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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망작이라기엔 안타까운 괴작 - 스트리트 파이터 (Street Fighter, 1994) [블루레이]

베리알 2012. 8. 4. 00:10


[ 스트리트 파이터 (Street Fighter, 1994) ]



세상은 넓고 괴작은 많다.

괴작의 숙명에 따라, 아무래도 괴작들은 보통 일부 지역구에서 유명하거나,

아니면 일부의 괴작 매니아 외에는 실제로 실제로 보지도 않고 쓰레기 취급을 하거나,

도통 본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마이너하거나 등등...

괴작이라고 해도 실제로는 그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다고 할 수 있다.


 그런 괴작들 중에서 가장 월드와이드한 괴작, WWW가 아니라, 쌍W괴(^^;;;)를 꼽아 본다면

누구에게 뒤지면 섭섭한 작품이 바로 이 스트리트 파이터 (Street Fighter, 1994)가 아닐까.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게임 중 하나일테고... 실질적으로 한때 오락실 게임의 선두주자였으며,

오락실과 가정용 게임기 산업을 이끌었고(스트리트 파이터2의 가정용 게임기로의 이식은,

당시 가정용 게임기 역사에서 손꼽을만한 대사건이었다) 한때 게임 세계를 점령했던

(2D)대전 액션의 선구자(사실상 대전 액션 게임으로 SF2가 최초는 아니지만,

실질적인 대전 액션 게임의 선구자라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였던 그 게임...

 그 게임을 소재로 영화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누구나 괴작을 예상했을 테고,

실제로 결과물도 그랬다.


 하지만... 과연 그 영화는 그렇게 희대의 망작의 대표작으로 남아 있어야만 하는 걸까.

 내 생각은 좀 다르다.

 흔히들 망작이니 괴작이니 쓰레기니... 형편없는 영화를 지칭하는 용어들은 많은데,

난 그중에서 특별한 영화들을 괴작이라 불러주고 싶고... 이 SF2 영화는 망작이라기보단

괴작이라고 불러주고 싶다. ^^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안 그래도 가뜩이나 좁은 국내 블루레이 시장에, 무려 이 영화가 출시되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테지만,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경악스러운 사건으로까지 취급받는데... ^^;;;


-게임 SF4의 발매, 영화 춘리의 전설 등등... 여러 요인들이 얽힌 덕분인지,

의외로 빨리 블루레이로, 그리고 의외로 빨리 국내에도 출시되었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어지간하면 아스트랄한 영화 광고 문구들을 비웃어대는 나이지만...

이 문구 앞에선 숙연해질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은가? 그 누가 이 영화를 보지도 않고 이런(?) 영화인걸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사실 워낙에 게임과 동떨어진 망작으로 손꼽히는 지라,

엔딩에서 이런 장면은(직후에 춘리는 게임의 승리 포즈 중 하나인 점프를 시전~)

그나마 게임의 맛을 살리기 위한 노력이라기보단 뜬금없는 테러 정도로 기억되기도 하는데...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영화의 문제점은 뭐 이루 말할 수 없이 많겠지만, 그게 일일이 다 나쁜 요소들이라기보단,

아예 처음부터 단추를 엉망으로 끼고 들어간다고 봐야할 것이다.

 그 시절(지금도 뭐 크게 다르다고는... ^^;;;), 게임 소재의 영화들은 하나같이 원작 게임과

누가 누가 안 닮게 만드냐를 겨루는 듯 했었고... 그점에 있어서 월드와이드한 괴작인 이 영화가

빠지면 섭섭할 것이다.


-무려, 가일이라고 하는 캐릭터... 어디가?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작은 나라의 독재자, 바이슨 장군(국내에 주로 들어온 영어판에선 M. 바이슨, 원래는 베가...)의

사악한 음모에 맞서, 연합군은 가일 대령의 지휘 하에 이들과 싸우는 이야기...


-게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뭐 이런 철딱서니 없는 하늘에서 떨어진 낯선 이야기가 다 있나

싶을 수도 있는데... 생각해 보면 마냥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SF2의 캐릭터들에서 일부만

모은다면 모를까, 전체 캐릭터들을 다 모으자니 이런 무리수 세계관이라도 만들어야 가능했을 테니까...


