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패러디인가 괴작인가! 암튼 정신 나가게 웃긴다! - 정신나간 유령1 (1992)

베리알 2011. 1. 27. 22:01

정신나간 유령 (The Crazy Ghost, 1992)


예전 한국에서 만들어진 특촬물이나 혹은 외국 유명 작품의 카피 작품들을

나름대로 봤다고 생각했는데... 얼마 전 우연히 알게 된 이 작품에 대해선

전-혀 기억을 못 하고 있었다.

 년도로 봐서 기억 못 할 수가 없는데, 아예 이런 작품이 있었다는 것조차 기억을 못한 것을 보니,

뭔가 일이 있었나?


 암튼 우연히 알게 되고, 그래서 구입(저렴한 가격도 부담을 줄였다. ^^)하고...

그래서 보게 되었는데, 푸핫! 암튼 신나게 웃었다.

 그 시절 이 계열 영화들 중에선 굉장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찾아보면 분명히 극장 개봉을 한 걸로 나오는데(1992.08.01),

변변한 오프닝도 안 만들고 그냥 영화 본편의 화면 짜집기해서 넣은걸 보면,

무슨 심보인가 싶기도 하다. ^^



주연들... 저 목록에서 한명을 제외하면 모두 그 시절 개그맨들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굉장히 반가웠다. ^^



왕룡 감독... 이런(?) 작품들과 인연이 많은 사람이다.

우뢰매2에선 심지어 직접 출연도 했었다.

외계의 힘으로 살아나 에스퍼맨과 대결을 펼쳤던 마른 청년이 바로 왕룡 감독이다.



이 작품은 대원에서 대원 클래식이란 브랜드로 출시가 되었다.

이 브랜드에는 영구와 땡칠이를 비롯, 그 시절 이런(?) 작품들이 자리하고 있다.

전부 다 소장은 못 했지만, DVD스럽지 않은 화질과 음질에도 불구하고 매력적인 브랜드다. ^^



트로트를 부르며 길거리를 걷던 꼬맹이에게

꼬마가 뭔 어른 노래냐고 쿠사리를 주던 주인공 달달구는(성은 달 이름은 달구),

돌진해 오는 자동차에게서 아이를 구해낸다. 하지만, 잠시 뒤 똥차에 치어 죽어 버리고 마는데...


이제 다시 볼 수 없는 저 풍경들이 참 아련하다.

저런 버스도, 저런 자동차들도, 저런 거리 풍경도...



중학생들이 이뭥미~ ^^;;;


웃통 벗고 나오는 저 남자가 개그맨 조정현이다.

한때 나름 유명했던 개그맨...

옆의 얼굴도 왠지 낯이 익다. ^^



달구는 자기가 죽었다는걸 스스로 인식하고,

그 순간 왠 여자가 나타나 저승사자라고 하며

달구에게 네가 죽었다고 확인시켜 주는데...


어라라, 이거 어디서 본 스토리 잖아???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왜 아니겠는가! 바로 그 유명한 작품인 유유백서의 줄거리 아닌가!?

(이 작품이 유명한 이유는 일단 인기를 굉장히 얻었다는 것도 있지만,

당시 작가 vs 담당기자, 나아가서 작가 vs 소년만화편집부라는 대결 구도를 만들어 냈던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내가 확인은 못 했지만, 어쨌거나 정식으로 라이센스를 받고 영화화했다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인 것 같기도 하고... 결과물은 무서운 영화 같은 패러디물 느낌이긴 하지만... ^^;;;



달달구의 데이터를 보여주는 저승사자 모란.


GoldStar!!! 21세기인 지금에는 이거 모르는 사람들도 꽤 될 듯 하다. 점점 들어나겠고...



달구의 죽음을 슬퍼하는 급우들...

오른쪽에 보이는 여자가 달구의 여자친구다.


이분도 이 시절 제법 활약하던 개그우먼이었다. 서현선이라는 이름인데,

이 영화에서 제법 진지하게 열연을 펼쳤다.



자기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을 보며 즐기고(!) 있는 달구의 영혼...


달구와 모란의 색감이 진한 것과 뒤에 연기가 있는 것은 이들이 영혼 상태임을 나타내기 위한 특수효과다.


 김정식은 너무 일찍 잊혀졌지만, 사실 그 시절 개그맨 중에서는 매우 뛰어난 인재였다.

 일단 개그맨에 어울리는 체형을 갖고 있었고, 개그에 재능도 있었던데다가,

액션도 나름 해내는 능력도 가지고 있었다. 무엇보다, 당시 유명한 개그맨들로서는 드물게

감정의 표현이 풍부했다. 바보 개그에서 진지한 슬픔까지 연기의 폭이 넓었던만큼,

다른 개그맨들이 출연한 이런(?) 영화들에 비해서 김정식의 출연작이 확연한 우월성을 갖고 있었다.


