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 진나라를 중원으로 끌어 올린 현군, 진목공

베리알 2011. 1. 6. 17:31

이번 킹덤 열전의 주인공은 작품에서 짧게, 그러나 강렬하게 언급되었던 진목공이 되겠다.

(진목공이 강렬하게 언급되었다기보단, 같이 곁들여진 산족의 에피소드가 강렬했지만... ^^)


진목공은 사실 현재 진행중인 킹덤과 별 관련이 없어 보인다.

시대상으로도 수백년이나 전의 인물인다다가, 진목공이 진시황의 중국 통일에 어떤 계기를

이어준 것도 아니다. 하지만 킹덤에서 중요한 종족인 산족과 연결되어 언급되었던데다가,

진목공의 업적은 사실 지금 킹덤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도 하다.

 또한, 진목공은 현재 킹덤의 시대에 나오는 군주들과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군주이기도 하기 때문에...

 때문에, 지금 킹덤의 이야기를 볼때 알아두면 좋을 진목공의 이야기를 해 보겠다.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킹덤에서 보기 드문 명군이라고 평가받는 진목공...



이 에피소드는 목공이 어떤 인물인가를 짧고도 확실하게 보여주는 에피소드라 하겠다.



이때, 즉 춘추시대에는 킹덤에서 활약 중인 한 조 위 세나라는 없었다.

영정의 진(秦)나라와 한자가 다른 진(晉)나라가 있었는데,

이 진나라가 한 조 위 세 나라로 갈라지는 시점을 보통 춘추 시대의 끝이자,

전국 시대의 시작으로 잡는다.



이때 진(晉)나라의 군주는 성격 더럽기로 유명한 진혜공이었는데,

이오라는 원래의 이름으로 유명하며, 이 이오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은 하나같이

신의도 없고 양심도 없는 저질 인간으로 묘사하고 있다.

 아마 유명한 것들이라 다들 한번쯤은 봤을듯... ^^



진혜공의 싸가지 없는 행동에는 아무리 현군이라지만 진목공조차 열을 받았고,

진목공은 결국 전쟁을 일으킨다. 그러나, 진목공은 여러 악재들로 인해

진혜공에게 오히려 포위 당한 채 패배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



여기서 산족이 등장하는 것으로 킹덤에서 그리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위에서 나온,

진목공의 말을 잡아 먹었지만 오히려 진목공에게 술을 대접받은 그들이다.



킹덤에서 대단한 전투 능력을 갖춘 산족으로 그려지는데...


과연 진목공은 어떤 인물이었고 이 군주는 킹덤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너무 유명한 인물이라 자세한 설명은 없어도 될지도... ^^;;;





[ 패자가 되기엔 인정이 너무 많았던 현군 ]

-진목공은 춘추오패의 한사람이며 또 아니기도 하다.

무슨 얘기인고 하니, 춘추오패란 춘추 시대에 패자로 유명했던 다섯 제후를 가리키는데,

제나라의 환공, 진(晉)나라의 문공, 초나라의 장왕은 어느 기록에서나 인정하지만,

나머지 두 패자의 자리는 기록에 따라 다르다.

 어느 곳에서는 송나라의 양공과 진(秦)나라의 목공을 들기도 하고,

어느 곳에서는 오나라의 합려와 월나라의 구천을 들기도 한다.

 기록에 따라 다르다는 게 이미 패자로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하지 못 했다는 증거라 하겠다.

 하지만, 또한 패자로서 이름을 겨룰만큼 이름 있는 군주라는 증거도 되겠다.


-흔히들 춘추오패라는 명칭을 보고 춘추 시대 힘이 센 군주면 패자구나...할 수 있는데,

원래 이 패자는 그냥 힘이 센 군주가 아니라 그 힘으로 다른 군주들을 불러서

회맹(일종의 국제 모임)을 열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있어야 하고

또 이 회맹을 열어서 관련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회의를 진행하고 마감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했다.

 이 시기에는 주나라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제후국들이 다들 큰 탓이다.

봉건제의 부적절한 결말이랄까...) 누군가 힘 있는 군주가 주나라의 인정을 받아 패자의 자리에

오르고 거기서 왕실을 받들고 오랑캐를 물리치는 목표를 추구하는 그런 상황이었다.

 진정한 힘이 없는 패자라면 이런 회맹을 제대로 유지할 수가 없는데,

송나라의 양공이 그런 인물이었다. 그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지 모르지만... ^^


-목공은 현군이었지만, 이후 군주들은 그에 미치지 못 하는 인물들만 줄줄 나왔고,

이로 인해 진나라는 일종의 정체 상태가 길게 이어지게 되었다.

