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국내에서 블루레이를 출시하고 있는 업체들에게는
기본적으로 모두 감사할 따름이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영상자료원은
더욱 더 각별함이 있다랄까.
예전 한국 영화들 보고 소장하는걸 좋아하는 나로선
(물론, 영화 자체도 좋아하지만 그 시절의 풍경들을 보는 것도 좋고
그 시절 여배우들을 보는 것도 좋다. ^^) 한국영상자료원이란 브랜드(!)의
그 특별함은...
여기서 출시되는 블루레이들을 모두 다 구입하지 못 하는 게
죄송할 따름이다. T T
암튼... 그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최근 36번째 시리즈로 출시한 타이틀이,
이명세 감독의 두 영화를 묶어, 이명세 컬렉션이라고 출시된 것으로,
이명세 감독의 나의 사랑 나의 신부와 첫사랑, 이렇게 두 개의 작품을
하나의 타이틀로 출시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이미 그 흔적조차 찾아 보기 힘든, 90년대까지의
결혼과 관련한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블루레이로 보고 싶었고...
첫사랑은 아직까지 직접 보지 못 했던 작품이라 블루레이로 보고 싶었고...
하지만, 남자의 이상형은 처음 보는 이쁜 여자이듯이(^^;;;),
아직 보지 못한 첫사랑을 먼저 보게 되었다.
첫사랑 (First Love, 1993)
[블루레이] 이명세 컬렉션 : 나의 사랑 나의 신부 + 첫사랑 (2disc)
- 부클릿(96p)+엽서(6종) / 한국영상자료원 블루레이 시리즈 36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 언제나 강조해 왔지만, 내 무늬뿐인 디스플레이와 공짜폰으로도 안 가질 스마트폰의
카메라 수준의 결합으로 인해, 제대로된 캡쳐는 도저히 안 나오니... 그냥 대강의
분위기만 본다는 느낌 이상을 고려하는 분들은 없으시길... ^^
또한, 그로 인해 과도하게 푸르딩딩하거나 붉으딩딩하게 나올 수 있다는 것도! ***
*** 멈춤 표시는 그냥 넣어 놓는 게 아니고... 이 표시의 상황을 보고 화면 캡쳐의 왜곡 정도를
조금이나마 확인할 수 있다. 이 빨간 멈춤 표시가 평범에 가까울 수록, 캡쳐시 화면의
왜곡이 적다는 것으로 그나마 실제 화면에 가깝다. 그나마... ***
-아웃케이스 + 디지팩 + 책자 구성으로,
아웃케이스는 한면에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로,
다른 한면에는 이렇게 첫사랑으로 되어 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전면부라, 어딜 가나 그 이미지만 나오기 때문에
일부러 이렇게 후면부의 첫사랑으로 찍어 보았다.
-3단 디지팩 구성.
-3단 디지팩의 내부와 디스크 프린팅.
원래 초기 예약본 중 일부 수량에 한해 사인본이었나?
랜덤으로 들어 있었는데 역시나 나같이 운빨 없는 사람이 될리가...
지금은 그 초기 예약본은 품절이고, 사인 증정 없다는 설명이 붙은 판본이
팔리고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타이틀의 책자 구성도 나날이 레벨이 올라간다랄까...
초기 출시작들에 비하면, 갈수록 그 구성이나 정보 등이 자리를
잡아가는 느낌이다.
이번 이명세 콜렉션 책자는 두 개의 영화가 합쳐졌다는 걸 고려하지 않아도,
역대 가장 좋은 구성을 보여준다.
-안타깝게도, 이번 콜렉션의 영화들은 둘다 원본 오리지널 네거티브 필름은 없어서,
상영용 프린트 필름을 사용했다고 한다.
뭐 케바케가 작용하긴 하겠지만... 확실히 네거티브 필름에서 복원했던 화질에 비해선
아쉬움이 있는 화질이긴 하다.
-흥행에선 실패한 작품이라고 하는데...
이제서야 직접 본 영화는 정말 괜찮았다.
아예 사라진 줄 알았던 첫사랑의 추억도 살아나고...
영화 자체도 재미나고 재기가 넘친다.
-특히, 책자의 자료는 첫사랑 쪽이 압도적(?)인데...
어찌어찌해서 감독의 영화 콘티북도 남아 있었나 보다.
이런 콘티 장면들도 수록되어 있다.
-영화의 장면들이 뒤로 자연스럽게 흘러 가는 주메뉴 화면.
-챕터 구성.
-두개의 코멘터리 트랙을 제공한다.
하나는 이명세 감독과 배우 김혜수의 코멘터리 트랙,
다른 하나는 이명세 감독과 평론가 이동진의 코멘터리 트랙.
-양쪽 다 일부들을 들어본 바로는... 이명세 + 김혜수 조합을 추천.
첫사랑이란 이 작품에 걸맞는 감성적인 정보들도,
또한 감독과 주연배우의 조합이란 점에서 실질적인 정보들도 얻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평론가들의 음성해설은... 정말 해당 작품에 대해
관객의 빠심으로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별로 마음에 드는 게 없다.
