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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음악의 명반, 세기말의 FF6 피아노 콜렉션

베리알 2011. 1. 17. 23:17

파이날 판타지 5의 PC(Piano Collection)에 이어지는 앨범이랄 수 있는 게 이 FF6의 PC이다.


비교적 순수한 모험의 느낌이 가득했던 FF5와 달리,

뭔가 좀 더 복잡한 인간 심리 느낌이 나는 FF4를 생각나게 하는 걸 넘어서,

황폐하고 희망에 굶주린 그런 느낌의 곡들로 가득한 FF6의 음악들을

피아노로 편곡해 적당한 정도로 우울하게 들려 준다.


 발매 시기가 아직 세기말에서 여유가 있던 시기인 94년이였음에도,

그리고 이후로 세기말 이전에 (애매한 FF9는 제외하고도) FF시리즈가 두개나 더 나왔었지만,

이 작품만큼 세기말에 어울리는 작품은 없었다.


 기존 FF시리즈와 달리, 시작부터 참 암울한 느낌의 음악과 상황으로 시작하고,

이후로도 이 분위기는 계속 이어져서 마왕 같은 보스를 저지한다거나 혹은 어떤 모험의 계기가 되는

이벤트들을 해결해 나가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상당히 이질적이면서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시리즈라고 하겠다.

 때문에, 적당히 캐릭터들이 모이고 모험을 하면서 갈등이 생기고 해소가 되고,

엔딩에서 정말 후련하게 들판을 질주하던 FF5와 달리...

 각자의 절박한 사정으로 모이게 된 캐릭터들이기에 게임 내에서 겪게 되는 갈등이나 이벤트가

단순한 레벨업용 이벤트로 다가오지 않을 분위기였고, 캐릭터 숫자도 세대를 거치며 전승하는 스토리도

아니면서 한번에 3개의 파티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데다가 심지어 캐릭터들끼리 꼬이기도 한

스토리 덕분에, 그런 캐릭터들 각자의 이야기도 마무리하고 다른 캐릭터와의 이야기도 마무리하고

또 전체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Coin Song으로 시작하는 엔딩은 당시 상식을 초월할 정도로 길었고,보통 마무리에선 다들 행복해 지는 상식과 달리 캐릭터들의 스토리에 따라 비극적인 엔딩도 등장할만큼

참 분위기가 달랐던 작품이다. 캐릭터들 사이의 은원 관계, 심지어 출생의 비밀까지 존재하는 등

여러모로 정말 달랐던 작품...

 그전까지의 시리즈에서도 세계에 변동이 생기는 정도의 일은 있었지만, FF6에서는 진정 세계가

한번 망해버릴 정도의 비극적인 대재앙을 겪으면서 이야기는 한층 더 세기말스러워져서...

망해버린 세계에서 살아남은 시드와 세리스의 이벤트는 당시 충격으로 다가올 정도였다.

(노인네 할배가 젊은 처녀 세리스에게 욕정을 뿜었다!...라는 건 절대 아니고... ^^;;;

앓아 누운 시드를 위해 물고기를 잡아 와서 먹여야 하는데, 최고로 건강한 물고기들로만 서둘러서

제한 시간 안에 잡아다 먹이지 않으면 시드가 죽어 버리고 세리스가 비통함에 충격을 받는 이벤트가

나온다. 시드의 등장을 보고 싶다면, 그리고 그 우울하고 암울한 분위기를 더 나락으로 떨어뜨리지

않으려면 진짜 리셋까지 해가며 노력해야 하는데... 고기가 멈춰 있는 놈, 그냥 움직이는 놈,

엄청나게 빨리 움직이는 놈 순으로 신선도가 달라지는데, 일부러 최악의 품질인 멈춰 있는 고기만

가져다가 먹여서 8282 시드를 죽여 버리는 게이머들도 일부 있었다고 한다. 질 나쁜 고기를 먹이면

먹으면서도 쿨럭쿨럭 해대는데... -.-;;;)

 

 게임의 색깔도 이전에 비해 한층 어두운 톤이 되었고, 등장하는 몬스터나 심지어 마법 등도

세기말적인 느낌 물씬 나게 우울했다.


 게임 자체가 그런 분위기이니만큼, 음악도 그런 분위기를 더 살렸다 싶을 정도로 우울하다.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jp )

01 Tina - 우울한 출생의 비밀의 주인공답게, 테마 음악도 우울하다.

눈발을 헤치고 어둠 속을 걸어가는 시작 장면에 딱 어울리는 음악...

02 Gau - 그나마 희망적인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캐릭터인 가우의 테마 음악.

고난이나 어려움을 겪는 속에서도 희망을 바라보는 듯한 멜로디 구성이,

피아노로 훌륭하게 살아난다.

03 Cefca - 이 정도로 재수 없는 경우도 참 찾기 힘든 변태 악당 케프카의 테마 음악.

게임 내의 그 재수없는 변태 이미지에 딱 어울리는 음악이다.

피아노 소리가 그 재수없음을 더 증폭시켜 준다. ^^;;;

04 Spinach Rag - 그나마 명랑한 음악.

05 Stragus - 스트라고스의 테마 음악인데, 이 캐릭터만은 왜 이 음악인지 모르겠다.

피아노로 들어도 마찬가지... ^^;;;

06 The Mystic Forest - 문자 그대로의 숲에 어울리는 음악.

07 Kids From Through The City Corner - 이런 세계라도 희망은 역시 어린이일까나.

08 Johnny C Bad

09 Mystery Train - 본성을 감추고 있던 마열차의 이미지 그대로...

10 The Decisive Battle - FF6의 분위기가 뭐랄까 좀 고전 예술 느낌이 있다고 할까.

그래서인지 이런 느낌의 음악이 잘 살아난다.

11 Coin Song - 코인이 돌아가던 엔딩의 시작을 처음 봤을 때 그 느낌이란!

동전이 실제로 돌아간다는 느낌이 나는 곡이다.

12 Celes - 세계가 멸망한 후의 세레스에 어울리는 테마곡.

시드와의 생활은 하기에 따라선 정말 암울한 이벤트...

13 Waltz de Chocobo - 심지어 그 명랑함으로 명성이 자자한 초코보의 왈츠조차

뭔가 우울하다.


FF6를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느낌들이 피아노 음색으로 더 깊숙히 다가오는 느낌의 앨범,

역시나 FF6를 플레이했다면 반드시 구입해야할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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