 나라가 정체 상태가 이어지면 국가로서의 싱싱한 생명력은 약해지고,

신하나 귀족 등 기생충들이 설치며 나라를 좀먹고 백성들을 괴롭히게 된다.

 진나라도 이런 기득권층이 탱자 탱자 즐겁게 세월을 보내는 바람에 진목공 이후로

계속 변방의 빌빌한 신세를 면치 못 한다.

 이후 진헌공과 진효공의 시대에 이르러서야 이런 망국의 정체에서 빠져 나오면서

통일 진나라의 한발을 시작하게 된다. 저 유명한 상앙이 등장한 때이다.

 만약에 상앙이 등장하지 않았고, 진나라의 군주들이 법가를 기치로 개혁을 계속적으로 시도해

성공하지 않았다면... 진나라의 중국 통일은 훨씬 더 늦어지거나 혹은 없었던 일일 수도 있다.


-킹덤에 이어지는 진목공의 업적은 변방의 오랑캐였던 진나라를 중원의 일국으로 승격시켰다는 것이다.

킹덤에서는 진나라까지 포함해서 전국칠웅이 마치 예전부터 그대로 존속해 왔던 중화의 나라들로

묘사하지만, 우리 아니면 오랑캐라는 중국식의 사고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게 처음부터

이런 규모로 중화를 구성했던 게 아니었다.

 진나라는 비록 주나라를 도운 공로로 제후국으로 인정받았으나, 중원의 기득권 나라들이

변방의 오랑캐들에게 그걸 쉽게 인정해 줄리가 없었으니, 진나라는 계속 변방의 오랑캐로

머물러야 했고... 이 분위기를 탈피시킨 것이 바로 진목공이다.

 춘추 오패 중 하나로 꼽힐 정도의 진목공의 활약으로 인해 진나라는 비로소 중원의 한 제후국으로

당당히 인정받게 된다. 위 장면에서 영정이 '똑같은 평지민'이란 표현을 쓰는데,

진나라를 오랑캐의 나라에서 이 똑같은 평지민의 레벨로 올려 준 것이 진목공인 것이다.


-여기서 잠깐 킹덤에서 언급된 마주병 에피소드에 대해 살펴 보면...

 킹덤에서처럼 그들이 산족이라고 딱 이름 붙여진 것은 아니었고, 기록에 따라 그냥 무뢰한들로도

또는 야만인들로도 적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들이 기마병이었다는 얘기에서 추측해 본다면,

무명의 무뢰한 중원인이 아니라, 오랑캐의 일족이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위 장면에 나온 조나라 무령왕이 최초로 기마대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고려해 본다면,

이보다 몇백년 전인 진목공 시대에 기마병으로 등장했다는 점은 그들이 중원인이 아닐거라는

생각을 하는 게 상식적일 것이고, 무엇보다 이들은 아주 소수(불과 몇백이라 전해진다)의 규모로

진목공의 위기를 구하고 진혜공을 잡아 왔다고 하는 이야기를 볼때 굉장한 전투력을 갖춘 기마병,

즉 강력한 기마술을 구사하는 유목 민족이었을 거라 보는게 타당할 것 같다.

 킹덤에서는 맨발로 걸어왔지만, 그들은 사실 말을 타고 왔던 것이다. ^^;;;


-전차에서 기마로 바뀐 이유가 무엇일까? 정답은 위 그림에 나와 있다.

비교적 평지에서의 싸움만이 고작이었던 좁은 중화시절에는 전차로도 충분했지만,

점차 그 영역이 확대되고 다양한 지형에서 오랑캐들과 맞서게 되는 상황이 오자

지형에 크게 구애 받는 전차로선 더 버티기가 어려웠던 것.


-단, 이때의 기마병은 후대의 기마병과 달리 발을 거는 등자가 없었다.

위 그림에서 보면 발 부분에 등자가 없다. 정확한 고증이다.

하지만, 킹덤 초기에 보면 등자가 있는 것처럼 착각할 그림들도 있었긴 했다. ^^

 등자의 개발은 대체로 빨라야 진말 즈음에서 한나라 즈음으로 추측된다.

 (등자가 없이 말을 몰던 시절의 기마병들은 요즘의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나

사이클 선수의 허벅지를 능가하는 무시무시한 허벅지를 갖고 있지 않았을까? ^^;;;)


-진목공에 관련된 에피소드들에서 짐작되듯이, 진목공은 전국시대의 진나라 군주들과는

굉장히 다른 이질적인 군주다. 잔나라가 통일 과정에 들어선 단계의 군주들이 다들 법가를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한데 반해, 진목공은 그야말로 인과 예로서 국가를 운영했다랄까.

