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노는데 문득!

새삼 느끼는 선입견의 무서움, 그리고 고전의 힘! - 크로노 트리거 (Chrono Trigger / クロノ・トリガー)

베리알 2013. 8. 28. 22:20



[ 크로노 트리거 (Chrono Trigger / クロノ・トリガー) ] [SFC]



  살면서 매번 느끼는 거지만, 선입견이라는 게 그냥 생기는 게 아니라는 점도 진실이지만,

그와 더불어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가하는 것도 또한 진실이라는 점을 매번 그리고 또 매번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이 게임은 1995년, 즉 한때 가정용 게임기 시장의 황금기를 이룩했던 슈퍼패미콤(SFC)의

황혼기에 발매된 작품으로, 일단 시기적으로도 SFC의 능력의 극한을 보여줄 수 있는 시기였던데다가,

이 게임은 문자 그대로 드림팀의 결성으로 떠들썩하기도 했는데... FF의 스퀘어, DQ의 에닉스,

그리고 드래곤볼로 살아 있는 전설이 된 토리야마 아키라. 이들이 손을 잡은 프로젝트였던 것!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당시에는 이 게임에 전혀 흥미를 가지고 있지 않았는데...

이유는 일단 소위 드림팀에 대해서 내가 별로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는 개인적인 취향이,

그리고... 토리야마 아키라의 캐릭터 디자인을 보고 게임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감소했었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 뭉쳐진 결과였다.

 한때 드래곤볼 한회 한회에 열광하던 시절도 있었지만, 셀 이야기부터 흥미가 감소해서,

마인 부우편은 헐헐...거리던 나였기 때문에... 만약 그보다 몇년 전이었다면 모를까, 1995년에 나오는

게임이 토리야마 아키라의 디자인이라는 건 내게는 별 흥미거리가 되지 않는 수준을 넘어서,

게임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바로 그런 캐릭터 디자이너로 인한 선입견 덕분에, 이 게임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즐길 수

있었는데... 정말이지, 선입견이 얼마나 무서운가에 대해서, 그리고 고전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가에

대해서 두번 놀라게 되었던 것 같다.


 한때 일본 RPG를 즐기던 추억이 있지만 아직 이 게임을 즐겨보지 않았던 분들에게는 물론이고,

나처럼 캐릭터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신경을 껐던 분들에게도 재고할 가치가 있음을

강력하게 외치고 싶다. ^^





[ 이미지의 저작권은 스퀘어에닉스에 있습니다 ]

-인상적인 음악, 그리고 그못지 않은 인상적인 화면으로 시작하는 타이틀 화면...

 이 게임에서 다른 부분들은 다 제쳐두고라도, 음악만큼은 호불호 없이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싶은,

가히 절대적인 장점이라 할만하다.

 그동안의 추억의 게임 걸작 OST 리스트에 단번에 올려 놓았을 정도...

 정말, 이때 스퀘어는 약 빨던 시절이었나. (^^;;;)


-시계추라는 이미지에서 보여지듯이, 이 작품은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시간여행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시간여행의 패러독스(모친살해의 패러독스)를 깔고 들어갈 수 밖에

없어서 이야기에 구멍이 나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작품은 그 점에 있어서 정말 놀랍다.

 시간여행이 그냥 한두번 나오고 마는 정도도 아니고, 절대적인 사건을 기점으로 시간여행이

이뤄지는 단순한 정도를 넘어서... 위에 보이는 등장인물들이 멀리는 원시에서부터 중세, 게임 내의

현재에서 게임 내의 미래까지 다양한 시간대에서 서로 얽혀서 이야기가 벌어지는데... 이게 정말

약 빨고 만들었다는 얘기가 절로 나올 정도로, 기가 막히게 흘러 간다. 주요 스토리는 물론이고,

시간여행을 활용한 서브 이벤트들까지 시간여행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위의 작은 이미지로는 잘 실감이 안 나지만... 이 게임의 캐릭터 디자인(아마 그 이상?)은

토리야마 아키라가 담당했고, 그건 게임 전반에 걸쳐서 누가 봐도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확실하게

어필한다.



