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 구시대의 종말을 알린 진의 괴조, 진나라의 육대 장군 왕기

베리알 2010. 12. 15. 20:18

 이번 킹덤 열전은 상당한 거물로... 바로, 진의 괴조 왕기 장군이 되겠다.

사실, 킹덤의 팬들 중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왕기 덕분에 팬이 되었다고 할 정도로,

작품에서 정말 전설의 천하대장군의 포스를 이보다 더 잘 보여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게 뿜어 주었고 그 포스 그대로 간직한 채 작품에서 멋지게 산화하여 사라져 갔는데...

 어차피 캐릭터의 하차로 킹덤에서 더 이상 새로운 열전 소재를 제공하지 못 하는 바,

이쯤에서 소개해 보기로 한다.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스스로 이런 자화자찬을 해도 그럴싸하게 보이는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지금 킹덤을 보는 사람들 중에는 이 왕기 덕분에 킹덤팬이 된 분들이 많을 정도로,

진정 멋지게 그려진 캐릭터로... 소년지가 보여줄 수 있는 이상적인 카리스마 인물 그 자체였다.

 


  작품 초반, 마치 악당처럼 등장하지만... 소년지 만화 좀 본 분들이라면 이미 여기서 눈치 챘을 것이다.

이 캐릭터가 달랑 악당이 아니며, 앞으로 중요한 역할로 존재감을 뿜어낼 거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오산이 좀 있었으니... 예상을 훨씬 초과하는 놀라운 존재감을 갖춘 캐릭터였던 것이다.



이전부터도 제법 모호한 포지션을 보여줬는데, 함양 탈환 작전에서 대놓고

성교 일당에 대적하는 모습으로 나오며 점점 캐릭터의 존재감을 대놓고 드러내기 시작했다.


 귀홍이란 녀석이 말에 올라 탄 우위를 믿고 까불지만... 이 다음 장면에서 일격에 두동강 나고 말았다.

심지어, 산족조차 슬금슬금 피하는 포스를 보여준 왕기!



  왕기는 킹덤에서 소왕 오타쿠로 나온다.

 소왕은 현 진나라의 왕인 영정의 증조할아버지가 된다.

 소왕의 아들이 즉위 3일만에 사망한 효문왕이고, 이 효문왕의 아들로 조나라에서 불려와

태자가 된 사람이 바로 자초이며, 이 자초의 아들이 바로 영정이다.


 소왕에 대한 왕기의 덕심은 작품에서 거의 맹목적인 종교 수준으로 그려지는데,

이 소왕이 어떤 인물인지에 대해선 예전에 짧게 언급한 적이 있다. 나중에 킹덤 열전에서? ^^



  이런 게이스러운 개그를 자주 보여주어 다른 캐릭터들을 혼란시키며

작품의 분위기에 윤활유가 되어 주기도 하는데... ^^;;;



킹덤에서 언급하는 진나라 육대 장군.



백기의 장평대전에선 백기의 부장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노장 창문군에게서 진나라 최강의 무장이라 평가 받는 왕기.

여기서의 최강의 의미는 단순히 일기토 매니아라는 얘기가 아니라,

대장군 같은 무장의 지위에서 어떤 능력을 발휘하느냐의 의미다.



  그렇다고 개인의 무력이 떨어진다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섭맹이라는 캐릭터를 조심하라는 부하 군장의 충고가 나오는데...



  그런 말 들은 적도 없다는 듯이 그냥 나서는 왕기와 등.

사실, 그냥 생각해도 당연하지 않을까. 킹덤이란 작품에서 이 시점에서의 왕기와 등이라면,

그 어떤 캐릭터가 와도 1:1에서 진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무력을 갖추었으니 말이다.

 등의 무서움은 이미 지난 킹덤 열전 등편에서 언급한 바 있다.



  작품에서 제법 진나라 병사들을 학살하던 섭맹...

자신의 실력을 자신하며 왕기를 과거의 유물로 취급하지만...



  결과는 뭐 예술적으로 동강 난다!

