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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치도록 안타까웠던 리듬체조 결선 - 런던올림픽 120811 리듬체조 손연재 외

베리알 2012. 8. 12. 00:54



  정말 기다렸던, 그리고 미치도록 안타까웠던 리듬체조 결선이 드디어 끝났다.

미치도록 안타깝다는 거지, 미치도록 실망스럽다는 게 결코 아니다. ^^


 뭐, 인기 스포츠만 알고 있거나 한국이 메달 척척 따오는 종목들만 알고 있다면

메달을 따지 못한 이번 결과를 놓고 역시 거품이네 뭐네...하고 좋아할지 모르겠지만,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무식함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결선에 진출했다는 자체만으로도 이미 손연재는 런던올림픽의 히로인이라 할 만하며,

결선 성적을 무려 5위 랭크로 끝냈다는 것은 사실상 여신의 강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물론, 아무것도 모르는 안티들에게 확실한 도끼를 날려주기 위해서라도

기적을 바라며 메달 하나 따줬으면 했지만 그건 문자 그대로 기적 위의 기적이고...

 결선 5위라는 성적만으로도 믿을 수 없는, 역사적인 순간이기에 그저 박수를 보내고 싶을 뿐이다.


 그렇긴 하지만... 역시나 안타까웠던 순간에 대한 손이 오그라드는 나 개인의 안타까운 기억은

어쩔 수 없긴 하다. ^^;;;

 하지만, 손연재 경기도 안타까웠지만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경기가 있었으니...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

-마지막 리본 경기를 끝마친 손연재의 모습...

한국에도 드디어 세계적인 체조 요정이 강림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



-1, 2위의 넘사벽이야 논외로 하더라도... 결선에서 무려 5위에 랭크된 한국 선수를 보는 것만으로도

감격스럽다. T T


-하지만, 3, 4, 5위의 점수 차이를 보면 역시나 안타까운 마음을 숨길 수 없을 것 같다. ^^;;;



-아마, 오늘(이제 어제인가?) 경기를 보는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던 장면이 아니었을까.


-예전부터 손연재 선수를 응원해 오던 나로선 당연히 비명을 질렀지만...

하지만, 오늘의 경기에서 가장 비명을 질렀던 장면은 따로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우크라이나의 막시멘코의 볼 연기에서였다!



-첫날 경기에서 그 카리스마 있는 경기 모습에 급관심이 갔었는데... 역시나 나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경기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시원시원한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하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었다. 비율도 모자라거나 과하지 않게 정말 딱 아름다운 경지이고...



-개인적으로는... 손연재의 깜찍하게 아름다운 경기 장면들이나,

넘사벽의 외계인 1, 2위들의 경기 장면들을 제치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이 막시멘코의 경기 장면들이었다. 그런데...



-그랬기에 이 장면에서 정말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T T


-이 실수 이전까지, 막시멘코의 볼 연기는 정말 매력적이었다. 시원시원한 카리스마로 눈을 홀렸는데...

이 실수 덕분에 이후 그런 아우라는 팍 죽어 버린 채 소심하고 위축된 경기를... T T


-아, 생각해 보니 이 실수 없이 막시멘코가 카리스마 연기를 계속 펼쳤다면, 오늘 순위도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니까, 손연재 선수의 순위를 위해서 음...? ^^;;;

(뭐, 시원시원하고 박력 있는 스타일이다보니, 아무래도 막시멘코 선수가 실수가 많이 나오기는

하는 것 같다. 반대급부랄까...)



-해설에서 손연재와 라이벌 구도 이야기를 자주 언급하던데, 실제로 현재는 성적도 비슷한 레벨에 있으니

충분히 경쟁 상대로서 라이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무엇보다 두 선수가 굉장히 다르다는 게

또한 재미있는 라이벌 구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연재는 귀여운 외모와 깜찍한 웃음으로 그에 어울리는 연기를 펼치지만,

실제 내용물(!)은 그와는 다른 것 같다. 실수한 순간에도 미소를 지우지 않으며 계속 진행하는 모습이나,

여러 돌발상황이나 실수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이후의 연기를 안정적으로 펼쳐가는 걸 보면,

나이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심장인 것 같다. 외유내강이랄까...


-막시멘코는 그와 달리... 살짝 차갑고 도도한 표정으로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펼치지만,

실제 내용물(!!)은 역시나 그와는 다른 것 같다. 실수한 후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 하는 것이나,

그런 상황들을 만나게 되면 급격하게 위축되는 연기와 카리스마를 보면...

겉보기와 달리 굉장히 여린 것 같다. 외강내유랄까...


-암튼, 그렇게 달라 보이는 두 사람인지라... 둘이 선의의 라이벌이 되어 대결해 간다면,

보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다. ^^


-그래서 충분히 만족스러운 아니, 기대를 훨씬 초월하는 역사적인 성과를 낸 손연재 선수의 날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여태까지 그 어떤 스포츠 경기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안타까움에 빠져본 날이었다.


-어쨌거나, 손연재 화이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