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하는데 문득!

비슷한 시기에도 맛은 천차만별이라니! - 강호동의 화통라면

베리알 2010. 1. 10. 11:11

 

 

 

 난 라면을 참 좋아한다(더 정확하게 말하면 면 요리를 아~주 좋아한다).

 게다가, 라면을 1-2년 먹어 온 것도 아닌지라 제법 다양한 라면들을 먹어 온 경험도 있기에

새 라면이 출시되면 될 수 있는한 먹어 보는 편이다.

 

 그러나... 삼양라면 사태 이후(그 시절을 지나온 분들이라면 대체로 이 사건에는

뭔가 뒤에서 이루어진 음모가 있을 거라고 이구동성으로 얘기를 한다... 이 사건 이전에

독보적인 라면 회사가 거의 망할 뻔 하고, 이 사건 이전에 고만고만한 라면 회사 중 하나는

그후 독점에 가까운 영향력을 보이는 결과로 보나, 또 이 사건의 진행 과정 등을 보나

아무래도 그냥 단순한 사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라면들의 맛은 하향평준화 되고

무엇보다 획일화가 이뤄져 개성이 없어졌다.

 

 이전에는 면발, 스프 모든게 회사마다 라면마다 확연하게 구분될 정도로 달랐지만,

이 이후로 약속이나 한 듯이 라면마다 면발도 비슷해 졌고 스프도 개성이 사라졌다.

특히 공통된 팜유 사용은 라면이라는 음식 자체에 대한 매력을 떨어 뜨리고 있고 말이다.

(근래 각종 제조식품의 맛을 떨어 뜨리는...내지는 맛이 없어졌다고 느끼게 만드는 

일등 공신은 단연 팜유라고 생각한다. 개나 소나 팜유... 그러니 개성이 나올리가 있나)

 그래서 라면을 먹는 즐거움이 많이 사라져, 말 그대로 그냥 끼니를 때우는 수단이 되어 버렸다.

 예전에는 먹는 즐거움이 있는 먹거리였는데 말이다.

 

 그러다가 콩라면이 잠깐 나왔을 때 다시금 라면에 대한 즐거움이 살짝 살아나는가 싶었는데,

그런 라면이 나왔었나?...하는 사람들이 흔할만큼 정말 빠르게 사라져서 아쉬웠다.

 

 암튼... 그래도 그래도 기왕 라면을 먹는거 다양하게 먹어보고 있던 중,

얼마전 아는 지인이 굳이 나를 불러서 먹게 해준 라면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강호동의 화통라면(컵라면)이었다.

 

 아! 라면을 먹으면서 진정으로 맛있다고 느낀게 수십년만인가? (^^;;;)

 옛날에는 라면 면발이 살짝 납작한 스타일이 많았는데 언제부턴가 획일화된 통면발이 되어서

아쉬워 하던 마음을 달래주는 아주 살짝 납작한 면발은, 언제부턴가 라면에서 사라져 버린

쫄깃함(단순히 질긴, 혹은 단순히 딱딱하다는 표현과는 전혀 다른 야그다)을 갖춘 면발은

저절로 탄성을 나오게 하고,

 느끼하고 탁하고 자극적이기만한 요즘 라면 국물이 아닌, 얼큰하고 시원한 라면 국물은

가슴이 화통하게 뚫리는 경험이었다. 이런 국물이 얼마만인가!

 건더기 스프도 제법 건더기 형태를 갖추고 있고...

 

 종합적으로 원더풀!...그 자체였다.

 면발이나 국물 한쪽이 잘 나가거나 해서 조화롭지 않던가 아니면 아예 다 별로인 게 보통인

라면판인데, 각각도 훌륭하지만, 그게 라면이라는 목표를 위해 하나가 되어 보여주는

조화로움은 말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가 없었다.

 눈물 나게 맛있었다. T T

 

 

 (이미지 출처 - 지마켓)

 

 

 바로 이 라면이다.

 그 맛을 잊지 못 하고 얼마 뒤 직접 몇개를 구입해서 멋었는데... 뚜시궁!!!

 그 환상적인 맛은 온데 간데 없이, 탄력이라고는 없는 요즘 라면들의그 면발에

탁해지고 알맹이가 빠진듯한 국물맛을 갖춘, 요즘의 형편없는 라면들로 변해 있었다!

 우째 이런 일이!?!?

 

 라면들이 초기 나올 때에 그나마 좀 나은 맛을 갖추고 있다가 조금 지나면 확 망가져 버리는

일을 한두번 겪은 게 아닌지라 이것도 그런 건가...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인과 의논해 본 결과...

결론은 역시 제조 공장이 다른게 아니냐는 의견에 도달했다.

 

 시간으로 봐서 그렇게 라면맛이 확 떨어질 상황은 아닌 것 같으니, 아무래도 제조 공장에 따른

라면맛 차이가 아닐까 하는 것으로, 실제로 내가 구입한 곳은 집 근처의 GS25시 편의점이었고,

지인이 구입했던 곳은 마포인지 어딘지 암튼 다른 지역의 훼미리마트였기에 그렇다.

 라면 용기와 뚜껑 등이 남아 있으면 좀더 비교가 되겠지만 그런게 없으니,

일단 구입처가 완전히 다르기에 그런 차이가 아닐까 생각을 한 것이다.

 또는 아예 GS에 공급되는 라면과 훼미리마트에 공급되는 라면의 공급처가

원천적으로 다를 수도 있겠다.

 

 확실히 같은 라면을 비슷한 시기에 먹어도 라면맛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라면 공장마다의 맛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일 테고,

이 라면의 경우 그 갭이 너무 커서 도저히 그외의 다른 이유를 붙일 수 없는 상황...

 집 근처에서 산 라면을 먹어 보고 지인도 놀랐었다.

 

 암튼 이 라면이 맛있는 시기를 지나 이제 망가지는 시기가 되었을 수도 있긴 하겠지만,

아무래도 생산 공장마다 달라지는 라면맛 사례가 아닐까 한다.

 장인이 직접 손으로 일일이 만드는 그런 수제품도 아닌데,

그저 공장에서 찍어져 나오는 라면인데도 공장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는걸

확인했다는건 뭐랄까 기분이 참 거시기 했다.

 

 맛있는 Ver.의 화통라면의 맛은 환상이다.

 라면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단연 권해 주고 싶을 정도로!

 그에 반해 맛없는 Ver.의 화통라면의 맛은 다른 라면들에 비해 나을게 없는 수준...

 

 내가 나중에 다시 이 라면을 먹게 된다면 부디 맛있는 Ver.으로 먹게 되었으면 싶고,

혹시나 이 라면을 먹게 될 사람들 중에 이 라면이 형편없다고 오해 하게 될 사람이나,

혹은 이 라면은 맛이 없는 라면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의 오해가 풀렸으면 싶다.

 

 이 라면은 정말 맛있다.

 단지, 문제점은 맛있는 Ver.과 맛없는 Ver.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