-사운드는 LPCM mono ?...를 지원한다.
특출나게 좋다는 것도 없지만, 적당하게 작품을 보게할 정도...
대사도 김혜수 목소리가 좋아서인지, 굳이 자막을 켜놓지 않아도
대충 계속 볼 수 있었다.
-서플은 한국영상자료원 특유의(?) 복원 전후 영상 비교와,
이미지 자료, 예고편 등이 실려 있다.
-기본적인 화질은 나쁘지 않지만, 그래도 잡티나 저런 왕건이들이 많이 보이는데...
깔끔하게 복원이 되어 있다.
복원 전 영화의 색감을 보면, 결국 지금의 이 색감이 이 영화의 오리지널 색감이
맞기는 맞는가 보다.
-삼십년 그 이상 전의 김혜수와 이명세 감독 크...
-2018년 사건사고의 주인공으로 삶을 마감했던 조민기씨가,
이 영화에선 마치 영심이의 왕경태 같은 캐릭터로 출연하고 있다.
-첫사랑에 대한 판타지 영화라면 영화랄까...
저런 식의 애니메이션 사용 등 실험적인 재미난 시도가
많이 보이는 작품이다.
-화질 경향은 대체로 그럭저럭 볼만한 수준이긴 한데...
특이한 점으로는 색감이 조금 튄다랄까.
영화의 배경은 708090인데(아래에서 얘기할 예정... ^^)
영화 자체는 9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라 그런지,
과거 7080 때의 한국 영화들의 색감 경향과 달리,
90년대의 영화 색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색감이 선명하다던가 진하다던가 하는 게 아니라,
그 시절 헐리웃 영화들 볼때 붉으딩 푸르딩 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특정 색감들이 좀 강조된 느낌이 있다.
-과거 무슨 오지 벽지의 기차역이 아니라,
도심 지역의 기차역에서도 볼 수 있던 그 풍경... ^^
-화질은 제대로 준비된 장소에서는 생각보다 좋은 수준을 보여준다.
숏컷 김혜수님 오...
-하지만, 영화의 특징(?)이기도 한, 실내 셋트장 촬영 장면들은
역시나 확연하게 화질이 떨어지긴 한다.
이 영화는 최대한 셋트 촬영을 의도한 작품으로, 그로 인한 독특한 분위기나 매력이
있지만... 동시에 AV적으로는 화질저하 장면 비중이 커졌다는 단점도 있다.
-기차에서 저렇게 먹을 거 팔던 그 시절 캬...
-스틸컷이랄까 사진이랄까를 활용한
재미난 장면 연출들이 등장한다. ^^
-이런 장면도 90년대 만들어진 영화스럽게 과한 노란빛이...
-그래서 꽤 흥미롭긴 한다.
헐리웃 영화들을 볼 때도 느끼는 거지만, 4K HDR UHD판은 객관적인 화질은
최고의 결과물일지 몰라도... 내가 기억하던 그 영화가 아닌 것도 현실.
결국 AV적으로 최고는 아닐지라도, 내 추억의 그 영화를 보는 최고의 방법은
SDR의 블루레이라는 게 진리이니 말이다.
이 영화의 이런 화면 경향도... HDR 판본이 나온다면 최대한 객관화되겠지.
-비포장 길, 집의 담에 연결된 쓰레기통,
어딘가 공사에 쓰일 저런 관들 등등... 추억 속 언젠가의 그런 풍경. ^^
-그 시절의 그 바가지... ^^
-주인공의 이런 1인칭 진행은 재미와 신선함을 준다.
-유오성과 예지원이 출연한 작품!
왼쪽에서 4-5번째의 장발남이 유오성,
오른쪽 파란옷의 여자가 예지원.
나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하긴, 이번에 처음 본 영화이니... ^^
-관객들에게 대놓고 뒷담화 중... ^^
-추억 속의 그 풍경...
이 영화가 재미있는 게, 작품 속 시간대를 추정하기 힘들다는 것...
작중 큰맘 먹고 장만한 TV가 흑백TV인 걸 보면 80년대 이전 같긴 한데...
저쪽 아래에서 얘기하겠다.
-예전 어머님들이 사용하시던 그 재봉틀 크...
-왼쪽 두번째 여자 아이(!)는, 극중 김혜수의 여동생으로 나오는데...
나도 분명 그 시절 TV든 어디서든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인데
그후로는 못 본 것 같고, 음성 해설에서 김혜수도 이명세도 모두
그후 어떻게 되었는지 몰라서 궁금해 한다.
-실제 애니메이션 장면들도 등장하고...
이런 만화적인 표현들도 등장하고... ^^
-상당수의 장면을 셋트로 찍은 영화로...
그로 인한 의도는 영화의 개성으로 멋지게 승화되었다.
