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추억 속의 재미 그 이상을 자랑하는, 추억의 로보트 킹 - 로보트 킹 한정판 세트

베리알 2014. 6. 29. 21:40



  밀레니엄의 세기말 대재앙에 대한 두려움을 넘고 열린 2000년 이후,

이 시절은 어찌 보면 형광등이 나가기 전에 잠깐 반짝하는 그런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DVD 같은 것도 본격적으로 발매가 되고, 추억의 해적판 만화들이 정식으로 나오기도 하고...

 특히, 추억의 만화 작품들의 경우 과거에는 여러 사정으로 제대로 실리지 못 했거나

제대로 표현되지 못 했던 부분들을 살리기도 하는 등, 여러모로 의미가 있던 재발간의

붐이었다.


 그런 작품들 중에는 바로 이 고유성 화백의 로보트 킹이 있었는데, 2003년 즈음에 나온

로보트 킹은 금방 절판되면서 (슬프지만) 추억의 마케팅은 역시 먹힌다는 걸 증명했던 듯...

(추억 마케팅에 대해 부정적인 의미로 슬프다는 말을 쓴 것은 절대 아니다. 내가 슬픈 이유는...

이 나라에서 추억 마케팅이 먹히는 세대가 정해져 있다는 걸, 예전 헨타이사마가 했던 말씀을

보면 볼수록 재확인해서 그렇다는 의미다. 추억 마케팅이 먹히는 세대가 정해져 있다는 건,

그만큼 그 이외의 세대들을 대상으로는 문화 시장이 점차 변질되어 사라져 가거나

기형적으로 목숨을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의미인지라...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많아서

더 이상의 얘긴 생략하겠지만... 에휴)

 그리고 그때로부터 거의 10여년이 지난 후의 2012년. 로보트 킹은 다시 재발매가 되었다.

 이번에는 나도 뒤늦게나마 구입할 수 있었다. ^^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10여년 전에 발매되었던 판본이 마치 추억의 양장 문고 전집을 연상케 하는 외관에,

굉장히 무게를 잡은 검은색 디자인이었던 것과 대조적으로... 그후 발매된 이 애니빅 판본은

예스24의 출판사 리뷰에 있듯이 "쉽게 접하고, 쉽게 보고, 쉽게 들고 다닐 수 있게

추억의 문고판형으로 출시를 결정하였습니다."...라는 목적에 충실하게 나왔다.

각각의 책 크기도 예전 비양장 문고판 사이즈에 가깝고 검은 색으로 된 지난 디자인과 달리,

보는 것처럼 비교적 컬러풀한 외형을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디자인에서 높이 평가하는 점으로는... 이 디자인이 옛날에 본 로보트 킹 단행본을

떠올린다는 점이다. 1000원이던가 천 몇백원이던가 하는 그때 그 시절의 그 판매용 만화책들...

표지 어딘가에 커다란 심의필 마크가 박혀 있는 듯란 착각을 주는... 그런 추억이 절로 느껴진다. ^^



-이 한정판은 실제로는 저 13권으로 된 박스보다 옆으로 더 긴 박스 형태이고,

더 늘어난 부분에는 이렇게 티셔츠가 들어 있다.

 원래 이 부분은 전혀 기대 안 했던 부분인데... 내가 바랬던 제일 아래의 로보트 킹 단독 디자인의

티셔츠가 왔다. 기쁘긴 한데... 사이즈가 M이라고 되어 있지만 너무 작은 M이라 나로선 입을

엄두도 못 낸다. 어린애들이나 찾아서 줘야 할 듯... ^^


-예전에 80년대에 아마 마지막으로 본 듯한 로보트 킹 만화를 다시 본 것은 90년대 후반.

그때 펜티엄 + 윈도95의 보급으로 PC와 관련된 즐길 거리들도 부쩍 등장하던 참에,

만화가들의 만화책을 CD에 담아 볼 수 있게 한 제품들이 여러가지가 출시되었었다.

이현세의 작품집도 있었고 바로 이 로보트 킹의 고유성 작품집도 있었다.

 당시에야 엄청난 기술을 활용한 영구보존 어쩌구 하던 광고를 했던 것 같은데, 사실 이런 CD 만화책(?)은

이미 일본에서 나왔었던 거고... 그 기술이나 방식을 따와서 국내에서 이런 제품이 나왔던 것 같다.

