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뻔해 보였지만 점점 의외의 재미를 주는 세기말 구세주 이야기 - 데드 프린세스 (Dead Princess)

베리알 2014. 6. 30. 17:10



  사실은 이런 작품이 있는지도 몰랐던 만화인데... 최근에 우연히 보게 되었고,

결국 최근에 나온 19권까지 모두 보게 되었다. 그 정도로 놀라운 흡입력을 가지는

대단한 그러나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었나?

...그건 아닐지도. (^^;;;)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이 작품의 1권 표지. 초미니 세라복을 입은 소녀가 살벌한 총을 들고 있는 이 표지는...

사실 아무 흥미도 끌지 못 했다. 못 그렸다는 건 아니지만, 이것만 보고는 그림체가 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

  그렇다고, 세라복 미소녀가 총을 휘두르건 말건 그건 그 자체로 내 흥미를 끄는 것도 아니다.


-이 작품을 보게 된 건 사실 우연하게, 근래 진행 중인 내용을 알게 되면서였다.

어찌 보면 이것도 뻔한 내용일 수 있는데... 이게 참 흥미로웠기에 일단 처음부터 보기 시작했고,

별반 새로울 게 없는 설정에 전개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기다리던(기대했던) 부분까지

오는데 별 어려움이 없던 걸 보면 뻔하지만 제법 볼만하게 만든 작품인 것도 같다.


-이 작품은 강력한 미련을 갖고 죽은 사람이 시귀(屍鬼 - 시카바네)로 변해 인간에게 해를 끼치자,

일본의 종교집단 광언종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한 괴물인 시귀를 상대하기 위해 역시 특정한 소질을

가진 죽은 자를 시희(屍姬 - 시카바네 히메 - Dead Princess)로 만들어, 한마디로 죽은 자를 가지고

죽은 자에 맞선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시귀와 시희라는 겉보기 포장을 벗어나면, 결국 괴물을 상대하기 위해 괴물을 이용한다거나 하는

패턴의 답습처럼 보이기도 하고 진행 과정도 그야말로 적당 적당하다. 배신자, 거대한 힘을 가진

적의 부활 낌새, 도움이 안 되는 아군 집단 지휘부, 결국 무슨 수를 써도 부활하는 거대한 악 등등.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내가 흥미를 가졌던 근래 내용까지 오는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즉, 나름대로 볼만하게 진행이 된다는 야그.


-어찌보면 그냥 소년지 이능물 내지 소년지 퇴마물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생각나는 이 작품의 장점을 들어 보자면 일단 허세가 없다고 할 수 있고(^^;;;),

파워 인플레 없이 적당한 밸런스로 진행이 된다는 점이다.

 분명히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거의 레벨이 정해져 있어서 강함의 차이가 뚜렷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꼭 파워업을 해야만 다음 단계를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근래까지 진행해 온 주인공들도 시시한 적에게 언제든 죽을 수도 있고... 강력해 보이는

적들도 나름대로의 약잠은 물론 비벼볼만한 구석들을 갖고 있다.

 그래서 좌절(훈련) - 파워업 - 빠샤...같은 뻔한 패턴에서 상당히 벗어난 채로,

또 파워 인플레를 위한 진행이 아닌, 진행을 위한 진행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 같다.


-현재까지 국내에 19권이 발매되었는데, 현재까진 이런 장점을 충실하게 지켜오는 편이다.

적어도 파워 인플레를 위한 진행 같은 어거지도 없고, 연재를 억지로 끌고 나가기 위한

억지 2부 같은 그런 것도 없다. 최소한 이 19권까지(아마 최소한으로 본다고 해도 앞으로

몇권 정도는 이대로 갈 것이다)는 제대로된 스토리가 진행이 된다.

 어느새 일상화된 소년지 만화의 왕도(...)에 질린 사람들에게는 이것만으로도 매력일 것이다. ^^





-최근에 국내에 정발된 19권...

 기존까지도 위에서 얘기한 장점으로 볼만하다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내게 있어서 이 작품에 대해 진정한 흥미를 느끼게 해 주는 게 바로 이 최근의

발행 분량으로... 17권의 마지막에, 절대의 악을 물리친 시점에서부터 시작되는 진짜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롭다.


-왜냐? 이 작품에 등장하는 초존재의 존채 자체가 매우 흥미롭기 때문인데...

그게 다름 아닌 세상의 끝에서 중생을 구원할, 세기말 구세주의 대명사, 세기말 구원의 신인

미륵불이기 때문이다!


-작품의 흥미를 깎아 먹지 않기 위해서 대강만 얘기한다면,

암튼 이 작품은 17권 마지막에서 소년지 만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그런 신이나 마왕,

요괴나 천사나 뭐 그런 흔한(?) 것들이 아니라, 그런 초월적인 존재를 등장시키고 있다.

 석가모니가 입적한 후, 50억년도 더 지난 후에야 세상에 내려온다는 미륵불이 어떻게 지금 현세에?

당연히, 그 이유는 본편에 설명된다. (^^)


-그동안 어설픈 구세주 코스프레나, 혹은 인간이 알고 있던 것과 다른 구원자 등등

여러가지 유형의 세기말 초월적 존재들의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 작품은 그래서 그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흥미롭다.

 그리고! 이 흥미로움을 단순히 흥미거리가 아니라 몰입감으로 바꿔주는 게 바로 이 미륵불인데...