극중에서 실제 연극을 다루고 있는데, 영화 자체가 연극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면서 트루먼쇼 같은걸 엿보는 기분도 들고...
-하지만, 보는 것처럼 그로 인해 AV적인 측면에서 저하도 동시에... ^^;;;
-아래에서 얘기하겠지만, 이 작품의 시간대를 파악하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대사... 3월 29일이 금요일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추억의 그 풍경...
심지어, 감독은 디테일을 위해서 지붕 위에 저런 종이 비행기뿐 아니라,
이빨 모형도 올려 놓았다고 한다.
예전에 이빨 빼면 그거 지붕 위로 던지던 그 추억의 재현이라고... ^^
-노래가 나오는 부분에는 저렇게 가사가 지원된다.
-저녁, 밤에도 애들한테 저런 심부름 시키던 그 시절...
막걸리 받아올 주전자, 그리고 어두운 밤길을 가기 위한 후레쉬...
도시에서도 가로등이 충분치 않고 밤이 활성화가 안 되어 있어서,
밤에 돌아다니려면 그 자체로 위험하던 그런 시절...
하지만, 이 판타지스러운 영화 세계관은 그렇지 않은지,
김혜수 혼자 어두운 밤길을 잘만 다닌다. ^^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되는 영화인 만큼,
판타지스러운 장면들이 이어진다. ^^
-확실히 창작자들에게는 그들만의 어떤 선호하는 게 있긴 있는 것 같다.
이명세 감독은 이런 장면에 대한 낭만이 있는 듯...
-이 아이가 커서... 이대 나온 여자가 된다니! ^^;;;
-어색할 수 밖에 없는 이 분위기... ^^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 영화 시간대가 정말 오묘하다.
어떤 장면은 70년대 같기도 하고, 어떤 장면은 80년대 같기도 하고,
어떤 장면은 90년대 같기도 하고...
그나마 추리를 해보자면... 일단 위 장면은 없는셈 쳐야 한다.
51년생이 나이가 43살이라고 써 있으니, 영화의 년도가 94년이 되는데...
이러면 아예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 ^^;;;
-이 영화 속 영화 포스터들을 보다 보면,
남태평양 (South Pacific, 1958)의 극장 포스터가 붙어 있는데...
이 작품은 한국에서 60년대에 개봉을, 그리고 70년대에도 다시 개봉했다고 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3월 29일 금요일...
달력을 찾아 보니, 3월 29일이 금요일인 년도는 1991년과 1985년, 1974년.
영화가 주요 극장을 넘어서, 지방에서 상영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면
85년까지도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영화 속 청자 담배나소품들을 보면
74년에 가까울 것 같다.
-그리고 영화 중에 통금 사이렌이 울린다.
통금 사이렌은 지역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1982년이면 해제인데...
여기가 지방 도시가 배경이라 그전에 해제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
암튼 82년 이전일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사실 작품 속 배경이나 자잘한 모습들, 소품들을 보면
70년대나 80년대, 또는 90년대 극초 정도로 봐도 좋을 장면들이 있긴 하지만,
결국 억지로 짜맞춰 보자면 영화 속 설정 년도는 1974년이 맞는 게 아닐까 싶다.
-재미난 장면이다. ^^
-자매들끼리의 긴장감... ^^
-마음에 품은 연극부 선생님이 집안 일로 잠깐 자리를 비우자,
그 사이를 못 참고 보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 집을 알아 내어 찾아 온 영신...
그리고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되고 영신의 첫사랑은 끝나 버린다.
-돌아오는 영신의 대사는, 코멘터리에서 김혜수 본인이 감탄할 정도로 와닿는다.
웬일일까 아무도 나를 속인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웬일일까 나는 왜 이렇게 슬픈 것일까...
-이 장면에서 저 뒤에 담벼락 위에서 뛰어 넘는 고양이가 보인다.
음성해설에서 감독도 누구도 아무도 언급 안 하는 거 보니, 우연인 듯. ^^
-결국, 이 추억의 풍경의 골목길에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추억 속의 어디인 것만 같은 그런 골목길...
그렇다고 저기서 다시 살고 싶다는 것은 아닌 그런 곳이지만...
그래도 그 때의 내 어린 시절이 그리운 것이겠지... T T
-유오성은 극중 이름조차 유오성이고, 크레딧에서도 유오성으로 나온다.
예지원은 본명이라는 이유정으로 크레딧에 나온다. ^^
-첫사랑 영화들이 여럿 유명하긴 한데,
이 영화도 그런 리스트에 넣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연극 무대에서 진행되는 것 같은 독특한 감각과 함께,
여러 재기 넘치는 영화적 표현들,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가 재미있다!
이 영화를 아는 분들이라면 이번 블루레이는 봐줄만한 퀄리티이니 추천이고...
이 영화를 아직 안 보신 분들이라면,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 딸려 나온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재미나게 보시길 추천한다.
정말 이 나이에도 예전의 추억들이 절로 떠오르는 재미난 작품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