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덕 중의 최고는 양덕이라 하더니... 진격의 거대 로봇 덕후! - 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

베리알 2013. 7. 15. 17:40


[ 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 ]



  사실, 이 작품은 그닥 기대하던 작품은 아니었다. 거대로봇물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그것이 헐리웃 영화로 과연 잘 살아날지 의문이 들었고... 예고편들은 역시나 그런 의문을

풀어주지도 못 했었으니까.


 하지만... 극과 극으로 나뉘는 평들을 보며, 생각을 좀 달리하게 되었다.

 그런 평들만 보고도 대충 그림이 그려졌으니까. 난 혹평들의 요소보단,

호평들의 요소가 더 끌렸기에, 굉장히 무리를 해서 극장으로 달려갔다.

 그것도, 역시나 최상의 환경에서 감상하기 위해서 메가박스 M2관의 3D Atmos로!


 결론은... 이 작품은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작품이라는 것이고,

더 중요한 점은 단순히 거대로봇물에 대한 추억이 있다고 해서 좋기만 할 수 있는 작품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걸 떠나서... M2관의 위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좋은 엔터테인먼트 기회인 것은

분명하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 장면을 보고 두근거리는가? 그렇지 않은가?

 일단 그거 하나로 이 영화에 대한 감상 포인트가 갈린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지만, 싸나이들의 로망인) 거대로봇의 주먹에서 같이 불끈불끈한다면...

이 영화는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즐거운 경험을 하게 해 줄 것이고,

 괴수 보고 이 악물어라라는 듯이 꽉 움켜진 거대로봇의 주먹을 보고도 아무 감흥이 없다면...

이 영화는 매력 없는 시간낭비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단, 다른 걸 떠나서 이 영화를 감상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이라고 할 수 있다.


-드물게... 거대로봇의 추억이 있음에도, 그리고 저 주먹을 보고 두근거려놓고도 영화에 실망한 경우가

있는데, 그건 두번째 관문으로 넘어가는 문제이고...

 거대로봇에 대한 추억이 없음에도 새롭게 거대로봇의 매력에 눈을 뜨는 경우도

아-주 드물게 있기는 한 것 같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그동안 만화나 애니메이션으로나 구현이 되었을 뿐인 이런 초거대 로봇과 거대 괴수들의 대결!

그것이 드디어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세상이 왔다. 감동... T T


-여기서 잠깐, 로봇물에 대한 향수와 로망을 이미 스크린에서 실현시킨 작품이 있지 않나...할 수도 있는데,

그 트랜스포머는 어디까지나 초소형 변신 로봇이지, 거대로봇이 아니었다. 전~혀 다르다!

 고작해야 자동차가 변신하는 수준의 크기로는... 내가 기대한 로봇 액션과는 거리가 멀 수 밖에 없다.

덩치가 있는 옵티머스 프라임조차 위 이미지에서 왼쪽 주먹 근처에 보이는 트레일러 크기에 불과하다.

 변신로봇...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기념비적인 작품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런 조그마한 크기로 보여줄 수

있는 액션은... 결코, 내가 로봇액션에 기대하던 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바로 그 갈증을... 드디어 풀어주는 거대로봇액션 영화가 나온 것이다. T T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런 어마어마한 크기의 로봇액션! 이것이 바로 내가 찾던 그것! + +

그리고, 이 영화는 그런 갈증에 (비록 난관이 하나 더 있기는 하지만...) 게토레이가 되어준다. T T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덕 중의 덕은 양덕이라 했던가. 과연 그럴지도!

 거대로봇과 변신, 합체로봇과 괴수물의 나라인 일본에서는 정작 그런 명성에 걸맞는 최신 영화들이

등장하지 않은 것 같은데... 정작 변신로봇과 거대로봇의 로망을 최신 영화로 살려낸 곳이 미쿡이라는

현실이 참... ^^


-이 영화는 예상 이상으로 양덕 기질로 충만한 작품이다.

 저런 포스터 하나를 봐도... 거대로봇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지 않나!

 아마, 예전 로봇 애니메이션 좀 봤다 하는 사람들은 이 작품 내내 오마쥬 거리들을 발견하며,

일일이 예를 들진 않겠지만, 영화적인 재미와는 별개로 행복감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런 거대로봇의 조종 방법은 로봇물 중에서도 아주 특이한 경우에 속하는데...