-주인공 크로노... 주인공들은 보통 배경 설명 없이 그냥 등장했다가 출생의 비밀(!)이 나오는 경우와,

등장부터 배경 설명을 해주고 이야기가 펼쳐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 크로노는 꽤 특이하다.

 주인공임에도, 존재감 제로! 플레이어의 감정을 최대한 이입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주인공 캐릭터의

존재감을 최대한 지우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런 목적이라고 보기엔 여러 이벤트에 직접적으로

얽혀 있는데다가... 그에 반해 다른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나름의 스토리와 거기서 파생되는

서브 이벤트들을 갖추고 있고, 또 이 스토리들이 다들 괜찮아서... 여러모로 존재감 안습의 주인공이다.

 개인적으로는 뭐, 일단 저런 디자인 자체부터 마음에 안 들어서, 나중에 강제로 파티에서 빠지는

부분에선 나도 모르게 환호를... (^^;;;)



-척 봐도 매드 사이언티스트과인 여자 캐릭터. 시간여행이라는 작품의 특성상,

무엇보다 과학자의 존재는 빠질 수 없고, 그래서 이 캐릭터는 여기저기서 존재감을 발휘하지만...

매드 사이언티스트 캐릭터를 좋아하지도 않고, 캐릭터 디자인도 마음에 안 들고...

 95년 당시에는 드림 프로젝트라 할 만큼, 토리야마 아키라의 캐릭터 디자인이 화제가 될 꺼리였는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지인들 중에는 그때에도 이미 디자인이 싫어서 게임 안 한다는 사람이 있었으니,

이 단점 아닌 단점은 시간이 갈수록 역설적으로 이 게임에게 있어서 점점 커지는 짐이 되는 건 아닐까.

 나로서도, 이 디자인 때문에 이 게임을 접하는 게 계속 늦춰졌으니.



-마왕. 보통 마왕은 게임의 최종보스이지만, 이 게임은 동료까지 되는 스토리~

스포일러가 되니 설명은 생략. 하지만, 대체로 다 마음에 드는 주요 캐릭터들의 배경 중에서도,

이 마왕의 배경 이야기는 꽤 몰입하게 만드는 편이었다.

시공간을 초월하고 마왕의 자리에 설 정도로 힘까지 쌓게 한 그 집념...

 나같은 무기력한 노인네 입장에선, 그 젊음이(!)의 열정이란 게 참 부럽고 그립고... (^^;;;)



-토리야마 아키라 작품에서 변태남으로 등장하면 딱일 것 같은 얼굴 디자인...인데,

당당히 (정상) 여자 캐릭터다. 얼굴도, 전체적인 디자인도, 성격도 하는 짓도 모두 취향이 아닌 정도가

아니어서... 스토리상 필요한 경우에 사용하는 것조차 최대한 피했을 정도로 봉인.

 토리야마 아키라의 디자인이 왜 싫어?...라는 질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아주 젖절한 답일 듯.



-그나마, 디자인으로 가장 봐줄만한 건 이 캐릭터 정도일까나...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게임은 단순히 얼굴(과 몸 정도)을 토리야마 아키라가 디자인한 수준이 아니라,

마치 토리야마 아키라의 세계를 게임으로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동료 하나하나에서부터

몬스터와 보스들에 이르기까지 토리야마 아키라 작품들의 가지가지 캐릭터들이 떠오르는 것은 물론,

그들이 아주 다양한 리액션을 펼쳐대는 것까지 완죤히 토리야마 아키라 월드다.

 대화 중에 당황하거나 분노하거나 오버하거나 하는 리액션들까지 토리야마 아키라 작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

 그래서! 그나마 이 귀여운 캐릭터가 귀여운 리액션들을 펼쳐 주는 게 그 - 나 - 마 봐줄만 하다.



