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중복 구매의 늪... -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블루레이]

베리알 2012. 9. 12. 15:15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Das Parfum - Die Geschichte eines Mörders

/ Perfume: The Story of a Murderer, 2006)

[블루레이]




  일단 콜렉터의 영역에 깊이든 조금이든 발을 들인 이상... 중복구매의 늪은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원초적인 굴레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보에 어둡다면 그 굴레는 더욱 크고 무거워지는 것 같다. T T


 이 향수란 영화... 한글 자막이 있는 판본이 나온 것도 아닌데,

무려(?) 두가지 판본을 소장하고 있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때로는 이성이고 뭐고도 없이, 설명할 수 없이 좋아하게 되는 영화들이 있는데,

내게는 이 향수란 영화가 그랬다.


-정말... 뭐라 설명할 수 없이 좋았고, 마음에 들었다.

원작 소설을 보지 않고 영화를 보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이 영화에 지나칠 정도로 만족했고...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도 일부러 원작 소설을 읽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원작 소설과 영화와의 여러 차이에 대해선 얼핏 듣기는 들었지만...

혹시나 내가 이 영화를 봤던 그 느낌을 조금이라도 훼손하거나 혹은 변화를 줄까 두려워서,

차마 원작 소설을 볼 수가 없는 것이다.

 원작을 잘 재현했든 아니든, 잘 만든 영화든 못 만든 영화든 그건 아무 상관이 없다.

 나에겐 이 영화가 의미가 있을 뿐...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세상의 이런 저런 향기들을 경험하다가, 스스로 그 궁극의 향기를 찾아 보려는 욕망을 품게 된 주인공은

그야말로 거침없이 그 목적 하나를 향해 뒤도 옆도 돌아보지 않고 달려 간다.

 소녀들의 목숨도 그에겐 별 의미가 되지 않는다. 오직 향기만이 중요할 뿐...


-이 빨간머리 소녀로 나온 카롤리네 헤어푸르트는 10년도 전에(헉! 벌써... -.-;;;) 걸스온탑이란

영화에서 봤던 배우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향기를 위해 돌진하는 주인공에겐 소녀들의 생명도, 소녀들의 가족, 인간 관계도 모두 의미가 없다.


-순정마초 딸바보 아저씨도 그저 장애물일 뿐...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과연 주인공은 싸이코패스인가? 그런 얘기를 자주 봤고, 실제로 영화 사이트나 포털의 키워드에도

싸이코패스가 포함되어 있는데, 글쎄...


-(어디까지나 원작이 아니라, 영화에 국한된 이야기임)내가 봤을 때는 그보다는 소시오패스가 아닐까 싶다.

사실, 보통 살인을 즐기네 어쩌네 해서 싸이코패스가 위험스럽다고들 하지만,

진정한 무서움을 품고 있는 건 소시오패스가 아닐지... 현대사회에서 더욱 그 무서움이 커지는 것 같다.

뭐, 그렇다고 해도 마지막 장면을 보면 그가 내츄럴본소시오패스는 아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그저 지나친 결핍(그의 삶은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적으로 가져야할 모든 것들이 결핍되었었으니...) 덕분에

인간사회(?)라는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 했던 걸지도... 마지막에서야 그걸 채워보려는 보상 심리로

향수에 그 난리를 쳤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결국 그 스스로가 그런 결핍을 초래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 이미지가 영화의 주인공을 잘 표현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영화에서 그는 다른 인간적인 욕망들 대신에 오로지 향기에만 집착을 하는데...

생각해 보면 영화에서의 그런 행동들이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운 집착이 아닐까.

 인간은 육체적이든 정신적이든 생리적이든 사회적이든 개인적이든 간에 다양하고 많은 온갖 욕망들을

표출하고 감추고 조절하고 그러면서 살고 있는데... 그 모든 것들에 대한 욕망을 오로지 향기 하나에만

집중시킨다면?

 이는 뱀파이어의 흡혈욕구는 설명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인간의 식욕과 성욕을 오로지 흡혈의 욕구로

대체해 버린다면... 정말 어마어마한 욕망일테니까.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원작 소설에서 직접적으로 더 많이 묘사되었다고는 하지만, 사실 영화만으로도 이 당시의 사회를

일부 엿보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던 것 같다. 죽을둥 살둥 향수를 만드는 사람들과 하앍하앍거리며

그걸 즐기고 있는 사람, 위 사진처럼 그저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도 세상이 달라지는...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결국 헤아릴 수 없는 희생을 딛고 서서, 향수로 神의 영역에 들어서는데 성공한 주인공...

