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구입했던 맨 오브 스틸 블루레이... 워낙에 기다렸던 작품이라 그런지,
그 사이에 벌써 (일본어 더빙 감상까지 포함해서) 몇번을 보고 말았다.
봐도 봐도 정말 재미있는 것 같다. 혹평도 많았지만, 역시 내게는 킹왕짱 영화인득... ^^
그로 인해, 구입하자마자 살짝 돌려보고 올려봤던 첫인상은 많은 수정이 필요한 것 같다.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한번 본 게 아니라, 몇번을 돌려 보다 보니... 여러모로 선입견 혹은 원치 않던 보정치의 영향에 있던
첫인상 때의 느낌과 제대로 본 지금의 느낌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일단 예상보다 좋았던 화질이라고 하긴 했었는데... 물론, 극장에서의 그 느낌보다 전반적으로
색감이나 화질 모든 면에서 좋아 보이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사 디스플레이에서 장점들이 드러난 것처럼,
새롭게 두드러지는 단점들도 있기 마련인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극장에서의 거칠었던 느낌에 대한 걱정보다는 잘 나왔다고 첫인상을 얘기했는데,
실제로는 직사 디스플레이로 오니 그 거친 질감이 더 강조되는 화면들도 존재한다는 거... 때때로,
왜 이렇게까지 만들어야 했나...싶을 정도의 화면들도 나오는데, 극장의 영사 방식에선 그닥 두드러지지
않던 장면들도, 직사 디스플레이로 만나는 블루레이 화면에선 두드러지는 경우가 (의외로) 좀 나오는 편.
사람에 따라선 굉장한 불호의 꺼리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암튼 간에, 극장에서 그랬으니까 거칠겠거니...하고 일종의 각오를 하고는 있었지만,
그런 각오에 비해서 잘 나오긴 했으면서도... 이 화면이 이렇게 거칠었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극장에서는 그렇게까지 체감 안 되던 화면들의 적나라한 진면목에 좀 당황하는 경우도 있었으니까. (^^;;;)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다시 보고 또 봐도... 역시나 이 맨 오브 스틸은 母聖의 영화인 것 같다.
기존의 수퍼맨 영화와의 차별화를 위해서인지, 오히려 어떤 면에서는 조엘보다 라라 쪽이 더 존재감이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한데... 전반적인 캐스팅이 다들 좋았던 맨오브스틸이지만, 특히나 이 라라 캐스팅은
짱인 것 같다.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심정에서부터, 아이를 위해서 그 아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어머니의 심정,
남편을 잃은 심정, 원수의 처벌을 보는 심정, 그리고 익히 알고 있던 끝을 맞이하는 심정...
어지간히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해도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작품 초반의 사건들과 크립톤의 정서가
라라라는 캐릭터 하나로 다 표현되는 것 같다. 마지막에 멸망을 맞이하는 크립톤인까지... 암튼 간에
초반부터 날 이 영화에 몰입하게 해준다. T T
-볼때마다 깔 구석이 많은 크립톤이지만... 반대로, 볼수록 놀랍기도 한 크립톤이다.
-위험한 죄수를 위해 (그냥 죽여버리면 될 것을) 이런 엄청난 수고를 하는 게 이해가 안 가기는 하지만,
인위적인 인구수 조절로 유지되는 문명이란 걸 생각해 보면 살인에 대한 부담감은,
지금 지구처럼 사람 목숨이 개만도 못할 수도 있는 문명으로서는 이해가 안 되는 게 당연할 것 같고...
-우주에서의 식민지 구축, 팬텀 드라이브 등 지금의 인류로선 꿈도 못 꿀 문명이란 것도
세세하게 들여다 보면 의외로 납득이 가는 부분들이 이번 맨 오브 스틸에서도 여럿 등장하는데...
그중에 대표적으로 하나 꼽자면, 바로 그 기묘한 물질 구현 장치(?)랄까.