-기본적으로, 아직 3D 폴리곤판이 되기 전의 RPG 스타일의 극한을 보여준다.

기존의, 예를 들어 FF7 이전의 SFC판 최후의 FF였던 FF6와 비교하더라도,

년도상 1년밖에 차이가 안 난다고 해도 많이 다르다.

 일단 게임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긴 해야겠지만, 보다 더 입체적이고

보다 더 활발함을 구사하는 이 게임의 외형은 "SFC가 그랬듯이" 플레이스테이션 등의

(당시) 차세대기의 초기에 나온 게임들을 웃돌고 있다.

(SFC가 처음 나오던 시기는 시기적으로 FC의 황혼... 킹덤에서 청동기 얘길 할 때도 언급했지만,

황혼기라는 건 꼭 다 죽어가는 막장의 시기라는 얘기가 아니다. 달리 표현하자면, 그동안의 FC가

쌓아온 역사가 집대성되는 최고조의 시기라는 것. 그래서, SFC 초기에 나왔던 게임들은 겉보기로는

16비트 게임기로 바뀌었다는걸 느낄 수 있었을지 몰라도-사실은 겉보기로도 확연히 좋아지진 않았었다.

그래픽 활용이나 연출을 보면 당시의 FC 게임들보다 딸리는 경우가 많았음-게임성에 있어선 결코

FC에 비해서 우위에 있다고 확실하게 자랑할 수는 없었다.

 그리고, 이런 역사는 차세대기의 전환 때에도 이어진다. 역시 역사는 반복되는가... ^^;;;)


-세세한 효과나, 캐릭터들의 표정 등등... 보다 더 주인공 파티에 몰입하게 만드는 그런 자잘한

부분들은 솔직히 요즘 게임들에서도 잘 표현되지 않는 세밀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그냥 대화창만 펑펑 넘기고, 대시로 그냥 막 질주하며 진행만 한다면 느끼기 힘들지 몰라도,

엑스트라들의 눈빛이나 표정 하나하나까지 주인공 파티의 심정으로 느껴지는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시간 여행이 소재인 게임이라 그런지, 필드맵에선 걷는 걸 멈추면

바로 저렇게 해당 시간대가 표시된다.

 이런 식으로... 지금 기준에서 봐도 플레리어에 대한 이 게임의 배려는 상당한 수준이다.

 아니, 게임 자체의 재미를 추구하기보다 노가다나 떡밥으로 플레이어를 강요의 구렁텅이로

빠뜨리는 추세가 일반적이 된 근래의 게임 분위기를 생각해 보면, 굉장히 상쾌하고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이 게임이야말로 친플레이어적인 게임이 아닐까 싶다.


-이 게임의 장점은 무엇보다 쉽고 부담이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비록, 나같은 사람에겐 캐릭터 디자인이 엄청난 단점으로 진입장벽을 만들고 있긴 했지만...)

 일부러 최대한 피해다니지 않는 한, 스토리 진행만 하는 정도면 따로 전투 노가다도 필요 없고,

전투 방식은 별다르게 신경을 써서 육성하고 연습하고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그냥 즐기면 된다.

(하지만, 달리 말하자면 FF5나 FF6에서 열나게 어빌리티 조합하고 아이템 조합하고 이런 저런

방법으로 키우고 클리어하고... 이런 고민을 할 수 있는 여지 자체가 없다는 단점도 된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게임에서 길찾는 게 괴로운 나같은 노인네도 크게 압박을 느끼지 않고

즐길 수 있을 정도로, 머리를 써야되긴 하지만 굳이 길찾기 뺑뺑이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얼마 전, 아니 몇년 전에 이스2이터널을 간만에 다시 하다가... 길찾는 게 짜증나서 때려치웠다. -.-;;;)

 강력한 아이템을 찾기 위해 노가다를 하고 무슨 계산을 하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냥 진행만 하면

대충 다 얻을 수 있다.

