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풋풋한 요괴에서 농염한 요녀로 돌아온 박시연을 기다린 남자! - 간기남 (The Scent, 2012)

베리알 2012. 4. 11. 15:53


간기남 (The Scent, 2012)



  일단 뭐... 큰 기대는 하지 않은 영화였다.

 그동안 한국영화(외화도 크게 차이가 나는 건 아니지만...)에서 파격 뭐시기니 노출 뭐시기니로

주둥이플레이하는 영화치고 그럴싸한 경우가 없었으니까.

 게다가 평들도 그렇게 좋지는 않았고, 한국 영화에서 이런 팜므파탈 캐릭터를 잘 살리거나

코믹과 스릴러(거기다가 에로틱까지!)를 잘 짜맞춘 작품을 본 기억도 없었으니 더욱 그렇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오홍~


 이 영화, 분명히 잘 만들었다고는 못 하겠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분명한 점은 이 영화는 매력이 있다는 것!





( 이미지 출처 : www.daum.net )

공개된 포스터만 봐도 대충 감이 오는 영화다.

팜므파탈 박시연과 그 팜므파탈에게 이용당하는(=휘둘리는) 남자 박희순을 중심으로 

사건이 벌어지고 이야기가 진행이 될 거라는 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



영화 제목처럼 간통을 기다리는 남자인 강선우...

그는 의뢰인의 의뢰에 따라, 간통 증거를 잡고 현장을 제공하는 흥신소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날, 그에게 김수진이란 여자가 남편의 바람 현장을 잡아 달라는 의뢰를 해 오는데...



그러나, 쉽세 처리할 것 같았던 일은 시작부터 꼬인다.

의뢰인은 징징거리며 실행 직전에 포기하고, 대신(?) 술을 마시고 강선우를 덮쳐오고(!)

강선우는 비몽사몽 간에 깨어나는데... 옆에는 같이 잤던 김수진의 피투성이 시체가 놓여 있고,

간통남이 있던 옆방에선 여자의 비명 소리가!

 달려간 강선우의 눈앞에 드러난 것은 역시나 피투성이 시체로 놓여 있는 간통남과,

그와 함께 이 모텔에 들어왔던 여자의 바들바들 떨고 있는 모습!

 꼼짝없이 뒤집어 쓰게 생겼다는 상황을 파악한 강선우는 시체를 암매장하고 상황을 정리하고

입단속을 시키는데... 알고 보니 이 여자는 간통남의 간통녀가 아니라 진짜 마누라???



그렇게 대충 무마해 놓고 진범을 찾고자 하지만, 상황은 점점 꼬여만 간다.



과연 진범은 누구이고 간통남의 이 마누라는 아군인가 적군인가?



영화 자체는 사실 잘 만들었다고 보기 어려운 게,

분위기를 잘 타고 좀 더 유기적으로 연결했으면 좋았을텐데, 그렇지 못 해서 아쉽다.


 하지만, 영화가 어디 그게 다인가.

 이 영화의 부정할 수 없는 중요한 장점 중 하나라면, 바로 확실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들이다!


 영화 자체가 연결들이 좀 매끄럽지 못한 것과 달리,

캐릭터들은 하나 하나 확실하게 개성이 살아 있고,

한국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막장 변신같은 거 없이 끝까지 그 개성을 유지한다.

 덕분에, 캐릭터들과 그 개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재미가 있다.


 위 사진의 장면에서 극장 반응이 쩔었는데... 직접 보면 안다. ^^



확실하게 살아 있는 캐릭터는 여러모로 장점이다.

개그를 펼쳐도 뜬금없는 개그가 아니라, 상황에 맞고 캐릭터에 맞는 개그가 되니,

보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웃을 수 있으니까.

억지춘향 개그나 상황에 따라 막 변하는 캐릭터로 웃음을 강요하며 얼렁뚱땅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한국 영화의 흔한 사례들과는 매우 다르다.


 그리고 유행하는 개그들을 알고 있다면 더 웃을 수 있는 부분들도 있는데...

위 캐릭터는 요즘 유행하는 개그들을 이용한 개그들을 대사로 펼치니,

그걸 알고 있으면 재미가 더한다.