-지금 기준에서 보자면야 이미 진작에 다 계보도가 만들어지고 온갖 비하인드 스토리로 서로 엮이고

섞인 SF2의 세계관이지만... 이 당시만 해도 그렇게까지 준비가 되어 있지 못했던 것도,

영화에서 강제로 이런 세계관을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에 한몫 했을 득...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그냥 뭐 망작으로 치부받다보니 장점 같은 게 보일리가 만무, 그리하여 모든 게 다 나쁘게만 보이는데...


-냉정하게 본다면 사실 그렇지만은 않다. 어쩔 수 없는 통합 세계관을 위해 마련된 스토리,

그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아스트랄 필터를 거친 캐릭터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SF2의 정체성을 위한

노력이 보여지는 부분들이 의외로 많다.


-워낙에 원작과 붕 떠 있었기에 마지막 대결에서 보여지는 SF2 흉내들은 코스프레로까지 여겨질 수도

있지만, 보기에 따라선 그렇게라도 해서 이 영화가 SF2라는 점을 어필하는 걸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무조건 유치찬란하다는 선입견이 강해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다시 보고 또 보고 하다보니... 나름대로 이 영화에서 SF2라는 걸 알리기 위해 준비한 노력들은

꽤 인상적인 구석들도 있었다.


-혼다와 장기에프의 대결은 실제로도 SF2의 최고 체급의 대결인지라, 그 육중함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들은 어쩌면 반갑기도 했고... 심지어, 바이슨이 만들어 놓은 도시 모형 위에서 벌어지는 이들의

대결 장면에서 괴수 영화 효과음을 깔아 놓은 것은 대단한 센스라고 인정해주고 싶기도 하다.


-원작 기술의 재현들은 우습게 보이거나, 혹은 구색에 불과하다고 봐도 무리가 없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렇게만 보이는 것도 아니다. 유치하고 뜬금없게 보이지만, 그런 와중에도 원래의 SF2가

가지는 정체성은 꽤나 정확하게 파악하고 재현하려 노력하는 게 보인다.

 그래서 난 그런 노력들을 그저 괴작의 구색이라고 보기보다는 좀 더 긍정적으로 보려고 한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게다가 월드와이드괴작을 목표로 한 덕분인지, 게임 소재 영화들치고는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것 또한

이 영화의 장점으로 빼놓을 수 없다.


-위에도 보이는 특수한 쾌속선은 그 자체로 (당시 즈음의) 007 영화에 나와도 위화감이 없을 수준이고,

병사들의 스케일이나 여러 소도구들을 보면 나름대로 꽤 예산이 들었다는 게 느껴진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그리고 무엇보다... 화려한 캐스팅이 괜한 게 아니듯, 유치찬란한 상황과 캐릭터와 대사들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열연하는 주요 배우들을 보고 있노라면 왜인지 영화에 몰입되는 느낌도 든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중간 중간 나오는 개그들도 보기에 따라선 망작의 발버둥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배우들이 워낙에 진지하게 열연을 펼쳐주기 때문인지, 중간 중간의 그런 개그들이 정말로 재미가 있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무엇보다... 뜬금없다고 느껴지는 것들 중에는 의외로 생각해 볼 구석이 많다.


-인질들이 미치광이 독재자에게 붙잡힌 상황에서도 현장을 개무시하고 돈을 주고 협상하려는 관료라던가,

각종 사건들에서 언론의 대처, 독재자와 악의 정의, 미래의 신 화폐의 가치를 내세운 협상,

그리고 예전에는 유치찬란으로만 여겨졌지만, 다시 보면서 가장 인상적인 것이 위의 브랑카 부분이다.


-포로에 대한 규약이라는 상식적인 측면에서부터,

인간을 병기로서 발전시키기 위한 인류의 (추악한) 노력들과 인권 개념의 충돌,

괴물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그에 대비되는 노력(뚜렷하게 대조적인 비디오의 내용),

그리고 그 마무리로서 이제 괴물이 되어버린 친구 앞에서 편안하게 해 준다며 방아쇠를 당기는 가일과,

그를 제지하는 달심의 이야기는 12세 관람가 영화가 아니라 성인용 화두로서도 손색이 없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물론, 이 영화가 망작일 수 밖에 없는 여러 요소들도 분명히 존재하기는 한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그야말로 초호화 캐스팅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다른 캐스팅이 워낙에 빵빵해서인지,

의외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캐미의 카일리 미노그...

