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진왕 정에게 남은 5년이 기대가 되는 이유 - 킹덤

베리알 2010. 11. 28. 09:12


 아무래도 근래 나오는 소년지 만화 중에서 가장 괜찮은 평을 받는 게 킹덤인 것 같다.

 의외로 한국에서도 관심을 많이 받는다는 게 느껴지는 게, 당장 이 조용한 블로그만 해도

킹덤 때문에 댓글이 달리기도 했으니까. ^^


 킹덤은 확실히 재미있는 작품이다.

 무엇보다, 역사와 픽션의 융합이 현재까진 꽤 흥미롭다는 점이 인상적이기도 하다.

 거짓말을 10개 하면 거짓말인 줄 안다지만, 참말과 거짓말을 적당히 섞는다면

거짓말이 참말처럼 들린다는 얘기처럼, 분명히 뻥인데도 불구하고 실제 역사를 적당히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그리고 이야기를 풀어 가고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작가의 능력도 뛰어나다)

보는 사람들이 더 몰입할 수 있는게 아닐까.


 암튼 킹덤은 현재까지의 진행을 보면 분명히 뻥은 뻥인데,

나름대로 실제 역사를 조합해 사용하고 있다. 그 예로 성교의 반란이 있다.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진왕 정이 13살의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고 대관식을 치르게 된 것이 22세(만 21세).

년도로는 불과 10년도 안 되는 시간이지만, 이 시기는 진왕 정에게 엄청나게 중요한 시기다.

 13살의 나이에 집권해 제대로 실권을 잡지 못 했던 정이 실제로 진나라의 왕으로서 실권을

휘두르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이 시기였으니까.

 킹덤에서 나오는 것처럼, 이 시기의 정은 여불위의 압박과 외국의 압박, 노대의 반란 등

여러가지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을 이겨내야 하는데... 이런 압박 요소들을 처리하고

진정한 진왕 정이 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기점이 바로 그 대관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 과정 중의 하나가 성교의 반란이다.

 


그 과정 중의 하나인 성교의 반란은,

분명히 역사의 사건이면서도 킹덤에서의 성교의 반란은 그것과 차이가 있기도 하다.


 킹덤의 사건들은 실제 역사의 사건들을 이용하면서 상당히 변화를 시켰는데,

킹덤에서 방난이 등장하는 조나라와의 전쟁은 사실 이 성교의 반란 직전에 있었던

조나라의 싸움을 소재로 한 것 같다고 보여진다.

 

 고우영의 초한지에 보면 진왕 정과 사소한 의견 다툼 끝에 일족이 몰살 당해 연나라로 도망간

번어기(번우기)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번어기가 진왕 정과 정책에 대한 의견 차이로

외국으로 도망쳤다는 얘기도 있지만, 바로 이 성교의 반란 사건을 일으켰다는 얘기도 있다.

 번어기는 사실 이 킹덤에서도 어떻게든 등장하지 않을 수 없는 캐릭터다.

 진시황과 관련된 유명한 암살 이야기인 자객 형가 이야기에 연결되는 캐릭터로,

연나라로 도망친 번어기 + 진왕 정과 어릴 적의 친분을 간직했던 연나라 태자 단과의 조합이

그 형가와 연결되어 진시황을 암살하려는 시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작가가 이 정도의 굵직한 사건을

가공은 하더라도 빼먹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킹덤에선 성교가 반란을 일으킨 사건이 수도에서도 극소수의 사람들만 관계된 일로 그려졌는데,

진왕 정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된 번어기가 성교를 꼬드겨 조나라의 전쟁에 성교도 나가는 척...하다가,

진왕 정의 출생의 비밀을 근거로 정통성을 내걸고 대놓고 반란을 일으키는 큰 사건이었다.

사실은, 흔히 왕가에서 일어나는 다툼으로 한 세력과 그 이외의 다른 세력이 주도권을 놓고

진왕 정과 성교를 각각 대표로 해서 일으킨 대결이라고 보는 게 옳을 것이다.


 그리고 여불위는 이 반란을 기회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참에 아예 제위에 자신이 오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로 말이다.



 반란의 결과는 실제로도 성교의 떡실신이었다.

(물론 결과는 그렇지만,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번어기는 도망치고 성교는 패배하게 되며, 진왕 정은 이제 그 존재감을 확실히 하는데 성공한다.

 또한, 성교-번어기를 내세웠던 세력의 패배를 의미하며, 그만큼 진왕 정과 그 세력은

진나라에서의 위치를 더 확고히 하는데 성공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역사에서 누구누구의 반란이나 누구누구와 누구누구의 대립 등등의 사건들은

사실 그 누구누구들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단 그 누구누구들을 내세운 세력들의 대결이라는 게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 그런 누구누구라는 것은 단순히 이름만 빌려준 허수아비인 경우도

있을 정도니까.



 다만, 성교의 반란 내용 자체가 드르듯이 킹덤에서의 내용은 많은 차이를 보이는데...

