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의 영화를 딱히 선호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영화를 많이 보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이 작품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가, 어느날 우연히 이런 영화가
있다는걸 알고는 흥미로운 내용이라 블루레이를 구입했었는데...
그리고 잊고 있었다가 우연히 꺼내서 본 이 영화... 정말 굉장했다.
임권택 감독이 진정으로 거장이구나!...라는 느낌적인 느낌.
내가 10년, 20년 전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감상에 이르지는 못 했을 것 같고...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다시 본다면
지금보다 더 처절하게 감상할 것 같다.
[ 화장 (Revivre, 2014) ]
[블루레이] 화장 : 700장 넘버링 풀슬립 한정판 (36p 포토북) - 컬러 & 스페셜 블랙 버전 본편 수록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아웃케이스 전면...
우측에 보이는 텍스트만 보면 무슨 바람 피는 영화 같은데, 실상은...
-아웃케이스 전면 + 킵케이스 전면.
영화에서도 유감없이 느껴지지만, 안성기님의 연기가 정말 일품이다.
임권택 감독님만 거장이 아니라, 안성기님도 배우로서 거장이라 아니할 수가...
-아웃케이스 후면 + 킵케이스 후면.
알라딘에 올려져 있는 케이스 이미지는 이것들과 다르다.
여러 버젼으로 출시된 것 같지는 않은데...
-암튼 케이스의 사진들은 정말 좋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장으로서, 상사로서...
그런 것들이 어깨에 짊어져 있는 그 느낌...
-내부 이미지와 디스크 프린팅.
-36p 포토북은 사실 단순한 포토북이 아니라
영화에 대한 소책자라고나 할까. 그것도 아주 잘 만들어진...
보통 블루레이 시대에 이런 인쇄물 책자는 제대로된 이미지로 인쇄되는 경우보다,
그냥 블루레이 화면을 대충 인쇄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기 드물게 아주 깔끔하고 선명한, 제대로된 이미지를 활용해서 만들어진데다가,
품고 있는 텍스트들은 그야말로 이 영화에 대한 책자라고 할만 하다.
-영화는 정말... 좋았다.
아니, 좋다라는 말은 모자라다랄까.
임권택 감독님에게 진정한 거장이란 찬사를 바치고 싶은 그 느낌...
-어느 정도 흥미롭게, 남자의 낭만의 관점에서 기대한 영화인데... (^^;;;)
영화는 그런걸 초월해 나이 먹은 시점에서의 인생이란 걸
담담하면서도 날카롭고 묵직하게, 조용히 그려낸다.
-아마 이 영화에서 보여지는 사건, 일상들이 나오는 인생의 시기에
내가 돌입해 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10년 전, 20년 전에 이 영화를 보았다면 지금과는 전혀 달랐겠지...
뻔히 다가오는 게 느껴지는데, 자꾸만 고개를 돌리고 싶은 인생이란 그것...
-영화도 예술적으로 연출이 되었고,
배우들도 모두 대단하다.
역할 그 자체들로 캐스팅되어 소화한 그런 느낌...
유일하게 이질감이랄까 어색함이 있던 부분은,
극중 안성기님이 부인과 정사를 벌이는 장면인데...
여러 정황을 고려하더라도, 이 작품에서 가장 어색한
안성기님의 연기였다. (^^;;;)
-김민선... 아니, 김규리도 정말 배역 그 잡채...
거기에 탐미적인 시선으로 그녀를 잡아내는 카메라는 오오...
-그래서 마무리만큼은 와닿지 않았다.
아마, 내가 더 더 나이를 먹어서
작중 안성기님의 오상무처럼 소변도 제대로 못 볼 정도로
수컷으로서 망가지게 되면 그렇게 마무리가 되는 걸 이해할 수 있을까? ^^
-블루레이는 준수한 수준.
화질은 전혀 기대 안 했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차분하다.
아마, CG 처리를 팍팍하느라 화질에 영향이 있을 장면도 없고
촬영 자체도 안정적으로 잘 했던 게 아닐까 싶은...
사운드는 전반적으로 딱히 휘몰아치는 서라운드 향연이 필요 없는,
그야말로 조용한 일상의 디자인이긴 하지만, 그 와중에 필요할 때는
또 활약을 해 준다.
-흑백 버젼이 들어 있다고 하는데, 확인해 보진 않았다.
본편 음성 해설과 3가지 부가 영상이 제공되는데, 이 부분은 좀 아쉽다.
베니스 영화제 영상 9분 여짜리와, 임권택 안성기 경력을 훑어 지나가는 3분 정도 영상,
주인공 3인을 짤막하게 소개하는 2분 정도 영상이 전부.
음성 해설은 무려 감독과 평론가 정성일의 2인 코멘터리인데... 이 역시 아쉽다.
일부분만 확인해서 전부 다 이런 경향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일단 임권택 감독 본인이 나이가 많으셔서, 젊은 감독들처럼 수다스럽고
정확하고 시원한 말을 이어가지 못 하는데다가...
정성일 평론가는 지나치게 평론가스러운 얘기들만 늘어 놓아서,
통상의 음성 해설에 기대할 수 있는 정보나 재미를 얻기 어렵다.
그럼에도, 역시나 영화와 평론가의 갭이랄까... 이런 게 느껴지는 부분은
인상적이었다. 이 장면을 보고 평론가들은 이런 의도로 만든 거죠...라고 하는데,
임권택 감독은 다른 얘기를 한다던가 등등... ^^;;;
-개인적으로,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 배우가 함께 했던 작품들 소개 중에,
정윤희 님이 나왔던 안개마을을 블루레이로 봤으면 하는 소망이...
-아재 이상이라 할 수 있는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작품이자,
(서플은 좀 아쉬워도) 그 작품을 잘 살려낸 블루레이라고 하겠다.
10년, 20년 뒤에도 과연 별 문제 없이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을까...