아마, 고전 작품들에 대한 추억이나 기억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그나마 조종사와의 싱크된다는 점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떠올리겠지만, 사실 이 작품이 추구하는 방향은 나가이 고(라고 해야 하나

이시카와 켄이라고 해야 하나)의 아이언 머슬이란 작품에서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언 머슬...하면 아마 뭔지 모를 사람들이 많겠지만, 격투기 로보트 아이반호 2세라는 작품이라고

얘길 하면 아하!...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척 봐도, 주인공 로봇이 가장 폼나 보이는 것도 옛날 로봇물의 전통을 계승...하는 게 아니라,

이건 뭐 동서를 막론하고 어느 작품이나 대충 마찬가지 아니었나. (^^;;;)


-암튼, 거대로봇물에 대한 추억 혹은 거대로봇물에 대한 호불호가 이 작품을 감상하는데 중요한

첫번째 관문이 될 것은 분명할 것 같다. 그리고...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거대로봇물의 팬이라고 해도, 아니 거대로봇물의 팬으로서 용서가 안 되는 부분들이 두번째 관문으로

남는데... 이 부분은 사실 거대로봇의 팬에게도 일반 관객에게도 모두 폭격을 받을 수도 있는 부분이라,

사실상 이 영화에 대한 불호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건 바로... 너무 멍청하고 너무 유치한 상황들!


-일단, 거대로봇물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들어간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수준의 유치함이나 엉성함을

용인해 준다는 거나 다를 바 없지만(거대로봇은 진짜로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 ^^;;;), 이 작품의

유치함이나 엉성함은 그런 용인 수준을 간단히 뛰어넘을 정도로 한심하기 때문이다.


-거대로봇물이라는 장르(?)만으로도 로봇의 필요성은 넘어가는 거라고 생각한다면,

아직 거대로봇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경험이 많지 않은 것이다.

 의외로 거대로봇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다. 외계인이 만들어 놓았거나 혹은 고대에 만들어진 초과학의

산물이거나 하는 이유들이 많긴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거인 외계인의 존재를 알게 된 인류가 그에

대응할 방법의 하나로 그와 맞먹는 범용 변신 로봇을 개발한다던가 하는 경우처럼 좀 더 살을 바른

이유를 부여하는 경우도 있고, 탐지 장비나 전자 장비를 무력화시키는 특수한 입자의 존재를 설정하여

첨단의 과학으로 원시적이고 기계적인 힘을 구현해야 하는 상황을 만들어 놓는 경우도 있다.

 분명히 거대로봇은 그 자체로 로망인 것은 사실이지만(신이 자신의 모습을 본떠서 만든 거라는 중2병

쩌는 인간인데... 그런 인간의 형태를 본 뜬 거대 피조물의 존재는 그 어찌 인간의 욕망을 불태우지

않을까. ^^), 무턱대고 거대로봇이 등장하는 것만은 아닌 것이다.

 비교적 최근작인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도 거대 로봇 아닌 거대 로봇으로 에바라는 존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정해 놓고 있는 걸 봐도 그렇다(개인적으로, 거대로봇물과 거대괴수물의 매력을 근래에

가장 잘 살려낸 작품으로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꼽는다! + + 에반게리온이 나오던 당시, 비슷하게 나이가

지긋하던 지인들을 이 작품에 열광하게 만들던 일등 공신은, 떡밥도 세기말 분위기도 미소녀 캐릭터들도

아닌, 어디까지나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제대로된 거대로봇 + 거대괴수의 매력을 재현한 것에 있었다. ^^),


-거대로봇물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들어간다고 해도... 다음 난관은 정말 강력하다.

 진정으로 인류의 존망이 눈앞에 다가온 절대 위기 상황인데, 정말 그런 상황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

느긋들 하다. 일단 뭐 괴수를 상대하겠다고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거대로봇을 개발했다는 건 그렇다쳐도,

아예 완전 격퇴도 아니고 그거 몇마리 퇴치했다고 갑자기 기고만장해 하는 것도 좀 깨는 데다가,

이런 전지구적인 위기 앞에서 각국의 기술을 아낌없이 모아도 모자랄 판에 나라마다 사실상 따로 놀고

있는 상황...은 어라라, 이건 지극히 현실적이잖아. -.-;;;

 어쨌거나, 전투 방식이 너무들 한가하다. 방어력도 형편없는 예거를 가지고 뭐하겠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전투 상황의 상당 부분은 그래서 너무... 유치하고 중2병스럽다. 기왕에 거대로봇을 만들었으면 거기에

걸맞는 무장을 하고 작전을 세워야 할텐데... 그냥 주먹질이라니, 이건 뭐 어린 시절의 덕후들이

세계 수뇌부에 득시글대는 건지, 개발부에 득시글 대는 건지 모를 지경.