처음에는 저 정도의 초문명이 정보를 전달하는데 그런 칼라도 아닌 비교적 저해상도의 물질 구현 장치를
사용할까...라는 생각도 했지만, 볼수록 참 대단한 장치였다. 기본적으로 생각한 것 이상의 실질적인
영상과 음성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데다가, 단순히 정보를 디스플레이하거나 스피커 역할을 하는 수준을
넘어서, 별도의 매개 장치로 구현까지 해 내는 걸 보면 현재의 인류로선 말도 안돼~라는 수준의
고차원적인 레벨인 것은 분명하니까.
게다가, 단순히 그 정도의 수준을 넘어... 후반부에 수퍼맨과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보면,
어떤 식으로 에너지를 전달하고 형태를 유지하는지 몰라도 노란 태양의 힘을 얻은 크립토니안과
상대가 될 정도로 물질을 구현하고 힘을 발휘하는데... 어찌 보면, 지금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이라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3D 프린터가 어마어마하게 파워업을 한 거라고도 볼 수 있을 지도.
암튼 참 대단한 크립톤 문명이다.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별의 한치 앞도 보지 못한 채 잘도 망해가는 막장 문명이기도 한데...
이것 또한 처음에는 망할 만한 문명이구나 싶었지만, 볼수록 또 생각이 달라진다.
지금 한국의 현실만 봐도, 미래의 세대들에게 막대한 빚을 씌우면서까지 강바닥에 돈을 처 쏟아 붓는
짓이 아무렇지 않게 일어났고 그로 인한 피해는 뭐 계산도 못할 지경이지만, 정치인과 토건 귀족, 기업들은
그저 배 두드리며 트림하는 중...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런 막장이 지금 눈앞에서도 벌어지고
있는데, 이런 문명의 인간들이 미래가 된다고 뭐 얼마나 나아질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는 것과, 돌아이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전혀 별개의 영역이고,
또한 저렇게 발달한 문명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백성들이 국개 수준밖에 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고,
그런 고도의 문명에서도 정치인이나 지도자들이 막장의 길을 제시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뭐 저런 초문명 같지 않은 초문명이 다 있나 싶었던 크립톤이지만, 사실은 보면 볼수록 초문명... -.-;;;
-자 그리고... 사실상 이번에 몇번 감상 후의 소감을 새로 올리게 된 포인트인 사운드!
-이수 5관과 M2관의 돌비 애트모스. 이것들을 한번도 아니고 더블로 감상했던 기억,
그리고 그 만족스러운 기억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던 바... 본의 아니게, 이 맨 오브 스틸의 블루레이를 볼 때
막대한 기대치와 색안경으로 작용했던 것 같다.
굉장히 실망스러웠다고 첫인상을 적었는데... 몇번 감상을 거듭하면서 제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런 첫인상은 많이 왜곡된 것이었다. ^^;;;
-맨 오브 스틸의 블루레이 사운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그리고 객관적으로 마이너스가 될 소지가 있는
화질과 달리... 호불호나 뭐 이런 걸 떠나서 굉장히 잘 나온 사운드다. 극장에서의 그 느낌을 블루레이로
재현하려고 노력한 게 느껴지고, 실제로도 적잖은 만족감을 준다.
-소리의 작고 크고를 떠나서, 소리가 가지는 존재감 표현부터가 상당히 인상적이다.
위 장면은... 새삼 깜짝 놀랄 정도로 작은 소리지만 존재감 넘치는 고동 소리가 나오는 장면인데,
화면에서의 클락의 당황스러움이 절로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으로 체감할 수 있다.
예상 이상으로 꽤 정교하고 볼륨을 떠나서 존재감마저 확실한 사운드...
-서라운드 재현도 상당히 훌륭하다. 일반 극장을 뛰어 넘는 이수 5관, 그리고 그런 이수 5관을
비웃는 M2관의 돌비 애트모스까지의 선입견에서 좀 벗어나서 들어 본다면, 블루레이로서는
나무랄 데 없는 수준이다.
-그런 정교함이나 존재감을 넘어서, 역시나 파워풀한 느낌도 중요할텐데...
예를 들어, 이 월드 엔진의 가동 장면! 이수5관에서의 그 느낌이야 물론 "당연히" 재현할 수 없지만,
블루레이로 즐기기에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수준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 엄청난 테라포밍의 파워, 그리고 그로 인해 벌어지는 파괴의 순간들이 이어지는 상황의 절박함이,
나도 모르게 주춤할 정도로 느껴진다.
