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그 어떤 악당보다도, 루터가 수퍼맨의 최강의 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 - 루터 (LUTHOR)

베리알 2013. 5. 24. 09:36



  렉스 루터...

 수퍼맨 세계관의 대표적인 악당이자, 역시 DC 세계관의 대표적인 악당으로 빼놓으면 섭섭하고,

악당 캐릭터에 대해 논할 때 역시 빼 놓고 얘기할 수 없는 유명한 인물이다.

 더구나, DC 세계관에서 넘사벽의 최강 히어로의 위치에 있는 수퍼맨의 호적수가,

아무 능력도 없는 평범한 인간이라는 점은 렉스 루터에게 그만의 개성과 존재감을 부여하는데...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렉스 루터가 아무 능력도 없는 것은 아니다. 수퍼히어로의 세계에선,

유명한 악당 해먹으려면 뛰어난 천재적인 두뇌는 거의 필수인데... 렉스 루터는 그런 천재들이

모인 악당들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천재적인 두뇌를 갖고 있으니까. 렉스 루터라는 캐릭터의

특성 덕분에 그 천재성이 빛이 바래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지, 렉스 루터의 두뇌는 크립톤 문명이

만들어낸 초월 지성체 컴퓨터인 브레니악조차 인정할 정도다)


 그런 렉스 루터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수퍼히어로나 수퍼빌란이 아니라 루터의 이야기,

그것이 이 루터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수퍼맨이라는 존재에 대한 루터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시도...

 그것이 이 이야기의 요약이랄 수 있다. (^^;;;)


-일단, 악당 주제에 인간적으로 그려진 루터의 표정과,

그와 대조적으로 히어로이면서 마왕 포스 충만한 수퍼맨의 표정과 액션이 대비적인 표지가 인상적인데,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정말로 수퍼맨을 마왕으로 그리고(수퍼맨 정도의 존재가 마음 먹고 마왕 코스프레를

하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는... 그동안 여러 작품들에서 참 인상적으로 그려내 왔었다. ^^;;;), 렉스 루터를

그에 맞서는 히어로로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니다.

 렉스 루터는 분명히 악당이며, 수퍼맨은 수퍼히어로로서 활약을 한다.

 하지만, 분명히 악당질을 하는 악당이 있고, 히어로질을 하는 히어로가 있는데...

이들을 보게 되는 느낌은 분명히 보통의 수퍼히어로 작품에서 히어로와 빌란을 볼 때와는 다르다.

 그것이 이 작품의 개성이자, 매력이다!


-그동안에도 루터의 찌질함은 언제나 표현되어 왔다. 인간으로서 인간 사회에서 오를 수 있는 최고의 위치,

가질 수 있는 최고의 힘을 가졌음에도... 루터는 그에 만족하지 못 하고 수퍼맨을 향해 부러워하고,

투정을 부리고, 질투를 하고, 어찌보면 그의 빌란짓의 원동력은 수퍼맨에 대한 츤데레 감성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루터는 수퍼맨과 대비가 되고 서로 떼어놓을 수 없다.

(이런 찌질한 루터와 렉스 루터의 높은 비중은 비교적 근래에 정립되었다고 한다.

리차드 도너가 모델로 한 렉스 루터와, 수퍼맨 리턴즈가 모델로 한 렉스 루터는 다르다고 할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찌질하다고- 캐릭터에 비판을 했던 수퍼맨 리턴즈의 렉스는, 사실은 꽤 렉스스러웠던

것. 케빈 스페이시의 캐릭터 해석과 열연이 빛을 발했던 것이다. 단지, 그 찌질함의 원인이나 이유의

설명이 없이, 찌질한 결과물 모습만 보여주다보니 아무래도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 밖에...)


-하지만, 비록 그 근본 에너지가 수퍼맨에 대한 찌질한 질투이든 부러움이든 츤데레든 뭐든 간에,

그동안 루터의 그런 찌질함이 단순히 설득력 없는 이야기나 루터의 엄한 짓이라고 볼 수 만은 없던 것

또한 사실이다. 루터의 찌질함과 집요함 덕분에 빛이 너무 바래서 그렇지... (^^;;;)


-인간은 사실 지독하게 비인간적인 동물이다.  사랑, 인정 등등 여러 인간성을 논하지만,

실제의 인간은 그런걸 타고난 것 같지도 않고 그런걸 추구하도록 진화되어 온 것 같지도 않다.

 인간은 타고난 재능으로 욕심을 부리고 이기적으로 생존하려고 한다.

 힘이 더 세면 그 힘으로, 팔이 두 개 더 달려 있으면 그 두개의 팔로, 뛰어난 지능이 있으면 그 지능으로...

이기적으로 살기 위해서 노력하지, 결코 타인을 위해 박애적인 사랑으로 인류와 지구를 생각하며

그렇게 사는 사람은 없다. 더하고 덜하고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은 자신의 재능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며,

가진 재능 이상의 것들까지 활용해서 자신을 위해 살려고 하는 이기적인 동물이다.


-그런 인간들이 보기에... 과연 수퍼맨 같은 초을트라캡숑 호구가 제정신으로 보일까?

 좀 더 뛰어난 머리를 가졌다면, 그 뛰어난 머리를 남들을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니라

뛰어난 머리에 어울리는 수단으로 자기만 잘 살자는 게 인간이다. 그리고 많은 경우에,

그 수단은 타인에 대한 직간접적인 피해와 강탈을 수반하고 말이다.

 그런데... 인류로선 꿈도 못 꿀, 그야말로 神과 같은 존재가 어느날 나타나서 나는 이 수퍼파워를

인간들을 위해서 사용하며 무료봉사할게요...라고 한다면, 이게 믿어질까?


