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메시아 3부작의 마무리, 그리고 사이클롭스의 재발견! - 엑스맨 : 세컨드 커밍 / X-MEN: SECOND COMING

베리알 2014. 5. 30. 17:30



  근래 나온 엑스맨 이벤트 중에서 가장 좋은 평을 받고 있다는 메시아 3부작.

즉, 엑스맨 메시아 컴플렉스 - 메시아 워 - 세컨드 커밍...의 마지막 편이다.

 국내에는 전부 다 출시가 되어 있다.


 하우스 오브 엠에서, 스칼렛 윗치가 내뱉은 그 유명한 뮤턴트는 이제 그만...으로 인해,

대부분의 뮤턴트는 그 능력을 잃어버렸고, 새로운 뮤턴트도 태어나지 않게 되었다.

 즉,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과는 다른 종인 호모 슈페리어라는 종은 종으로서 번영을

누려보기도 전에 멸종을 눈앞에 둔 상황...

 이 암울한 때, 태어나면서부터 이미 심상치 않은 존재감을 과시한 무서운 힘을 가진

뮤턴트가 태어나고, 이유는 각자 다르지만 이 아기를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다.

 이 아기가 뮤턴트의 메시아가 될 거라 생각하는 엑스맨들, 그리고 이 아기를 이용하려는

다른 뮤턴트들에다가, 이 좋은 기회에 뮤턴트를 멸종시키려는 사람들까지 더해져

혼탁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이 와중에 이 아기가 미래에 수많은 인류를 학살해

뮤턴트들을 암울한 미래로 빠뜨리게 만드는 재앙이 된 미래에서 온 뮤턴트가 이 아기를

죽이려고 달려든다. 그리고, 그런 아기를 보호하려고 시간을 건너다니는 또다른 뮤턴트까지.


 설정만으로도 혼란스러운데, 온갖 세력들이 얽혀 더욱 더 혼란스러운 이 이야기가...

드디어, 미래에서 돌아온 희망의 아이, 호프 서머즈의 등장과 함께 마무리를 짓는 게

바로 이 메시아 3부작의 세번째 작품인 세컨드 커밍이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뮤턴트들의 신세는 정말 암울하다.

 미래에선 구세주로 등장했던 뮤턴트가 돌아버려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는 사건이 일어나

뮤턴트들이 핍박받는 신세가 기다리고 있으며...

 현재에선 이제 200여명밖에 남지 않은 뮤턴트들은 유토피아 섬으로 쫓겨가 반뮤턴트 분위기에

저항하며 간신히 하루하루를 살고 있을 뿐...

 결국, 도망다니던 미래에서 현재로 돌아온 구세주 아이, 호프로 인해 폭풍전야는 깨진다.

 호프를 죽이기 위한 세력들이 줄줄이 찾아 들고, 엑스맨들은 호프를 지키기 위해 그 광풍과

맞서야만 한다. 그리고, 이들의 대결을 뒤에서 조종하며 뮤턴트들의 멸망을 시동 중인 바스티온.

 반뮤턴트 세력들을 장기말로 조종하던 바스티온은 계획대로 뮤턴트들을 유토피아 섬에 몰아 넣고,

섬 주변 지역을 절대 바리어로 차단한다. 내로라하는 천재 히어로들도 그 성분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토르의 묠니르로도 씽의 주먹으로도 파괴가 안 되는 이 바리어로 뮤턴트들을 세상과 격리한

바스티온은, 그 안으로 미래에서의 포탈을 열어 미래의 님로드 센티넬들을 풀어 놓는다.


-엑스맨 아니, 뮤턴트들의 상황은 정말 심각하다. 종의 멸망을 눈앞에 둔 상황이란 건

쉽사리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일테니까.

 하지만, 이들의 상황을 더욱 절망적으로 만드는 건 그게 자연적인 개체 수 감소가 아니라,

이 뮤턴트라는 종을 멸종시키려는 확고한 목적을 가지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죽어라 달려드는

반뮤턴트 세력들이 습격해 오는 데다가, 그 뒤에선 뮤턴트 멸종의 큰 그림을 그리는 미래에서 온

힘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계획대로 세상과 격리된 엑스맨들에게 님로드 센티넬이 달려드는 장면은

정말 섬짓하다.


-영화 DOFP에 나온 센티넬은 사실상 영화판의 오리지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에 나왔던 그 어떤 센티넬과도 다른 외형에 성능을 지니고 있는 것부터 이미 다르지만,

그 압도적인 무적은 그 어떤 센티넬과도 차별화되니까.

