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그렌라간의 격투는 어떤 느낌일까? - 천원돌파 그렌라간

베리알 2009. 12. 3. 22:41

 

 

 

 잊을만 하면 대박으로 열혈을 자극하는 가이낙스의 최근작, 천원돌파 그렌라간...

 

 가이낙스는 그동안의 작품들에서도 그 시절의 일반적인 로봇물 상식을 뛰어 넘는 엄청난 스케일을

보여줘 왔지만, 그렌라간으로 단번에 다른 작품들을 압도하며 그야말로 크기의 지존으로

자리 잡았는데...

 

 뭐 어차피 만화니까 SF니까 그러고 보면 그만이기도 하겠지만,

사실 그렇게 보고 만다면 SF가 존재하는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기에 좀 생각을 해 보자면...

(허무맹랑한 공삭과학물과 현실의 과학... 이들은 사실 뗄 수 없는 일심동체나 다름 없다.

인류 문명에서 과학의 발전이란건 허무맹랑한 꿈을 실현시켜온 역사니까 말이다.

SF작품이 과학자들에게 영감을 주기도 하고, 새로운 과학의 개척은 또 훌륭한 SF의 소재가

되기도 한다. ^^)

 과연 그렌라간에서 격투를 벌인다는건 어떤 느낌일까?

 

 

 

 

< 출처 : http://dvdprime.dreamwiz.com/bbs/view.asp?major=ME&minor=E1&master_id=40&bbsfword_id=&master_sel=&fword_sel=&SortMethod=0&SearchCondition=1&SearchConditionTxt=%B1%D7%B7%BB%B6%F3%B0%A3&bbslist_id=1610813&page=1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GAINAX에 있을 겁니다 >

 

 작품에서 보여지는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이미지...

 

 척 봐도 엄청나 보이는 크기다. 뒤의 이미지들이 가상으로 구현된 세계가 아니라면,

이 그렌라간은 은하를 훨-씬 뛰어 넘는 크기라는 설정일 것이다.

 

 이미지 링크의 내용을 참고해 보면 사실인지 아닌지 몰라도 저 그렌라간의 키는 24만 광년.

 통상 10만 광년 정도로 얘기되는 우리 은하계의 길이를 고려해 뒤의 이미지들과 비교하면

그럴싸해 보인다.

 

 실제로 수십만 광년 크기의 로봇이 존재할 수 있느냐 아니냐는 제쳐 두고...

 그렇다면, 실제로 저 로봇을 조종하는 사람들은 어떤 느낌일까?

 

 빛의 속도는 겨우(?) 초속 30만/km에 불과한데, 그런 속도로 발끝에서 머리 끝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24만년이라는 소리다. 이게 무슨 얘기인고 하니, 저 로봇의 조종석에서 자기

발끝을 한번 내려다 보려면 발에서 반사된 빛이 조종석까지 오는데 걸리는 시간,

즉 한번 자기 발을 한번 흘깃 쳐다 보는데 20만년 정도 걸린다는 야그다.

 이건 로봇의 움직임과는 상관 없는 얘기다.

 저런 크기의 로봇이 실시간 격투를 벌이려면 펀치의 속도가 광속의 수백만배가 될지도 모르지만,

그건 저런 로봇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논외로 한만큼 그 역시 논외로 할 수 있으니까.

 문제는 [ 빛 ]인 것이다.

 

 

 

 

*** 천원돌파 그렌라간 시리즈를 제대로 본 적이 없기에,

지금 여기서 내가 가지는 의문점은 설정에서 적당히 넘어간 삽질일 가능성도 있다 ***

 

 

 

 

 격투 장면에서 보면 조종석의 조종자들은 누구 하나랄 거 없이 모두 실시간으로 눈 앞에서

벌어지는 시각 정보를 받아 들여 실시간으로 격투를 하고 있다. 이는 심각한 문제가 생기는데...

 그렌라간이 저렇게 격투를 벌이는 곳에서 상대 로봇과의 거리를 인간 기준으로 하자면,

계산하기 편하게 인간 신장을 2m로 잡고 격투기 링을 예로 들어 거리를 10m를 잡았을 경우,

같은 비율을 그렌라간에 적용하면 두 로봇 사이의 거리는 120만 광년이 된다.

