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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던전 같지 않은 이상한 던전 - 톨네코의 대모험3 어드밴스 (トルネコの大冒険3Advance)

베리알 2013. 10. 21. 10:56



톨네코의 대모험3 어드밴스

(トルネコの大冒険3Advance)



  간만에 톨네코의 대모험2를 달려 주었기에, 연속으로 이어서 해 본 톨네코의 대모험3...

 일단 겉보기로는 3D로 만들어져 전혀 다르게 느껴졌던 PS2판(맞나?)과 달리,

훨씬 더 톨네코의 대모험같이 느껴지긴 하는데... 내용물은 너무나 실망스럽다.

 PS2판을 그냥 형태만 2D로 옮겨오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 아니면 애초부터 방향을 잘못 잡고

만들어진 건지 모르겠지만... 내 기준에선 이건 정말 이상한 던전이 아닌 것 같다.


 풍래의 시렌도 근래 시리즈들이 난이도 하락이라던가 기타 여러 요소들로 인해서 풍래의 시렌이

아니라는 평을 받던 녀석들도 있던 걸 보면... 춘소프트가 변한 건지, 아니면 춘소프트보다 외부의 입김이

더 작용한 건지 암튼 근래 나오는 이상한 던전들은 참 괴상해 진 것 같다.


 무려, 톨네코의 대모험이 새로운 작품이 나왔었는데도 의외로 조용하게, 그리고 얼마 안 되는 평들도

혹평이 많았던 게 괜한 게 아니었다. 나로선, 대실망.





[ 이미지의 저작권은 스퀘어에닉스에 있습니다 ]

-타이틀 화면부터 뭔가 좀 느낌이 다르긴 하다.

 바다가 보인다라니... 이번에는 무대가 훨씬 더 넓어지려나? 대충 그렇다.


-이번 작품은 비교적 한정되어 있던 전작과 달리, 마치 보통의 RPG들처럼 (월드맵 같지 않은) 월드맵이

있을 정도로 분위기가 대폭 달라져 있다.



-일단 시작부터가, 배를 타고 가던 톨네코 가족이 재난을 만나 열대 지방 느낌의 어떤 섬에 구조되고,

그로 인해 그 섬에서 모험을 하게 된다는 건데...

 분위기 자체가 이미 완전히 달라졌기에 요것만으로도 살짝 마음에 안 드는 느낌...

 그런데, 그런 첫인상이 빗나가지 않았다.



-이번 톨네코의 대모험3는 한마디로... 이상한 던전의 느낌은 줄이고, 보통의 RPG 느낌을 늘렸다랄까.

 

-시작부터 이런 동료를 "강제로" 데리고 다녀야 하는 것도 그렇고,

(신경 안 써도 되는 기존의 NPC와는 달리, 이쪽은 나름대로 공격도 하고 피해도 입고 분명히

하나의 파티원 성격이다. 죽으면 게임오버였던가 그렇다. 그래서 챙겨야 할 게 많다)


-하드웨어의 한계인지, 오토맵핑을 특정 버튼으로 별도의 화면으로 불러내야 하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게임 화면에 겹쳐지게 설정해 놓았다.

 나름대로 on/Off도 가능하고, 저런 타입이 아니라 메쉬타입도 고를 수 있는 등, 신경을 쓴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그렇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난 번에 별도의 화면으로 설정한 게 하드웨어의

한계탓인가싶던 짐작을 확인해 주듯, 미묘하게 플레이에 압박을 주는 느낌이 드는데다가,

이번 작에 등장하는 새로운 던전 배경 중에는 저 지도와 겹쳐져서 안 보이게 만드는 경우도 등장...

(메쉬타입은 화면을 너무 가려서... -.-;;;)

 여러모로, 기대만큼 효용성이 없다.



-근래의 풍래의 시렌 중에 지나친 난이도 하락이 비판의 주된 원인이었던 것처럼(?),

이 톨네코의 대모험3도 지나친 배려로 인해서 기존의 맛이 대거 부패(!)해 버렸다.


-기존에 던전의 긴장감을 주던 시야 제한이 보는 것처럼 엄-청나게 넓어져서 의미가 없는데다가

(길이로는 그저 한칸씩 더 늘어났을 뿐이지만, 면적을 보면 체감은 3배 정도로 늘어난...),

이번 작품은 던전을 내려가는 경우가 적고, 지상의 구조물을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서 이런 무늬만

압박인 시야제한을 만날 기회가 무척 적어졌다. 그나마, 내려가는 던전들조차 이런 압박이 적용되는

곳이 적으니, 결과적으로 던전을 모험하는 긴장감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거세되었다.


-진행 자체 방법도 달라졌다. 던전을 나오면 레벨이 1이 되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데다가

사실상 몇층 정도마다 중간 중간 친절한 세이브 포인트들이 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적당히 던전을 구분해서 다음 던전으로 갈 때마다 나오는 세이브 포인트와 상점들...

 쓰잘데기 없는 과잉 배려심으로 인해, 이상한 던전이 가지는 매력들이 싸그리 실종된 것 같다.



-보는 것처럼, 몬스터가 갑자기 튀어나올 환경도 아니고, 튀어나와봐야 미리부터 다 보이는지라

별 긴장감이 없다. 이상한 던전이 가지는 장점들이라는 게 대부분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유도하는

것들인데... 이번 톨네코의 대모험3는 그런 긴장감을 대부분 삭제 축소해 버렸다.