 하지만! 그래도 그 원형이 되는 센티넬이라면 역시 이 작품에 등장하는, 미래에서 온 센티넬인

님로드 센티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외형이나 크기는 달라도(크기도 일반 엑스맨 수준보다 조금 큰 정도이고, 외형도 누가 봐도 기계)

엑스맨의 능력을 분석해 거기에 맞춘 공격을 한다는 점이나, 뭣보다 다른 센티넬들과는 차원이 다른

압도적인 압박감은 이 님로드 센티넬이 영화 DOFP의 센티넬의 원형이라 인정하게 만든다.

 뭐, 그렇다고 해도 영화처럼 엑스맨들이 쪽도 못 쓰고 학살당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

 이 작품에 나온 님로드 센티넬은 물론 강하긴 강하다. 많은 엑스맨들이 죽을둥 달려들어도

일대일로 님로드 센티넬과 맞설 수 있는 뮤턴트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여럿이 협공을 해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다.

 어쩌면 좀 더 전황을 유리하게 만들 수 있었을 능력자인 매그니토를 일부러 병상의 환자로

만든건 이런 위기를 만들기 위한 설정인가 싶을 정도로... 금속만 있다면 매그니토가 상당히

대응할 수 있을 수준이다.


-어쨌거나, 그런 대위기 속에서... 제 아무리 님로드고 뭐고 해봐야

결국, 피닉스 포스를 각성한 호프에 의해서 상황은 정리되고,

멸종의 위기에 놓인 뮤턴트에게 세계 각지에서 새로운 뮤턴트들이 태어나고 있다는 정보가

들어오며 이 엄청난 위기도 마무리된다.


-메시아 컴플렉스를 봤을 때는 들쑥날쑥한 그림에, 익숙하지 않은 떼거리들이 잔뜩 나와서

생각만큼 집중해서 재미있게 보지 못 했는데... 이제 뮤턴트들의 숫자도 팍팍 줄고,

이야기 자체도 마무리로 와서 그런지 꽤 재미있게 보았다.

 뭣보다, 일반적인 히어로 스토리와 달리, 이 이야기는 멸종의 위기에 처한 뮤턴트들이 살기 위해서,

그리고 반뮤턴트 세력들이 뮤턴트 세력을 멸종시키기 위해서 싸우는 이야기인지라... 일상적인

전투 자체가 무력화시킨 후 경찰에 넘기고 자시고가 아니라 그냥 殺, 殺, 殺이다.

 반뮤턴트들도 뮤턴트들도 서로를 죽이기 위해 달려들고 죽지 않기 위해 싸운다.


-이런 극한 상황인지라... 오히려, 캐릭터들의 개성이 드라마틱하게 드러난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살인은 안 된다는 뮤턴트들도 있는가 하면,

당장 내 몸을 지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살인을 하는 뮤턴트들고 있고,

뮤턴트 종의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주저하지 않고 살인을 하는 뮤턴트들도 있다.

 아마, 이 작품을 보고 나면... 기존에 엑스맨 캐릭터들에 관해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

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으로 인해 안습남의 대명사인 사이클롭스, 즉 스캇 서머즈를

새롭게 다시 보게 되었다. 그동안 엑스맨 관련 작품에서도 엑스맨 원년 멤버로서 무존재감을

자랑하거나 기껏해야 스승인 자비에르의 찌질한 면만을 이어받은 별볼일 없는 리더...나,

아니면 영화에서 그려진 것처럼 세기의 안습남이거나...로 기억했는데, 이 작품으로 생각이 달라졌다.

 사이클롭스가 리더가 아니었다면, 아마 뮤턴트들은 멸종하고 반뮤턴트 세력은 승리했을거라

생각될 정도로... 이 메시아 3부작에서 사이클롭스의 존재감은 장난이 아니다.

 계속해서 벌어지는 상황에 대처하며, 자칫 혼란에 빠질 수 있는 엑스맨들을 규합해 대항하게

만들고, 그러면서 이 심각한 상황(그냥 빌란들이랑 툭탁툭탁 하는 게 아니라 개인 대 개인의

살인극도 아니고 종의 운명을 건 거대한 학살극의 상황 아닌가!)을 정확히 인지하고

비밀리에 사실상 살인 특공대인 엑스포스를 운영해 적들을 말살해 나간다.

