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 남자를 밝힌 천하의 색녀로 기록된 진시황의 모친, 조희

베리알 2010. 12. 10. 16:48


 킹덤이 대형 전쟁으로 정체 중인지라, 킹덤 본편에서 인물 열전을 할만한 새로운 비중 있는 인물의 등장은

한동안 보기 힘들거란 생각에, 이번 인물 열전의 주인공은 당장은 전개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인물이면서도

실제로는 나중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그런 캐릭터인 영정의 모친, 조희를 골라 보았다.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현재 킹덤의 진나라 내부에서 그 세력 주도권을 다투는 영정 vs 여불위...

그러나, 그 둘의 세력에서 벗어난 제 삼의 거대한 세력이 존재한다고 나오는데,

그 세력의 주인공은 바로 영정의 모친인 태후, 즉 자초의 부인인 조희의 세력이다.



  당당히 별개의 제3 세력으로 평가를 받는 것은 물론,

여불위조차 섣불리 어쩌지 못 하는 그런 존재로 설명이 되는데...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자초가 조나라에서 볼모 생활을 하던 중 여불위의 소개로 자초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 조희로,

이후 진나라와 조나라의 관계가 틀어 지면서(장평대전)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되고,

여기서 여불위가 손을 써 자초는 진나라로 도망치는데 성공하지만, 모자는 조나라에 남게 되었고...

무시무시한 그 시국에 이 모자는 엄청난 고생을 하면서 살아 남는데 성공,

이후 진나라의 왕위를 계승한 자초에 의해 진나라로 갈 수 있었다고 한다.



  조나라에서의 참혹한 생활에 대해 회상하는 조희...

 조나라에서의 영정에 대해선 이미 8권 시카편에서 충분히 묘사되었다.



한마디로 조나라에서 잘 나가던 미희였던 조희의 과거.



하지만, 모정은 전혀 없는지 진왕 정을 없애고 여불위와 손을 잡으려는 시도를 하는데...



  통일 진나라를 망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천하최저의 간신 순위를 다툴만한 환관 조고가 여기서 등장한다.


 작가의 단순한 (나중에 사용하거나 말거나 일단 뿌려 놓는) 떡밥인지,

아니면 통일 후 진나라를 말아 먹는 과정까지 그릴지 궁금해 지는 부분이다.

어쨌거나 사용할 생각은 없더라도 일단 뿌려둬서 나쁠 것은 없을 것 같지만...



 태후 세력의 정사 관여를 막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창문군.

하지만, 이 이야기는 실제로는 제 얼굴에 침뱉기다(아래에서 설명하겠다).



 진왕 정의 어머니로 조나라에서 여불위를 지나 자초와 인연을 맺은 덕분에,

진나라의 왕비에서 태후까지 하게 된 조희.

 그리고 남자를 밝히다가 여불위를 지나 노애(노대)와의 엽색 행각으로

진왕 정의 배다른 동생들까지 만들고 결과적으로 노애의 반란에까지 관여되어

진나라에 먹칠을 한 색녀...

 그리고 진시황의 출생의 비밀 논란의 당당한 한 주인공으로

사상 최대의 불륜극이라 할 수 있는 진왕 정의 여불위 자식설에 그 이름을 올리고 있는데...


 과연 조희는 실제로는 어떤 캐릭터였을가?





[ 누명을 썼다고 보기에는 남자를 너무 밝힌 왕비 ]

-킹덤 작품 내에서는 (나중에 큰 역할들을 하게 되지만) 현재로선 별볼일 없지만,

인물 설명을 하자면 얘기가 길어지는 주인공...

 일단 진왕 정의 출생의 비밀에 대해서부터 얘기해야겠다.

 사기에 나와 있기 때문에 이후 이 사기를 베이스로 한 무수한 작품들에서 확대 재생산 되었고,

또 아무래도 사기가 가지는 이름값 덕분에 여불위의 아이를 배고선 자초에게 가 진시황의 혈통에

논란을 일으켰다고 하는 게 정설처럼 여겨지는데, 실제로는 가능성이 낮은 얘기다.


-씨받이란 영화를 본 일이 있는가?

 겨우 그저 그런 양반 댁에서 정실 부인이 아니라 한낱 씨를 받아줄 천한 여자 하나를 들이는데도

(씨받이란 작품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묘사일뿐, 난 양반이고 천한 놈이고 이런 구분 싫어한다)

그 과정은 정말 다양한 검사와 확인, 그리고 충분한 기간을 거쳤다.

 그런데, 엄청난 왕국의 왕자(자초가 외국에 볼모로 나가 있었다고 해서 자초가 무슨 듣보잡씨 취급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는 엄연한 진나라의 왕자였다)가 마누라를 얻는데 그냥 여자 데려와서 덜컥 살면

그만이었을까?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게다가, 한번 즐기는 목적도 아니라 조희와의 결혼은 자초로서도

충분히 계산을 했던 결혼으로 생각되는 바(아래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조희는 평범한 무희나

몸 파는 그런 여자가 아니라 조나라의 유력한 집안 출신이었다. 나중에 진나라의 왕비로 인정받은 걸 봐도

확실히 아무 생각없이 아무 여자하고 놀아난 게 아니었다) 여자가 임신을 하고온 것을 두고 보던가,

또는 사전 확인도 없이 맞아들였을 가능성은 제로라고 할 수 있다.