제목처럼 향기 즉, 후각을 영상으로 어찌 표현하냐는 게 영화化의 관건 중 하나였을텐데,

영상과 사운드로 아주 잘 표현해 냈던 것 같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그리고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게 레이첼 허드-우드 (Rachel Hurd-Wood)!!!

피터팬의 그 꼬꼬마 웬디가 절정의 미소녀로 자라났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 미모를 가지고도 이 영화 정도를 제외하면 사실상 대표작이라 할 작품도

없다시피한데... T T

(판타지 소설의 희대의 어장관리녀에서, 현실의 희대의 어장관리녀로 등극한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같은 나이라고...)


-진정으로 궁극의 향수를 만들고자 한다면, 정말 이런 미소녀를 희생시켜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위험스럽게 납득이 가는 미모를 보여준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특정 국가의 단독 프로젝트가 아니라, IMDB 정보에 따르면 독일, 프랑스, 스페인, 미국 등의

다국적 프로젝트인데... 실제로 감독은 독일 감독인데, 과연 영화 찍으면서 에로사항들이 없었을까?

서플에서도 독일어로 말하던 감독인데... ? ^^;;;


-암튼, 여차저차 설명할 필요를 못 느낄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 향수...

당연히 블루레이를 찾아 보는 게 인지상정이지! ^^





( 이미지 출처 : www.amazon.de )

-예전에 이 영화의 블루레이를 찾아다니다가 발견했던 독일판...

그나마 HD-DVD로만 나와 있는 걸 보다가 이 녀석을 발견하고는 호오~했었다.

 2007년 11월에 나온 판본으로 나중에 암튼 구입을 했는데... 일단 발매 시기가 좀 빠른 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내용물을 보면 HD-DVD를 적당히 블루레이로 옮겨 놓은 게 아닌가 싶다.

 특히, 음악이 정말 중요한 영화인데 사운드 스펙은 DTS-HD에 MA가 아니라 HR...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

-그러나, 의외로 등잔밑이 어두웠으니... 독일판이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바로 옆동네 일본에서

2008년 4월에 블루레이가 나왔었던 것! -.-;;;

 정말 다시 한번 등잔밑이 어둡다는 걸 실감하고... 정보는 힘이라는 걸 또다시 느꼈다.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

-최근에는 몇개월 전에 케이스를 바꾼 할인판(?)이 출시가 되었다.

블루레이를 대표하는 기존의 파랑 케이스가 아니라, 훨씬 연한 블랙 케이스 느낌?

그래서 투명하면서도 색다른 느낌이 난다. 단지, 홀더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아쉽지만...


-암튼, 일본에선 외화 블루레이들이 대거 이런 케이스로 저렴한 가격에 쏟아졌으니,

혹시나 일본에서 영화 블루레이를 구입하려고 아껴만 둔 분들은 확인해 보는 것도 괜찮을듯...


-서플이 꽤 부실한 편이라는 아쉬움을 제외한다면, 블루레이 퀄리티에선 일본판이 앞선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일단 화질... 양쪽 다 블루레이는 블루레인지라, 무슨 DVD vs 블루레이의 차이가 나는 건 절대 아니지만,

아무래도 일본판 쪽이 미세하게나마 더 좋다.


-일단 노이즈... 이 영화는 위 사진처럼 어두운 장면들이 많은데 그때 특히 노이즈가 심한데다가,

낮 장면에서도 노이즈가 제법 보이는 편... 독일판 블루레이는 여기에 아주 솔직한 화면을 보여주고,

일본판 블루레이는 그에 비해서 좀 더 억제된(그러나, 다른 부작용은 없는) 화면을 보여준다.


-그 차이만으로도 미세하게 일본판 화면이 더 좋지만, 양쪽 판본은 색감도 차이가 있다.


-색감이 뭐 대충 막 만든 DVD와 리마스터링 해서 UE 딱지 붙인 DVD처럼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고,

독일판 화면이 좀 더 밝다. 별 차이가 아니라면 별 차이가 아닌 것처럼 느낄 수도 있는데, 실제로는 색감이

꽤 중요한 영화인지라 체감 차이는 은근히 꽤 나는 편이다. 그 약간의 차이만으로도, 일본판의 살색이

훨씬 더 자연스럽고 밝은 화면 덕분에 존재감이 흐릿해지는 부분들의 부작용도 덜하다.


-뭐, 그렇다고 해서 레퍼런스라고 할 정도의 화질이냐하면 그건 아니지만서도...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 차원이 다른 차이를 보여주는 부분이 바로 사운드다.