 즉, 상대방 로봇이 주먹을 날리려고 자세를 취하면 그 자세를 인지하는데 120만 광년이

지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렌라간 자체가 수백만배 광속 펀치를 날리느냐 어쩌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는 그걸 위해 정보를 어떻게 얻느냐...이다.

 

 우주공간이라 소리가 안 들릴텐데도 소리는 들리던데, 소리의 속도는 빛과는 비교도 안 되는데도

그 역시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들린다. 그 빛조차 한번 쳐다 보는데 120만 광년이

걸리는데 말이다.

 백번 양보해서 저들이 격투를 벌인 곳의 공간에는 특수한 매질로 가득차 있어서,

소리의 전달 속도가 빛과 맞먹는다고 하면 일단 빛과 소리의 속도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은

해결되지만, 문제는 여전히 그 120만 광년이 남는다. 상대방이 이 갈아 먹을 시파파야!...라고

소리 치면 그걸 듣는데 걸리는 시간이 120만 광년...

 수천만 아니 수억년의 수명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런 격투는 불가능하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일종의 한계 속도인 빛의 속도를 넘기 위해 과연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다시 말하지만, 주먹질 속도 같은건 논외로 한다. 어차피 수십만 광년 크기의 로봇이 존재하니,

로봇 내부의 신호 전달 체계나 에너지의 전달 체계 같은 것도 그 정도 크기를 지탱할 수준이라고

하고 넘어가면 되니까(물론, 이 역시 충분히 흥미로운 내용이며, 지금 말하는 얘기와

서로 통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격투를 벌이기 위해 정보를 얻기 위해선 빛의 속도를 넘어설 구체적인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아니라면 수십만 광년짜리 기체의 격투는 개뻥에 구라일 뿐이다.

 

 첫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건 빛의 속도를 넘어선 전달체의 존재다.

 빛의 수십배의 속도를 가진 일종의 초빛(超光?)이 존재하고 그 녀석이 존재하는 공간이기에

수십만 광년의 덩치들끼리 실시간 육박전이 가능하다는 거...

 그럴싸해 보이지만, 이에 대한 언급을 본 적도 없고 실제로 수십만 광년의 거리를

없애주는 이런 빛이 존재한다면 최우선적으로 이 녀석을 무기로 삼아 쓰는 게 기본일 것이다.

상대방이 아무리 빨리 수십만 광년으로 움직여도 그보다 훨씬 빠른 에너지가 존재하는데,

그런 속도의 빛 에너지를 무기로 삼아야지 무슨 딴짓을 하고 있겠는가.

 현실에서 음속보다 빠른 무기로 공격해 온다면, 소리에 의한 감지를 하지 못 하고 당하게 되는 것과

같은 측면에서의 얘기다. 총알이 위력적이라고는 해도, 빛의 속도를 지닌 무기와는 비교가

불허하겠고...

 

 두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건 흔히들 말하는 웜홀의 존재!

 로봇들은 그 어마어마한 넓이의 은하에 미리 웜홀을 통해 시공간을 단축하는 장비들을

요소요소에 설치해서 일종의 중계 카메라 역할을 하게 하고, 이들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서

실시간 전투가 가능하게 한다...라는 거. 양쪽 모두 이 중계 시설이 파괴되면 상대방을

포착조차 할 수 없기에 이 시설은 부수지 않도록 사실상 서로 합의한 상황...이라면?

 이건 정말 공상과학의 승리 같은데... ^^;;;

 아니라면 모든 움직임 자체가 웜홀을 통해 움직인다는 설정도 있을지 모르겠다.

 주먹을 뻗으면 앞의 웜홀1을 통과해 적의 눈앞의 웜홀A에서 나오는...? ^^

 

 

 세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건 천원돌파 그렌라간의 크기는 사실 얼마 안 되고,

주위의 은하 이미지는 그저 가상 공간에서의 이미지다...라는 거.

 사실 이렇게 하면 모든 문제는 그냥 해결된다. 아니, 애초에 문제라는 게 사라진다.

 하지만 이미 은하를 때리고 주무르고 던지는 그렌라간으로 이미지가 굳어진 것 같은데,

이런 설명으로 될지는 음...