 그렇다고 자유도가 없는 것도 아니고, 또한 버튼 연타만 하는 게임도 아니다(저렇게 부드러운 진행을

하기 위해서는... 해당 상황에 맞는 정보를 잘 얻고, 그걸 활용하기 위해 머리와 손을 굴려야 한다. ^^).

 여러모로 딱 스토리를 부담없이 즐기기 좋은, 그리고 게임을 즐기기 위해 엄청나게 공을 들일

필요도 없이 문자 그대로 즐기는 정도면 충분한 그럼 게임...

 여러모로 어째서 이런 게임을 선입견으로 버려두고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



-게임의 시스템이나 메뉴 등은 아무래도 스퀘어의 향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더불어서, 위에서도 강조한 것처럼 게임에 크게 공을 들일 필요가 없도록,

상당히 간결하고 친플레이어적인 구성을 하고 있다(때때로 너무 간단히,

또는 너무 그냥 넘어가는 게 아닌가 싶은 때도 있을 정도... ^^)



-토리야마 아키라의 흔적은 그저 외형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일단 시간여행이란 소재에서 이미 드래곤볼의 셀 스토리를 연상케 하는

부분이 있는데다가, 게임 내내 여러 소년지 만화 스러운 요소들(=중2병적인)이 많다.

 오글거린다면 좀 오글거리는 부분들도 있지만... 캐릭터들의 스토리와 맞물려서,

의외의 몰입도로 승화가 가능하기도 하다.


-이 부분은 단순히 마왕과 싸우는 주인공 일행...장면이 아니다.

예전에 세상을 위협하는 마왕에게 도전한 용사가 있었는데,

그때 용사는 마왕에게 살해당하고, 용사의 사이드킥(...)은 마왕의 유흥으로

개구리의 모습이 되는 저주가 걸린 채 살아 남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그 마왕과 다시 마주한 개구리!



-이 상황에서도 동료들을 물러나게 하고 자신의 손으로 매듭을 짓겠다는 배짱! ^^



-과연 이 대결의 결과는? (이게 그냥 대결을 펼치는 게 아니라, 그 사이에 또 전지구적인

위기를 건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싸우지 않으면 마왕이 동료가 되어주고, 싸워서 이긴다면

-마왕을 죽인다면-엔딩에서 개구리의 저주가 풀린 핸섬남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위에서 쭈욱 장점들을 열거했지만, 전투 이야기가 나온 김에 빼놓을 수 없는 단점...

유감스럽게도, 내가 생각하는 이 게임의 가장 큰 단점은 전투 화면이다.

 게임들이 폴리곤 괴물化 바람에 휩쓸리기 이전부터, 이미 2D 화면으로도 3D까진 아니어도

입체적인 전투 화면을 시도하는 시기의 막 앞이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기존의 FF나 DQ처럼

딱 정해진 전투 화면의 전투가 아니라 그란디아나 악튜러스 느낌의 전투 느낌이다.

 하지만! 사실상 그런 전투의 프로토타임 시기라 그런지... 실질적으로 문제가 좀 있는 편이다.


-기존의 FF나 DQ 화면에 비해서 제대로 구분이 안 되거나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고,

무엇보다 아래(+위)에 보이는 저런 메뉴 화면이 때때로 전투가 벌어지는 상황을 가려 버리는

경우도 생기는데... 뭐, 그냥 피래미들하고 싸울 때야 별 상관이 없다지만, 좀 신경 써야 하는

전투나 이쪽이 간당간당한 상황에서 저렇게 메뉴판에 가려지면 살짝 빡 돈다.



-옛날의 나였다면 아마 다른 캐릭터들을 더 활용하지 않았을까...싶지만,

이제 애도 아닌 시각에서 해서 그런지, (내가 생각해도 참 의외로) 예전의 나였다면

별로 사용 안 했을 캐릭터들을 활용하고 또 몰입했던 게 참 인상적이었다.

