,
작품의 진행에 맞게 오디오 트랙이 수록이 되어 있다. 초반 BGM 몇개 이어지고
다음에 대사 트랙이 나온다던가 하는 식으로...
즉, 이렇게 오디오 트랙을 재생하고 있으면, 마치 게임을 진행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뭐랄까, 마치 과거의 소위 드라마 CD를 듣는 느낌?
-이 천사의시 2는 그런 점에서 아주 모범적이라... 환상적인 오프닝 BGM부터 시작해서
도입부 배경들을 이미지로 떠올리게 해주는 음악들이 이어지고, 게임 진행을 위한
이어지는 사건들마다 성우들을 기용한 대화 장면들이 이어진다. CD플레이어에 넣고
돌리고 있으면... 마치 게임을 하는 것처럼, 마치 드라마 CD를 듣는 것 같은 그런
느낌에 빠지게 된다.
넋이 나가게 만드는 환상적인 오프닝 음악을 지나, 마을의 BGM, 에우리케 꽃을
찾으려다가 위험에 빠지고... 종교에 빠져 엇나가는 친구, 전작과 연결되는
캐릭터들의 등장, 라스트 보스. 그리고 모든 게 정리된 후 다시금 에우리케 꽃을
찾으러 가는 마무리까지... 마치 드라마 CF를 틀어 놓은 듯, 라디오 드라마를 듣는 듯
그런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 ^^
-아재들에겐 의외로 꽤나 매력이 있을 수 있다.
아재들이라면 옛날에 라디오 같은 거 많이 들었을 테고, 거기에는 라디오 드라마라는 게
유행하던 시절이 있었으니까. 뭐, 비디오도 없던 시절에는 만화 영화 같은 것들도
그렇게 오디오 부분을 카셋트 테입에 담아 팔기도 했었고... ^^
-그래서 가끔 추억에도 잠기고... 게임에 대한 즐거움도 일부 느껴 보고...
그런 용도로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
-단지, BGM만 CD 트랙으로 수록이 되고 음성 트랙이 없으면 효과가 떨어지고,
음성은 아예 없고 BGM도 CD 트랙이 아니라 내부 음원으로 출력하게 되어 있는 게임이면
아예 사용할 수 없기도 하다.
그래서, 아주 일부의 게임에만 적용할 수 있는 제한적 즐거움인데...
사실 뭐 PC엔진 슈퍼 CD-ROM 게임들이라면 많이들 해당이 되어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다. ^^
-암튼... 이렇게 물리 매체, 내 손안의 물질이 존재한다는 건
역시나 좋은 일이다. 물질만능주의 만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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