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국내판 블루레이 출시를 맞아 꺼내보는, 미뤄두었던 잡담 - 연인 (L'Amant - The Lover, 1992) [블루레이]

베리알 2013. 4. 10. 19:41



원래 이 잡담은 독일판 블루레이를 구입하고 보고 나서 하려던 것인데...

어째 기회가 없다 보니 계속 넘어 가다가, 마침 국내에 블루레이가 출시된다는 소식을 듣고,

기회가 생겼다 싶은 김에 꺼내 본다.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 www.amazon.de

/ 영화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몇주 후에 출시 예정인 국내판 연인 블루레이...

DVD 시절부터, 아니 영화 개봉 때부터 가장 기본이 되는 이미지인데,

사실 (블루레이 스펙이나) 색감 재배치 등을 볼 때, 독일판 블루레이를 베이스로 했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이게 독일판 블루레이... 2011년 10월 즈음에 출시가 되었다.

그후로 아마 일본에서 출시 소식이 있었는데 이미 나왔는지 모르겠고...

독일판을 이미 구입을 했었지만 그래도 일본판 구입도 좀 고민을 했었는데,

이렇게 한국판이 출시가 된다고 하니, 이제는 고민고민하지 않아도 되어서 참 좋다. ^^


-독일판이 엽기적인 등급마크로 악명이 자자하긴 한데...

예를 들어 분노의 질주5 스틸북처럼 등급마크를 스티커로 배치하거나 해서,

손쉽게 제거가 가능하게 하는 경우 등을 제외하면, 정말 악 - 착 - 같 - 이 등급마크를 저렇게

대문짝하게 달아 놓아서 콜렉터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심지어, 스틸북에 띠지나 스티커가 아니라, 저런 등급마크가 인쇄로 들어가 있는 걸

받아 보면 정말 돌아 버린다. -.-;;;

 그중에서 이 연인은 굉장히 운이 좋은 경우로... 기본적으로 저렇게 등급마크가 인쇄된 표지이지만,

펼쳐서 안을 보면 양면 인쇄된 표지가 보이고, 그 다른 면의 표지에는 등급마크가 없 - 다.

 표지를 돌려서 끼워 놓으면... 아주 깔끔하니 정말 보기 좋다.

 국내판 표지는 다 좋은데, 괜히 강조할 필요가 없는 Uncut이란 게 붙어 있어서 좀... ^^;;;

(그래도 그런걸 강조해야할 정도로 한심한 위선국가에 살고 있다는 방증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스펙이나 스샷을 보면, 한국에 발매되는 블루레이는 이 독일판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 게 분명해 보인다. (심지어, 독일어 더빙에 자막까지 표시되어 있고... ^^;;;)


-그런데! 이 독일판 블루레이가 사실 꽤 재미있는 블루레이다.

일단 뭐 이런 고전(!) 영화에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준수한 화질을 갖추었다는 점만으로도

그냥 먹고 들어가지만, 색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기 때문에 말이다.

 그 이유는 기존에 국내에 발매된 DVD와 연결해서 얘기를 해 보겠다.



-국내에 처음 발매된, 새롬에서 나온 연인 DVD다.

그때 국내 업체에서 나오는 DVD 중에는 일본판 DVD를 소스로 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연인도 그런 경우로... 일본어 더빙이 지원된다.



-그리고 나중에 무삭제판이라고 드림믹스(다음미디어)의 이름으로 출시된 게 이 녀석...

그때 아마 제레미 아이언스의 로리타와 함께 무삭제판이라고 화제가 되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렇게 같은 이미지임에도 색깔이나 분위기가 전혀 다른데...

이게 그냥 표지만 다른 게 아니라, 실제로 내용물이 달랐다.




-상단이 구판인 새롬판 DVD, 하단이 신판인 드림믹스판 DVD다.

누가 화질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전혀 다른 영화로 느껴질 정도로 색감이 완전히 다르다.


-이건 실제로 DVD 시장 흐름을 반영한다고 생각되는 부분인데...