 우선, 성교의 처리다. 킹덤에선 이런 인심 후한 소리를 하며 목숨을 부지한 걸로 나오는데,

실제론 바로 죽게 된다.

 이는 굉장히 당연한데... 王家에 있어서 사실 공인된 최대의 적은 왕가 그 자신이다.

 동생이고 형이고 간에, 숙부고 백부고 간에 언제 자신을 노릴지 모르는 게 현실이다.

때문에, 안정된 왕가에서라면 왕족들 사이의 혈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낮지만,

불안한 왕가나 혹은 막 시작하는 신생 왕가에서는 외적보다 더 확실하게 처리를 해야 하는 게

같은 왕족이다. 본인은 원하지 않았어도 주위의 부추김에 의해서 혹은 주위의 도구가 되어서

이용당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교처럼 이미 반란을 일으킨 주모자인 경우 절대로 살려둘 수가 없다.


 하지만, 킹덤에서는 일단 성교가 목숨을 건진 것으로 그려졌는데... 이것이 단순히 소년지스러운

마무리로 처리를 한 것인지, 아니면 나중을 위한 포석인지 아니면 나중에 활용을 할 생각이 지금 없어도

혹시나 하는 나중을 위해 그냥 남겨둔 것인지는 나중에 가봐야 알겠다.



성교의 반란이 실제로 역사에 있던 일이지만, 킹덤에서는 내용이 달랐던 것처럼,

킹덤의 등장 인물들은 실제로 역사에 있던 인물들이 많지만, 그 내용은 많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진군의 노장인 몽오장군... 몽오-몽무-몽염으로 이어지는 통일 진나라의 개국 공신 집안으로,

현재 연재분에선 염파와 대결을 벌이고 있는데... 사실은, 이 몽오는 이 성교의 반란에서 죽었다.


 이런 식으로 킹덤에선 인물의 생사마저 달라진 경우도 있고,

이전에 소왕을 언급했던 것처럼 실제 역사의 이미지와 많이 다른 경우도 있다.

 즉, 이 킹덤은 역사서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그냥 픽션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킹덤의 매력 덕분인지 나로서도 자꾸만 이 킹덤의 스토리에 그럴싸하게 빠지곤 한다.

 특히, 실제의 굵직한 사건이나 인물들을 가공을 거치더라도 상당히 많이 활용을 하기 때문에,

그런 과정을 거친 픽션임에도 왜인지 그럴싸한 역사처럼 보이기 쉽다. ^^



이 5년이 정말 중요한 이유는 위에서도 말했듯이 진정한 진왕 정의 확립 과정이라는 데 있다.


 특히... 지금은 여불위 앞에서 한없이 작은 진왕 정이지만,

이 5년을 거치며 여불위를 누를 수 있을 정도의 세력이 되는데,

그것을 보여주는 게 바로 등장이 기대가 되는 노대(노애)의 반란이다.


 이 노대의 반란이 진왕 정의 대관식에 일어났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진왕 정이 형식상으로도 진나라의 왕으로 자리를 잡았다는 것이고,

내용상으로도 자신을 노린 국내의 반란 사건을 간단히 진압했을 정도로

실제적인 힘을 갖추었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노대의 사건이 여불위를 압박, 몰락시키게 되는 계기가 되는 것을 보아도,

진왕 정은 실제로 그 5년 동안 무섭게 힘을 키웠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 과정이 바로 지금 벌어지는 킹덤의 이야기이니, 앞으로의 전개가 기대가 안될 수가 없겠다.

 그 짧은 시간 동안 태산과 자갈돌 같은 차이의 여불위를 따라 잡아야 하고,

여불위 하나뿐만 아니라, 정의 어머니까지 관련된 노대라는 신세력이 등장해 성장하고

커진 그 세력을 잡기까지 해야 한다.

 말로는 간단하지만, 실제 작품에서 펼쳐지려면 어마어마한 시간과 규모가 될 것이다.

 

 여불위와 태후의 간통까지 진행이 된 이상, 노대의 등장은 얼마 남지 않았을 것이고...

여태까지의 킹덤 진행을 보면 굵직한 사건은 가공을 거치더라도 본편에 활용했던만큼,

노대라는 캐릭터나 반란 사건을 그냥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

 과연 노대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고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생각만 해도 참 궁금하다. 그리고 이 5년이 어떻게 그려질지도... ^^

 






 어차피, 무기나 장비의 고증은 전혀 고려하지 않아야 한다.

 삼국지의 관우의 영향인지, 이런 형태의 무기가 중국 역사를 소재로 한 작품에서

은근히 자주 등장하는데, 실제로 이런 무기는 전국시대는커녕, 삼국지 시대에서조차 등장하지 않았으며

당나라에 가서야 등장했다고 보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국지에서 관우가 뽀대 나는 이유 중 하나가

무기이듯이 킹덤에서도 왕기를 폼 나게 해주기는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