 절체절명의 위기의 상황에서도 언제나 냉철하게 자신을 유지하고(사이클롭스야말로 아이스맨!),

각자 생각이 다른 엑스맨들을 통솔해 나가는 능력은 정말 놀라울 지경이다.

 엑스맨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설정 중의 하나가, 텔레파시 능력을 가진 여성 캐릭터들이

이상하게 사이클롭스와 엮이는 것이었는데... 이 작품을 보고 나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속이 꽉 찬 남자 중의 남자를 언어나 표현 같은 어설픈 수단이 아니라,

마음 속으로 직접 듬뿍 느낄 수 있으니... 안 그러겠는가. (^^)


-그외의 캐릭터들도 꽤나 흥미롭다.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누구보다 활약하는(누구보다 죽여대는) 울버린이지만,

그런 울버린의 베스트 프렌드는 살인은 커녕 걸핏하면 신에게 기도하는 나이트크롤러라니!

 날개 다린 셔틀 정도로만 활약하던 엔젤은, 아크 엔젤의 능력을 얻은 Ver.이라... 엔젤이란 이름에

어울리지 않게 엑스포스에서 대활약을 해준다.


-그런 캐릭터들의 특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게 마무리의 대화 부분일 것이다.

 스톰 같은 캐릭터는 그런 상황을 겪고도 결국 살인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엑스포스를 했던

친구들과 사이를 유지할 수 없다고... 주모자인 사이클롭스에겐 오싹한 비웃음을 날리지만,

 울버린은 X-23에게 널 엑스포스로 끌어들인 건 웨폰X 같은 짓을 한거라며 떠나라고 얘기하면서도,

만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더 많이 죽일 거라면서... 그랬다면 죽은 친구들은 아직 살아 있을거라고

말하는데... 솔직히 내 시각에선 울버린에게 처절하게 공감히 가지, 스톰은 무슨 중2병 애들이

허풍을 떠는 듯한 느낌.

 즉, 이런 식으로...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고 하는 것처럼,

그 어떤 위기보다 강렬했던 이 극한의 위기 덕분에, 각각의 캐릭터의 진면목이 진하게

드러나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에 가졌던 캐릭터에 대한 느낌을 수정할 정도로 말이다.


-여러 그림체로 이루어졌지만, 대체로 훌륭해서 보는 맛도 좋은 작품.













*** 잡설 ***

-사실, 소수자에 대한 박해로 읽을 수도 있고 척 봐도 누가 나쁜 놈인지는 알 수 있지만...

들여다 볼수록 그렇게 간단히 나누기는 어려운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다.

 뮤턴트들을 진화된 존재로 인정한다고 해서 인간들이 멸종해줘야 하는 의무도 도리도 없는 것이니,

인간으로선 뮤턴트들을 없애는 게 생존의 방향일지도 모르고...

(그렇다고 해도 그건 원로적인 이야기이지, 이 작품에 나오는 인간의 모 종교를 연상시키는

반뮤턴트 놈들에게 동조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다. 어떤 의미에선, 이런 놈들이 있기 때문에

현행 인류는 멸망하고 신인류가 등장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이니)

 뮤턴트들의 메시아라고는 해도, 그 아이가 수많은 인간들을 학살하는 미래, 그래서 뮤턴트들이

위험한 존재로 수용소에서 격리되어야 하는 그런 미래에서 온 뮤턴트라면... 그렇게 뮤턴트들에게

암울한 미래를 선사하는 뮤턴트를, 지금은 메시아 취급 받는 뮤턴트라고 해도 제거해야 한다는

생각에 불탈지도 모른다. 하물며, 그런 미래를 아는 인간들이야...

 실제로, 이 시리즈에선 반뮤턴트의 대장을 제거하고, 새로운 뮤턴트들을 태어나게 하는

메시아의 역할을 수행하는 호프지만... 엑스맨의 대체 미래 중에선, 그녀가 수많은 사람들을

학살하는 미래도 있으니 말이다.


-울버린은 계속 호프를 향해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할 거라고 울부짖는데...

처음에는 그게 뭔 소리인가 하겠지만, 이 이야기를 보면 볼수록 그 대사가 참 와닿는다.


-다양한 뮤턴트 능력들이 있겠지만, 역시나 아다만티움급의 강인한 골격과,

사기적인 힐링 팩터를 갖고 있다는 건 좋은 것이다. (^^)


-이야기가 이야기인지라... 내가 본 엑스맨 시리즈 중에선,

가장 화려하고 볼만한 액션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림도 좋으니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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