 (거대로봇물에서 주먹질을 해대는 로봇이 아주 자연스럽게 나오지만, 실상 거대로봇의 존재 이상으로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공격 방법이다. 이 공격 방법이 예외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젖절한 경우는

마징가Z 정도뿐이다. 초합금Z라는, 압도적으로 강력한 금속으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주먹질을 하는 게

사실상 맨손의 상대에게 해머질을 하는 거나 다를 바 없는 상황이니까! 그외에는 로봇들의 주먹질이란 건

주먹으로 벽을 부수겠다는 거나 별로 다를 바 없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작품에서 지구인들의 희망이라는 예거는, 침략자인 카이주보다 결코 튼튼하다고 할 수 없기에,

맨 손으로 때릴 게 아니라, 당연히 도구가 있어야 할텐데... 무슨 배짱으로 주먹질만 해대는 건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처음부터 저런 무장을 사용했더라면 스토리가 엄청 달라졌을텐데... -.-;;;


-기왕에 로봇의 무장 얘기가 나왔으니... 로봇의 펀치나 격투라는 건 사실 별 쓸모가 없다.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어 볼까. 수십년을 정권 찌르기에 매진한 무도가가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이 제 아무리 엄청난 정권 찌르기를 갖고 있다고 한들, 그 정권이 44 매그넘을 당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십년을 죽어라 연마한 정권 찌르기를 무마하는 방법은 너무나 많다. 이 무도가를 배탈나게 해도

무마되고, 당장 다리나 손목에 작은 데미지만 입혀도 정권 찌르기의 위력은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것은 거대로봇의 문제이기도 하다. 저런 거대로봇이 제 아무리 가속한 펀치를 날리고,

가속한 발차기를 날린다고 해도... 그걸 하고 있느니 자주포로 집중 사격하는 게 훨씬 나을 것이다.

그리고, 저런 거대로봇은 신체 일부가 조금만 부서져도 전체 성능에 영향이 심각하게 갈 수 있지만,

자주포야 부서진 자주포를 교체하면 그만이고, 자주포 무리 중에 부서진 자주포 하나 껴 있는다고 해서

옆의 자주포 성능까지 저하되는 것도 아니다. 굳이 가격대성능비의 얘길 안 꺼내도 우열이 분명하다.


-게다가, 최신의 전투기나 방공 체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싸움의 기본은 상대방의 사정 거리 밖에서,

혹은 상대방이 인지하지 못 하는 사이에 때리는 것인데... 이 작품에서 예거들의 탐지 능력은 정말

욕 나올 정도로 형편없다. 제대로 시야 확보조차 되지 않고, 본부에서 무슨 초레이더를 쓰는지

지나치게 디테일하게 들어오는 탐지 정보들이 예거로 전달되지도 않는다.

 예거와의 싸움에서 보듯이, 그리고 예거 이전의 카이주와의 싸움에서 보듯이... 인류는 굳이 예거를

만들 필요가 없다. 방공 탐지망을 설정하고 카이주의 등장을 감지하고 목표를 설정해 화력만 퍼부어도

충분할 것 같은데 말이다.

 매번 이런 작품들에선 전투기들이 꼭 괴수 옆에까지 가서 아무 것도 못 하고 불꽃놀이를 하던데,

무슨 프로펠러기도 아닌 최최최신 기종의 전투기를 그렇게 목표물에 들이대는 것도 참...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예거의 파일럿들은 기본적으로 격투기는 물론이고 저런 봉(거의 도처럼 사용하기는 하지만...)도

사용하는 훈련을 하는가 본데... 이럴거면 튼튼한 봉에 저런 칼날 하나 달아준 무장만 해도,

지금처럼 닥치고 주먹을 날리는 것보다 예거의 작전 성공률이나 생존률은 엄청 높아졌을 걸?