 

 

 

 

 이런 의문은 사실 너무 미시적이거나 거시적인 차원의 문제라, 전-혀 현실적이지 못 하긴 하다.

 은하보다 큰 로봇들이 치고 받고 싸우는 게 당장 그럴싸 해 보이지, 서로 수십만 광년 떨어져

있으니 보이지도 않는다라던가 하는건 그야말로 글자에서의 얘기로 여겨질 수 있겠다.

 사실, 그렇지 않은가? 당장 화면에는 로봇들이 서로를 쳐다 보면 저렇게 육박전을 벌이는데? ^^

 근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 문제다. 당장 이 은하계의 태양계만 놓고 봐도,

겨우(?) 지름이 4광년에 불과하다는 태양계인데, 태양에서 지구에 이르는 빛은 8분 가량 걸려야

보인다고 한다. 즉, 지구에서 보기에 태양에서 일어나는 일은 8분이 지나야 알 수 있다는 거...

지금 눈앞에 태양이 보이는데 뭥미?...라는 반응이 일반적인 반응이겠지만,

그것이 현실이라는데 어쩌랴... 전혀 실감은 안 나지만 말이다.

 예를 들어 지구와 태양 정도의 거리에서 서로 치고 받고 싸울만한 크기의 로봇들이 있다고 하면,

한쪽에서 다른 쪽의 존재를 파악하는데 8분이 넘게 걸린다는 거... 상대방의 움직임을 보면서

맞상대한다는건 말도 안 되는 소리가 되는 것이다. 로봇들의 움직임은 광속을 초월한다고 해도,

로봇들이 움직이기 위한 정보를 얻는 것만큼은 광속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 한다는 것이다.

 

 

 

 

 과연 은하 크기는 되어 보이는 저런 그렌라간은 어떻게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걸까?

 은하계의 조그만 동네인 태양계 안의 지구와 태양의 코닿을 거리에서조차 8분이 넘는 갭이 생기는데,

은하계 단위에서 어떻게 실시간으로 빛 정보 전달이 가능할까? 그리고 소리까지...

 

 

 은하를 넘는 로봇의 존재나 유지, 광속 따윈 굼벵이로 만들어 버리는 로봇의 속도나 움직임은

위에서도 그냥 넘어간다고 했으니 다들 넘어가겠지만...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바로 그 엄청난

속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하는 게 있다.

 빛의 속도는 일정하기에 관측자에 따라서 시공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건 알려진 사실...

이 말은 간단히 말해서 시간이 달라진다는 야그이며, 빨리 움직이는 시계와 정지해 있는 시계는

서로 다르게 간다는 것도 알려져 있다. 쌍동이가 한 사람은 빛의 속도로 우주를 여행하고,

다른 한 사람은 지구에 남아 있다면 우주 여행을 한 쌍동이에 비해 지구에 남은 쌍동이는

몇배로 나이를 먹는다는 것도 이 계열의 예시 중 하나인데...

 바로 그렇기에 초광속이란 말이 아까울 정도로 엄청난 속도를 보여주는 로봇들은 흥미롭다.

 그 말은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이나 존재들은 광속의 수십, 수백만배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빛의 속도에 가까워질수록 시간이 느리게 가며 빛의 속도에서는 시간이 멈춘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빛의 속도를 넘어 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시간이 0으로 접근하다 못 해, 0을 지나 마이너스로 가게 될 것인가? 이것은 타임머신!?

 게다가 그것이 타임머신 효과를 가져오든 어떤 효과를 가져오든 간에, 중요한건 은하 규모로

그런 시간의 변화가 생긴다는 것인데... 

오른팔로 수백만배 광속 펀치를  여러번 날렸다면, 가만히 서 있기만 했던 오른발과는

서로 시간이 달라질까? 오른발은 어마어마한 시간이 흘러서 기계들이 풍화되어 다 사그라져 버리고,

오른팔은 그렌라간의 이전 형태로 돌아간다???

 암튼 이 부분도 꽤나 흥미롭다. ^^

 

 

 입을 못 다물게 하는 파격적인 크기 설정은 흥미롭지만... 그에 대해 "현실적인 상상"을 해 보는건

훨씬 더 흥미로운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