 당시 PC 모니터의 해상도나 CRT 수준에서는 봐줄만한 수준이었지만 역시 품질은 아쉬운 수준이라...

그래도 참 즐겁게 봤던 것 같다.


-그랬는데... 이제 PC 등 기기를 통해서가 아니라, 다시 옛날 느낌의 실제 만화책으로 이 추억의

로보트 킹을 다시 보니 그냥 감동의 도가니탕... T T


-고유성 화백은 옛날부터 좋아하던 작가분이었다. 당시 SF라는 장르에서 두각을 보이던 작가분들이

여럿 있었고, 이들은 각자의 개성이 뚜렷했는데... 그중에서도 고유성 작가의 작품들은 그림체도

일단 마음에 들고, 개그 등을 넣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어둡다고나 할까 그런 정서에,

당시 다른 작품들에선 보기 힘든 떡밥을 적절히 활용한 스릴러적인 연출 등등... 여러모로 취향에

맞아 다른 SF 작가들의 작품보다 더 관심을 갖고 즐겁게 봤었다.


-그런 고유성 화백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로보트 킹...

 뭐, 국내 만화 애니 역사에서 빠지지 않는 표절 흑역사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비록 디자인에서 많인 참고를 한 것은 사실일지라도(적 로봇의 경우에도 카피해 온 디자인이

있으니 뭐...), 로보트 킹만의 개성이나 매력은 그런 출생의 한계로 덮고 넘어가기엔 너무 대단하다.

 킹의 매력, 그리고 캐릭터들의 매력... 그리고 당시에는 SF에 관심이 있다고 해도 실질적인 지식이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어서 그냥 넘어갔거나 하던 부분들이, 지금에 와서 보니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왔다.

 분명히 허황된 공상과학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속에 들어 있는 여러 개념이나 설정은

당시에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었을까...싶을 정도로 앞선 과학의 개념이 사용되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 다시 보면, 이렇게 그때는 완전히 즐길 수 없던 부분들이 노인의 눈으로 보이는 것 같다.


-암튼...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근래 부쩍 죽기 전에...라는 심정으로 추억의 작품이나

추억의 노래들을 마구잡이로 찾아 다니고 있다. 사람 앞일은 모르는 거고... 더 있다간

영영 손에 넣을 수 없을 거라는 위험 부담까지 생각하면, 역시나 지금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들은

일단 지금 발버둥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서 말이다. ^^


-(PC로 봤던 고유성 작품집은 일단 논외로 하고... ^^;;;) 수십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본 로보트 킹은,

추억 이상의 재미와 매력, 그리고 그때는 완전히 즐기지 못 했던 과학의 개념들을 멋지게 활용한

추억 보정의 추억 속의 재미보다 훨씬 더 재밌는 작품이었다.

 로보트 킹은 몇번 재발매가 된 것에 비해, 의외로 고유성 화백의 다른 작품들은 제대로된 발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고유성 화백의 다른 작품들도 하루 빨리 이렇게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













 




*** 잡설 ***

-각권의 표지에는 킹의 모습이 인쇄된 위에 따로 코팅이 되어 기묘한 입체감을 주는데,

이게 생각도 못 하게 굉장히 멋지다.


-로보트 킹 애니메이션은 로보트 킹도 아니다! -.-;;;


-지금에  와서 보면 시대 차이에서 오는 참 재미있는 부분들도 많다.

 예를 들어, 호연양의 마력은 10만 마력에 불과할 뿐이고...

 우주에서 온, 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외계의 로봇은 출력에 메가 단위를 쓰고 있다.


-그러고보니, 그때 그 만화 CD들이 어딘가에 있는 할텐데... 아! 지금 생각해 보니

아주 눈에 띄는 곳에 놓고 있었던 것 같다. 아마 이현세 걸작선 1, 2.

그리고 고유성 SF 걸작선 1, 2 이런 식이었나?

 윈도95 초기에 나왔던 제품인지라... XP 이후의 운영 체제에서 제대로 돌아갈지는... ^^;;;


-오늘 1박2일에는 AOA가 특별 출연을 했었다. 핫팬츠짱! + +

(초아, 지민, 설현이 거대한 미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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