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오렌지로드III의 추억, 그리고 가장 좋아하는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 - 러프 (ROUGH - ラフ)

베리알 2014. 7. 19. 13:49



 요즘 젊은 사람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이 좀 되는 분들이라면 설사 만화를 즐겨 보지 않았다고

해도 이름은 들어 보았을 아다치 미츠루(あだち充).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보니, 워낙에 다작을 이뤄낸 작가이지만,

놀랍게도 작품들 간에 호불호는 있을지언덩 이상하게 맛이 가거나 하는 일 없이,

대체로 아다치 스타일(!)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놀랍낟.


 대표작으로는 둘중 뭘 뽑아야할지 갈등은 있을지언정 대체로 터치와 H2를 꼽지만,

그렇게 대답하고도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 중에서 뭘 가장 좋아하냐고 물으면 러프라고

대답하는 사람들을 의외로 많이 만나볼 수 있는데... 나 역시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이라면

터치나 H2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라면 단연 러프를 꼽는다.

 이유는... 글세? (^^)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이것이 몇년 전 나온 소장판.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이건 십년 전에 나온 판본.

(말이 십년전이지, 사실은 옛날에 나온 책을 재판해서 박스에 담아 판 물건)


-사실 예전 헨타이사마님의 말씀처럼 좀 서글픈 이야기이기도 한데,

이 작품은 해적판 시절에 나온 이후, 꾸준히 정식판이 나오고 있다.

IMF 이전에 갑자기 정식판들이 나오기 시작할 무렵에 나온 작품 중 하나이기도 하며,

이후로 저렇게 박스에 담긴 걸로 다시 나오기도 했고, 몇년 전에는 애장판까지...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이 잘 팔린다, 만화책이 그래도 팔리긴 팔린다...는 좋은 측면보단,

결국 특정 세대만이 이런 문화 상품에 돈을 지출한다는 걸 다시금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것 같아서

참 씁쓸하기도 하다.


-아마 90년대 즈음? 이때는 500원짜리 해적판들이 많이 나오던 시절이었는데

그중에 오렌지 로드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안 그렇다고는 못 하겠지만... 특히 영화판!)

이때 유행 중 하나가... 유명한 작품이 있으면 그 이름 엉뚱하게 이용해 먹는 것!

 오렌지 로드가 끝까지 나온 후에도, 이 500원짜리 오렌지 로드 시리즈는 계속되었는데,

바로 이어서 오렌지 로드II라는 작품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오렌지로드2? 기억하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아다치 미츠루의 미유키가 이렇게 소개가 되었었다.

 그리고, 오렌지로드II가 끝나고도 이 500원짜리 오렌지 로드 시리즈는 계속 되었는데,

오렌지로드III라는 이름으로 다시 이어지는 작품이 바로 러프!

 즉, 나는 러프라는 작품을 오렌지로드3라는 해괴망측한 이름으로 처음 접할 수 있었다. ^^


-이때 지인들 사이에선 각각의 시리즈(!)에 대해 평이 갈렸는데, 난 세가지 다 재미있게 봤지만

대체로 미유키가 가장 안 좋았고(아마, 지금보다 훨씬 보수적이고 아직 구시대의 정서이던 시절이라,

이런 파격적인 연애 결말에 대해 반감이 작용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본다), 오렌지 로드

이상의 반응을 누리던 게 바로 이 러프, 오렌지로드3였다.


-지금 생각하니 그냥 웃음만 나오던 추억... ^^


-암튼, 아직까진 아다치 미츠루의 작품 중에서 이만큼 매력을 느낀 작품은 없던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아마 앞으로도 그렇지 않을지.

 그럼 이 작품의 매력이 뭘까?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좋다(^^;;;)

 굳이 얘기를 하자면 패자(敗者)에 대한 배려를 제외하면 가장 완벽하다랄까.

 (히로인을 놓고 주인공과 혈투를 벌이던 라이벌이 패배한 후를 위해, 대타가 준비되거나

하는 경우가 나오는 작품들도 있긴 하니까. ^^;;;)


-어쨌거나... 애장판의 발매로, 미처 소장하지 못 했던 이 작품을 소장해 보고 또 보고

신나게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수납 박스 같은 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하지만

(사실 근래 나오는 애장판들은 말이 애장판이지, 그냥 절판된 책 다시 볼 수 있다는 의미인듯...),

나란히 책꽂이에 놓아 두면 물살을 가르며 수영하는 주인공 장면이 이어지는 게

제법 작품과 어울리면서... 이 더운 여름에 시원함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같다.


-과연 죽기 전에 이런(?) 작품을 다시 만나볼 수 있을까.

 진작에 찌들은 어른이 되어 버렸으니, 안될거야 아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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