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하는데 문득!

갑작스러운 추억의 맛의 유혹 - 동서식품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 오리지날 스틱 180t

베리알 2025. 12. 1. 09:18

 

 군대 시절에 대해 딱히 추억을 하지는 않는 나이지만...(제대하고는, 군부대가 있던 지역은 커녕

아직까지 춘천에조차 가지 않고 있다. 그냥 그쪽에 가기가 싫어서...) 그럼에도 젊었던 시절에 대한

추억 때문인지 단편적으로 이런거 저런거가 떠오를 때가 있긴 한데...

 

 암튼 얼마 전 갑자기 군대에서 먹던 동서식품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가 떠올랐다.

 아, 물론 이 커피를 20세기 군대에서 보급해 줬다는 건 당근 아니고...

 이 커피가 무지막지하게 싼 가격을 자랑했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같은 아메리카노 일상의

시대도 아니었기에... 이 믹스 커피를 접할 수 있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군대 가기 전에는 커피를 잘 먹지도 않았고, 자판기 커피도 당연히...

 지인들이 담배 + 자판기를 달고 있어도 신경도 안 쓰고 살았는데...

 군대에 가니까 모든 게 달라졌다. 커피의 각성 효과와 당분의 힘이란! ㄷㄷㄷ

 

 이 시작은 자대 배치 받고 얼마 뒤의 일이었다.

 당시 군교회의 목사가 군대 진급에 대한 야심이 있어서(목사랑 자주 보던 인사과 동기가

해준 이야기이고, 자세한 사정은 모름. ^^) 굉장히 적극적으로 이런저런 이벤트를 벌이곤

했는데...(군대 다녀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래서 당연히 부대 간부들은 목사 앞에서

싫다고는 안 하지만, 대놓고 싫어했다. ^^;;;)

 그중에 하나가, 자대 배치 받은 신병들을 모아서 이런저런 걸 하는 거였는데...

 신병 입장에서는 24시간 감시와 압박을 받는 자대에서 벗어나 교회에서 쉴 수 있는 시간을 

받는 건데 싫어할 리가 없다.

 암튼 그때 자대 배치 받은 신병들을 모아서 심리상담도 하고 그랬는데...

 그래서 그쪽 부근으로 자대 배치 받은 훈련소의 동기들을 교회에서 다시 만나

교회앞 공터에서 수다들도 떨고 그랬는데... 그랬는데!

 

 교회에서 군종병들이 그곳으로 지금은 볼 수 없게 된 지 오래인, 은색 보온통?

 암튼 예전에 식당이든 어디든 가면 있던 큰 통을 탁자에 얹어서 들고 왔는데...

 그건 그냥 뜨거운 물이나 보리차를 담은 게 아니고 목사님의 배려로 

그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로 만든 커피를 담았던 것!

 

 간만에 맡는 커피향과 그 단맛에 모여 있던 신병들은 다 이성을 상실했고...

 모두가 달려 들어 그 커피들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때 그 커피맛은, 단언컨대 내 생애 최고의 커피였다! T T

 한컵 두컵 세컵... 다들 줄줄이 달려 들어 한마음으로 커피들만 마셔댔고,

군종병들이 그 엄청 큰 보온통에 몇번 더 리필을 했으나 그 무시무시한

기세를 다 채울 수는 없었고... 결국 커피는 동이 나고 행사는 시작되었다.

 

 그때 정말 다들 엄청나게들 커피를 마셔댔다. 정말로...

 그리고 행사가 끝나고 부대로 복귀하고 취침 시간이 되었는데...

 생애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고 잠을 못 잔다는 게 뭔지 체감했다.

 그때 정말 커피를 오지게도 많이 마셨으니까. 한두컵이 아니라 정말

다들 아귀들처럼 달려 들어서 먹어 댔으니까...

 그래도 말똥말똥한 눈으로 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잤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었다.

 그냥 그래도 좋았을 정도로 그때 그 커피는 특별함을 주었다.

 나중에 그때 있던 타부대 동기들을 만날 기회가 있어 그 얘길 하면

다들 같은 경험이었던... ^^;;;

 

 암튼... 그후로 기회가 있으면 그렇게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를 먹었고,

군생활의 친근한 동료가 되었다.

...제대 후에는 라면 뽀글이를 한번 해먹고 두번 다시 안 먹었던 것처럼,

굳이 그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를 찾아 먹지 않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그때 그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의 맛이 떠올라 마트에 간 김에 사려고 보니... 어라라???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그 옛날의 맥스웰하우스 커피믹스는 이렇게 스틱에 든 타입도 있었지만

이 녀석은 거의 볼 수가 없었고(이런 스틱 타입을 살거면 맥심노랑이들을 샀지...),

실제로 볼 수 있던 건 라면 스프? 녹차 티백? 그 크기로 된 작은 포장이었다.

 군대에서 그 녀석이 애용되었던 건, 디자인이나 크기에서 스틱과 달리

그야말로 어디든 짱박아 둘 수 있고, 어디든 넣고 다닐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분명 제대 후에도 그런 타입이 계속 팔리는 걸 봤었는데... 그 사이 단종되었나 보다.

 심지어, 이 스틱 타입조차 작은 포장은 마트에서 취급도 안 하고 있어서, 이렇게

무식하게 많은 180T 포장을 사야만 했었다. -.-;;;

 나중에 인터넷으로 검색해 보니, 그 옛날 포장은 단종된 게 맞는 것 같은데,

20개 정도의 소포장은 인터넷에서 구입이 가능했다.

 

-암튼 그때 그 추억의 맛을 조금은 기대하며 커피를 탔는데...

 옛날 추억과 달리 향이 매우 약해서 맛도 그런가...하고 좀 불안했는데,

맛을 보니 과연! 그때 그 맛이 아니었다.

 요즘의 고급화된 커피믹스들과 다른, 커피믹스 중에서도 가장 낮은 급의

그 맛의 자취는 조금 느껴지긴 했지만... 뭔가 달랐다.

 

-그래도 추억의 느낌을 조금이나마 느껴본 것에 조~금 만족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었는데...

 

-나중에 다시 커피를 타먹으면서 물을 적게 넣고 타니까... 오오오!!!

 추억 속의 그 향이 선명하게 느껴지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 맛을 보니 오오오!!!

 그래, 이 맛이지!!!

 

-결국, 근래의 내 믹스 커피 습관이 문제였다.

 언제부턴가 믹스커피를 먹을 때 상당히 묽게 타먹는 스타일이 되었는데...

 생각해 보니, 군 시절에 그렇게 타먹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지금 내 기준의 물보다 푹 줄여서 타니까 캬...

  그 시절 그 맛을 추억할 수 있었다.

 

-암튼 단순히 머릿속에 기억되는 것보다,

맛이나 향 등 오감과 함께 하는 기억이 강렬하긴 강렬한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