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의 전국 시대, 다양한 인물 표기에 대한 참고

베리알 2011. 1. 16. 09:16

킹덤 내에서 왕기의 정체를 놓고 누구냐는 얘기가 있었던(아마 지금도 어디선가는 계속

이 얘기가 진행되고 있을지도... ^^) 이유는 뭘까.


작가가 (무슨 의도에서든 간에) 헷갈리게 만들어 놓기도 했지만,

근본적으로 표기에 있어서 실수이인지 오류인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역사에 관한 역사책이든 소설책이든 간에 책들을 보다 보면

이런 사람 표기(지명 등 모든 표기가 다 그렇다)를 놓고 참 다양하게 표기하고 있어서

헷갈리지 않는 게 이상한 상황이랄 수 있다.


 꽃다발을 보기 전에 시간이 좀 남아서 그냥 한번 그에 관해 써보겠다.





( 이미지 출처 : YES24 www.yes24.com )

(그냥 가기 뭐하니 살짝 등장한 역사책 이미지... 이번에는 자치통감이다.


 사기 등 역사서의 필연적인 문제점 중 하나가 작성자의 주관,

또는 작성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집필 당시의 시대상-때때로 압력의 형태로도-이 들어간다는 점이다.

 역사서를 단순 사실만 기록하는 방식과 작성자의 주관까지 들어간 방식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단순 사실 역시 작성자의 주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예를 들어, 대한민국의 상식적인 사람이

뽑은 2010년 10대 사건과, 수구꼴통이 뽑은 2010년 10대 사건이 얼마나 다를까.

 단순 사실의 기록이라고 해도 모든 사건을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이미 사실을 열거하는 과정에서

작성자의 주관이나 시대상이 필연적으로 들어간다. 


 그점에 있어서 이 자치통감이 대표적이랄 수 있는데... 이 자치통감은 송나라의 사마광이란 사람이 쓴

역사책으로, 전국시대 즈음부터 송나라 이전까지의 방대한 역사를 왕이 보기 쉬우라고 정리했다고 한다.

중국 3대 역사책으로 공자의 춘추, 사마천의 사기, 사마광의 자치통감을 꼽는데 사마천의 사기가

한나라 무제까지를 기록하기 때문에, 그 이후부터 송나라까지의 자리가 비게 되어 간극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 부분의 역사서 자리를 자치통감이 채우게 되는 것이다.

 (말이 정리지, 자치통감도 분량이 엄청나다...)


 위에서 작성자의 주관이 들어간 대표적인 예라고 했는데... 이유는 뭐 이 책의 태생부터 제목까지

모두 그렇기 때문이다. 이 책은 송나라 왕...아, 황제구나. 암튼 지배자가 책에 기록된 역사를 보고

귀감을 얻고 교훈을 얻으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사마광이 바라는 대로 황제가 따라오라는 목적이다(통감이라는 이름부터가 그렇다).

 사마광이 누구인가. 사마광은 이 시대 초엘리트 코스를 달린 당시 기득권층의 대표주자로

(엘리트의 문제점 중 대표적인 게 현실을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엘리트의 삶을 살아 왔기 때문에

'일반인'으로서의 개념이나 경험이 전혀 없으면서도 엘리트랍시고 그런 일반인들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온갖 공적이고 정치적인 일은 또 결정하는 아이러니...

 사마광의 경우, 어떤 역사학자는 세상 물정 모르는 사마광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

한마디로 보수주의를 넘어 수구주의라고 불러도 될만큼 지독한 기득권 옹호자였다.

 그런 사람이 임금을 가르칠(^^) 목적으로 역사서를 편찬했으니 내용은 상상하는 대로다.

 예전부터 사마광에 대해 매우 훌륭한 인물로 평가하는 내용이 많았던 건, 그가 유학자이고

그런 유학에 걸맞게 기득권을 보호하고 새로운 것을 KIN하던 활약에 기인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실제로, 유학자들의 시각에서 벗어난 시각으로 보면 평가가 전혀 달라지는 인물이다.

 개인적으로, 유학의 문제점이 뭔지를 보여주는 인물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역사서를 보는 사람이 그 역사들에서 교훈을 얻으면 물론 긍정적인 방향이다.