 쓰잘데기 없이 시간 걸리는 무기나 리치도 짧은 장식품 같은 무기, 황당한 미사일(거대로봇에

미사일을 장착한다니! 이럴 거면 도대체 거대로봇의 존재 의미는... ^^;;;) 같은 것들보다

심플한 창 한자루가 훨-씬 좋았을 것이다. 실제로 카이주의 몸을 손쉽게 베어내는 장검을 놔두고

애들 장난감 같은 나이프나 양아치처럼 돌리고 있는 장면은 정말 한심하기까지 해서... -.-;;;

(이에 대해서 자금 지원과 카이주 시체의 교환을 목표로 했기에 보다 쓸만한 시체 보존을 위해서

그렇게 했을 거란 얘기들도 있던데... 상식적으로 봤을 때, 어설프게 죽이느라 온갖 노력을

기울여 끝장내는 것보단, 확실한 날병기로 최소 공격으로 숨통을 끊는 게 더 나은 시체를 위해 맞지 않나?)


-암튼... 말로 하자니 장황하고 잘 전달이 안 되는 감이 있긴 한데,

이 작품에서 예거의 전투 패턴이나 작전들을 보고 있노라면, 바보들의 합창 내지는 중2병의 무덤이란

얘기밖에는 안 나올 지경이다.

 꽤 심각해서... 거대로봇물에 대한 추억이 있다고 해도 거슬릴 정도이니, 그런 추억이 없는 사람들이라면

이 영화를 까대는 주요한 이유 중 하나가 될 듯 하다.

 나름대로 이 영화를 재미있게 본 나로서도... 이 한심함에는 영화 보면서 계속 툴툴 거렸을 정도니까.


-근데 또 따지고 보면 이런 점들도 어쩌면 고전 거대로봇물의 재현? 그건 아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한심한 정부 혹은 수뇌부나 가진 자들의 모습이야 그런 재현이라고 할 수 있지만,

로봇물에서 필살기(?)를 아껴두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다.

 보통 로봇물에서 결정타를 날릴 필살기를 아껴두니까 이 작품에서의 그런 모습들도 그런 맥락인가

할 수 있는데... 전혀 다르다. 이 작품에서는 아무 때나 꺼내도 되는 무기를 굳이 꽁꽁 숨겨 두며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데, 로봇물에서 결정타 필살기를 아껴두는 이유는 다 설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걸 쓰려면 전력으로 에너지를 소비한다던가 횟수 제한이 있다던가 등등... 그렇기에, 다른 무기와

공격방법으로 적을 어느 정도 망가뜨린 후에 확실하게 날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볼까. 상대방의 머리통을 날려 버릴 정도로 강력한 펀치를 갖고 있지만, 이걸 쓰면 서 있기도

힘들어 지는, 그런 최종 펀치를 갖고 있는 복서가 있다고 할 때... 과연 시작하자마다 다짜고짜 이런

펀치를 날릴까? 일단 상대방에게 데미지를 입혀서 다리 움직임을 둔하게 한다던가 지치게 만든 후에

확실한 찬스를 잡아서 날리는 게 상식이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뭐, 일단 그 크나큰 중2병스러운 단점만 넘길 수 있다면... 나머진 그럭저럭 다 넘길 수 있다. 그럭저럭...


-과학적인 오류나 문제점들이야

이미 초거대 괴물이 등장한다는 점이나,

그런 괴물들이 포탈로 다른 우주에서 이 지구로 왔다갔다 한다는 점이나,

정체불명의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하는 거대로봇이 있다는 세상에서 별 문제는 되지 않을 듯... ^^

(원자력을 사용한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정체불명의 에너지다. 보아하니 인류의 꿈인 핵융합을

이용해 완전한 에너지를 얻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금처럼 기껏해야 물이나 데워서 증기를

이용하는 방식으로는 견적도 출력도 안 나올 것 같고...)


-단, 예전의 거대로봇물이나 괴수물이라면 반드시 가지고 있던 문제점은 고스란히 계승하고 있는데...

