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일반인들을 위한 게 아니라, 기독교인들을 위한 정보 - 만화 이슬람

베리알 2014. 1. 9. 09:18



  이 책이 객관적으로 그렇게까지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나같은 비종교인, 특히나 비기독교인(뭐, 사실상 비개신교인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입장에선

책을 읽고 나서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여러모로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게 남는 경우였다.


 제목은 그냥 만화 이슬람...이지만, 책 표지의 왼쪽 상단을 보면,

기독교인들이 알아야할 이슬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라는 문구가

보이는데, 사실상 이게 핵심이었는데... 이걸 깜빡 못 보고 지나쳐 버렸다. 된장. -.-;;;

 이 책은 불특정 다수 혹은 한국인들을 위한 단순한 이슬람 소개서가 아니라,

한국의 기독교인(다시 말하지만, 개신교인들이라고 해야 더 정확할 듯 싶다. 한국에선 기독교가

곧 개신교를 가리키고 있고... 이 책의 내용을 봐도 기독교인들을 위한다기보단, 한국의 개신교인들을

위한 내용들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들을 위한, 이슬람인들을 개종시키기 위한 전도서 입문...에 가깝다.

 한국의 개신교인 이외의 사람이, 단순히 만화로 된 이슬람 소개서...정도를 기대하고 보기엔

무리라는 것. 요점이 정말 정말 중요하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응24 등으로 보이는 이 책의 미리보기가 그닥 땡기지 않았음에도, 그래도 김태권 그림이라는 말에

건드려 보았는데... 그래서는 안 되는 선택이었다. 십자군 이야기나 한나라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만들어낸 그 김태권씨가 만든 책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김태권씨는 그저 그림 담당...

 이 책을 만든 사람은 목사다. 이 점을 명심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 이 책의 그림을 그린 김태권씨와, 십자군 이야기의 김태권씨는 동명이인듯 싶다.

 인터넷 등에선 같은 김태권으로 작품들이 링크되어 있어서 혼동을 주기 딱 좋은데,

아무리 봐도 같은 인물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결과물에...

 프로필을 보면 둘다 서울 출생이라고는 나오지만, 십자군 이야기의 김태권씨는

학력이 서울대, 이 책의 김태권씨는 학력이 홍익대로 나온다.

 해프닝도 이런 해프닝이 없는 듯 하다. 그 김태권씨가 아니란 걸 미리

확실히 알았었더라면, 이 책을 보지도 않았을텐데... -.-;;;


-이 책은 나름대로 이슬람 소개서로서 유익한 정보를 담고 있긴 하지만,

그 정보만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기는 글세...

 삼촌과 여 조카 둘, 이렇게 세 명이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데, 초중반에 보여지는 어린 여동생의

이상한(나같은 비개신교인 입장에서 본다면...) 여러 종교적 반응들은 처음에는 이슬람을 설명하기 위한

연출 장치인가...하고 넘어갔었는데, 가면 갈수록 이게 그런 연출 장치의 수준이 아니었다.

 결국, 이 책은 표지에 써 있는 저 문구들 그대로... 날이 갈수록 세력 확장세가 둔화(사실상 퇴화?)되는

개신교에서, 엄청나게 세력을 불려가는 이슬람에 대처하자는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게 목적이랄까.

 끝까지 보고 나면... 결국 이 책은 철저하게 개신교적인 시각에서 씌여졌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

 어처구니 없어 보이던 여러 장면들은 나같이 비개신교인의 입장에선 어처구니가 없어 보이던 게 당연하고,

전체적으로 한국의 개신교 시각(특히나 아햏햏 선교에 목을 매는...)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걸 느끼고 나면... 이 책에서 얘기하는 여러 역사 이야기는 물론, 통계 자료까지도 결국

그런 목적을 위해서 준비되고 이용되는구나...싶을 지경이다.


-만화로 만들어졌어야 하는 이유도 모르겠다. 매력이라고는 없는 캐릭터들, 김태권 씨의 그림이란 말야?...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그림체, 만화적인 연출이 없다고 해도 혹은 쓸모없는 곳에서만 활용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만화로서의 강점도 느껴지지 않는 만화... 총체적 난국이다.


-뭐, 사실 이슬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상식 입문 수준의 정보를 전달해 주는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건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디까지나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을 개신교인으로 만들자...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보이는 바, 나같은 일반인 그것도 개신교에 대해(사실은 야훼 종교에 대해) 호의적인 시선으로 보지

않는 사람들에겐 그런 시선을 더 기울이기 딱 좋다.

 이럴 거면 종교 전용 서적으로 분류해서 취급을 하던가 해야지 말야.


-초반에는 은은하게, 그러나 갈수록 짙게 풍겨 나오는 이슬람에 대처하는 개신교인들을 위한 입문서...라는

목적을 보여주는 문장 몇 개를 소개한다.

  표지에 있던 문장은 제외하고...

 머리글 - ...초등생부터 장년에 이르는 기독교인들이 이슬람에 대하여 바른 인식을 갖도록

하는 일에 펜을 들게 했다...

p.185 - ...저는 그들에게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싶어요. 다른 것은 모르고 접해 본 적도

없고, 심지어 잘못 알고 있기까지 한 그들에게 보여 주고 싶어요. 알려준 후의 선택은 그들의

몫이에요. 하지만, 전 알리고 전할 의무가 있어요...

p.186 - ...기독교의 하나님과 이슬람의 알라의 가장 큰 차이는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전 주님께서 주신 이 사랑을 가지고, 그들에게 가서 알리고 전해 줄 겁니다.

p.202 - ...한국은 세계에ㅓ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일 정도죠. 인구 대비로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보내고 있어요. 전 정말 자랑스러워요 ♥

p.244 -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

p.246 - 무슬림에게 복음을 전할 때 해야 할 사항

뒤표지 (뒤표지에는 선교 단체 등의 교회 관계자들의 추천 말이 실려 있다)

 - ...이슬람을 참으로 이해하는 성도들이 많아질 때 우리의 세계 선교 전선은 훨씬 의미 있게

복음의 영향력을 확대하게 될 것이다...

 - ...또한 그들에게 예수님의 복음을 전달할 때 귀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 ...이슬람 선교를 위하여 귀하게 사용되라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기 인용한 내용들만 보고 책 전체가 이런 문구로 득시글하다고 착각하지 않기를.

단지 직접적으로 표현을 하든 안 하든... 이 책이 저런 목적을 위해 씌여졌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 결론적으로, 이 책은 일반인들을 위한 이슬람 안내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기독교 아니 개신교인들을 위한 이슬람 안내서이며,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을 개종시키기 위한 선교 입문 안내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원래의(!) 목적을 위해서라면 이 책이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비종교인이나 비개신교인의 입장에서, 단순히 이슬람에 대한 안내서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을 넘어서

부정적인 효과마저 가져오지 않을까 싶은, 절대로 일반인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는 거...

 나같은 실수를 하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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