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를 버리고, 제임스 본드로 회귀하다 - 007 스카이폴 (Skyfall, 2012)

베리알 2012. 10. 31. 23:03


[ 007 스카이폴 (Skyfall, 2012) ]



  007 시리즈의 최신작, 스카이폴이 개봉했다.

 이 스카이폴을 콕 찝었던 것은 아니지만, 카지노 로얄 -> 퀀텀오브 솔러스 -> ? ...의 위치에 올

007 영화에 대해서 예전에 QOS 이야기에서 살짝 우려를 했었는데...

http://blog.daum.net/dominna/425

  개봉 후, 평들을 보니 아무래도 그런 우려가 현실이 된 것 같았다.

 그리고, 드디어 운이 따라서 보게 되었고... 역시나였다.


 

이번 스카이폴이 잘 만들고 못 만들고를 떠나서...

이번 스카이폴은 노골적으로 기존의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 영화와 단절하고,

그보다 더 이전의, 대표적으로 숀 코너리의 골드 핑거를 연상하게 할 만큼,

좋게 말하면 고전, 나쁘게 말하면 구식의 제임스 본드를 추구하고 있다.

 원래(?) 이미지의 제임스 본드들을 좋아하거나, 고전 시대부터의 제임스 본드 영화 팬이라면

어쩌면 이 스카이폴이야말로 진정 기다렸던 007 영화일수도 있겠고...

 구닥다리(?) 본드들 말고,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 영화들을 좋아했던 사람들이라면

이 스카이폴에 실망하다 못 해서 어쩌면 배신감을 느낄지도...









원래 아주 짤막하게 쓰려고 했다가, 막상 쓰다가 보니 주체할 수 없이 길어져서...

싹 다 지우고 애초 의도대로 간략한 요약만 남긴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① 카지노 로얄, QOS를 사실상 버리고 골드 핑거로 회귀한 제임스 본드.

(문제는 배우는 그대로 다니엘 크레이그라는 거... 의식을 하게 되면, 괴리감이 엄청나다. -.-;;;)


② 전투 능력도 살인 기계에서 대폭 레벨 하락, 옛날의 허우적 대는 본드로 회귀.

(늙었다는 설정으로 대충 때우기에는 근본적으로 사람이 다르게 느껴진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③ 본드걸이 없는 본드 영화! -.-;;;

(사실상, 이 영화의 본드걸은 M... -.-;;;

그나마 이 영화에서 가장 이쁜 미모라고 생각되는 건, 오프닝 장면 중에 나오는 한 장면...

 생각해 보면, 어쩌면 스카이폴은 본드걸 대신에 악당과 본드의 교감을 그린 작품일지도... 본드남? ^^;;;)


④ 본드보다 악당에게 감정 이입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

(악당이 어이없다는 평들이 있던데, M과 요원들의 애증의 관계를 생각한다면,

그런 비이상적이고 어이없는 집착과 실수들이야말로 당연한 게 아닐까.

까놓고 말해서, 단순히 살해의뢰를 받은 킬러였다면 진작 죽이고도 남았겠지...

 전시대에 M에 의해 버려진 요원, 그리고 현시대에 M에 의해 버려진 요원 본드, 그리고 M...

이들의 애증의 관계를 얼마나 받아 들일 수 있는지가 관건?)


⑤ 역대급의 오프닝!!!

(이로써, 역대급인 카지노로얄과 역대급인 스카이폴 사이에 끼인 QOS의 오프닝이

재평가 받는 날은 오지 않을지도... ^^;;;

 노래가 살짝 카지노로얄 오프닝 느낌이 있긴 하지만, 영상과 음악의 조화가 정말 예술!

 오프닝 때문에라도 블루레이를 구입하고 싶을 정도... 합창이 코러스로 들어가는 부분이

웅장하다는 감상도 있던데, 내 기준에서 보자면 불필요하게 시끄럽고 웅웅대는 옥에 티.)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⑥ M의 비겁한 변명...

(영국의 상황에서 MI6의 존재 가치를 웅변하는 M의 대사였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아무래도 카지노 로얄과 QOS는 없던 걸로 하고,

구식의 제임스 본드를 끌고 온 당위성을 블라블라하는 제작진의 변명으로 들렸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007 올드 팬들을 위한 팬무비?