-기존의 장점들이 대거 사라진 상황에서, 그럼 새로 추가된 요소들은 장점이 될까...하면 그것도 아니다.


-초중반까지 강제로 데리고 다녀야 하는 이 이네스는...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이상한 던전에는 이상한 던전 나름대로의 싸움 방식과 전술이 있는데, 이쪽에서 어떻게 구상을 하건 간에,

무조건 개돌로 몬스터에게 달려드는 이 미친 싸움광 같은 이네스의 존재는 몬스터보다 더 무섭다.


-시시때때로  몬스터들의 특수 공격이나 마법에 의해서 서로 맵의 이곳 저곳으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그럴 때도 제대로 서로 만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게 아니라, 아무렇게나 개돌이다.

 얘가 그냥 죽었으면 좋겠지만... 죽으면 게임오버라서 저 천방지축 싸움광을 보호하면 진행해야 한다.

 거추장스러운 동료 정도가 아니라, 세상물정 모르는 사장 따님의 낙하산. 미친다. -.-;;;



-짐짝 하나 달고 다닌 걸로 끝나는 것도 아니다.


-스토리가 진행이 되면, 톨네코의 아들이 포포로로 플레이를 해야 하는 부분들이 나오는데...

이게 정말 짜증만땅!


-여태까지 내가 해왔던 게임 이야기들에서 짐작을 할지 모르겠지만,

난 하나의 파티원으로서 싸우는 진짜 동료라면 모를까, 그 이상 신경 써야 하는 거추장스러운 동료나

조력자들은 KIN하는 주의인데... 이미 톨네코로 이네스를 모시고 다녀야 하는 것부터도 못 참겠는데,

이제 좀 혼자서 플레이를 할 수 있겠구나...싶은 이 포포로는 몬스터들을 동료로 만들어 달고 다녀야 한다!


-포포로의 특수 능력이 몬스터들을 꼬시는(...) 것인지라, 몬스터들을 꼬셔서 무슨 리치가 유령들 주르르

달고 다니는 것처럼 뒤에 달고 다니게 된다. 보는 것만으로도 짜증...


-그럼 그걸 안 하면 되지 않나?...싶은데, 그러면 플레이 자체가 어려워...진다기보다 짜증난다!

 따로 방어구가 필요없을 것처럼 보이는 자체 방어막인 피하지방으로 무장한 톨네코는 방패를 장비하는데,

아빠와 달리 빌빌한 꼬맹이에 불과한 이 아들 포포로는 방패 장비가 불가!

 다양한 방어구나 능력치 없이, 공격력은 무기 방어력은 방패로 그만인 이 게임의 시스템상,

소위 말하는 종잇장 장갑 수준이 아니라, 맨몸으로 몬스터들의 공격을 맞아야 한다.

 몇방 맞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죽어 버리는 귀하신 몸이다. -.-;;;


-정말로 그렇게 설정이 되어 있는지 몰라도... 방어구로 인한 방어력 수치 이외에,

톨네코와 포포로의 자체적인 방어력 수치가 있는 것 같고, 이 수치는 당연히 톨네코는 높고 포포로는

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같은 맨몸이라도 포포로가 훨씬 더 데미지를 입는 듯한 기분이 든다.

 한마디로, 엄청 짜증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는 것... 사람들이 괜히 포포로 플레이에 대해서

성토하던 게 아니었다. 그냥 다른 캐릭터로 일부 진행을 해야 한다는 정도가 아니었던 것.


-거기다가... 스토리 전개는 드래곤 퀘스트5 즉 DQ5에서 주인공과 주인공 아이들의 관계를 따온 듯한

부분도 있어서, 클라이막스가 되어야할 부분에서 뭐여 이게 에닉스에서 압력이라도 넣었나?

뭔 재탕이여...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니, 여러모로 마이너스.


-암튼 간에... 기존의 매력들은 대거 삭제, 추가된 요소들은 실망을 넘어서 분노 자극...

 플레이 내내 이게 정말 이상한 던전이냐!...를 외치며 열 받는다.


-그외에도 미묘한 변화가 많이 있긴 하다.

무기와 방패에 특수 능력을 마음대로 합성할 수 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무기에 합성할 수 있는

능력의 갯수를 제한해 놓았고, 대신 반지의 합성을 가능케 해서 플레이 전략 자체가 좀 달라졌다.

 그외에 능력 발동이나 적용 등도 미묘한 차이가 있어서 전작 느낌만 가지고 플레이하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 뭐, 이런건 그냥 다음 시리즈라서 차이를 뒀다고 하면 그만인 부분이니까.



-암튼... 정말로 얘네들이 만들었나???...싶은, 아주 재미없고 지겨운 게임이었다.

 춘소프트에서 만든 게 아니라, 그냥 소프트 팔아 먹을 시리즈 하나를 에닉스에서 억지로 만든거라고

얘기해 달라고 절규하고 싶을 정도...


-사람에 따라선 톨네코의 대모험3의 변화들이 좋은 사람도 있겠지만... 난 정말 아니었다.

 이건 이미 이상한 던전 시리즈가 아니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다.

 굳이 말한다고 하면, 톨네코의 대모험 외전 이상한RPG...랄까. 이런 작품이 이상한 던전 시리즈로

나왔다는 현실 자체를 부정하고 싶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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