 지금은 그런 특집극이 없...다기보단 주연들이 아이돌로 나오는 특집 프로그램들이 있지만,

옛날에는 개그맨들이 나오는 특집 프로그램들이 많았고 어느날 김정식이 출연한 프로그램을 봤는데...

개그 프로에서의 모습과는 다른 진지한 캐릭터 표현을 보고 놀랐었다.

 슈퍼홍길동을 봐도 심형래가 나온 1탄보다 이후 김정식이 나온 시리즈가 더 인정을 받는다.

(사실, 심형래가 나온 1탄은 심형래를 잘 활용하지 못 했긴 했지만서도...)



지옥 풍경... 92년의 지옥은 이랬나 보다. 2011년인 지금은 어떨까? ^^



역시나 원작 설정대로 꼬맹이로 나오는 염라대왕Jr.


염라대왕Jr.은 달구에게 환생시켜 주는 대신,

세가지의 신기를 찾아 오라고 시킨다.



임무 수행을 위해 모란에게서 스페셜 기술을 받게 된 달구.



세가지 신기를 훔쳐 간 요괴들...

그 시절(?) 영화답게, 의미 없는 공중 제비가 자주 나온다. ^^


원작에선 주인공과의 만남에서 주인공의 동료 비스무리하게 발전하는 주요 캐릭터들인데,

영화에선 1회용 조무래기 악당들로 바뀌었다.



영계 탐정증이라나 뭐라나. ^^;;;


뒤의 연기는 영화 내내 무진장 사용된다.

DVD케이스(영화 표지)에 써진 글씨처럼, 한국 SFX영화의 자존심이란걸 자랑하고 싶었나 보다. ^^



이런 위험한 장면도... ^^;;;



어쨌거나 달구는 (무적의) 주인공 보정으로,

요괴를 물리치고 신기 하나를 되찾는다.



흔한 개그 소재였던 여장...

그리고 그 여장에 반하는 불량 학생들... ^^;;;


달구 오른쪽의 이마에 大자인가를 써넣은 사람은,

정신나간 유령2에서는 비중 있는 인물로 나오는듯...



달구는 두번째 신기를 가진 구미호를 찾아 내지만,

구미호는 자신의 어머니를 살리기 위해 마경을 사용할 때까지만 기다려 달라고 한다.



나름대로 원작대로 인간과 요괴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 구미호 에피소드...


참 그 시절 분위기 물씬 나는 뒤의 건물 디자인을 보라. ^^



보름달인가 암튼 정해진 날, 드디어 마경을 사용하는 구미호...



마경은 사용한 사람의 소원 하나를 들어 주지만,

그 댓가로 사용자의 목숨을 가져가기 때문에 마경이라 불리는 보물이다.


원작에선 구미호가 죽음의 위기에 처한 순간,

주인공이 자신의 목숨을 나눠 주면서 살려 내는데...

이 영화에선 그냥 쳐다 보면서 구미호가 죽도록 그냥 놔둔다. ^^;;;



절약 정신이 강하게 느껴지는 특수효과다.

구미호가 죽는 장면을 따로 특수효과를 사용하지 않고,

그냥 저렇게 파란 색감 연출하고,

구미호나 주변의 모습을 배재하고 오로지 주인공 달구의 시선만 움직여서

구미호의 죽음을 보여주고 있다.


참 저렴하면서도 왠지 정겹다. ^^



그리고 드디어 마지막 세번째 신기를 훔치 요괴의 등장...


원작에선 내 기억으로 최고의 인기를 자랑했던(아마 이런 쿨가이 캐릭터 유행의 시초?) 캐릭터인데,

이 영화에선 이런 진짜 괴물로 나온다.


몸에 붙인건 마계촌인가!? ^^;;;



요괴에게 유희가 납치되고...

영화 내내 애용되는 연기 특수 효과~ ^^



요괴와의 싸움 끝에 물리치고 신기를 회수하는데 성공한 달구!


DVD시대의 장점(이자 단점?) 중 하나가 이런 거다.

예전 같으면 잘 못 느꼈을 대역들이 선명하게 보인다는 것!

공중을 나는 장면들은 보다시피 달구 역의 김정식이 아니라 대역이 뛰고 있다.


이 정도는 그래도 양호하다. 대역들이 얼굴 안 나오게 하려고 노력하고,

촬영 역시 그렇게 잡으려고 하니까.

