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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자유란 말이 가지는 지독한 위험성 - KBS2 지구촌뉴스 120305

베리알 2012. 3. 8. 17:10



5일인가 6일인가 불분명한데...(어쩌면 그보다 더 전일수도) 찾아보기 귀찮으니 대충 때우고~ ^^;;;


 암튼 며칠전 KBS2의 지구촌뉴스를 우연히 보다가 재미있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미국 대선에서의 경선 진행을 알려주던 내용이었는데...

대선이니 경선이니와 별 관계없이(어쩌면 심각한 관계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TV화면에 나온 자막이 참 찌릿했다고나 할까.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에 있습니다 ]

뭐 이런 뉴스였는데...



샌씨는 정경 분리를 지지한단다.

국가는 종교가 할 일을 간섭해선 안 된다면서 말이다.



롬씨는 미국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결코 없을 거라고 단언하고 있다.



 여기서 샌씨나 롬씨 등의 당사자들의 사정이나 그들이 처한 상황 등등은 논외로 하고...

(어차피 미국 공화당 얘기 아닌가. 미국 민주당이 잘났다는 건 아니지만, 미국 공화당은 돌아이들이다.

뭐, 한국의 어떤 사람들이 보기엔 공화당은(혹은 공화당이건 민주당이건 간에 천조국이라면)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발을 핥는 것도 모자라 Anal을 핥는 것도 영광이긴 하겠지만...

 뭐,  그것도 중요한 건 아니니 넘어 가고...


 흥미로운 것은 저 문장 자체들이다.

 다시 말하지만, 저 후보들 개인의 사정이나 지지자들의 사정은 논외로 하고(롬씨는 그 유명한 몰몬교다),

순수하게 문장 자체만으로 말이다.


 일반적으로 종교의 자유는 기본적인 인권과 결부되며,

어떤 사회나 집단에서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것은 곧 그 사회나 집단의 선진성이나 자유성 등을

대표하는 바로미터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런 경향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그 말만큼 무서운 말도 없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 말을 일반적인 상식을 갖춘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받아들일 것이다.

(사회에 해를 끼치는 사이비나 마교 등을 제외한다면) 모든 종교들이 다 그 존재를 인정 받고,

사회 구성원은 그 자신의 자유 의지로 원하는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한다고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애초, 종교라는게 일반적인 상식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상식이나 인간의 판단 등등을 완전히 무시한 맹목적인 빠심 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 빠심으로 충만한 사람들에게 종교의 자유란 무엇일까?

 세상에서 유일하게 의미있는 절대정의인 자신들의 종교가 세계를 정복하는데 어떤 방해도

받지 않을 것... 지극히 순화된 표현으로 해도 그저 이런 의미일 뿐이다.

 종교인들이라면 발끈할지도 모르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해 보라.

 A종교인 AA가 있고, B종교인 BB가 있고, 무교인 ZZ가 있다고 하자.

 AA가 BB를 A종교로 개종시키려고 한다면 무슨 전제가 있어야 할까?

적어도, A라는 종교가 B라는 종교보다 질이 떨어진다면 이런 시도는 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AA가 그렇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 개종을 시도할 때, 상식은 이것을 개사기라고 부르며,

그런 시도를 하는 AA를 놓고 개후레자식이라고 부른다.

즉, AA는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B라는 종교보다 A라는 종교가 더 낫다고 여기기 때문에

그런 전도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인정하건 아니건 간에,

AA는 그런 결론을 마음 속으로 이미 내리고 있고 그것이 AA에게는 진리다.

 AA가 ZZ에게 전도를 시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종교를 갖지 않은 상황보다,

콕 집어서 A라는 종교를 갖고 있는 상황이 더 낫다고 여기지 않으면서 전도를 할 수 있을까?

 AA라는 종교를 믿음으로 인해서 이런 저런 좋은 일이 생기고 좋은 변화가 온다는 말은,

다시 바꿔 말하면 AA라는 종교를 믿지 않으면 나쁘다는 얘기인 것이다.

 적지 않은 (메이저)종교인들에게 종교의 자유란 그런 것이다. 자신의 종교가 최고이니까

이런 좋은 종교로 다른 나쁘고 질 낮은 종교들을 깨부숴야 한다는, 그것이 전도의 직설적인 진실이다.


 때문에... 예전에는 분명히 기득권을 타파하고 기득권의 노예가 된 시민들을 바꾸기 위해선

종교의 자유라는 게 훌륭한 도구로 작용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때까지 사람들을 옭아매던 기득권도 종교였고, 그런 기득권에게 도전한 신종교는

다시 또 하나의 기득권이 되는 게 인간사...

 결국, 지금에 와서는 진정한 종교의 자유를 누리기 위해선 오히려 종교의 자유를 제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특히나, 과학과 거리가 먼, 누가 봐도 케케묵은 오류들을 진리랍시고 종교의 이름으로 강요하려고

한다면, 종교의 자유란 이런 강요와 폭력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종교란 이름의 강요와 폭력으로부터 멀쩡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나라의 국교가 이미 정해져 있는 나라는 일단은 논외로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라면 진정한 종교의 자유를 위해서는,

종교의 자유란 이름의 종교의 방종을 제한하는 게 옳다.

 정도나 방법은 뭐 사람마다 생각이과 범위가 다르겠지만, 암튼 타인에게 자신의 종교를 강요한다는 것의

의미, 그것이 결코 자유가 아니라 폭력의 다른 형태라는 점은 상식을 갖춘 일반인이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공적인 자리에는 종교인의 진출을 제한하던가 혹은 공적인 자리에 앉게 된 종교인은

공적인 자리든 사적인 자리든 종교를 티내는 것을 금하던가, 길거리에서 소음과 폭력을 남발하는

모종교의 선도라는 것은 가차없이 처벌하고... 그런 방종들을 제약해야 진정한 종교의 자유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자기네 종교에서 세상 사람들을 선도하라고 가르치기 때문에 그런 짓을 하는 걸 납득해 달라는 얘기를 하는 종교가 있다면, 이는 자기네 종교가 아닌 사람들을 보면 뺨을 때리라는 가르침이 있는

종교의 가르침을 인정해 달라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것... 이런 상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어떻게 보면 무종교인들이 보는 종교의 자유와,

종교인들에게 종교의 자유가 가지는 의미는 전혀 다른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종교인들에게 있어선 자기 종교가 최고가 당연할테니까...

 하지만, 세상에 그 종교만 존재하거나 혹은 그 종교로만 된 나라가 있다면 모를까,

다양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그리고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다같이 사는 다원화 시대에는,

그런 개똥고집은 버리고 어느 정도 인간적인 노력은 해줘야 하지 않을까.

 야훼가 세냐, 알라가 세냐...라는 건 지독한 넌센스지만(이게 왜 넌센스인지 모르는

개신교들도 많은 게 현실이다. 웃음밖에 안 나오지만 말이다), 그게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게 특정 개인이나 특정 집단 안에서의 얘기라면 그걸로 그만이지만,

그것이 외부로 표출되면 문제가 된다는 것... 그런 기본적인 상식이 없이는 종교의 자유란 너무나

위험한 폭력의 도구로 활약하는 세상이 되어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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