때문에, 진목공은 업적으로 봐도 그렇지만 그 스타일로 봐도 패자로 칭하기에는 무리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킹덤에서 노예에게조차 머리를 숙이고 가르침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사실은 그 노예가 보통 노예가 아니었던 이야기가 생략되어 있다.

 진목공은 백리해라는 인재가 초나라에 노예로 잡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물론, 백리해가 초나라에 노예로 잡혀 오기까지의 이야기는 또 따로 있지만, 생략... ^^)

그 백리해를 데려 오려고 마음을 먹었고, 백리해의 정체를 말하면 초나라에서 혹시 그를

쉽게 내놓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단순히 도망친 노예 하나를 달라는 식으로 얘기해

달랑 노예 가격을 주고 그를 데려 왔지만, 데려온 후 그를 대부 자리에 앉히고 국정을 맡겼다.

 여기서 노예 가격으로 준 것이 양 다섯마리이고, 그래서 이 대부 자리를 오고대부라고 한다.

 다른 열국들의 몰락과 진나라의 발전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내부의 기득권들이 결합해서

자기들끼리 돌고 돌면 망국의 지름길이고 외부의 신선한 피를 수혈해서 돌려야 발전을 할 수 있다.

다른 열국들도 전성기 무렵에는 인재 영입에 열심이었으나 이후 그 안락에 빠져서는 자기들끼리

놀았고... 그렇기에 상대적으로 전성기를 달리지 못 한 채 전성기를 꿈꾸며 노력하는 진나라는

인재 영입에 노력하면서 다른 나라들에 비해 늦은 전성기를 맞으며 통일이 가능했다.

(전성기가 먼저 오는 건 좋은 일만은 아니다. 전성기를 지나면 쇠퇴밖에 남은 게 없기 때문이다.

보통 먼저 전성기를 맞은 나라는 이윽고 쇠퇴기에 접어 들고 이때 늦게 전성기를 맞은

다른 나라에 먹히기 쉽다)


-백기의 자살과 관련한 진소왕의 에피소드와 뚜렷한 대비를 이루는 에피소드가 진목공에 있다.

진목공이 신하들의 말을 듣지 않고 군사를 보내 전쟁을 벌였다가 참패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이때 진목공은 간신히 돌아온 장수들을 눈물을 흘리며 마중했고,

나중에 철저한 준비 끝에 다시 싸움을 하여 해당 지역을 차지한 후,

이때 희생되었던 부하들의 유골을 모아 장사 지내며 자신의 잘못을 다시금 반성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말 안 듣는다고 죽어라~고 했던 진소왕과는 전혀 다른 인물이다. ^^;;;


-위에서 힘도 없이 패자를 자청한 인물로 송양공을 언급했는데,

여러모로 진목공과 비교되는 인물이니만큼 살짝 언급해 보겠다.

 송양지인이라는 유명한 고사의 주인공으로, 초나라와 싸움을 하게 되었는데

강을 건너는 초나라 부대를 보면서 옆에서 이때 공격하라고 조언을 하자

군자의 도리로 그런 비열한 짓은 안 된다면서 기다려 주고...

 초나라 부대가 강을 건넜으나 아직 전열을 가다듬지 못 하고 우왕좌왕하는 걸 보고

옆에서 재차 이때라도 공격하라고 조언을 하자

역시나 군자답게 그들이 정비를 하길 기다려 정정당당히 붙어보겠다고 기다리다가...

완전 떡실신이 되어 패한 그 주인공이 바로 이 송양공이다.

 하지만, 이 인물은 진정한 군자를 꿈꾸는 인물이 아니라 마치 소오강호의 악불군 같은

위군자가 아니었을까라고도 생각되는 이상한 인물이다.

 저런 상황에서는 군자의 도리를 찾다가 패망하지만, 그 이전의 그의 경력을 보면

힘도 없는 주제에 패자를 꿈꾸며 무리하게 이 일 저 일을 벌이고,

여기 저기에 참견을 하다가 된통 혼나고 본전도 못 찾는 일만 겪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위군자라고 보기엔 사태 파악 능력이나 음모 같은 것도 꾸미지 못 하는 바보로 보이는 바,

현실 감각이 전혀 없이 군자의 도리만 밝히는 무능력 군자 덕후...였다고 보는 게 더 그럴싸할 것 같다.

세상 물정 모르는 벽 도련님은 설마 이쪽을 모델로? ^^;;;

 암튼, 진목공은 이런 수준 낮은 이상한 녀석과는 다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