암튼 간에... 이수 5관 + 돌비 애트모스라는 색안경 아닌 색안경이 문제다. (^^;;;)
-극장에서 볼 때도 감탄했지만, 다시 봐도 감탄이 이어지는 액션 장면들!
근본적으로 차원이 다른 초존재들의 싸움을 표현하기 위한 신선하고 박력 넘치는 액션들은
일단 뭐 화면도 화면이고 사운드고 사운드고. 블루레이에서 찰지게 재현이 된다.
M2관에서 3D로 보던 화면을 생각하면, 이 블루레이를 3D로 보면 이 느낌이 더 좋아질까...하는
기대감이 절로 든다. ^^
-아, 정말 이 장면을 누가 생각했는지! + +
-암튼... 나처럼 특별하고 강력한 색안경을 아직까지 끼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첫인상이 어떨지 몰라도,
이 맨 오브 스틸 블루레이는 블루레이로서 충분히 만족할 수준의 퀄리티인 것은 확실하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화질 경향은 논외로 하더라도, 비록 이수 5관의 차원이 다른 저음이나
돌비 애트모스의 차세대 서라운드는 재현하지 못할지라도... 그런 것들은 이미 일개(?) 블루레이가
감당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현실을 잊지 않고 이 블루레이를 본다면,
이 맨 오브 스틸 블루레이는 아주 매력적이다.
-더불어서... 역시나 참 씁쓸한 생각이 드는 일본어 더빙 감상이었다.
일단 뭐 예고편에서부터의 충실한 자막부터 그렇지만... 소위 말하는 번역어체 그것도 글자수 제한에 묶여
지극히 축약된 몰개성의 번역체가 어느 영화에서나 일상적인 한국의 현실, 그리고 한국어 더빙이라는
당연해야할 권리가 실종되어 있는 한국의 현실에서는 부러움에 눈물만 철철... T T
그쪽 정서와 배우의 스타일에 따라 만들어진 일본어 더빙에 따라, 새롭게 재창조된 캐릭터들을 보는 것도
재미이고... 한국의 일상적인 번역보다 훨씬 충실하고, 그러면서도 번역체라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더빙 대사는 말할 것도 없고 자막조차 생명력이 느껴지는 번역...
한국에선 완전히 번역체 한계로 묶여 몰개성화되거나, 아니면 막장 소설가나 완전오버하는 오버쟁이들이
개판을 치거나 하는 극과 극의 이상한 세계인데, 바로 옆 나라는 더빙에다가 번역의 퀄리티도 참 장난이
아닌 게 일상이라니... T T
-특히, 더빙에 익숙하지 않은(이런 말이 참 서글프다) 한국에선 될 수 있는한 원어의 느낌을 흉내 내는
더빙을 좋은 거라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이건 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서
사람의 사고 체계나 감정 표현 등도 충분히 차이가 날 수 있는 바, 언어가 달라지면 꼭 원래의 스타일을
재현하려고 노력할 게 아니라, 달라지는 언어에 맞춰서 변화를 추구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으니까.
뭐, 이런 것도 언제나 꼭 어울리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빙과 자막에 의해서 또다른 캐릭터를
만나고 그로 인해 작품의 맛도 슬며시 달라지는 그런 경험은 의외로 특별한 매력이 되기도 한다.
한국에서도 좀 더 제대로된 자막과, 더빙이 일상화되는 그런 날이 와야 할텐데... T T
-다른 이야기들을 하다가 그냥 넘어 갔었는데, 맨 오브 스틸의 블루레이에 실린 서플 중에는
호빗의 소개(?) 서플이 들어 있다. 제목 보고 설마 설마 하면서 눌렀다가, 어찌나 황당했던지... ^^;;;
-다른 얘기들을 하다가 또 깜빡했는데... 맨 오브 스틸 블루레이는 이상하게 챕터 구분이 적다.
무려 143분이나 되는 영화인데, 챕터 수는 16개 뿐!
이제 외국 회사들도 설마 한국 업체들 따라 가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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