영화에 따라선 대역이라는걸 자랑이라도 하려는듯 엄청나게 카메라로 잘 잡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게 여자 배우를 남자 스턴트맨으로 대역 시키면 보는 사람은 정말 죽음이다. ^^;;;



요괴를 물리치고 환생 준비를 기다리는데,

이 무능한 저승에선 달구가 잡은 요괴를 놓치고,

그 요괴는 달구에게 복수를 한다며넛 집에 불을 지른다.


주변 풍경이 정말 그리움 그 자체다.

저런 빨간 흑백TV... 집안 사정상 칼라TV 시대가 된 이후로도 한참 동안(적어도 주변에서 흑백TV를 보는

사람이 없어진 다음에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흑백TV를 봤던지라,

영화에서 저런 옛날의 흑백TV들 나오면 왜인지 반갑다. ^^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병원에서 다시 환생을 기다리는 달구와 모란...


글씨가 참 멋지다. ^^



하지만 환생도 그냥 시켜주는 게 아니라, 50년만에 찾아오는 기회라나 뭐라나.

또 그 시간에 맞춰서 유희가 와야 하는데, 오는 길에 그 요괴가 계속 방해를 하고...

개그우먼 서현선의 열연이 돋보이는 후반부다.


옆의 스포츠 머리 역시 그 시절 개그맨이다.



어쨌거나 간신히 시간에 맞춰서 달구는 환생에 성공한다.

원작과 달리, 달구에게 대놓고 연심을 품고 있는 모란의 아쉬운 모습... ^^


 영화 정말 재미있었다.

 무서운 영화처럼 막 나가진 않지만, 원작의 장면 장면들을 무조건 한국식 쌍팔년도 개그로 승화시킨

장면들을 보면 웃다가 뒹굴 지경... 후반부 지나친 짜증 유발이 아쉽긴 하지만, 어쨌거나 정말 보기

드물게 재미있던 패러디(?)였다.

 2탄도 바로 이어서 봐야겠다. ^^



엄청 밝히는 달구! ^^;;;



진짜 밝히는 달구! ^^;;;



개그맨들로 출연진이 도배가 된 상황에서 선택된 것 같긴 한데,

사실 연기는 훌륭했지만(개그우먼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

중요한건 히로인으로서 미모가 좀 아쉬웠다.

그래서 그런지 2탄에서는 배우가 바뀌었다.



특히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으니... 바로 모란의 존재다.

그 시절 미녀의 기준에 딱 부합하는 스타일로,

전성기 양정아를 연상케 하는 놀라운 미모의 아가씨가 모란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히로인이어야할 유희 캐릭터가 죽어 버리는 부작용이 있는 것이다.



노골적인 천녀유혼 따라하기도 유치하다기보단 어울린다는 생각만 들 정도로,

미모가 인상적이다.

 특이하게(사실 이 시절 영화들에선 특이한 일은 아니다) 배우의 목소리 대신

성우의 더빙으로 처리했다. 성우는 달려라 하니에서 홍두깨의 부인 고은애역을 맡았던 김성희씨...



이런 미모의 배우가 출연한 영화를 내가 완전히 까먹고 있었다니! ^^;;;




찾아 보니 이런 프로필이다. 2000년 결혼했다고...









[ DVD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한국판

당연히 한국판이다. ^^;;;

-1Disc

서플 디스크 같은건 꿈도 못 꾼다. 실제로 1Disc에는 달랑 영화 본편만 있다. 이해한다. ^^;;;

-사운드 : 한국어 DD 2.0 Stereo

뭘 기대하겠나. 그냥 DVD에 담겨 있다는 이상의 의미는 없다. 스테레오인지도 사실... ^^;;;

-자막 : 아무런 자막도 없다.이해한다. ^^;;;

-화질 : 비디오 소스이긴 하지만, 양호한 편에 속한다.

비디오 소스로 만들어져도 양호한 편과 형편없는 편이 있는데,

대원에서 나온 이 시리즈뿐 아니라 다른 시리즈도 그렇고 다른 업체의 반달가면도 그렇고

1탄이 제일 화질이 좋고 이후 나빠지는 경우가 보통의 패턴이다.

-그외 : 그래도 챕터 구분도 있고 아웃케이스도 있다. ^^;;;








[ 정신나간 유령 (The Crazy Ghost, 1992) ]

<영화>

장점 - 진정으로 아무 생각없이 웃고 싶다면!

단점 - 유유백서 팬이나 허접한 영화는 무조건 싫은 사람이라면...


<DVD>

장점 - 발매만으로도 사실 감사하다. 게다가 현재는 떨이 가격!

단점 - 객관적으로 DVD실격인 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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