그게 바로, 거대 물체의 질량! 예거도 카이주도 다들 지나치게 가볍다. 사실은 저렇게 설정된 무게조차

영화에서처럼 헬기로 쓱싹 쓱싹 옮기기는 불가능하지만... 정말로 저런 거대로봇이나 거대괴수가 있다고

가정할 때의 질량에 비하면 장난이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인류의 멸망을 눈앞에 두고도, 누구는 안전한(실제로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을...) 방벽을 쌓고,

누구는 헐값에 그 방벽을 쌓다가 죽어가기도 하고... 참 인간스럽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나름대로, 거대 괴수가 지구에 출현했을 때의 사후 문제점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

필요없는 곳에선 디테일한 영화...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실제로 이런 외계 생명체가 등장을 하고, 그 시체가 남게 된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정규군이 아니라, 그냥 민간 저항군 정도로 격하된 상황이라 이런 매드 사이언티스트들이 있을 법도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후반부에 너무 깝죽대는 게 참...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 영화에서는 그래도 절대 위기 앞에서 인류가 힘을 어느 정도 모으는 시늉을 하는데,

실제로는 어떨까. 과연 이런 위기 앞에서 인류는 어떤 모습을 보일까.

 난 천년여왕에서의 모습에 올인이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일단 거대로봇물의 매력을 보여준다는 점만으로도 분명히 끝장난다고 할 수 있을텐데...

다른 아쉬움을 넘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저 문구다.

 괴물과 싸우기 위해서 괴물을 만들었다... 그나마 이 영화에 기대감을 가지게 했던 게 바로 저 문구인데,

실제로는 영화에서 저런 말에 부합할 꺼리는 전혀 보여주지 않는다.

 하다 못해, 예거의 기술이 불완전해서 폭주의 위험성이 있다던가,

예거를 만들 때 카이주의 시체에서 응용한 바이오 기술을 사용했기에 엄청난 위험을 내포하고 있던가

예거의 조종자로 특수한 사람들만이 가능한데 이들 중에 범죄자나 권력가가 있던가

뭐 이런 설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영화를 본 지금에 와서는 그냥 붕 뜨는 문구를 넘어서

일종의 낚시가 된 것처럼 느껴져서 아쉽다.


-이 영화의 후속편이 나온다면... 카이주라는 외계 생명체를 분석해서 그걸 지구의 예거 기술에

융합하여 위험한 예거2가 나온다던가, 혹은 카이주들이 예거 등의 지구의 기술을 응용해서

카이주2가 나온다던가 하면 저 문구가 어울릴지도?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거대로봇물의 주인공은 거대로봇이라고 생각들을 하겠지만, 실상은 캐릭터의 매력이 있지 않고선

거대로봇물이 생명력을 갖기는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상당히 실패...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 중에 누구 하나 몰입할 캐릭터도 없고 활약도 없다.

 그나마, (엄청 무능하지만, 결과적으로 전략적 목표는 달성했으니 나름 실력도 있다고도...) 이 캐릭터가

캐릭터로서 중심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훨씬 더 썰렁하고 무미건조한 영화가 되었을 듯.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그런 점에서 꽤 흥미로운 캐릭터와 배우가 바로 이 분인데...

이 영화에 대한 감상들을 보면 십에 7, 8은 까이는 게 바로 이 여주인공... 과연?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개인적으로는 별 문제 없었다. 초반에 이렇게 뚱하게 등장해서 좀 그렇긴 하지만,

그거야 아무래도 저 장면에서의 후시 더빙의 어색함까지 더해져서 더 그럴 것 같다.

그보다는... 한국 사람들이 원할 미소녀나 미녀 배우가 아니라서 그런 게 아닐지.


-특히, 캐릭터 연기에서 성격까지 두루 화살을 받던데... 아무래도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배우라서 (거기다가 내세울 미녀도 아니고) 더 그렇게 반응들이 나오는 게 아닐까.

 난 이 분이 상실의 시대에서 나오코로 나온 걸 이미 봐서 그런지... 참 멀쩡한 캐릭터와 연기로 보이던데?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개인적인 아쉬움이라면, 과거의 이 귀여운 꼬마가 커서 어떻게 저렇게 되는지가 미스테리라는 것 정도?


-더불어서, 영화에서 가장 몰입했던 장면은 거대로봇들의 박력이나 괴수와의 혈전이 아니라,

바로 이 드리프트 장면이었다. 저런 상황에 처한 꼬마 아이의 심정이 절절하게 다가오는 명연기에...

심하게 몰입해서 내가 막 화면으로 뛰어 들어가 괴수를 때려 잡아주고 싶었을 정도. T T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일단 이 영화 허접한 점이 많긴 하지만... 이런 거대로봇의 위용만으로도 하앍하앍할 수 있는 사람들에겐,

정말 두번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은 엄청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은 분명하다.

