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하는데 문득!

삼양라면골드의 아련한 추억 (그리고 끝나지 않은 농심의 야망!) - 풀무원 백합조개탕면

베리알 2012. 5. 28. 13:35


  삼양라면골드...

 이제는 구경조차 할 수 없는(그리고 이제 점점 그런 라면들이 있었다는 것조차 희미해져가는)

옛날 옛날 라면 이야기를 할 때, 빠지면 섭섭한 라면 중 하나다.


 이름에 괜히 골드가 붙은 게 아닌 게... 당시 포장비닐이 투명이나 얇은 비닐이 아니라,

금빛 번쩍하는 녀석으로 되어 있었고, 맛 또한 다른 라면들과는 격이 달랐다.

 가격도 가격인지라 쉽게 접할 수도 없던... 그야말로, 혼자만 금딱지 붙은 라면이다!...라는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랄까. ^^;;;


 그런데, 최근에 먹어본 한 라면이 그 삼양라면골드의 흔적을 살짝 느끼게 해 주었다.






( 이미지 출처 : http://shopping.daum.net/product/searchresult.daum?q=%B9%E9%C7%D5%C1%B6%B0%B3%C5%C1%B8%E9&srchhow=Cexpo&docid=Q455046287 )


풀무원에서 나온 바로 이 백합조개탕면이라는 녀석이다.


-이 라면을 처음 먹었을 때... 알싸한 추억에 젖으며 나도 모르게 국물을 다 줏어 먹고 말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 라면의 국물에서 삼양라면골드의 흔적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물론, 하얀 국물인 이 녀석이 삼양라면골드 국물과 비슷하다는 것은 아니고...

삼양라면골드의 국물맛의 구성 요소 중 하나가 조개였었나보다? 여태까지 다른 해물 관련 라면들은

삼양라면골드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녀석조차 없었는데, 조개가 들어간 국물이라는 백합조개탕면이란

이 녀석은 놀랍게도 수십년의 세월을 넘어, 삼양라면골드의 흔적을 (살짝이나마) 느끼게 해준다.


-원래 풀무원의 자연은맛있다 라면이라고, 예전에 얼큰하고 진한맛이라는 녀석이 나왔었는데,

맵지만 속이 편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기름에 튀기지 않은 면의 장단이 뚜렷해서

섣불리 추천하기는 어려운 라면이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면의 장점은

① 라면을 잔뜩 먹어도 속이 편하다

② 라면의 국물이 개운하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 수 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면의 단점은

① 조리에 시간이 좀 더 걸린다

② 쫄깃하다고 광고를 하지만, 실제로는 기름에 튀긴 면에 비해서 쫄깃한 감촉은 많이 떨어지고

단단하다는 느낌이 난다.


-하지만 이번에 나온 이 백합조개탕면은 단점은 여전하지만, 장점이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일단 삼양라면골드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강력한 장점이고,

국물의 개운함이 훨-씬 더 개선되었다.


-이 자연은맛있다 시리즈는 걱정없이 먹을 수 있는 라면이라는 모토를 실천하고 있는데,

실제로 포장에 보면 제조일자와 유통기한을 같이 표시해 놓고 있으며,

영양 성분도 알아보기 쉽지 않은 경우가 많은 다른 라면과 달리 보기 좋게 세분화해놓고 있음은 물론,

나트륨 섭취량을 그냥 얼마다~하는 게 아니라 건더기만 섭취시, 국물1/2 섭취시, 국물 전부 섭취시 등으로

세분화해서 한눈에  착 알아보고 실제 먹을 때 바로 참고가 되도록 해 놓았다.

 라면 자체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이런 부분의 노력은 인정할 만하다.


-암튼 현존하는 라면 중에서 삼양라면골드의 추억이 (살짝) 느껴지는 유일한 라면이라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기름에 튀기지 않은 면의 식감은 기존의 라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기름에 튀긴 면에 비해서 쫄깃한 식감이 덜하기 때문에) 섣불리 추천하기는 좀 어렵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농심에서 야심차게(?) 내놓았다가 곧 철수했던 라면 브랜드인 신라면 블랙...

농심의 야망(!)은 끝나지 않았나 보다.



-이렇게 아이유를 내세운 광고로, 이번에는 컵라면으로 신라면 블랙이 나왔다.

이름하여, 블랙신컵!


-안 먹어봐서 맛은 모르겠다.



-저 야망(!)을 향해, 농심의 시도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나 보다. ^^;;;







*** 개인적으로, 우지파동은 진정 한국 식품계의 비극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우지 파동 덕분에, 이후 한국 식품계의 기름은 팜유로 사실상 전국통일...

90년대말에 콩라면이 잠깐 등장하는가 싶었다가 바로 사라진 정도를 제외하면,

라면이고 스낵이고 뭐고 간에 무조건 기름은 팜유로 통일...

 메이커에 따른, 그리고 제품에 따른 다양한 맛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인 것이니, 이 어찌 비극이 아닐까.

 그렇다고, 우지가 정말 그때 떠들던 것처럼 공업용으로나 쓸 못 먹을 수준이었는가 하면

그것은 아니다. 그때 그거 납품하는 사람을 알고 지냈는데, 일반적인 정육점 고기와는

어느 정도 차이가 있긴 했어도 그렇게 막장인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그렇게 해서 다른 기름들 다 제치고 통일된 팜유는 어떤가.

팜유는 사실 그렇게 좋은 기름이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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