절대적인 구원의 존재인 이 미륵불이 굉장히 기묘하게 그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부처의 모습이 아니라, 어찌 보면 이 세상의 진정한 악의 근원,

절대적인 악의 신이랄 수 있는 구약의 야훼를 연상케하는 모습도 보이고...

어찌 보면 이게 절대적인 보편신이 아니라 특정 종교의 신이 가지는 구원의 모습일지도 모르고,

암튼 이 미륵불의 현신을 꽤 재미있게 그려내고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 억지가 없다는 점이 참 강점이다.

 보통 어설픈 떡밥 아니면 되도 않는 억지 연장 등등... 대단한 강적이 나오고 깨지고,

더 대단한 강적이 나오고 깨지고 하는 소년지 패턴을 반복하기 위해서 이야기의 설정 같은 게

막 수정되고 어거지로 덧붙여지는 게 보통인 만화 세상에서... 이 작품은 시귀와 시희의 싸움에서

죽은 자들의 왕의 출현, 그리고 이 미륵불의 현신까지 그런 억지 없이 처음부터 제대로 이야기를

구상해 놓고 펼치고 있다고 생각될 만큼 무리없이 볼 수 있어서 참 좋다.

 그저 연장을 위한 연장, 억지, 파워 인플레 등등... 그딴 게 (아직은) 안 나와서 참 좋다.

 단, 무려 미륵불 정도의 존재가 등장한 이상... 이 이야기의 마무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이런 지금의 내 평가(!)가 바뀔 가능성은 있겠지만... 여태까지의 이야기를 보면 뭐 잘 이어나가던가

잘 마무리하던가 하지 않을까? (^^)


-어찌 보면 뻔한 소년지 패턴 같기도 하지만,

들여다볼수록 그 소년지 패턴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
















*** 잡설 ***

-그렇다고 이 작품에 허세 같은 게 0%라는 건 당연히 아니다.

더불어, 이야기 전개를 위해 무리하게 무뇌아(...)들이 나오는 부분들은 좀 아쉽긴 하지만,

그게 작품을 말아먹을 정도로 많이 흔하게 크게 나오는 것은 아니니 대강 납득.


-15세 이상만 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게 참 묘하다.

 표지 그림들을 보면 좀 위험스런 것들도 나오긴 하고... 실제로 본편에서 헐벗은 글래머걸들이

줄줄 나오기도 하고, 시귀들이 주요 인물급 여자를 붙잡으면 그냥 죽이는 경우도 있지만

무조건 뒷치기(!)를 시도한다는 것도 그렇고... 어찌 보면 꽤 위험스러워보이긴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게 감질나게 하는 정도에 그친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엉덩이밑이 드러나는 초미니를 입은 세라복 소녀가 난리를 피우는데도

팬티 노출은 무서울 정도로 피하는 등, 시귀에 의한 뒷치기(...) 같은 건 묘사하면서 실질적인

노출은 없다시피 하다. 참 이상한 밸런스다.

 15세 이상을 체감하는 건 그쪽보단 고어 쪽이다. 계속 재생되는  시귀와 시희의 싸움이라 그런지,

암튼 고어적인 표현은 상당한 편.

 난 뭐 고어적인 표현이 싫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좀 더 본격적으로 미소녀들이 헐벗는 쪽을

바라긴 하지만... ^^


-알고보니 이미 애니로도 나왔었다고... 평가는 Hell이던데? (^^;;;)


-석가모니 입적 후, 대략 57억년 있어야 온다는 미륵불... 이건 한마디로 오지 않겠다는 야그?

우리 태양계의 태양 수명은 100억년 정도로 보고 있는데, 이미 그 절반이 지나간 상황이다.

즉, 여기서 57억년이 지난 후라는 건 우리 태양계가 난장이 된 후라는 건데... 그런 상황에서

태양계 하나의 행성에 있는 생명체들이 미륵불이나 기다리며 살아 있을 수 있을까?

 일단 유의미한 인간의 문명이라고 해봐야 고작해야 몇천년에 불과할 뿐인데... 몇천년 정도야

태양에게는 스쳐가는 순간일지 몰라도 만년 천만년 억년 이렇게 가다보면 이제 얘기가 달라진다.

즉, 지금 우리는 태양을 언제나 저렇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머나먼 과거에는 지금과 달랐고,

앞으로도 달라질 것이다.

 고작해야 흑점 좀 폭발하는 것만으로도 난리가 나는 지구인데... 태양이 수명을 점점 다해가며

변해가는 환경에 과연 대처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그때 가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태양의 수명이 다하기 전부터 이미 그런 변화는 시작되니, 지구의 생명체 적어도 인간 문명의

종말은 그보다 훨씬 전부터 오게 될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인류가 지금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각종 초과학 기술을 점차 실현해서

태양을 제어하던가 우주로 진출하던가 등등 암튼 대비책을 세우지 못 하면 인간도 지구도 끝이라는 것.

 뭐, 지금의 인류 꼬라지를 보면 인류의 문명이 계속 발전을 못 하고 계속 가닥 리셋, 또 가다가 리셋,

뭐 이정도면 다행이고 그냥 태양이고 자시고 걱정하기 전에 다 멸망해버릴 가능성도 커보이니,

전혀 생각할 필요도 없는 절대적인 미래의 이야기이긴 하지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