 이 장면에서 이어지는, 요즘의 종결자 유행에 맞춘 XX종결자 부분에서

극장 안은 웃음의 도가니탕으로~ ^^


(하지만, 반대로 유머 코드가 맞지 않는다면 영화의 주요 장점이 사라질 수도 있겠다.

19세 관람가에 걸맞는 성적인 묘사나 단어, 상황 등이 개그의 주요 소재들인데

그렇다고 화장실 유머라고 할 정도로 지저분하기만 한 것도 아니고,

정말 상황에 딱 맞춘 그런 "거시기"한 개그들이라 나는 아주 좋았다. ^^)



실종사건에서 확대되어 살인사건으로 추정되는 시체 두 구가 출현했는데도,

인사고과를 놓고 자기네 서가 먹겠다고 다투고 싸바싸바하는 모습들은 쓸쓸해 보이긴 해도,

현실은 현실...


 누군가에겐 가족의 죽음일 수도 원수의 죽음일 수도 있겠지만,

누군가에겐 매일의 일상일수도 또한 인사고과일 수도 있는 게 세상의 현실이니까.



캐릭터들이 정말 잘 살아 있는데, 역시나 기풍 역의 광수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겠다.

어지간한 중견 배우도 이런 경우는 흔치 않을텐데...

도대체 출연작마다 (작품 자체의 만족도는 별개로 하고) 캐릭터와 연기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가 없다!

정말 대단한 "배우"가 아닐까... ^^


 이 작품에서도 확실하게 제 몫 이상을 해 준다.



이 에로틱 코믹 스릴러에서 나름대로 분위기를 좀 Down 시켜서 균형을 잡아 주는 여형사 역의 차수연.



팜므파탈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뭐? 두말할 필요도 없이 팜므파탈 역의 배우다.

팜므파탈 영화에서 다른 부분이 아무리 잘나봐야 팜므파탈이 별로면

조류인플루엔자에 걸린 독수리 5형제고, 나무로 만든 마징가 Z일 뿐!

반대로, 팜므파탈 영화에서 다른 부분이 좀 어수룩하거나 아쉬움이 있더라도 팜므파탈이 인상적이면,

그것만으로도 영화 자체의 휘광이 달라지는데...

 이 영화는 명백히 후자다!



박시연양은 아마 6년전(헉! 벌써... -.-;;;) 본 이 영화에서 인상적으로 봤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순수 밝힘녀(밝힘과 순수가 어떻게 연결이 되는지는 영화를 보면 안다. ^^)를

연기했었는데...


(구미호가족은 상영 당시 혹평을 면치 못 했던 영화지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재미있게 봤고, 또한 그 시도에 있어서 높이 평가하는 작품이다)



이때도 박시연양이 코믹이나 순수녀 이런 거 떠나서 나중에 팜므파탈 하면 딱 어울릴 마스크 아닐까?

...라는 희망을 가졌는데, 드디어 6년이 지난 후에야 그 바램을 이룬 것 같다.


  좋다. 아주 좋다.

 극중에서 그녀는 언제 어디서나 남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특출난 미모와,

그녀를 지나친 남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향수를 사용하는데,

딱히 향수 효과가 없는(4D에선 가능? ^^;;;) 보통의 영화였음에도 그녀가 스크린에 나오면

정말로 그런 향수가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분명히 아쉬움이 있는데...

여러 서비스씬(?)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는 너무 몸을 사려서 안타까웠다.


노출이 있긴 하지만, 상황상 그럴 것 같지는 않으면서도 화면에 따라선 보디 더블인가 아닌가 의심해야할

정도로 조화롭지 않은 노출 장면들이 있는데다가...

 그런걸 떠나서, 예를 들어 위의 장면 같은 경우 직접적인 노출을 하지 않더라도,

그냥(?) 노브라로만 촬영을 했어도 직접 노출은 아니면서도 노출 이상으로 강력한 효과를 냈을텐데,

저런 화면마다 (여러가지) 브래지어를 꽁꽁 장착하고 있어서 참 안타까웠다.



하지만 또한 노출만이 능사는 아닌 법...


