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20여년만에 돌아온, 94년에 그려진 2007년의 미래! - 브레이크 에이지 (Break-Age) 01권

베리알 2014. 5. 27. 11:08



  게임 잡지가 존재하는지조차 알쏭달쏭한 요즘의 시각으로만 본다면 믿을 수 없겠지만,

가지가지 게임 잡지들이, 그리고 여러 취미 잡지들이 술술 나오던 시기가 있었으니...

 바로 쌍팔년도를 지나 세기말을 넘어서던 시절정도랄까.


 그런 게임 잡지들 중 하나인 월간 게임매거진에서 90년대 초반에 연재되던 만화는,

그 시기의 정서와 잘 맞물려 매니아들에게 인기를 끌었는데... 그게 바로,

브레이크 에이지 (Break-Age)라는 작품이었다.

 국내에선 아직 전화 모뎀조차 일상화되지 못 했던 시기에, 2000년 이후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에 대해선 그 시절의 정서와 소망을 담은 내용을 그린 만화로... 지금처럼

가정용 게임기조차 필요 없는 부분까지 온라인을 요구하는 시대가 되리란 걸 그닥

예상할 수 없던 시기에, 오락실...아니, 어뮤즈먼트 센터에서 전용 회선을 통해

게이머가 만들어낸 로봇으로 대전한다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뭐, 작품의 배경은 2007년 이후로 설정이 되어 있기에... 지금에 와서 본다면

역시나 과거에 미래를 그린 작품들처럼 여러 위화감이 등장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의외의 포인트를 잘 잡아주는 것도 사실이고... 그런걸 떠나서, 이 작품은 분명히 과거에

만들어진 작품이란 걸 잊어서는 안 되겠지만... ^^


 어쨌거나, 그 시절 그 추억의 작품이... 근래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다시 출간되었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바로 이렇게! ^^


-일단... 1995년 4월 7일 초판이 발행된 브레이크 에이지 단행본 1권에서부터

거의 20여년이 지난, 2014년 5월 13일에 새롭게 출간되었다.

 혹시나, 이 작품이 다시 나왔다는 소식에 반가웠다가 가격을 보고 쓰러지는 사람들도

있을지 몰라서 말해 두는데... 이 가격은 결코 비싼 게 아니다!

 1권이라고 되어 있지만, 기존 그러니까 20년전 단행본 1권 2권이 합쳐져 새로이 1권으로

발매되었기 때문이다. 20년전 이 단행본 한권 가격이 2500원이었으니, 두권에 5000원.

20년이란 세월을 생각하면 지금 판매가격은 결코 비싼 게 아니다.


-일단 판형이 옛날보다 조금 더 커져서 읽기가 편해졌고...

종이질이나 인쇄질 역시 비교가 안 되게 좋아져서 역시 읽는데 더 편안함을 준다.


-더불어, 기존에 한국식으로 고쳐진 배경과 이름들은 모두 오리지널 설정대로 나온다.

 상아는 키리오, 하림은 사이리로 나오며 배경 역시 경동공고가 아니라 코쿠후 고등전문학교.

 이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상관이 없겠지만, 예전에 본 기억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조금의 아쉬움과 색다름을 느낄 수 있을 듯. ^^


-설정 자체가 오리지널로 돌아간 만큼, 번역 역시 새롭게 고쳐져 있다.

 전반적으로 표현도 의미도 굉장히 달라진 부분들이 많다(일단 배경 설정부터가 달라졌으니

당연하지만. ^^). 하지만, 의외로 기존 게임매거진 단행본에서 그대로 가져온 부분들이 눈에

띄는 것도 이채롭다. 예전 번역자와 지금 번역자가 같은 건지, 추억을 간직한 팬들을 위해 참고한 건지,

그도 아니면 오리지널 번역을 살리다 보니 그렇게 된 건지 어떤 건지는... ^^;;;

 그래서인지 예전 판본에서 이상하게 넘어가던 부분들이 이번에 해소된 부분들도 있지만,

반대로 이번 판본에서 고개가 갸우뚱 해지는 부분도 있긴 하다.

 뭐, 그렇더라도 이해도는 역시 이 신판본이 좋다. 번역자의 주석들이 친절하게 여기 저기

달려 있는데, 이 작품을 그때 즐기지 못했던 사람들에겐 도움이 될 듯.

 지방에서 올라온 빌리에 대해, 게임매거진판에선 그냥 똑같은 말투를 사용하게 했지만,

이번 번역판에선 사투리 말투로 바뀐 건 인상적.


-20여년전에 구입한 단행본은 이미 진작에 산화가 진행되어 종이 색깔로 날이 갈수록 맛이 가고,

인쇄질도 점점 열화되는 상황인데... 이렇게 깔끔하게 새로운 판본이 나와서 솔직히 반갑다. ^^


-더불어, 사실상 20주년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이 시점에서 붙일 수 있는 부가적인 텍스트

(예를 들어, 작가 바토 치메이(馬頭 ちーめい)와의 Q&A라던가)나, 새롭게 덧붙여진 자료 등도 팬들에겐

반가운 선물이 될 듯 하다.

 개인적으로는... 예전에 단행본 5권에 실려 있던,

RPG의 용사에 대한 처절한 리얼리티 다큐였던 용사외전(?)을

이 새로운 판본에서도 꼭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앍 하앍! + +


-이 작품을 즐겼던 게 벌써 20여년전이라니... 새삼 폭싹 늙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부록이다. (^^;;;)









*** 이 작품은 의외로 매니아적인 인기를 끌긴 끌었다고 한다.

 이 본편 이후로 외전과 OVA, 관련 라이트노벨들이 계속 나왔다고 하니...

 내가 본 건 하나도 없지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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