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그대로 세기말을 코앞에 둔 시절... 의외로(?) 가요계의 또 하나의 황금기가 아니었나 싶다.
사건 사고도 많았지만, 요즘까지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는 노래들... 그리고, 무엇보다 내 취향(?)의
곡들이 많이도 나왔던 시절이기도 했고. ^^
별별 가수들이 많이도 나왔었지만, 지금과 비교해서 뚜렷한 차이 중 하나라면, 역시나 혼성그룹의
유행이 아니었을까 싶다. 언제부턴가 혼성그룹은 찾아보기도 어렵고, 나와도 금방 사라지고...
그렇지만 이때는 달랐던 것 같다.
그런 혼성 그룹 중의 하나인 샵(s#arp, Sharp, 샾)...
뭐, 이 그룹은 추억의 혼성 그룹이란 의미보다는 다른 의미로 더 각인되어 있긴 한데,
당시에는 몰랐지만 나중에 다시 보면서 아, 이게 이런 의미였나...싶은 부분들이 여럿 있어서,
앨범을 소장하는 또 하나의 재미(???)를 준다.
암튼 뭐... 그룹 멤버들끼리 사이가 안 좋다느니 맨날 싸운다느니 별별 루머들이 난무하는 연예계지만,
이 그룹처럼 전국구 인증을 역사적으로 한 경우도 흔치 않을 듯.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기념비적인 샵의 1집... 대중성은 좀 떨어질지 몰라도, 개성이란 측면에서는 샵 앨범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앨범이 아닐까 싶다.
-뭐, 그런 걸 떠나서...
음반 이야기를 할 때마다 내가 Thanks To의 유무에 대해서 유별나게 투덜댄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다 나름의 재미랄까 의미랄까 그런 게 있기 때문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은 문장 하나 표현 하나가
나중에 진짜 의미를 드러내는 걸 경험할 때의 느낌은 꽤 각별하다.
그리고... 그런 사례의 대표 주자로, 빼놓으면 섭섭한 게 바로 이 샵의 앨범! 특히 정규 1집!
-일반적으로 Thanks To는 대체로 감사의 인사로 가득한, 상당히 긍정적인 호들갑이 주를 이루는데...
이 샵의 1집에는 상당히 파격적인 표현이 들어 있다.
바로, 이지혜의 Thanks To로... 기본 내용 끝부분에 특정 인물 몇명에 대해 특별한 메세지를 전하는데,
유독 눈에 띄는 게 바로, 막내 (서)지영을 향한 내용으로... 아래와 같다.
막내 지영이 / 말대꾸하지 말아 응? I Luv U
이 앨범을 그냥 처음 봤을 때에는 꽤나 특이한 개그라고 꽤나 웃었던 부분이지만...
결국, 이게 개그가 아니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고는, 이 속지를 볼 때마다 참 여러 생각이 드는 부분이다.
1집 때부터 아니, 이미 샵으로 작업을 할 때부터 쌓여 왔다는 거고... 암튼, 서지영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에 대해서 아, 그럴싸하다...라는 생각부터 들게 만든다고나 할까.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그런 멤버들 간의 이상 기류는 다음 앨범인 2집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멤버들의 Thanks To를 보면, 특이하다는 생각이 안 들 수 없을 정도로... 서로가 서로를 콕 집어서
고맙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멤버들 고맙다고 얘기하고 마는 식이다.
1집에선 그래도 멤버들끼리 서로 콕 집어서 고맙고 어쩌고 얘기하던 것에 비하면 뭔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더 구체화된 느낌이 든다.
-시대의 변화도 꽤 재미있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옛날 앨범 중에는 콤팩트 디스크가 뭔지 친절하게
설명을 달아 놓는 앨범도 있고... 요 시기의 앨범들은 전화를 사용한 인터넷 접속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경우가 많았다. 014xx라던가... 뭐, 지금에 와선 그게 뭔 소리인가 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이겠지만,
암튼 지금 생각하면 정말 추억이라면 추억이겠다. 메가패스, 하나로, 두루넷, 드림라인 등등...
이런 이름들도 이제는 뭐 진작에 추억이 된지 오래이고 보면, 모뎀을 사용한 전화선 접속 이야기는... ^^
-개인적으로, 샵이란 그룹의 노래는 좋아했어도, 멤버 개인들에 대한 호불호가 없던 편이라
특정 멤버의 팬이었던 사람과 얘길하다 보면 충돌이 자주 있는 편인데... 특히나, 아무래도
그 사건이 제대로 알려지기 전에는 서지영이 다른 멤버들에 비해선 귀여운 매력으로 개인팬들을
확보했던 지라, 시간이 흘러도 서지영의 쉴드를 치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샵 1집 표지에는 지혜와 지형이 모두 Singer Doll이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실제로 노래에서 맡는 역할은
서로 달랐다. 지혜는 누가 뭐라고 해도 샵 노래의 멜로디 파트를 담당하는 기둥이었고, 서지영의 역할은
랩과 멜로디 사이 정도. 물론, 1집에서 샵 노래의 개성에 서지영 파트가 많은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랬다가 2집에서 갑자기 샵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지면서 지혜가 맡던 멜로디 파트를 양분하는데...
노래 자체야 뭐 개성의 변화로 보고 그냥 들으면 되는 거겠지만, 나중에 그런 사건들을 접하고 난 후에는
아무래도 단순한 변화로 보이지 않는 것은 사실...
-무엇보다, 나중에는 나아졌을지 몰라도 샵 초기에 서지영은 여러모로 어중간한 위치에 실력이었다.
싱어라고는 하지만 노래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랩을 잘하는 것도 아니고...
샵의 명곡으로 꼽는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도 사실 서지영의 랩도 아니고 뭣도 아닌 파트가 참
에러라면 에러라는 생각이 들 정도. 특히나, Live에서 그 진가(!)가 발휘된다.
하물며, 어중간한 위치에서 갑자기 주 멜로디로 치고 들어온 2집 시절이야 서지영의 실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었다. 특히, 샵 초기 시절이 한창 립싱크 그만하고 라이브로 가자는 추세였던 때인지라,
그전까지 립싱크 환경을 고려해서 만들어진 빡센 노래와 빡센 안무의 기본이 라이브 시대를 맞아
균형을 조절하는데 꽤 시간이 걸렸던 시기로... 어지간한 가수나 그룹들은 자신들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드러내며 흑역사를 만들어냈다. 여기에는 신인이고 고참이고 그런 거 없었다. ^^;;; 지금처럼 디지털로
정보가 넷의 바다 어디에나 흘러가게 되는 시대가 아닌지라, 그때 그런 흑역사들은 그냥 일부의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일지도...
암튼, 그런 물결 속에서도 그나마 샵을 망신주지 않던 건 이지혜의 공이 컸다.
이지혜와 서지영의 차이를 보여주는 유튜브의 동영상 하나... ^^
http://www.youtube.com/watch?v=y7lD8HbiOzs
-불후의 명곡에서 지난 주에 쿨 특집도 했던데...(이정을 다시 보게 만든 날! 무대 시작하면서 이건 오늘
우승이다!...라고 생각했었다. ^^)
샵 특집은 무리겠지만, 세기말 혼성그룹 특집 정도 해주면 안 되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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