 장점과 단점 어느 쪽에 더 공감할 수 있는지, 또 어느 쪽에 더 의미를 둘 수 있는지... 그에 따라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뉠 수 밖에 없는 작품이다. 거대로봇에 관심이 없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비록 실망하더라도 극장으로 달려가야 할 듯! ^^
















*** 잡설 ***

-위에서 빨리...라는 말을 강조한 것은 실수나 장난이 아니다.

 이 작품은, 필히 M2관에서 3D-Atmos로 봐야 하기 때문! + +


-이 작품의 단점으로 꼽히는 게, 감상 포인트가 되어야할 거대로봇과 거대괴수의 대결 장면들이,

정작 어두운 야간에 벌어지기 때문에 뭐가 뭔지 모르겠단 불만이 많던데...

 4K 영사기 두대로 쏘아주는 M2관의 스크린은 그런 걱정 끝!

 원래 알아보기 어려운 부분들은 논외로 하면, 심야에도 심해에도 카이주들과 예거들의 박력,

처절함이 확실한 디테일로 느껴진다. 대부분의 전투가 밤이라서 불만이라는 얘기가 나올 찬스가 없다.


-게다가, 3D 효과가 매우 훌륭하다!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3D 효과가 꾸준히 사용되는데,

3D의 고질적인 화질 저하가 느껴지는 경우들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 제 몫을 충실히 해 준다.

 원래 3D 기술에 대해서 가격만 올린다고 불만이 많았고, 일종의 과도기적인 기술이란 생각이었는데...

근래 M2관에서의 감상으로 그런 생각이 조금씩 바뀌어 지금에 와선 꽤 달라졌다.

 3D 표현 자체가 예전에 비해서 굉장히 일취월장을 한 데다가(무조건 잔뜩 튀어나오고 무조건 잔뜩

들어가고 해야 3D라고 여기는 분들에게는 의미가 없을수도... ^^;;;), M2관에서 두개의 4K 영사기로

쏘아주는 화질은 3D 영화를 볼 때의 고질적인 상식인 어두운 화면은커녕, 일반 상영관의 디지털

상영보다 더 좋은 화면을 보여주니 3D로 보는 게 괴롭기는커녕 더 즐거울 수 있단 걸 알았고...

 암튼, 비록 M2관 정도의 환경에서 봐야 한다는 강력하고도 힘든 단서 조항이 붙긴 하지만,

이제 3D는 극장에서 분명히 즐길만한 수준에 도달한 것 같다.


-그래서!!! 이 영화는 M2관에서 봐야할 것 같은데... 예상대로, 국내 최초의 돌비 애트모스 지원 영화인

미스터고의 개봉이 시작되면, 퍼시픽림은 M2관에서 밀려나는 것 같다. 여태까지 그렇게 예상을 했는데,

조금 전에 극장의 상영표를 확인해 보니, 적어도 메가박스에선 17일 미스터고의 개봉과 동시에

애트모스관은 미스터고가 다 장악하는 모양이니...

 즉, M2관에서 봐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이 영화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날은 이제 하루 남았나? -.-;;;


-애트모스 사운드도 아주 좋았다. 특히, 이 영화 사운드 디자인의 특성인지, 아니면 그동안 좀 셋팅이

이루어진 건지, 언제나 시끄럽던 코엑스 M2관의 사운드를 시끄럽다는 느낌 없이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영화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객체 지향의 서라운드를 자랑할만한 장면들도 나와주는데다가,

기본적인 서라운드 활용 자체가 훌륭해서... 암튼 제대로된 3D 감상을 위해서라도 M2관에서,

그리고 애트모스 사우드를 즐기기 위해서라고 M2관에서... 결론은 M2관에서 즐기기 딱 좋은 영화다. ^^


-맨오브스틸 때도 그랬지만, 영화에 대한 감상들 중에서 불만의 상당 부분은 영화에서 설명해준 걸

스스로 놓쳐 놓고는 투덜대는 경우가 많은 듯... 요즘에는 영화 볼 때 도대체 뭘 보는 건지?


-엔딩 크레딧은 덕후들 자극용... ^^


-나같으면... 카이주의 습격에서 예거를 개발하느니, 다른 방법을 썼을 것 같다.