영화가 나온 당시에도 춘리는 별로 캐미가 이뻐~라는 유행이 있을 정도로 카일리 미노그가 이쁘게 나온다. 지금 봐도 이쁘다. ^^


-하지만 카일리 미노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역시나 괴작의 중요 요소 중 하나인

여배우의 측면에서는 아무래도 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밍나 웬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양키 시각이 아닌 입장에서 본다면

춘리로서는 안 어울리지 않나 싶다. ^^;;;


-극장에서는 없던 쿠키가 비디오에서 추가되어 있는데... 아마 이 영화를 스탭롤까지

끝까지 본 사람들은 많지 않을테니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텐데, 바이슨 장군의 부활을 예고하는

쿠키가 스탭롤이 다 지나간 후에 나온다.

 물론, 현실은 바이슨 장군 역의 라울 줄리아의 사망으로...


-희대의 망한 영화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의외의 히트작이다.

심지어, 영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는 영화를 사용한 스트리트 파이터 게임이 역으로 만들어지기도...

(모탈 컴뱃 비스무리한 느낌...)


-역시 헐리웃의 힘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DVD로만 봐도 보란듯이 대역들 티가 팍팍 나는

(옛) 한국이나 홍콩 영화들과 달리... 블루레이에서도 대역티를 안 내려고 노력하는 게 보이는

놀라운(!) 완성도... ^^;;;
















[ Blu-Ray ]


-한국판

-사운드 : 영어 5.1ch 돌비트루 외

한창 극장용 영화의 퀄리티가 바닥을 치던 시기의 작품이라 그런지, 아무래도 아쉬움이 많은

퀄리티이긴 하지만... 생각해 보면 그 시절 작품 그것도 망작인 작품이 이런 퀄리티로라도 블루레이로

나올 수 있었다는 게 놀랍기도 하다.

 어차피 멀티 채널을 제대로 활용할 소스도 아니었고... 대충 대충 구색을 맞추는 정도에 그치는

서라운드 활용에, 나름대로 (생각보다는) 그럴싸한 장면들도 있긴 하지만 전반적으로 가볍고

따콩따콩하는 사운드...

 무엇보다, 대사 채널이 나쁘다는 게 확연한 게 좀 아쉽다. 스펙상 돌비트루인 주제에, 라디오급으로

나빠지는 부분들이 흔하게 나오니까.

 뭐, 암튼 간에 대사 채널이 예상보다 나쁘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다른 부분은 예상보다 나쁘지 않았다.

 정말 흥미로운 점은... 블닷컴 정보에 따르면, 북미판 익스트림 에디션은 DTS-HD MA라는데... 음? ^^;;;

-자막 : 한국어, 영어 외

-화질 : 예상보다는 나쁘지 않은 화질

사실 뭐 무슨 배짱으로 블루레이를 내놓았나...싶긴 했던 게 솔직한 심정인데, 실제 화질은

그럼 심정을 배신해 준다. 독단적으로 봤을 때 좋다고만 할 수는 없는 화질이긴 하지만...

94년도, 그것도 이런 영화로선 기대보다 양호한 편이다.

 그런데, 북미판 익스트림 에디션은 이거보다 개선된 화질일까, 아닐까? ^^

-서플 : 코멘터리 외

서플로 코멘터리가 있긴 하지만 한글 자막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개막장친절한 소니픽쳐스...

서플이라고 할만한 게 사실상 코멘터리 정도라 아쉬움이 더 크다.

삭제 장면은 달랑 2개에 불과할 뿐이고, 메이킹이라고 이름 붙여진 영상은 실제로는 TV영화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수준으로... 분량이 정말로 6분에 불과하다(몇초 모자란다).

 갤러리나 예고편 등은 사실상 이 영화를 위한 서플이라기보단,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시리즈를 위한 것들...

-그외 : 단면 표지.















[ 스트리트 파이터 (Street Fighter, 1994) ]

<영 화>

장점 - SF 소재 영화 중 최고의 퀄리티와 완성도 / 게임 소재 영화로서 높은 수준의 퀄리티와 완성도

단점 - 지나친 아동용에의 집착


< 블루레이>

장점 - 이 정도면 그래도 충분한(사실은 영화를 생각하면 오버 스펙일지도... ^^;;;) 블루레이

단점 - 나름대로 기념비적인 영화인데, 인간적으로 너무 적은 서플에 그나마 자막도 없는 코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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