-여불위가 굳이 자기의 씨를 가진 여자를 일부러 자초에게 들였을 가능성도 없다고 할 수 있다.

대상인이었던 여불위가 일생 일대의 도박을 하는 중인데, 거기에 굳이 스스로가 위험 요소를 넣어서

도박의 성공 가능성을 한없이 낮출 리 없다.


-결정적으로, 사기의 여불위 이야기는 초나라의 춘신군 이야기에 비슷한 내용이 있으며,

이야기의 완성도는 이쪽이 더 높은 걸로 보아, 춘신군의 이야기를 여불위 이야기에 적당히

각색해서 넣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물론, 춘신군 이야기는 진실이냐 하면 그건... ^^;;;


-다양한 역사서의 기록에서 여불위의 부친 가능성은 더욱 없어진다.

영정은 정확히 임신 기간을 거쳐서 태어났다는 기록들은 있어도,

진왕 정이 달을 훨씬 못 채우고 이상하게 태어났다는 기록은 없다.

 사기의 수많은 각색책들에서만 끊임없이 이 이야기가 나올 뿐이다.


-굴러 다니던 여자로 묘사되기까지 하는 조희지만,

실제로는 조나라의 유력한 집안 출신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진나라의 왕자와 결혼을 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첩이 아니라 정실이다!)

이미 그녀가 천한 출신이나 듣보잡 집안이 아니란 걸 알 수 있으며, 자초가 탈출한 후에 영정과

조나라에서 살아 남을 수 있던 것도 집안이 힘이 있었으니 가능했던 것이리라.

 또한, 진나라로 와서 조나라계 외척 세력을 형성했으리라는 추측들을 봐도,

굴러 다니던 집안의 여자는 절대 아니었을 것이다.

 그녀를 부르는 호칭인 조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나라의 어지간한 집안 여자였을 것이다.


-때문에, 자초가 도망친 후의 생활은 대놓고 탱자탱자 살지는 못 했겠지만

(아무리 잘났다고 해도 자국민 40만이 몰살당한 대사건이었으니 그녀와 영정을 없애자는 의견과

시도가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킹덤이나 다른 사기 관련 책들에서 묘사하는 것처럼 비참한 생활을

했을 가능성은 아주 낮을 것이다.


-진왕 정의 출생 문제는 거의 누명이라 보이지만, 남자를 밝혔다는 점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

단, 조희의 이런 남자 밝히기는 당시 조희가 유별나게 음란했다고는 볼 수 없는데...

엄격한 법치국가 진나라였지만, 당시의 시대 분위기에선 젊은 태후가 남자 애인이 있다는 게

천인공노할 그런 패륜은 아니었다. 물론, 대놓고 즐길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킹덤에서 여불위와 손을 잡고 진왕 정에게 대적하는 걸로 그려지는데,

이는 완-벽-한 작가의 재구성이다. 조희의 권력, 즉 진나라에서 조나라계 외척 세력의 발판은

오로지 진왕 영정의 어머니가 조희라는 것인데, 진왕 정을 없애버린다는 건 그런 조나라계의 발판을

스스로 없애버리는 자살 행위이기 때문이다.

 물론, 여불위는 조희를 대표로 하는 조나라계 외척 세력과 가깝긴 했다.


-영정과 여불위를 이어 독보적인 제3 의 세력이라는 태후 세력으로 킹덤에서 그려지지만,

실제로 조희의 영향력은 그럴 수가 없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진나라 궁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태후는 바로 자초의 양어머니인 화양부인이라

보는 게 자연스럽기 때문. 화양부인은 초나라계 외척 세력의 대표이다

(사기 관련 책들을 보면, 조나라를 탈출한 자초에게 여불위가 초나라 옷을 입으라고 하면서

화양부인이 초나라 사람이라고 언급하는 부분이 나온다. 그리고 자초에게 초라는 이름을 하사한 것도

다 화양부인의 출신이 어디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들이다).

 그리고 자초의 친어머니인 하희는 한나라계 외척 세력을 대표했다.

 아무리 지금 왕의 어머니라고는 해도, 이미 진나라 왕실에선 초나라계와 한나라계 외척이 존재하는 바,

조나라계 외척인 조희 혼자서 시어머니들을 누르고 그런 거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이들 외척 세력들의 대립이 이후 진나라의 굵직한 사건들의 원인이 된다.


-태후 세력, 즉 외척 세력의 발호를 막아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는 창문군이지만...

창문군은 정황상 초나라계 외척 세력의 일원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때문에, 저런 대사는 창문군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


-노애(노대)의 등장은 정말로 기대가 되는 부분 중 하나이다.

조희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짧게만 말하는 거지만,

일반적으로 알려진 물건만 큰 건달...이라는 이미지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인물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엄청난 호걸로 나올지도 모르고 또 그렇게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데...

암튼 나중에 노애의 킹덤 열전을 어떻게 쓰게 될지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