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보는데 문득!

장소를 잘못 찾은 비운의 괴작 - MBC신불사100313

베리알 2010. 3. 14. 20:34

 

 

 

 근래 새롭게 시작한 MBC의 주말 특별극,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약칭 신불사로 신용불량이 사회적 문제가 되는 요즘에 신불자를 연상케하는 충격적 제목이다. ^^;;;

 

 고 박봉성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라는데... 3회까지 방송된 현재,

반응은 좋지 않은 편이다. 시청률은 2화부터 꾸준히 하락 중이다. 오늘 방영분은 1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없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

 

 일단 드라마 자체는 주말의 새로운 예능 강자라고 불리울 정도로 괴작스러운 맛이 가득한데,

사실 그게 시청률의 문제라기보단 방영 날짜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주말의 TV를 장악하는건 당연히 우먼 파워... 이 사람들이 보는 드라마는 뻔하디 뻔한

소위 막장 드라마들이다. 출생의 비밀이니 고부갈등이니 진상 캐릭터니 등등.

 주말에 사극이 인기를 끄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 경우 퓨전 사극이나 코믹 사극이 아니라,

비교적 폼 잡는 정통 사극들이다. 그런데, 신불사는 무겁게 폼 잡는 드라마 아니다.

 즉, 주말 저녁 시간대의 시청자들을 노리기에는 신불사는 태생적으로 불리하다는 거...

 괴작스러운 맛을 즐기게 하기엔 적절치 않은 날이라는 거다.

 

 드라마 자체에 대해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많은듯 하지만, 3화까지 본 내 느낌은 아주 좋다.

 어처구니 없는 설정에 무게만 잡는 드라마나,

여자들이 좋아할 캐릭터와 소재로 막장짓을 펼치는 드라마들에 비해 이 드라마가 비하될

이유는 전혀 없다.

 나름대로의 드라마 스타일을 잘 구축하고 있다.

 특히 중요한 게... 이 작품은 첩보물의 특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첩보물은 X폼 잡는게 다가 아니다. 첩보물로서 인기를 끌었던 작품들 중에는 첩보물로서의

재미를 물론이고 작품 전반이나 캐릭터에 찐-한 개그의 향기를 풍기는 작품이 많았다.

대놓고 개그 첩보물 얘기가 아니라, 진지해 보이는 첩보물조차도 말이다.

 이 작품의 원작은 첩보물로 보기 어렵지만 첩보물의 요소를 갖춘건 사실이었는데,

드라마는 드라마로서 완전히 재구성을 하면서 첩보물로서의 성격을 강하게 부각시켰다.

괴작스러운 개그 코드는 당연한 것이다. ^^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이 사진만 봐도 작품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이 작품은 첩보물이다. 100억의 액션 대작이나 만화를 소재로 만든 뭐시기 뭐 이런거 다 버리고,

그렇게 첩보물이라고 베이스를 깔고 들어간다면 작품의 숨겨진 맛이 드러날 것이다.

 

 

 벡터맨이냐고 비아냥을 받는 본부(?)의 장면인데... 사실 당연한 것 아닌가?

 

 원작의 장르는 초인물(초+인물...이 아니라, 초인+물) 중의 초인물이다.

 수퍼히어로라는 말이 무색한 그런 작품이다.

 이 드라마의 본부 설정은 그런 점에서 본다면 원작을 잘 살리는 것은 물론,

첩보물에 맞춰진 드라마의 느낌도 잘 살리는 것이다.

 

 원작을 보면 알겠지만, 이 원작에서 주인공의 집단이 군대나 국가 첩보 기관 같은 분위기를

풍기진 않는다. 초인 두목과 의리로 뭉친 조력자들이랄까...

 암튼 이런 설정들은 참 괜찮았다. ^^

 

 

  심지어 옷 바꿔 입는 것조차 전대물의 변신 분위기 물씬이다. ^^;;;

 

 

 박사가 들고 있는 것이 바로 화끈한 것! 흐흐흐... ^^;;;

 

 신무기를 들고 나오는 이런 장면들이 바로 이 드라마의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다.

 막연히 원작을 그대로 가져 오는 게 아니라 말이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만... 원작은 드라마로 만들기 불가능한 수준의 작품이다.

너무 뛰어나서가 아니라 너무 거시기해서 말이다.

 플롯 자체는 탄탄하지만(어디까지나 1부 얘기... 그 이후로 넘어가면 드래곤볼이다),

전개되는 내용을 보면 드라마로 만들기에 만만하지 않다.

 드라마는 상대도 안 될 정도로 전지전능한 주인공에 기대야만 하는 내용인데다가,

드라마로 만들만한 과정도 별로 없다. 그냥 초인 주인공이 진행만 시키는 내용이니까.