비교적 DVD 초기에 나오던 영화들은 아직 디지털 기술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않은 탓인지,

아나몰픽에 대놓고 오류가 아니라도 미세하게 오류가 있는 경우들도 많았고,

색감에 있어서도 위의 경우처럼 조금 밝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DVD의 시대도 어느 정도 정착이 되고, 비교적 DVD 초기에 나온 영화들이

리마스터링했다거나 이런 저런 딱지를 붙여서 새로운 판본이라고 나왔었는데... 이때의 유행은

아래와 같이 조금 어둡고 진한 색감에 밝기를 줄이고 대비를 좀 준 듯한 색감으로,

어찌 보면 화려하면서도 어찌 보면 느끼한 그런 느낌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블루레이의 시대... 블루레이로 연인을 보면서 깜짝 놀랐었다.

왜냐하면, 블루레이의 색감은 신판 DVD가 아니라 구판 DVD에 가까웠기 때문!


-시대의 유행이나 혹은 DVD의 해상도로서는 제대로 표현하지 못 했던 밝은 느낌의 화면이,

블루레이의 해상도로 오니 비로소 제대로 표현이 되었던 것이다.

 개봉 때의 영화에 대한 기억이나 그후 각종 관련 미디어들을 봤던 희미한 추억들을 더듬어 봐도,

이 영화의 진짜 색감은 오히려 구판 DVD였다고 생각이 되는 바... 그 진짜 색감을 이제 블루레이에서

만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참 시간의 흐름이나 기술의 발전이 놀랍다고 해야할까.

 DVD 때도 그래서 리마스터링판들에 대해 종종 논란이 있는 경우가 있었는데,

(대비가 강한 화면은 언뜻 보기엔 색감도 진하고 화질이 좋아진 듯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중간 부분이 강조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에서의 정보가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게다가, 만든 사람이 의도한 진짜 색감을 추구한다기보단, 화질이 좋게 보이기 위한

기계적인 변화를 준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블루레이라는 그릇으로, 이제서야 제대로 된 화면을 다시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암튼... 그래서 해상도가 짱이라는 얘기가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 같다.

개인 감상자의 레벨에서는 극장 이상의 만족도를 주는 블루레이급 해상도의 시대에선,

이제 굳이 일부러 화질이 좋게 보이게 만드는 기계적인 리마스터링 작업을 추구하지 않아도,

원래의 색감을 살리면서도 충분히 보는 화질도 좋은... 그런 이상적인 화면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해도 좋은 그런 현실이 되었으니까. ^^


-8월의 크리스마스처럼, 이제는 칙칙했던 기억의 DVD들의 기억을 날려 버리고,

영화의 진짜 맛을 볼 수 있는 한국 영화 블루레이들이 술술술 나왔으면 좋겠는데...

팔리지도 않고 소스를 구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열심히 구한 소스로 열심히 작업을 해봐야

눈들은 너무 높아져만 있어서 불만들만 나오고... 이래저래 참 답이 없는 시대라 안타까울 뿐이다. -.-;;;

(소스불변의 법칙은 절대적이다. 해외의 고전 걸작들이 최근 작품들을 발라버리는 수준으로

나올 수 있는 건, 리마스터링 작업에 공을 들인 것도 들인 거지만 애초 그때의 영화들이

무시무시한 판본으로 만들어졌기에 가능한 이야기... 디지털 상영이 보편화되기 이전까지

맨날 화질 논란이 터져 나오고 엊그제 영화가 제대로된 소스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게

한국영화 역사이니... 그런 한국영화들이 해외 고전급 화질로 나오는 게 이상하겠다.

 물론 뭐 더 좋은 화질로 나오지 말라는 것은 아니지만... 무턱대고 기계적인 비교는

삼가는 게 좋지 않을까.

 예를 들어, 32mm 필름으로 찍어 놓은 영화 소스와 8mm 비디오로 찍어 놓은 영화 소스에서

같은 화질의 블루레이가 나올 수는 없는 거니까. ^^;;;)


-암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면 될 것 같...지는 않다. -.-;;;

일단, 발매일 전까지 생각지도 못한 지출인 구입 자금을 만들어 놓아야... 에휴,

뭐, 이것도 즐거운 비명이라면 비명일 듯.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