영화에서 가장 자극적인 장면은 다른 노출이나 직접적인 장면들을 제치고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바로 위의 장면으로... 상복을 입기 전 화장하는 장면인데 상황이 상황인데다가,

앙가슴의 골짜기가 표정과 조화를 이뤄서 환상적으로 유혹적이었던 장면이다.


 다른 하나는, 처음으로 경찰들이 집에 찾아와 조사를 하는 장면에서...

박시연양이 아주 타이트하지는 않은 옷을 입고 있는데, 이때 슴가의 풍만함이 아주 육덕지게

드러나는 게 일품(!)이었다.


 암튼 아쉬운 점들은 아쉬운 점이긴 해도,

박시연양의 팜므파탈은 으흥흥~ (^^;;;)



한국 영화는 역시 닥치고 주먹! ^^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쉬움보다는 매력이 (훨씬) 더 컸던 영화였다.

 한국 영화에서 흔치 않은 에로틱 코믹 스릴러라는 장르의 시도도 그렇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에다가 눈을 뗄 수 없는 팜므파탈 캐릭터,

그리고 한국 영화가 흔히 저지리는 일반화된 실수인 후반 분위기 급반전이나

후반 신파 던지기 등등으로 분위기를 꿀꿀하게 망치고 강요하는 만행이 없다는 점도 좋았고,

 어설픈 권선징악이나 어설픈 정의의 사도의 승리도 없다는 점도 좋았다.



간만에 참 "재미있는" 한국 영화를 봐서 좋았다. ^^

블루레이는 필구!!! + +













*** 잡설 ***

-여러 PPL이 있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치치 PPL??? (^^;;;)


-아마, 조선명탐정 이후로 극장 안이 웃음으로 가장 자연스럽게 물결치던 영화였던 것 같다.


-엔딩 크레딧이 정말 짧다. 뭐, 한국 영화가 다들 짧긴 하지만...


-엔딩 크레딧 후에, 쿠키 없음.


-이광수의 위엄! 크레딧에서 박시연양과 함께 가장 매니저 등의 목록이 길다.


-에로틱 코믹 스릴러...라고 해도 사실 뭐 범인 맞추는 스릴이 큰 작품은 아니다.

애초에 땅속에서 솟아난 외계인이 사람들을 죽이고 하늘로 사라진 게 아닌 이상,

범인으로 한정지을 수 있는 사람들이 정해져 있는데다가...

초반에 박희순의 강선우 캐릭터가 융통성 없는 한형사와 함께 XX에게 질문 하는 장면에서,

강선우는 대충 그 자리를 뜨기 위해서 대충 질문을 던지는데,

그 대답을 듣고선 범인을 확신할 수 있었다.

 멀쩡한 보통 사람도 그냥 엊그제 밤에 뭐했냐고 물어보면 생각 좀 해서 끄집어 내야

대답이 나오는 편인데... 아닌 밤중에 형사가 둘이나 찾아와 질문을 한다고 하면

일반인들은 긴장을 해서 잘 알고 있는 것도 대답이 잘 안 나오는 게 당연할텐데,

기다렸다는듯이 줄줄 지나치게 자세하게 흘러나오는 대답은, 강선우의 말처럼 준비를 안 하고선

나올 수가 없는 영역이기 때문...

 더불어, 현직 형사(정직 중이라고 해도 엄연히 발로 뛰는 현직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와

격투를 벌이고 뿌리치고 패대기치고 도망치는 그 날렵하고 강인한 모습을 봐도,

그냥 빌빌한 일반인이 아닐 거라는 건 뻔히 보이는 사실인데... 그런 뻔한 사실들을 놓치고 있는

등장인물들이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


-보통 융통성 없는 원리원칙 캐릭터는 어디서나 환영 못 받고,

스토리에도 악영향만 줘서 관객들에게 환영을 못 받기 마련인데...

 이 영화의 주상욱이 맡은 원리원칙 한형사는 관객들에게 인기만발이었다. ^^


-제목의 [ 풋풋한 요괴에서 농염한 요녀로 돌아온 박시연을 기다린 남자! ]...는 당연히 나! (^^;;;)












[ 간기남 (The Scent, 2012) ]

<영 화>

장점 -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에로틱 코믹 스릴러 / 박시연의 팜므파탈 하앍 하앍!

단점 - 노브라가 그렇게 어려웠나요? T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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