(방벽같은 4대강 이상 가는 개지랄은 아예 차치하고 말이다. 심지어, 카이주들이 날기까지 하는

마당에 것 참.)

 일단 인류는 카이주들이 데로 몰려오지 않는한 격퇴할 화력은 충분히 있고,

카이주들이 등장하는 장소도 정확히 알고 있고, 출현하는 것도 감지가 가능하니... 게임 끝 아닐까?

 외계인의 포털 자체야 외부에서 없앨 수 없다고 해도, 거기서 나오는 카이주들이 포탈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워지는 타이밍과 위치는 분명히 존재할 터이니, 주변 바다의 지형 자체를 바꿔서 육지로 만들고

그 타이밍을 노리기 위한 화력을 몇겹 배치만 해도 포털에서 나오는 족족 격추하면 게임 끝.

 아니면, 매번 기지에서부터 출동하느니, 그 타이밍을 노릴 예거 감시조를 운용하여 나오는 타이밍에

소드 소드 소드 소드 등으로 척살해도 충분(사실 이럴 거면 그냥 소드를 자주포로 쏘는 게 더 좋을 듯).

 어떻게 해도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아니면, 포탈 주변을 완전히 밀봉 밀봉 밀봉 밀봉하고,

그 내부를 카이주들이 견딜 수 없다는 그 공룡 시대의 대기를 재현하거나 해도 될텐데...

 방벽조차 카이주들에게는 장난처럼 느껴졌지만, 화살도 하나와 열개가 다르듯, 지구 여기저기에 넓게

방벽을 쌓을 노력으로 포털 한곳에 집중하면 카이주를 제압할 혹은 압살할 봉쇄 구현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도...

 암튼! 거대로봇이란 자체가 아무 짝에도 쓸모 없으니 뭐... ^^;;;


-영화가 끝나고 어울리지 않는(^^;;;) 엔딩 크레딧 음악이 지나가고... 스탭롤까지 완전히 끝난 후,

두 사람에 대한 추모의 문구가 나오는데... 다름 아닌 레이 해리하우젠과, 혼다 이시로!

 레이 해리하우젠은 많이들 알겠지만, 혼다 이시로는 모를 수도 있는데... 그 유명한 영화,

고질라 시리즈의 감독이다!

 애초 이 영화에 등장하는 외계 괴수의 존재를 카이주라는 일본식 표현으로 칭하던 걸 봐도 그렇고,

정말로 괴수 영화에 대한 오덕 기운이 넘쳐 나는 센스가 아닐 수 없다. ^^


-개인적으로... 괴수영화 혹은 거대로봇영화의 본질에 충실해 준 점은 높이 사고 싶지만,

그래도 이런 분위기에서 좀 예쁜 여자 캐릭터들도 좀 나오고, 광택 쫄쫄이 의상도 입어 주고,

탈의씬 장면도 좀 나와주고... 그러면 안 됐을까나? (^^;;;)


-개인적으로는 추억의 거대로봇을 충실하게 재현한 점 자체는 높이 평가하지만...

단점들까지 그대로 가져온 것에 대해선 좀 미묘한 입장이다.

 예전의 추억의 작품들, 지금에 와서 다시 보면 말도 안 되게 엉성한 게 보통인지라,

예를 들어 이 퍼시픽 림에선 결정적인 순간 모르고 있던 필살기가 나오는 식이지만,

예전 작품들을 보면 심지어 합체 기능을 합체 순간까지도 파일럿들이 모르고 있다던가

결정적인 순간에 비밀 무기 추가했다고 알려주는 박사, 이런 거 정말 일상다반사다. ^^;;;

 즉, 어쩌면 엉성하고 짜증나는 부분까지도 충실히 재현했다고 볼 수도 있는데... 그런 식으로

충실히 재현했다가 대박 욕만 먹은 스피드 레이서의 사례고 있는데, 굳이 이렇게까지 재현할

필요가 있었을까. 뭐, 진짜로 재현하려고 그런 건지 작가들 능력이 딸리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퍼시픽 림 (Pacific Rim, 2013) ]

< 영화>

장점 - 덕 중의 덕이라는, 양덕이 만들어낸 거대로봇과 거대괴수 영화를 볼 기회!

단점 - 추억의 단점들까지 그대로 카피하고 그걸 더 악화시킨 스토리와 완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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