사람 죽는 장면을 보면서 예술이니 뭐니 하기가 좀 거시기한 느낌도 있지만,

이 작품에서 왕기의 殺 장면들을 보면 예술이란 얘기가 절로 나올 수 밖에 없다. 크아~ ^^



왕기 최고의 매력 포인트라는 입술! ^^;;;



  킹덤에서 소왕의 시대와 영정의 시대를 연결해 주는 고리 역할을 맡기도 했다.

시간상 당연하긴 하다. 유일하게 남은 육대 장군이니까...



  하지만, 시대의 흐름 앞에서 인간이란 그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가.

진나라의 육대 장군의 한 사람으로 열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진의 괴조도

서서히 차오르는 밀물 같은 시간 앞에선 어쩔 수 없었다.

 조나라의 새로운 삼대천, 이목의 계략 앞에서 위기를 맞게 되고...



결국, 영정 3년 왕기는 그 생을 마감하게 된다.



 이신에게 있어서 인생의 롤모델이자 이상적인 아버지 역할을 했던 게 아닐까 싶다.

고아인 이신에게 있어서 그리고 천하대장군을 꿈꾸는 이신에게 있어서

이만큼 이상적인 아버지도 이만큼 이상적인 롤모델도 없었으리라.


 그야말로 카리스마 강렬하게 뿜어주다 멋지게 퇴장한 왕기...

 과연 이 캐릭터는 실제로 어떤 인물이었을까?





[ 왕흘 = 왕의 = 왕기 ]

-일단 결론부터 말하겠다.

왕기는 분명한 실존 캐릭터지만, 한국에선 일반적으로 왕흘이라 불리우는 그 인물이

바로 킹덤의 왕기가 되겠다. 드물게 왕의라고도 부른다.


-이 문제에 대해서 킹덤 독자들에게서 여러 의견들이 있던데...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한국에 나온 책들은 옛날 책들은 거의 대부분 왕흘로 표기했지만,

근래에 나오는 책들에선 왕기로 표기하고 있고,

무엇보다 킹덤이란 이 작품에선 동일 인물인 왕기를 놓고

왕흘과 왕기로 분리해 놓았으니 혼란이 없을 수 없다.

 아예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왕기도 있었고 왕흘도 있었구나...하면 그만이지만,

예전에 사기 관련 책들을 읽어 보거나 지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왕흘은 알아도 왕기가 누구냐...라고

하는 게 보통, 관심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왕기와 왕흘이 같은 사람이냐 아니냐 얘기를 할테니 말이다.


-일단 그 증거 첫번째.

왕기와 왕흘을 동시에 등장시키는 작품은 내가 알기로 이 킹덤이 유일하다.

사기나 진나라 관련 책에서는 왕기로 표기하면 왕흘이 나오지 않고,

왕흘로 표기하면 왕기가 나오지 않는다.


-증거 두번째.

 위에 나온 왕흘의 표기는 일본식 표기로 추정되는데, 한국에서 사용되는 왕흘 표기의 한자는

왕기, 왕의의 한자들과 서로 공통 부분이 있다. 즉, 언젠가의 번역 과정에서 오기나 착오가

있었을 수도 있고... 어디선가 잘못 사용된 오류를 수정없이 여기저기서 계속 사용했을 수 있다.

 암튼 한자란 참 편리한 부분이 있긴 하지만서도 또 골치 아픈 부분이 바로 이런 부분이다.


-증거 세번째.

 왕흘에 대한 기록과 왕기에 대한 기록은 완-벽-하-다-고 할 정도로 서로 똑같다.

 위에서 장평대전에서 백기의 부장을 왕기가 맡은 장면을 넣은 건 그냥 넣은 게 아니라

이걸 말하기 위함이다. 왕흘로 나오는 책에선 왕흘이 장평 대전에서 백기의 부장을 맡는 걸로 나온다.

즉,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이란 얘기다.

 (부장을 여러명 두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부장이 여러명이라고 해도 어차피 언급은 그 중 가장

이름이 알려진 사람으로 할텐데 어디서나 왕기 아니면 왕흘이다)


-증거 네번째.

 우연히 비슷한 이름의 장군들이 백기의 부장을 맡았을 가능성은 없나...할 것 같아서 더 추가한다.

