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 개그와 검귀를 넘나드는 왕기의 부관, 등

베리알 2010. 12. 7. 19:50


 이번 킹덤 열전의 주인공은 왕기의 부장이었던 등이 되겠다.

 작품에서 왕기와 함께 좀 변태스러운 분위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또 어떤 상황에서건 특유의 개그 분위기를 뽐내지만, 필요할 때에는 무시무시한

실력을 보여주었는데, 과연 이 캐릭터는 어떤 인물이었을까.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일단 뭐 생김새부터 먹어 주는(?) 캐릭터로 나온다.

중국인스럽지않아 보이기까지 하는(사실 이건 굉장한 선입견이긴 하다. 조그만 한국에서도

지역에 따라 생김새에 차이를 두기도 할 정도인데, 중국 정도의 땅덩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게다가, 상당히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기도 하고 교류도 여기저기서 있던만큼...) 외모는

개그인지 진심인지 모를 게이 분위기를 풍겨 주기도 한다. ^^;;;



장소와 때를 가리지 않는 왕기의 개그에 진지한 (웃기는?) 얼굴로 일일이 상대를 해주기도 한다. ^^



우습게 보이지만, 사실 등의 실력을 왕기가 완벽하게 신뢰하고 있다는걸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리고 여기서 조금 더 진행이 되면 그동안 찔끔 찔끔 나오느니 안 나오느니 하던

등의 진짜 실력이 드디어 공개되는데...




왕기의 명에 따라 발동이 걸린 등은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괴물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작품에서 본격적으로 묘사하지는 않았지만(어디까지나 왕기의 부관 신분이니까. ^^)

보여진 장면들만으로도 규모는 좀 작지만 그 포스는 삼국지에서 장판파를 돌파하던 조운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



그전에도 검을 잘 쓰는 모습이 살짝 보이긴 했지만, 발동이 걸리니 이건 뭐 검귀인지 검신인지!

쾌속의 속도로 검을 휘두르는 쾌검 등이라 불러도 될 정도다.



개그 때의 포스는 어디로 갔는지, 정말로 무시무시한 포스로 캐릭터 자체까지 바뀌어 버린 듯!



최후의 순간, 왕기가 인정하는 등의 실력...

확실히 그동안의 에피소드들을 보면, 경험에서 왕기에 비해 차이가 있을 뿐,

실력만 본다면 왕기에 비해서 떨어질 게 없어 보인다. 사실 그 어떤 캐릭터와 붙어도 괜찮아 보일 정도다.


 작품에서 왕기의 죽음 이후, 왕기의 모든 것을(창은 제외! ^^) 물려 받은 걸로 나온다.

 왕기의 원수인 이목의 방문에 칼을 들고 나타나기도 했지만, 현재까진 뚜렷한 활약은 없는 상황...

 현재까진 몽오군에 가담하지도 않았고, 초나라를 대비하는 창평군의 전략에서도 배제되어 있지만,

앞으로의 전개에 따라 어디선가 등장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연 이 캐릭터는 어떤 캐릭터였을까?





[ 누구보다도 유명한 진나라 장군, 등 ]

-농담이 아니라, 사실이다.

킹덤에서 칼 좀 쓰는 개그 캐릭터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 한데,

등 장군은 전과와는 상관 없이 진나라 장군들에서 매우 유명한 장군 중 하나다.

그런데 왜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많은 걸까?


-이는 직책과 이름을 붙여서 이름인 것처럼 사용해 온 전례 탓이다.

고우영의 십팔사략을 예로 들어 보겠다. 진나라 편에서 진왕 정의 이런 대사가 나온다.

"장군 내사승! 강병 20만으로 동진해서 한을 정복하라!"

여기서 말하는 내사승은 내사등의 오기이다. 騰자와 勝에서 혼란이 있었기 때문에

(뭐, 이 한자들조차 어디선가 오류가 생겨서 잘못 전승되었을 가능성도 없진 않다),

고우영 화백은 내사등을 내사승이라 표기한 것으로 원래는 내사등이다.

(고우영 화백 이전에 누군가가 잘못 오기했고 그것이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

또는 고우영 화백은 제대로 사용했는데 편집부에서 오기를 했을 수도 있고...)

암튼 사기에 관해 나온 무수한 책들은 대개 내사등 장군으로 표기하고 있는,

이 캐릭터가 바로 킹덤의 등 장군이다. 군사수에 있어선 차이가 조금씩 있더라도,

대체로 한나라를 공격한 총책임자는 (대)장군 내사등으로 표기하고 있다.


-아마 사기 열전 등 사기 혹은 이 전국시대에 대해 나온 책을 본 사람들은

그래서 내사등(혹은 내사승)이란 이름이 굉장히 낯이 익을 것이다.

 여기서 내사란, 진나라의 도성 함양의 총책임자를 말한다.

 즉, 함양 도성의 총책임자를 맡았던 적이 있는 등은, 이름의 외자 표기 때문인지

직책인 내사가 이름 앞에 붙은 채로 내사등이 이름처럼 사용되어 왔던 것이다.


-이 시대에 외자 이름 표기는 사실 드문 경우는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시기는 사료가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별로 자주 등장하지 않는 인물의 경우, 이런 식으로 이름이 외자로

언급되면 그 사람의 성이나 경력을 파악하기가 무척 어려워지고, 외자 이름이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고 허전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직책을 붙여 표기하게 되었을 수가 있다.

 원본 사기의 정확한 표기를 내가 안 봤기 때문에, 이게 사기에서 헷갈리게 표기한 탓인지

(실제로 사기에는 띄어쓰기나 문장 정렬 등이 헷갈리게 처리되어 있어서 그로 인해 혼란을

주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 아니면 드물지 않은 이름 표기 오류의 결과인지

(등처럼 직책이 이름에 붙여져서 마치 그 합체물이 이름인 것처럼 사용되는 인물들이

종종 존재한다) 어느 쪽인지는 모르겠다.


-킹덤의 작가가 이를 알고 이름을 외자로 등으로 표기한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멋져 보이려고 내사를 떼어낸 것인지 모르겠지만(작가는 은근히 외자나 두글자

이름을 선호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암튼 전자라면 작가의 안목에 감탄을 안 할 수 없다. ^^


-전국시대는 자료가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에, 정말로 왕창 유명한 인물이 아니면

열전조차 없는 경우가 부지기수이고 있어도 내용이 빈약한 경우가 많은데,

아쉽게도 이 등 장군은 자료가 거의 없는 편이다.


-그나마 언급되는 내용들로 유추해 보면...

진나라의 도성 함양의 총책임자를 맡기도 했었고,

한나라를 공격한 총대장을 맡기도 했었고,

몽염, 몽의 등을 그 부하로 거느리기도 했었고 등등...

이런 것들로 미루어 보면 실제로 실력도 있고 전공도 있었던 장군이었던 듯 싶다.

 모쪼록 전국시대에 관련된 자료들이 좀 더 발굴되고, 조사가 더 이루어져서 이 시기에 대한

이야기들이 삼국지처럼 환하게 피었으면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