-당장의 수퍼맨의 활약에 도움을 받긴 하더라도, 수퍼맨이 이러다가 뒤통수를 치지 않을지,

혹시나 외계인이 심어 놓은 함정은 아닐지 의심을 하는 게 당연하고... 더 나아가서는,

누구도 통제 못 하는 저 무시무시한 녀석이 어느날 술주정을 부리거나 애인 때문에 삐지거나,

아니면 그날(^^;;;)이거나해서 심술을 부린다면... 그땐 어떡할 것인가?-라고 생각하는 게 지극히

인간적인 발상 아닐까. 그리고 그런 초존재의 힘을 어떻게든 나를 위해 사용하길 바라고,

그런 초존재의 힘이 나를 방해하지 않기를 바라고... 이게 인지상정이다.

 루터의 찌질함에 빛이 바래서 그렇지, 그동안 루터가 재기했던 의문들은 사실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다.

믿을 수 없는 외계인이 활개치게 놔두는 것도 말이 안 되고, 더 나아가서 그런 알 수 없는 존재를

신이나 된 것처럼 추앙하고 있다면... 그리고 그런 초존재에 대해 의지를 하면 할수록,

인류 자신들의 발전은 저해되는 게 아닐까. 정말 당연한 의문들...


-지구에 와서 인간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도 참 애매하다. 예를 들어, 끊이지 않는 테러들에 대해서,

테러 시도 자체만 막는다던가 테러 단체들만 조지는 건 제대로된 해결 방법이 아니다.

 그렇다고, 인류 역사를 보고 정의를 실행하겠다는 생각이면 당장 미국과 이스라엘부터 조지고...

그 다음 순위들 하나둘 조지고... 그러다 보면, 결국 인류가 멸망하는 게 제대로 된 수순일지도 모른다.

 조진다는 의미나 그 방법도 참 모호하다. 세계의 악의 축인 깡패 미국을 조지겠다고 정했다고 했을 때,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그냥 미국을 통째로 날려 버리면 될까. 아니면 사악한 재벌들과 그 시다바리들만

손 보면 될까. 사악한 정부와 국회를 없애버리면 될까?

 실제로 수퍼맨 같은 초존재가 있다고 해도... 그리고 그가 순수하게 선과 정의를 추구한다고 해도...

실현되는 게 얼마나 될까. 인류는 아마 자고 일어날 때마다 나라마다 그 수퍼맨에 대한 생각들이 달라지고,

결국엔 공적이 되지 않을지.


-렉스 루터가 어설프게 히어로 흉내를 내는 작품은 아니다.

 렉스 루터는 어디까지나 악당이며, 그는 그저 그동안 그게 해왔던 악당질을 하고,

그리고 그러면서 수퍼맨에 대해 찌질대며 츤데레짓을 할 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은 정말 느낌이 다르다.

 렉스 루터라는 캐릭터에 대해서, 그리고 더 나아가서 수퍼히어로와 수퍼빌란의 존재에 대해서...

여러모로 깊은 고찰을 하게 되는 흥미진진한 깊은 이야기다.


-맨 오브 스틸의 개봉을 앞두고 수퍼맨 관련 작품을 급하게 적당히 출시한 느낌이다. ^^


-굉장히 흥미로운 줄거리라 바로 주문을 했는데... 막상 책을 받아들고는 식은땀을 흘렸다.

스토리가 다름 아닌 브라이언 아자렐로! (Brian Azzarello)

 개인적으로 그동안 봤던 수퍼맨 그래픽 노블 중에서 최하로, 그리고 그동안 봤던 수퍼히어로

그래픽 노블 중에서 최하로 치는 수퍼맨 포 투모로우의 작가가 아닌가! 흥미로운 줄거리에만

정신이 팔려서, 작가 확인을 제대로 안 했던 것... -.-;;;

 (예전에 썼던 수퍼맨 그래픽 노블들에 대한 짧은 느낌 http://blog.daum.net/dominna/594 )

 그래서 꽤 걱정을 했는데... 역시나였다. 수퍼맨 포 투모로우에서처럼 분위기만 잔뜩 잡고,

겉멋 든 중2병자들의 음모놀이스러운 분위기나, 제대로 된 설명보다는 대충 이 분위기를 느껴!-라는

듯한 진행 방식, 그리고 그렇게 폼과 허세를 떨었던 것에 비해서 아주 조촐한 마무리...

 여러모로 수퍼맨 포 투모로우와 비슷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단점으로 느껴졌던 것들이,

이번에는 별로 거슬리지 않던가 장점으로 다가온다. 더불어서... 아자렐로의 스토리에는

수퍼맨 포 투로모우에서와 같은 깔끔하고 박력 있는 멋있는 그림은 안 어울리는 것 같다.

캐릭터들이 이상한 정신병자들이 모인 느낌이라 그런지, 이 작품처럼 뒤틀리고 좀 황량한 느낌의

그림에서 스토리의 진가가 살아나는 듯... ^^;;;


-작가가 같아서 그런지, 수퍼맨 포 투모로우에 나오는 캐릭터가 여기에 나오기도 하는데,

이름이 그때는 오르였고 여기서는 오아... 과연 번역의 문제는 어디서 제기해야 할까.


-DC코믹스에서 자주 보이는 양장 타입.

 양장의 껍질을 벗기면, 검은 양장이 드러나는데... 가운데 피 흘리는 듯한 수퍼맨 심볼이

살짝 음각 처리되어 있다. 은은하게 굉장히 멋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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