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이번엔 정치 영화로 돌아온 헤라클레스 - 허큘리스 (Hercules, 2014)

베리알 2014. 8. 6. 13:56



[ 허큘리스 (Hercules, 2014) ]

 유명한 아이콘인 헤라클레스를 소재로 한 영화가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나왔는데...

한발 먼저 나온 헤라클레스 레전드 비긴즈가 따끈따끈한 최신작 주제에 전설의 망작 대열에

올라버리는 기염을 토해낸 덕분인지, 한발 늦게 개봉하는 녀석은 영화 이름을 아예

한국에서 사랑받았던 그래픽 카드 이름영어식 발음인 허큘리스로 해서 개봉을 했다.


 음... 일단 두 영화 다 헤라클레스를 소재로 하고 있으면서도 성격이 완전히 다르다.

 헤레비가 이도 저도 아닌 막장치정극(...)이었다면, 이 허큘리스는 뜻밖의 정치 드라마!

 두 작품의 공통점이라면, 둘다 헤라클레스 같지 않은 헤라클레스가 주인공으로 나온다는 거...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영화를 보기 전이라면 이 포스터가 별반 의미가 없는데,

영화를 보고 나면(사실은 뭐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 바로...) 저 아무도 몰랐던 진짜 남자 이야기라는

말을 왜 붙여 놓았는지 알게 된다.

 이 영화는 분명히 헤라클레스라는 신화 속 영웅이 주인공으로 나오고 있는데... 우리가 아는 그 신화의

헤라클레스와는 뭔가 달라도 많이 다르다. 제우스의 아들이자 최강의 힘을 가진 근육바보천하장사라는

신화 속 헤라클레스와 달리, 영화의 헤라클레스 아니 허큘리스는 어떻게 보면 헤라클레스 이름을 팔아

사기를 치는 듯한 느낌이 나는... 그런 인물이다. 헤라클레스는 분명히 맞는데 말이다. ^^



-내가 헤라클레스라는 인물이 주인공인 영화에 기대하는 건 이런 거였다.

 엄청난 힘을 지닌 헤라클레스가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치고 박고 싸우는 것!



-가장 위대한 신의 아들이지만 반신반인의 필멸자의 몸이라는 딜레마를 안고,

괴물들 속을 헤집고 다니고, 불길 속을 헤쳐나가는 그런 영화...


-하지만, 이번에 나온 헤라클레스 영화들은 하나같이 (재미있고 없고를 떠나서) 나의 그런 기대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영화들이다. 이 작품에서도 물론 강력한 인간이긴 하지만 그건 그냥 아무 인간이나

데려다 놓고 주인공 보정만 넣으면 그만인 수준.

 모처럼 헤라클레스 영화들이 나온다고 해서... 이 신화 속 최강의 힘을 가졌다는 데미갓의 활약을

기대했건만, 하나같이 애초부터 그런 건 의도하지도 않았나 보다.

 솔직한 내 심정으로는, 곰을 날려 별자리를 만들어 버리던 그 옛날의 헤라클레스 영화가 그리웠다.

아, 물론 단순히 내가 기다리던 헤라클레스...라는 측면에서 본다면의 얘기다.



-겉으로는 제우스의 아들인 헤라클레스인 것처럼 행세하고 있고,

실제로도 그의 미션 임파서블 과업들을 달성해 놓고는 있지만... 이 영화에서의 헤라클레스는

이런 파티원(왼쪽부터 광전사, 궁수, 주인공 파이터, 음유시인, 단검사, 창술사)들이 모인 팀의

이름이 허큘리스라고 해도 될 정도로, 허큘리스는 그냥 힘 좀 센 양민이고 동료들은 필수다.



-물론, 아무리 헤라클레스의 이름과는 격이 안 맞는다고 해도,

주인공은 역시 괴력의 인간이란 건 사실이긴 한데... ^^;;;


-원래 인간사라는 건 어디서든 정치와는 떼어놓을 수 없는 게 진실이긴 하다.

 각종 신화들은 단순히 옛날 이야기나 판타지 소설이 아니라, 그런 이야기가 발생된 정치적인 이유가 있고,

그런 이야기가 변질되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고, 그런 이야기가 전해지거나 사라지는 정치적인 이유가 있다.

 그리스 신화 역시 마찬가지. 그중에서도, 헤라클레스 이야기는 굉장히 정치적인 이야기다.

 이미 탄생부터가 그렇고, 그의 성장 과정이나 업적 등을 봐도 그렇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표현의 자유도 어마어마해진 이 시대에 와서,

꼭 이런 정치적인 헤라클레스를 봐야 할까?


