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크로노스는 정말 나쁜 집단인가? - 강식장갑 가이버

베리알 2010. 11. 18. 20:00


 강식장갑 가이버...


 언제부터 보기 시작했는지 이제 기억도 안 나지만, 흥미는 진작에 떨어진 작품이다.

 초반에는 정말 흥미로운 작품이었는데...연재가 늦어지고 아니고를 떠나서,

내용 자체가 흥미가 뚝 떨어져 버려서 안 보게 된 지 오래다.


 안 본 사이에 많은 일들이 있었나 보다.

 기간틱이라는 가이버의 강화형태가 나온 것은 봤었는데, 그걸로도 모자랐는지,

이제 가이버는 울트라맨 흉내까지 내게 되었단다. 심지어 여성형 가이버까지 출현...

 진작 안 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다.



 안 보는 것과 별도로... 그동안의 내용들을 한번 생각해 봤더니,

의외로 흥미로운 구석이 있는걸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크로노스는 정말로 나쁜 집단인가?...라는 점이다.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학산문화사와 角川書店에 있습니다 ]

  이 작품에서 인류는 이 지구라는 행성에 나타난 강림자라는 외계의 존재가,

생물 병기로서의 무수한 테스트 끝에 만들어낸 전투형 생물이라는 설정이다.


 사실 꽤 흥미로운 설정이며 그럴싸한 설정이다.

 인류의 비정상적이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호전성, 잔인성 등등...

인류의 역사를 보면 저런 전투형 생물의 후예라는 것에 절로 고개를 끄덕일 따름이니까.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이 강림자도 감당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의 존재다.

 작품 초반에, 조아로드(12 개체밖에 존재하지 않는, 조아노이드라는 강화형 생물 병사들을

통솔하는 지도자격의 초월적 생물 병기)가 강식장갑을 장착했을 경우,

강림자도 감당할 수 없는 절대적인 파워를 갖는 존재가 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지금은 이제 단순한 유니트가 아니라, 기간틱이라는 녀석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즉, 조아로드 + 유니트...만으로도 강림자조차 어쩔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가 된다고 했었는데,

이제 조아로드 + 유니트 + 기간틱...의 조합이 이뤄진다면 대체 어떤 神이라도 강림한다는 것일까?


 사실, 생각할 구석이 있는 설정이다. 저런 초존재가 나타난다면,

강림자로선 자신들을 조아로드로 개조한후 유니트를 식장하면 일단 최소한 맞먹는 녀석이 나오는데

굳이 강림자가 위협을 느껴야 하나. 게다가, 기간틱의 등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강림자가 마음만 먹는다면

유니트를 능가하는 초 유니트의 제작 역시 어렵지 않을텐데 뭐가 걱정일까?

 뭐, 그런 건 제쳐두고...

 

  작품에서 인류는 크로노스에 의해 사실상 지구적인 규모의 통일을 맞이하게 되고,

그 결과는 위와 같다.


 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

 정체불명의 크로노스에 의한 평화...라는 측면이 있지만, 저런 긍정적인 효과는 분명할 것이다.

 지금 지구는 어떠한가. 선과 악, 그런거 개뿔일 뿐 그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 어떤 짓이라도

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지구인들에 의해 알아서 이뤄낸 지금의 상태는 이상적일까. 지금 이 순간에도

말로 못할 더러운 짓거리가 일어나고 있을 것이고, 지금의 이런 현실까지 오기엔 무수한

더러운 짓거리와 희생이 있었을텐데 말이다.

 과연 어느 쪽이 좋을 것인가.



  게다가, 크로노스는 저런 목표를 당당히 내세우고 있다.

 행성 국가로서의 발전, 거기에 따른 인류의 새로운 진화... 정말 그럴싸하다.

 그런 크로노스를 방해하는 가이버들은 그야말로 인류의 적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크로노스들이 보여온 여러 비열한 공작들에도 불구하고,

크로노스의 목표는(최종 목표는 아닐지라도) 분명히 저런 것이기 때문이니까.

 무엇보다, 크로노스가 행성 국가로서의 발전을 추구하는 데는 그럴싸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크로노스의 지도자이며,

 강림자의 손으로 만들어진 오리지날 조아로드,알칸펜의 비하인드 스토에 설명된다.

 왜 알칸펠은 저 하늘을 공격하려고 할까.



문자 그대로 알칸펠은 인류에게 있어서(지구상의 생물들에게 있어서도) 고독한 구세주이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온갖 실험을 하며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전투 생물을 만들어내려던 강림자는,

그러나, 인류가 유니트와 접촉하면 엄청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강림자들은,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거대한 운석을 지구에 직격시켜 모든걸 정리해 버리려고 했다.

 그러나, 그 위기는 알칸펠이 목숨을 걸고 운석을 지구밖에서 대파, 극소한 피해로 줄여준 덕분에

무사히 넘어갔고 결국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오늘날까지 오게 된 것...


 알칸펠이 방주를 만든 것도 지구밖 진출을 위한 것이라 하는데, 현재로선 그것이 알칸펠 개인의

욕심이라고만은 볼 수 없다. 오히려, 알칸펠의 생각이 옳다고 보이는 부분이 훨씬 많다.

 지구의 생명체를 완전히 말살하려고한 강림자가 존재하는한, 지구의 존재는 언제든 알려질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다시 또 그 위험이 인류와 지구에게 닥칠 것은 자명하다.

 그런 위기를 뻔히 알고서도 그에 대한 대비를 하지 않는다는 게 이상하다.

 크로노스의 방식이나 일부 구성원들의 막장짓까지야 나쁘다고 할 수 있어도,

구인류로선 알칸펠과 크로노스의 방식과 지도를 따르면 따랐지 반대해서는 안 되는

절실한 문제일 수도 있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본다면... 크로노스야 말로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는 집단인데,

가이버들은 개인의 원한 때문에 그것을 방해하는 좀생이들일 수도 있는 것이다.

 가이버들이 강림자들을 쓸어버릴 수 있는 게 아니라면야, 지금까지 가이버들이 죽도록

크로노스를 방해해 온 것은, 결과적으로 전 인류와 전 생물들의 생존을 방해한 것이고,

가이버 스스로 자살행위를 하던 것일수도 있다는 것... 다시 말해서, 가이버들의 크로노스 방해는,

지구를 말살하려는 강림자들을 돕는 행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명확하게 드러나진 않았지만, 조아 크리스탈을 모으는 녀석이나 여성형 가이버의 출현 등,

아무래도 강림자 쪽의 개입이 있는게 아닌가 싶은 상황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가이버들을 진짜로 인류의 적으로 만드는 진행을 하지는 않겠지만,

어쨌거나 이 문제(?)는 어떻게든 언젠가는 다뤄야 할 부분이긴 하다.

 과연 작가는 어떻게 진행하고 마무리할 것인가?



...라고는 말했지만, 사실 크게 궁금하진 않다.

작품 자체에 대한 흥미를 잃은지 오래이니...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