 그러나, 그건 보는 사람이 스스로 얻는 것이지, 역사가가 강요하는 방향이나

혹은 역사가의 시각-역사서 속의 역사가의 시각은 이미 무덤 속의 시각이란 점을 잊어선 안된다-으로

본 방향을 무턱대로 받아들이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

 역사서를 보고 거기서 교훈을 찾는 것은 읽는 사람의 몫이며, 역사가와 사회는

그런 교훈이 보다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방향이 될 수 있도록 개인들을 상식적인 시민으로

키우면 그걸로 그만이다. 백기의 40만 학살 내용을 보면서 와~ 40만이나 죽여 놓으면 그 시체의 산이

얼마나 보기 좋을까...라고 느끼는 사람과 그런 끔찍한 역사가 인류 역사에 다시는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느끼는 사람. 이런 느낌 자체를 강제하는 게 아니라, 상식적인 교육을 통해

스스로 느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사가나 국가가 이런 걸 강제하는 것을 세뇌라고 부른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반공이란 이름으로 모든 게 해결되던 걸

생각하면 쉽게 연상이 될 것이다. 지금도 이 세뇌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떨치고 있으며,

한국 사회의 긍정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악성 암이라고 할 수 있다.


 잡설이 길어졌는데... 아, 난 저 이미지에 나온 서해클래식에서 출간된 자치통감 책을 읽은 적은 없다.

 이미지는 허전해서 그냥 가져왔을 뿐이다. ^^;;;


 마지막으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서를 읽을 때의 주의할 점에 대한 것이지,

사마광은 나쁜 X이고 자치통감은 가치 없는 책...이란 얘기가 아니다!!!)





 역사책을 읽건 역사에 관련된 소설을 읽건 간에,

참 문제가 되는 게 인물들의 이름 표기라고 할 수 있다.

 역시나 한자의 어두운 측면이겠는데...


 그래서 한번 그 사례들을 모아 보았다.

 여기서 말하는 사례가 전부는 아니며, 이런 사례들을 알아야 한다고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다.

한자 표기의 근원적인 한계 정도라고 알아 놓으면 이후 관련 책이나 정보를 보더라도

이름이 달라서 당황하지 않고 앞뒤 문맥과 내용 자체를 보면서 이 인물이 그 인물이구나...하고

자연스럽게 볼 수 있으면 그만이다.

 진짜 별별 상황이 다 나올만큼 이름 표기는 다양하다. 거기에 한글의 두음법칙 같은 것까지

개입하면 경우의 수는 더 늘어나고...

 또, 직책명을 그냥 이름처럼 쓰는 경우도 있어서 더 헷갈린다.

 그리고 이름은 인물 스스로가 가명을 쓰거나 개명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에선 일본서의 번역 과정에서 또 오류나 오기가 생기거나

아니면 일본식 표현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다.

 삼국지 시대에는 거의 일반적이었던 '자'를 드물게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 '자'라는 것에 대해선 언젠가 얘기할 기회가 있을듯... ^^)

 그리고 역사서 자체에서(예를 들어 같은 사기 안에서도) 같은 인물을 놓고 다른 한자를 쓰거나

오기로 적는 경우도 있다.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다. ^^;;;

 한자는 귀찮기도 하고, 윈도우 기본 한자에서는 표기 안 되는 한자가 수두룩한 시절인지라

완전 생략한다.



[설명이 없는 인물은 그려려니 하고 넘어가면 된다.

전부 다 설명을 붙이는 건 너무 귀찮아서... ^^]

-강외 = 강회

-노애 = 노대

-(내사)등 = (내사)승

-몽무 ≠ 몽염 / 책에 따라서, 몽무가 한 일을 몽염으로 적는 경우가 있다고도 한다.

 예를 들어, 진초전쟁에서 이신과 같이 초나라를 친 것이 일반적으로 몽염으로 표기되어 있으나,

사실은 몽염이 아니라 몽무라는 의견도 있다.

-방난 = 방훤

-번어기 = 번오기 = 번우기

-범수 = 범숙 = 범저 = 장록 = 장녹 / 지난 킹덤 열전 백기 편에서 언급한 그 범수.

-상앙 = 공손앙 = 위앙

-여정 = 영정 / 진시황 영정의 여불위 아들설을 지지하는 학자들에 의해,

여불위의 성을 따라 영정이 여정으로 표기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왕기 = 왕흘 = 왕의 / 계속 나오겠지만, '기'라는 글자의 경우 표기가 다양한 경우가 많다.

-위료 = 울요

-위염 = 양후

-전국4군 = 전국4공자 / 전국4군은 일본식 표현

-초나라 = 형나라 / 화양부인이 영정의 아버지에게 자초라는 이름을 내려주었기 때문에,

초나라에선 의도적으로 형나라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도 했다.

-표공 = 서공

-호상 = 호양 / 킹덤에서 육대장군 중 하나로 나온 그 호상.

-호첩 = 호접

-환기 = 환의 / 킹덤의 그 참수 환기. 책에 따라서 환의라고도 표기한다.



 여기 쓴 것이 전부는 아니고, 어디까지나 킹덤으로 인해 전국시대 관련 책을 보려는 분들에게

참고가 되기 위해 예를 들어 적어본 것들이다.

 물론, 나 자신도 이걸 다 외우고 있지 않으니 헷갈리거나 생각이 나지 않을 때 찾아볼

목록도 되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