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제목부터도 흥미로울 수 밖에 없는데다가, 뒷면에 써진 내용 소개를 보면 흥미를 넘어서
살짝 경악스럽기까지 한데... 옮겨보자면 이렇다. [...아들보다 어린 여자와 사랑에 빠진
미스터 판타스틱, 변태적인 쾌락을 즐기는 양성애자 배트맨, 사랑하는 사람의
몸으로 변해 몸을 탐닉하는 미스틱... ]
뭐랄까, 정말로 DC나 마블에서 가만 있었을까, 허가를 내줬을까 싶은 이 막장 상황들은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결과물은 아주 순화해서 말하자면 시간낭비였다.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너무 너무 너무 실망한 책이라 딱히 길게 쓰고 싶지도 않다.
이 작품이 정말 유럽에서 화제의 베스트셀러라면, 그저 수퍼히어로들의 은밀한 라이프를
어떻게 묘사했을까에 대한 궁금증 덕분이 아니었을까.
-이 작품은 생각할수록 재미도 없고 불쾌하다.
(허가를 받았는지 정말 의문인데...) 수퍼히어로들을 변태로까지 만들었던 것에 대해서
어떤 목적 혹은 만족할 결과물이 있으면 또 모르겠는데, 이 책은 그저 황색 언론이나 똑같다.
이야기는 복선도 없고 어떤 줄기도 없고 어떤 결말도 없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찌라시가
팔리기를 기대하며 자극적인 제목과 사진으로 사람들을 낚는 것과 똑같다.
히어로들을 왜 그렇게까지 망가뜨려야 했는지에 대한 얘기도 없고, 그렇다고 일련의
사건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위해 조합되어 가는 것도 아니고, 아무렇지 않게 흩어져 있던
퍼즐 조각들이 합체하는 것도 아니고... 암튼 참 황당할 지경이다.
-그래도 이야기가 진행이 되면서 앞서 나왔던 이야기들과 절묘하게 합쳐져 가거나,
앞에서 뭔가 복선이 있었겠지...하면서, 그래도 일단 책을 잡았으니 끝까지 가자는 심정으로
고통스럽게(!) 계속 봤는데... 그런 거 없었다. 그냥 그렇게 이도 저도 아닌 난장만 벌이다가
뭐여 이게~하면서 끝난다. 아 놔, 정말 완전 시간낭비! --+
-주된 등장 히어로들로 저런 유명한 히어로들이 나오긴 하지만, 그외에도 노쇠해서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수퍼맨 등 다른 히어로들도 언급된다. DC와 마블을 넘나들며.
-그렇다고 뒷면에 써진 르 피가로의 평이 와닿는 것도 아니다.
르 피가로의 평에 보면 이 소설은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되어 있는데... 분명히 나이를 먹는 게 얼마나 서글픈지는 느낄 수 있지만,
그런건 굳이 이런 책을 비싼 돈 주고 사서 시간과 노력을 들여가며 알아야할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지 않는가. 하루 하루, 한 시간 한 시간, 1분 1분... 지금 흘러가는 시간만으로도
나이를 먹는다는 게 얼마나 서글픈지 더 이상 알고 싶지 않을 정도로 느껴지는 괴로운
현실 속에 살고 있으면서, 이런 책까지 읽어가며 그걸 또 확인해야 하나? -.-;;;
-수퍼 히어로를 소재로, 그들의 은밀한 에로틱 라이프를 소재로 해서 이런 시간낭비밖에
못 만들어낸 것에 대해 참 울화가 치밀 지경.
수퍼 히어로의 은밀한 라이프에 대해선 차라리 영화 겁나는 여친의 완벽한 비밀 쪽이
훨씬 낫고 재미도 있다.
이 책을 보면서... 새삼 마블과 DC의 작가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지 확인한 것 같다.
-아니, 정말 솔직히 내 느낌을 말하자면 이 작품은 패러디 야설이나 패러디 포X노 무비만도 못 하다.
쓰레기 수준의 자원 낭비들도 많지만, 괜찮은 패러디 작품들은 원작의 개성도 살리고
의외의 기발함도 보여주고, 화끈한 H 표현 등등 시간낭비는 커녕 흥미진진한 작품을
만났다는 생각을 들게 하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기본 컨셉은 그런 패러디 작품들과 별 다를 바 없는 것 같은 출발점인데,
내용도 없고 기발함도 없고 그렇다고 불끈 서게 만드는 H 표현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암튼, 오랜 만에 만난 절대 비추의 책이다.
수퍼 히어로 팬들이라면 호기심보단 불쾌감을 느끼기 쉬운 설정을 해놓고는
그걸 상쇄하거나 넘어설 무언가가 없다. 정말 실망스럽다.
-초판 1쇄라 그런지 오타도 있던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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