 위에서 왕기는 이만큼이나 위기에 몰린 게 20년만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진왕 정 3년에서 20여년 전이 언제냐 하면 장평대전 후, 진나라가 그 기세를 몰아 조나라 도읍 한단을

포위한 때로, 여기서 진나라는 병이 난 백기 대신에 왕릉을 지휘관으로 보냈다가 결과가 신통치 않아

왕흘로 교체하는데, 그 후 위나라의 신릉군의 지원으로 진나라군은 큰 타격을 입고 물러난다.

 왕기가 말하는 20년 전의 위기란 바로 이 사건을 말하는 것으로, 왕흘이 나오는 책에선 왕흘로

왕기가 나오는 책에선 왕기로 표기해 놓았다.

즉, 두 사람은 같은 사람이란 얘기다.


-증거 마지막.

 이미 충분한 것 같지만 마무리까지 확실히 하자면, 진나라 육대 장군 중에서 진왕 영정의

시대까지 오는 장군은 왕기가 나오는 곳에선 왕기뿐이고, 왕흘이 나오는 곳에선 왕흘뿐이다.

그리고 킹덤에서 왕기가 시황 3년에 죽었다고 했는데, 왕흘 역시 시황 3년에 죽는다.

물론, 그 내용은 전~혀 다르지만 말이다

  엄청나게 재창조를 하면서도, 굵직한 부분은 놀라울만큼 따라가는 킹덤이다. ^^


-킹덤에선 청년은 아니지만 아직은 한창 활동할 때로 보이는 왕기인데,

그 왕기의 출생일은 현재까지 알 수 없지만, 대충 몽오와 비슷한 급으로 노장으로 불린다.

즉, 킹덤에선 몽오와 비슷한 나이대로 나왔어야 정상이라는 거... ^^;;;


-소왕 시대에서 영정 시대를 잇는 가교 역할까지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중요한 장수였다.

장평대전 등 굵직한 전투에서 활약을 했었고 그 숱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베테랑의 실력으로

진왕 정이 등극한 후 아직 제대로 실력 행사를 할 수 없던 시절 군사적인 안정에 기여했다.


-킹덤에서와 같은 엄청난 인물까지는 모르겠지만, 인정 받는 인물이었던 것은 맞는 것 같다.

백기를 제외한 6장 중에선 단순 언급도 많이 되고 전공도 인정 받는 편...


-규와의 로맨스를 진짜라고 믿는 사람은 없겠지? ^^;;;


-킹덤에서 엄청난 규모의 식객들을 거느리다 못 해, 여씨사주라고 창평군까지 데리고 있는 여불위인데,

책에 따라선 몽오나 왕기까지 여불위의 식객으로 넣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몽오나 왕기의 활약 시기나 여불위가 진나라에서 실권을 장악한 시기를 비교해 보면

도무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


-위의 내용은 그 어느 때의 내용보다 나중에 변경될 가능성을 열어 둔다.

 현재까진 아무리 찾아도 왕기=왕흘...이지만, 역으로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만 뒤집는다면

별개의 인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도대체가 관련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고 잘 알려지지도 않는 시대다.

 사기의 완역본이 이제서야 한국에도 출간되나 본데, 사기는 그동안 질리도록 나오기도 했고,

그 문제점에 대해서도 역시 숱하게 지적되었던지라... 물론, 사기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그렇다면 가장 궁금한 것은 작가의 의도다.

작가는 도대체 왜 동일 인물을 일부러 분리시켜서 나누어 놓은 것일까.

①그냥 / ^^;;;

②5대 장군보다 6대 장군이 폼 나니까. / 장난이 아니라 꽤 그럴싸하다.

진나라의 국력을 생각하면 조나라에 삼대천이 있다면 진나라는 육대 장군 이상이어야 맞는다.

그런데, 그러면 초나라는...? ^^;;;

③착오로 / 사실, 믿기 어렵다. 역사 속 사건들을 작가가 재창조 하면서 재배치를 하는 걸 보면,

왕흘과 왕기를 착오로 분리시킬 정도로 관련 지식이 없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보기 때문에...

④왕기와 왕흘은 다른 인물이다 / 일본에선 뭔가 색다른 진나라 관련 자료라도 존재하는 걸까???

암튼 작가의 의도가 정말 궁금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