-거듭 강조하지만, 이 영화는 그리스 신화의 데미갓 초인 헤라클레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리스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정치 드라마(...처럼 안 보일 수는 있지만. ^^;;;)라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정치 드라마다.

 게다가, 그 이야기는 지나치게 뻔하게 전개되는 것도 문제라면 문제인데... 그냥 흘러가는 흐름이나,

캐릭터를 맡은 배우를 보면 대충 어떻게 전개될 지 훤히 보인다. 신화가 아니라 아주 정치적인 이야기로

흘러가면서도 한치 앞이 훤히 보이는 너무 뻔한 영화. 게다가, 짧은 러닝 타임에 맞추려다 보니

무리하게 넘어가는 부분도 한둘이 아니고...


-신화 속의 초인 헤라클레스를 기대한다면 안 맞을 가능성이 높을지도 모르겠지만,

신화 속의 붕 뜬 데미갓 헤라클레스가 아니라 인간들의 세상에서 사는 헤라클레스라는 용병집단이라는

본질을 파악하고 본다면 나름의 의미가 있을지도.

 뭐, 일단 신화 속의 헤라클레스가 아닌, 인간 허큘리스의 활약이라는 점은

그 자체로 영화의 장점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영화가 끝난 직후, 영화 초반에 이미지로 언급되던 헤라클레스의 이런 동물 박해(!) 장면들의 진실이

나오니 여기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놓치지 마시길. ^^





-어찌 보면 이 영화는 이런 영화들의 헤라클레스 버젼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유명한 인물, 거의 신화적인 인물이 알고보니 우연이나 뽀록, 과대포장, 선전 등으로 그렇게

이미 메이킹되었거나 혹은 중요 인물을 닮은 평범한 사람이 그 중요 인물을 대신하며 우연인듯 아닌듯

엄청난 일들을 해결해 가는 그런 스토리?

















*** 잡설 ***

-쿠키 없음

-아무래도 이 영화 삭제를 너무한 게 아닐까?

 개봉 전에 호날두 여친 이리나 샤크(Irina Shayk)나 모델 바바라 팔빈(Barbara Palvin) 등이

출연한다고 해서 마초 영화에 이런 미녀들이 나오니 뭔가 있을 것 같다는 미끼를 던지는데...

현실은 진짜 무시무시하다. 둘다 뭐 사실상 얼굴만 한두번 나오고 끝.

 그나마 이리나 샤크는 허큘리스 마누라라는 캐릭터라도 확실한데, 바바라 팔빈 쪽은

진짜 얼굴만 지나가는 단역에 불과하다. imdb에 나온 이름을 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온 마이너 인물의

이름을 따온 듯 한데... 암튼, 영화에선 아마 허큘리스를 갈구는 왕과 관계가 있을 듯 하다. 아마 여동생?

그래서 허큘리스 가족의 비극이 그냥 그렇게 일어난 게 아니라, 그 전에 이 바바라 팔빈 캐릭터가

허큘리스에게 추파를 던졌는데 거절당한다던가 하는 식으로 뭔가 이 극장판에서는 편집된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이리나 샤크나 바바라 팔빈은 확실히 눈에 확 띈다.

 특히, 나름대로 중요 캐릭터로 나오는 이리나 샤크는 그렇다쳐도, 바바라 팔빈은 진짜로 지나가는

얼굴 단역 수준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스쳐가는 장면에서조차 탄성이 나오니... ^^


-헤라클레스 엄마는 그나마 노브라 신공을...


-예고편 등에서 동물잠옷을 걸친 듯한 모습이 좀 웃겼던 드웨인 존슨인데...

실제 영화에선 나름대로 어울리기도 하고 역시나 헤라클레스라는 캐릭터의 존재감은

헤레비의 켈란 루츠에 비할 수 없다.


-요즘 특수효과 기술이면... 신화 속 그 무시무시한 괴물들과 천지를 진동하며 싸우는

헤라클레스의 액션 만들 수 있지 않나? 도대체 왜 이렇게 빌빌한 인간 측면만 내세우는지 -.-;;;


-말많은 악당은 역시 안 된다.


-알고 보니 만화 원작?


-사실 따지고 들면 지는 영화. 무리수가 너무 많다. -.-;;;













[ 허큘리스 (Hercules, 2014) ]

< 영화>

장점 - 헤라클레스 레전드 비긴즈와는 다른, 나름대로 정체성은 확실한 액션 정치 드라마

단점 - 난 진짜 헤라클레스가 보고 싶다고!!! --+

/ 이럴 거면 바바라 팔빈은 왜 캐스팅한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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