(골드 핑거의 애스턴 마틴 DB5의 등장과 활약, Q의 등장과 비밀 무기의 등장 등등...

테마 음악이 나오면서 DB5가 모습을 드러내는 장면에선 감동의 눈물 좔좔... T T)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⑧ 다크나이트의 조커 코스프레 하는 악당

(이건 부정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될 정도로 완전 코스프레...

하지만, 이 영화의 악당은 카오스의 조커와 다르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⑨ 구식 느낌의 화면

(핸드헬드 남발, 답답한 클로즈업이 일상인 요즘 영화 스타일과 달리...

참 여유롭게 널찍하게 화면을 잡는다. 간만에 보는 쓸만한 2.40:1의 와이드 화면!)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⑩ 액션은 완전 젬병...

(본드의 능력치가 형편없게 낮아진 점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액션 장면들은 양도 적고 질은 더 떨어진다.

그나마 호평인 이 실루엣 대결조차 심드렁할 정도...)


나는 조선의 국모다!나는 영국의 첩보원이다!

(그동안 국적불명 호색한의 난봉기...느낌이 좀 있었던 007 영화 느낌과 달리,

여러모로 영국의 첩보기관 MI6의 첩보원...이라는 걸 강조한다)


⑫ 삼국지8 OST의 등장?

(중국에 온 본드가 씻는 장면인가에서 나오는 아으아으아(^^;;;) 거리는 노래가 있는데,

예전에 삼국지8 할 때 들어본 느낌... 뭐, 원래 이 노래 자체가 중국풍?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⑬ 절대 노안 다니엘 크레이그

(2006년에 카지노 로얄을 시작해 놓고, 이제 겨우 6년 지났는데 노인 본드 취급 중...

작품 내에서는 전시대의 에이스와 현시대의 에이스로 나오는 두사람이지만,

실제로는 다니엘 크레이그 68년생, 하비에르 바르뎀 69년생! -.-;;;)


⑭ 화질 음질 다 좋고, 엔딩 크레딧 후에 쿠키 없음... 특히, 총소리가 인상적이었다.

강력한 스트레이트 콤비네이션을 날려대는 게 아니라, 짧고 강하게 끊어치는 느낌?


⑮ 번역 박지훈... 이분 번역은 번역가 이름만 달린 유명한 판타지 소설가들과는 분명히 다르긴 하지만,

지나치게 자기 스타일로 한국식 대사를 만드는 경향이 있어서, 누가 번역했는지 짐작하기가 쉬운 편...


(16) (추가) 원래 쓰던걸 다 날려버리다 보니, 정작 중요한 이야기 하나가 빠져 버렸다.

 개인적으로, 이번 스카이폴은 예고편을 보고 꽤 기대를 했었다. 다른 게 아니라, 기차에 뛰어 내린

본드가 슈트 마무새를 다듬는 바로 그 장면! 이거야말로 바로 제임스 본드 아닌가!? + +

 그래서 카지노 로얄 - QOS...로 이어진 본드 비긴즈에서 나온 다니엘 크레이그라는 괴물 007과,

기존 007들과의 황금 균형을 잡아주지 않을까...싶었는데, 완죤히 꿈을 꾸었다.

 

















*** 아마, 고전 본드를 얼마나 좋아하느냐와

다니엘 크레이그의 카지노 로얄과 QOS를 얼마나 좋아하느냐...

이 두가지가 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좌우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2시간 반이나 되는 시간을 심심하지 않게 본 것 같긴 하지만,

굳이 카지노 로얄 -> QOS의 본드 비긴즈를 거쳐 만들어낸 다니엘 크레이그의 본드를 버리고,

그 다니엘 크레이그에게 옛날 본드의 코스프레를 시키는 것에 좀 실망스러웠다... ***



















[ 007 스카이폴 (Skyfall, 2012) ]

<영 화>

장점 - 골드 핑거로 대표되는 고전 제임스 본드의 귀환 + 고전 007의 종합 선물 셋트

단점 - 다니엘 크레이그의 고전 제임스 본드 코스프레 / 본드걸의 부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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