 

 원작이 그닥 매력적이라고는 생각이 안 되는 바,

드라마는 원작의 매력적인 설정(초인이 되어 돌아온 주인공의 정당한 복수!!!)은 가져오면서도,

드라마에 맞게 제대로 다시 만들어냈다고 생각된다.

 

 원작의 맛을 못 살렸다는 얘기 들으면 솔직히 황당하기까지 하다.

 그 원작에서 도대체 드라마로 살릴 수 있는 맛이 이 이상 뭐가 있다고...

 

 

 드라마가 첩보물로서 성격을 강조하는 게 바로 이런 장면들이다.

 

 원작에선 이런 실제의 첩보 작업은 거의 없다. 3부인가 4부인가 정도 넘어 가면 좀 나오던가?

암튼 필요한 정보나 필요한 폭탄, 장비 등은 그냥 어느새 저절로 설치가 되어 있고 그걸 초인이

쓰기만 하면 되는 게 원작이다. 드라마에 그대로 쓰기엔 좀...

 

 

 드라마의 차별점은 그외에도 인물 구성이 거의 대부분 드라마에 맞춰 새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 캐릭터도 원작에 없는 캐릭터인데(굳이 찾아 보자면 후보가 있기는 하지만, 퓨전이 필요하다)

주인공과 복수라는 테마로서도 암컷쟁탈전이라는 테마로서도 대립하게 된다.

 

그야말로 드라마스러운 캐릭터들이 되었는데... 원작과는 아주 다르다.

 

 

 바로 이런 삼각 관계는 원작에서 찾을 수 없다.

 신이나 다름 없는 주인공은 원하는 암컷은 신나게 가지지만,

암컷들에게 종속되거나 암컷을 놓고 저런 대립을 벌일 수 없다. 왜? 신이니까~ ^^;;;

 

 

 원작과 차이점은 이런 개그 장면뿐 아니라, 캐릭터들의 재구성에 있다.

 무협지의 허다허다한 주인공 애인들 역할이나 하던 비비안은 드라마만의 특색을 갖추고 있고,

상대역의 돼지(^^)도 원작의 단순한 소모품 바보 신세를 벗어나 있다.

 

 

 CG 나올 때마다 화제가 되는 신불사... 정말 주말 예능이다. ^^;;;

 

 

 이 장면도 어찌나 웃었던지!

 도대체 폭파된 그 사무실에는 뭐가 있었길래 저런게 저렇게 노리고 떨어지는지... ^^

 

 게다가, 주인 보호하겠다고 위에서 몸부림 치는 똘마니의 이 오묘한 합체씬(!)은,

마치 등짝 좀 보자는 강렬한 퍼포먼스인가 착각하게도 하는데... ^^;;;

 

 

 비비안은 물론이고, 다른 캐릭터도 완전히 새롭다.

 특히 한채영 역할은... 드라마에선 서로 달리기 경쟁하는 두 사람을 보고 둘다 달리라면서

어장 관리를 하는 무서운 여자인데, 원작에선 음... ^^;;;

 

 

 서비스씬... 자주 나와라, 뚝딱! ^^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이 드라마의 축복(?)은 바로 유인영이다.

 드라마의 캐릭터와 원작의 캐릭터가 가장 근접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보다시피 유인영의 매력은 짱! ^^

 

 

 물론, 원작과 다른 면들도 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이 캐릭터에 유인영은 정말 100% 이상의 싱크로율을 보여 준다.

 유인영을 위해 만들어진 캐릭터! ^^

 

 

 우유빛깔 유인영! ^^

 

 

 배우 본인의 목소리 때문에 깬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조차도 매력적이다.

 저런 늘씬한 미녀가 어린애들 떼라도 쓰는 것처럼 앵앵 대는 목소리라니... ^^

 

 

 말 탄 모습도 매력적이다. 19금 상상이 막... ^^;;;

 

 

 이것은 피터팬 하렘인가! ^^;;;

 

 

시청자에게 극한의 상상력을 강요하는 장면! ^^;;;

 

 

 예고편에서 뻑~ 갔던 장면...

 오늘 이 장면이 어떻게 나올지 참 기대된다. 흐흐흐... ^^

 

 

 

 

 한국은 참 허세 부리고 X폼 잡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제작비 대비 허술한 CG야 뭐 까일만 하다고 하겠지만,

첩보물이 갖는 고유한 매력(물론 그저 진지하기만 한 첩보물도 없는건 아니다)을

드라마에 맞게 잘 살려내고 있는 이 용기 있는 시도에 대해서,

그저 입맛에 맞는 것만 찾기보다는 조금은 색다른 맛을 즐겨 보려는 여유를 가지면 어떨까...

 

 사실 뭐... 이 드라마 아니었으면 그 시간에 무슨 드라마가 했을까?

 TV에 넘쳐 나는 주부들 취향 드라마 하나 없는게 얼마나 다행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