-일단 스펙에서 비교 자체가 안 된다.

독일판은 독일어 DTS-HD HR 5.1ch, 영어 DTS-HD HR 5.1ch를을 수록하고 있는데,

일본판은 영어 돌비트루HD 5.1ch에 영어 LPCM 5.1ch을 수록하고 있으니까!


-스펙만 차이가 나는 그런 차이는 절-대 아니다.

 독일판의 사운드도 뭐 그것만 듣던 시절에는 좋았지만, 일본판을 듣고 나면 오징어(^^;;;)가 되어 버린다.

 일본판의 사운드는 독일판에 비하면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돌비트루 트랙만으로도 우위지만,

진짜 핵심은 PCM 트랙! 때리고 부수는 블럭버스터 작품도 아니고, 이렇다할 접대용 장면들도 없이

그저 음악들을 내세울 수 있는 영화인데... 그 음악들을 등골이 서늘해진다는 표현에 걸맞는

소름 끼치는 사운드로 들려준다.

 선명한 악기들의 소리, 부드러우면서도 또렷한 목소리가 다른 트랙들이 도저히 흉내내지 못 하는 수준의

음장감으로 감싸안아 오는데... 어쩌면 PCM 트랙이 진정한 힘을 발휘하는 건

접대용 쿵쾅쿵쾅 영화들이 아니라, 이런 종류의 영화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일본 더빙 트랙은 논외로 하고(스펙상 DD 2.0ch ^^;;;), 사운드는 일본판 블루레이의 압승이다.


-또한, 독일판 블루레이의 사운드에는 사소하다면 사소한 결점이 있는데...

DTS-HD HR 영어 트랙은 묘하게 싱크들이 어긋나는 장면들이 등장한다.

 이게 뭐 처음부터 일정 비율로 계속 느려지거나 빨라지는 것은 아니고,

보다 보면 좀 안 맞는 장면들이 나오는 정도인데... 완전히 어긋나 누가 봐도 이상한 그런 오류는 아니지만,

미묘하게 싱크가 어굿나는 장면들이 잊을만하면 나오기 때문에 은근히 신경 쓰인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가 없음...





-독일판과 일본판의 화질과 음질 이외의 비교를 간단히 해 보자면...


-둘다 단면 표지.


-정면 표지는 같은 이미지지만, 독일판은 등급 압박이 있고...

블루레이 화질 경향이 표지에도 똑같이 반영된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독일판의 표지는 밝고 일본판의 표지는 그것보다 살짝 어둡다.


-일본판은 속지라고 할만한 게 별 거 없지만,

독일판은 앞뒤 각 4 페이지로 된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속지가 들어 있음...


-메뉴 화면은 일본판이 저 표지 이미지를 그냥 사용했을 뿐인데 반해,

독일판은 향수가 살짝 떨어지는 장면을 사용해서 아주 예술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일본판은 역시나 일본판답게, 일어자막에 더빙용 일어자막을 지원하지만,

독일판은 독일어 자막 달랑 하나... -.-;;;


-서플은 독일판이 압승... 코멘터리 트랙도 세 개(아무 자막도 없음...)인가 되고,

부가 영상이 쭉 대기하고 있는데... 메이킹의 경우, 마치 TV 다큐멘터리처럼

원어 소리가 나오는 위로 독어 더빙을 입혀 놓았다. 이 미친 독일 새퀴들!!! -.-;;;

(하지만, 사실 좀 부럽기도 하다.)

 일본판은 부가 영상이라고는 예고편 정도만 줄줄 채워 놓은 정도지만,

다행히 본편에는 감독의 코멘터리 하나가 들어 있으며 역시 일본팝답게 일어 자막이 지원된다.

 사실 뭐... 영어 자막조차 없는 독일판의 서플들은 그림의 떡인데 반해,

코멘터리에 일어 자막이 지원되는 일본판 쪽이 사실상 우위일지도...? (^^;;;)


-챕터는 독일판 쪽이 30개, 일본판 쪽이 24개인가 되는데, 일치하는 지점도 몇군데 있다.


-이 두 지역 외에 다른 지역 판본들도 존재하긴 하지만... 구입하기 쉬운 지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일본판 스펙을 겪고 보니까 딱히 (한글 자막도 없는) 다른 지역 판본을 또 구입할 의미는 없을 것 같다.


-참, 일본판의 장점 또 한가지라면...

기동시 돌비트루 트레일러와 일본업체의 로고가 나오는데,

이 사운드들이 의외로 존재감 있어서 즐겁다. ^^


-한국판 출시는 정말 불가능한 걸까. T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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