(뭐... 단순히, 토리야마 아키라의 디자인으로 된 여성 캐릭터의 매력 부재가

그 진정한 이유였을지도 모르겠다. ^^;;;)

 

-위에서 마왕과 얽힌 개구리 캐릭터도 그랬고,

바로 위에 보이는 이 로보라는 캐릭터도 그렇다. 개구리에다가 문자 그대로 (투박한) 로봇.

 95년도에 이 게임을 했었다면 아마 별 신경 안 썼을 애들인데... 지금은 달랐다.


-이 로보란 캐릭터가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되는 장면이나,

애인(!?)과 재회하는 장면, 그리고 그런 상황들을 넘어서 자신의 손으로 결단을 내리는 장면 등등...

 전투에서 크게 쓸모가 있는 것도 아닌 개그 캐릭터인데,

왜인지 참 정이 가고 여자 캐릭터들을 대기시켜 놓으면서까지 이걸 데리고 다녔는지... ^^


-어쩌면, 이 게임의 분위기와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였는지도?

이 게임은 전형적인 세기말 분위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2000년 이후(혹은 199x년 후반) 출생자들은

절대 느끼지 못할 그 전인류의 세기말 분위기를 겪었던 구세대인 나로선, 그때의 세기말 분위기 게임을

지금에 와서 즐겨도 그 맛이 생생하다는 게 음... ^^;;;) 드림 프로젝트라고 할만한 유명 게임에,

토리야마 아키라의 디자인 등으로는 이래도 되나...싶은 장면들이 여럿 등장하는 게,

역시나 세기말 분위기에 취해서 만들었구나...싶고, 다른 캐릭터들도 그런 분위기에 충실하지만,

역설적으로 로봇이기에 그런 분위기를 더 잘 드러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이 SFC의 황혼이자, 세기말을 눈앞에 둔 시점에 나온 게임들 중에는 참 암울하고

위험한 게임들이 많았던 것 같다. 게임 사상 최악의 히로인이 등장하는 바하무트라군이

나온 것도 96년에... 이것도 스퀘어넹. -.-;;;)









-의외로 최근까지도 이 게임에 대한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게 다 이유가 있었던 거였다.

 토리야마 아키라의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그냥 넘어가기엔, 이 게임은 참 매력적이다.

 그리고 뭐 디자인의 압박을 고려하더라도, 이 게임의 장점들은 그걸 상회하고도 남는다.

 

-고전 게임들을 즐기게 해주는 에뮬레이터 덕분에, 유명한 고전 게임들의 한글판도

가끔 볼 수 있는 시대...인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한글판에 대해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건 내가 일어나 영어를 잘해서가 아니라(어차피 난 외국어맹인 평범한 구세대 노인네... ^^;;;),

현실적인 문제점 때문이랄까.

 일어보단 영어의 압박이 덜해서인지, 이런 고전 게임들은 영어판을 쉽게 접할 수 있는데,

일어가 영어로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이미 게임의 원래의 맛이 변색된 부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이런 고전 게임의 한글화가 이런 영어판을 기본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문제의 가능성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아쉽다.

 폰트나 변환 작업의 용이성, 그리고 번역 대사를 넣을 제약(극장의 자막수 제한 같은?) 등

때때로 꽤 아스트랄하게 바뀌기도 하는 영어판이니... 암튼 언어 문제로 한글판을 구할 수

없는 고전 게임을 포기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되는데, 글세, 참 모르겠다.


-전설적인 작품답게, 그동안 여러 플랫폼에서 즐길 수 있게 이어져 오기도 했다.

멀리는 플스 시절에 스퀘어가 막장으로 내놓아서 원성을 샀었고(스퀘어가 플스로 내놓은 SFC의

RPG들은 하나같이 악평으로 유명하다. 그냥 그대로 가져 온 그래픽에, 새로운 거라곤 동영상 쪼끔 정도.

그리고 나머지로 덧붙이는 건 시도 때도 없이 엄청나게 등장하는 길고 긴 로딩들...), 이후로는

휴대용 기기 등으로 꾸준히 이어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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